월령 기괴하고 감히 사람의 접근을 허하지 않는 험한 산세. 태고적부터 산을 지는 영물들만 때때로 출몰한다는 바로 그 곳, 이름하여 달빛정원. 그 달빛정원에는 천년 전부터 지리산을 수호하는 신수 구월령이 홀로 살고 있었다. 무한한 삶을 지루하게 살아가는 월령에게 유한한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인간은 늘 흥미로운 존재이자 동경의 대상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그렇기에 신수인 자신과 인간 사이에는 분명한 경계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늘 인간의 삶을 바라보고 관찰하며, 지루한 삶의 작은 유희거리로 삼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인간사에 개입하지 말라는 유일한 친구 소정의 걱정을 들어가면서 까지. 그리고, 소정이 '두번다시'라고 말한 것을 보면, 아마도 월령은 그 전에도 인간사에 개입한 적이 있지않을까, 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