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특수사건전담반 TEN 1회
늘 생각했지만 OCN의 오리지널 드라마는 수사/추리 장르로 OCN만의 드라마를 만드는 중인 듯 싶었다. 뭐, 내가 재미나게 본 OCN 드라마라고 해봤자 <추리활극 정약용>과 <신의 퀴즈> 정도지만. OCN에서 또 하나의 사건수사드라마를 방영했다. 4년여의 제작기간을 걸치며 심혈을 기울인 작품인만큼 첫회는 120분 특별방송을 했다. 120분 특별편성된 1회는 원래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었는데, OCN의 끈질긴 구애 끝에 아홉개의 에피소드를 더 만들어 총 10부작 드라마가 되었다고.
1. 세개의 사건, 하나의 지점에서 만나다.
# 사건 1. 강원도 정선에 있는 카지노 근처의 산에서 자살로 보이는 한 남자의 시신이 발견된다. 일명, 백독사라 불리는 형사 백도식은 남자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란 결론을 내리며 남자의 신원파악 및 주변에 대해 조사하며 그의 여동생 서은비가 범인이라 확신하고 서울행을 한다.
#사건 2. 서은비라는 한 여자가 끔찍한 방법으로 죽은 채 집 안에서 발견된다. 범행수법이 7년전 미제사건과 동일하다는 것을 눈치 챈 경찰들은 연쇄살인이라 판단하고 '괴물 잡는 괴물'이라 불리는 전직 강력계 형사 여지훈 교수를 중심으로 팀을 꾸려 사건수사를 하게 한다.
# 사건 3. 경찰청 피해자지원 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4년차 경찰 남예리는 어느 날, 실종된 여자친구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게된다. 그리고 실종된 김은영이 남겨둔 흔적을 따라가다 결국 서은비의 집으로 가게된다.
앞으로 'TEN'의 주요인물이 될 그들은 각기 다른 사건의 흔적에 따라 한 곳에서 모이게 된다. 그렇게 그들은 세개의 사건을 이어주는 연관성을 발견하게 되며 함께 혹은 따로 움직이며 각자의 능력을 발휘해 상대가 놓친 부분을 짚어주기도 하며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따로 움직이며 결국 하나의 지점에 모여 함께 혹은 따로 움직이며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 따로 떨어진 조각이 하나로 모이게 되며 그림이 완성되는 과정을 이 드라마는, 주요 캐릭터의 성격 및 개성과 조금은 복잡할 수도 있는수사의 과정을 알기쉽게 총 10개의 챕터로 나눠 순차적으로 전개하고 있었다. 처음이라 이런 형식으로 전개한 것인지 앞으로도 이런 형식으로 전개될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편안하게 따라갈 수 있었다.
2.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슬픈진실 (※ 스포있음!!!)
빈 여백이 많은 스도쿠 게임처럼 느껴졌다. 빈 칸에 하나 하나 숫자를 채워넣으며 이제 딱 두개의 숫자만 넣으면 완성되는 순간, 삐긋거리며 어긋난 느낌. 그렇게 사건에 대한 단서들을 잡았으나 그 단서들은 연결되지 않았다. 하나를 연결시키면 또 하나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으니까.
17년 만에 동생 서은비를 찾은 김은영은 동생을 괴롭히는 의붓오빠를 절벽에서 밀어서 죽였다. 그리고, 동생 서은비마저 잔인한 방법으로 죽였다. 왜? 동생을 지키기위해 의붓오빠를 죽였으면서 그토록 지키고 싶었고 그리워했던 서은비마저 그토록 잔인한 방법으로 죽여야만 했을까?
사건 자체만 바라보던 백도식과 여지훈이 놓친 이 부분을, 사람을 바라보는 남예리가 짚어내며 사건은 미궁 속에 빠지는 듯 했다. 결국, CCTV와 남예리로 인해 하나의 반전과 마주하게되며 사건은 풀리는 듯 했지만 이번에는 범행시간이 도저히 불가능한 범죄가 되어버렸다.
키워드는 쌍둥이. 처음엔 은영이가 사이코패스라고 생각했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위해서 무슨 짓이든 하고야마는 아이. 그래서 친구에게 해를 입힌 후 동생을 남겨두고 떠난 것. 그렇게 17년 후 완벽주의 혹은 결벽증같은 것까지 더해져 자신과 같은 얼굴의 호스티스 동생이 자신에게 피해가 된다고 생각하며 없앤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너무나 뻔하고 단순한 상상.
어느 순간, 설마- 라는 생각은 했었지만 그 설마- 라는 생각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들이 이끌어주는대로 극을 따라갔고, 어느 순간 정말, 헉- 거려지더라. 사랑하는 동생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줘버린 언니와 그런 언니를 위해 자신의 존재를 지워버리는 동생이라. 범죄의 동기가 악의- 라고 여겨졌던 이 사건은, 헌신과 희생- 으로 마무리 되었다.
아무튼, 툭툭- 던져놓은 단서들은 결국 하나로 연결되며 마무리. 그런데, 의문은 정말 그 방법으로 자살이 가능했냐는 것이다. 만약 가능했다면 정말 대단히 독한 성격인 듯. 아니, 소중한 당신- 을 지키기 위해서이니 가능한 것일까? 세상에 불가능한 것이 있다면, 그 것은 상대를 향한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을 위한 희생일 수도 있을테니까.
나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남기고 떠난 너를 위해서라도 더이상 약해질 수 없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 안타까우면서도 꿋꿋해보였다. 그런데 하나 궁금한 점. 그러니까 손가락들은 어떻게 처리한 거지? 그리고, 사라진 손가락이 가장 큰 의문점으로 남아서 다른 건 대충 넘어가려고 해도... 그게 정말 혼자서 가능하단 말야? 스러운 건 사실이다. 난 분명 애인이 도와줬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3. 특수사건전담반 TEN!
19금 드라마였다. 집에 19금 잠금장치가 되어있어서(...) 드라마 시작할 때 비번 입력하느라 순간 버벅거렸다. 집에 19세 미만의 사람이 없음에도 19금 잠금장치가 되어있어서 가끔 이럴 때 내가 나쁜 짓 하는 그런 기분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그리 무섭다거나 잔인하다거나 그런 생각은 못했는데 초반 사건이 시작되고 살짝 흠칫했다. 집에 혼자있어서 그랬던 듯 싶다. 순간, 나 문은 잘 잠궈놨지, 라며. 그런 부분에 대한 걱정이나 이런 건 거의 없는 편이었는데 이번 에피소드가 살짝 흠칫해졌달까? 왠지, 동생이 외박 혹은 늦은 귀가에 전화로 잔소리하는 엄마의 마음이 순간이나마 이해가 되었다. 동생에 대한 걱정 및 혼자 집에 있는 나에 대한 걱정이구나, 등등. (...참 빨리도 안다;)
이번 사건으로 경찰은 큰 타격을 입었다. 경찰청 컴퓨터가 해킹당해서 모방범죄가 일어났다는 것이 세상에 알려졌으니까. 그래서 이 일을 어떻게든 무마시킬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던 것 같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특수사건 전담반 TEN'. 여지훈 교수를 중심으로 팀을 꾸리게 되었는데 지훈이 직접 그 팀원을 뽑을 권한을 갖게되었다. 그리고 지훈은 이번 사건을 한 호흡으로 마무리 한 백도식 - 남예리 - 박민호와 팀을 꾸리기로 했다나 뭐라나;
베테랑 형사 백도식과 사람의 심리를 읽는 남예리, 의욕충만 귀여운 막내 박민호와 그들의 리더가 될 여지훈까지, 캐릭터들도 배우들도 무척 마음에 들어버렸다. 우연히 함께한 사건에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준 그들이 또 다른 사건들과 마주하며 어떤 관계를 형성하게 될 지도 궁금해진다. 어쩐지 이성적인 여지훈과 감성적인 남예리가 종종 부딪힐 것도 같고. 럽라만 피해주신다면 무한 감사할 듯!
4. 그리고-.
1) 이런 장르물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하는 TV무비!
2) 럽라만은 피해주세요- 오오!
3) '별순검'팀과 '신의 퀴즈' 팀의 만남이라고. 호홋.
4) 막내 박민호가 그리 귀여울 수가 없더라~ㅋ 젊은 정기준이지, 아마? (난 '짝패'는 안봐서;)
5) 남예리를 보며 서은(추리다큐 별순검)이가 떠오른 건, 같은 배우가 연기해서 그런거겠지?
6) 은비/은영 역의 배우를 보며 겸이엄마(일지매)가 떠올랐음. 뭔가, 말투나 분위기가 비슷.
7) 아.. '별순검' 보고싶다. 시즌4는 내년에 나오려나?
8) 1회의 미제사건은 왠지 후반에 다시 나올 것도 같다. 이런 장르의 드라마 특성상;
9) 쌍둥이란 키워드는 참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면서도 마무리는 엇비슷한 듯. 슬프다는 면에서;
10) '더 뮤지컬'에 서서히 흥미를 잃은 지금, 새롭게 시청할만한 금요일 드라마의 등장에 마냥 흐믓.
11) 케이블 드라마가 점점 재미나지고 있는 중이다. 공중파에선 볼 수 없는 드라마들의 등장이랄까?
12) 이 드라마 보며 '뱀파이어 검사' 예고 지겹도록 봤음. 아직, 한번도 안봤는데;; (안끌림;;)
13) 날이 차다.
14) TEN의 의미는, 검거확률 10% 미만의 미제사건만 전문적으로 다룬다고 해서 그런 것이라고.
15) 방금 안건데 손가락은 화장실 변기에 버리고 물 내렸단다. '특별판'에 나왔다던데... 난 그 '특별판' 보다가 잤을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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