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심야병원 1화 : 출구) 수상한 병원 OPEN, 그 남자에게 찾아온 기회

도희(dh) 2011. 10. 18. 14:05

드라마 : 심야병원 1회 (연출 : 최은경 / 극본 : 이현주)

총 10부작으로 방영될 드라마 <심야병원>은 다섯 명의 감독과 다섯 명의 작가가 제작에 참여하는 옴니버스 형식의 단막극이라고 한다. 오랜 만의 M사 단막극인데, 사실 M사 단막극의 부활이라고 까지는 하기 어려운 상황. <드라마 스페셜>을 통해서 단막극의 매력을 알아가는 중인지라 부디 <심야병원>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어 M사 단막극도 부활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제목만 들었을 때는 공포드라마라고 생각했는데('아나그램' 혹은 '기담'같은 느낌의;) '기억을 봉합하고 삶을 이식하다'라는 문구도 그렇고, 1회의 느낌도 그렇고, 그건 아니었다. 뭐, 이렇게 추운데 공포극하면 얼어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하다.(요즘 날씨가 너무 춥다ㅠ) 몸과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들(환자+의사)이 심야병원을 통해서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고 삶을 살아가게 되는 이야기, 가 그려지지 않을까 싶었다. 옴니버스 형식의 이야기를 좋아라하는 편인지라 살짝 기대가 된다.

복수를 위해 살아가는 남자에게 찾아온 기회

타고난 판단력과 순발력 그리고 하늘이 내린 손재주로 간이식 수술의 권위자로 명성을 날리던 이식외과 전문의 허준은, 3년 전 아내가 눈 앞에서 처참히 살해당하는 사건으로 인해서 그의 인생이 완전히 망가지게 되었다.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도 힘겨울텐데 사건이 미궁에 빠지며 그가 범인으로 몰리게 된 것이다. 결국, 증거불충분으로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아직까지도 범인은 잡히지않았고, 세상 사람들에게 그는 '아내를 죽인 살인자'일 뿐이었다.

사건이 일어나고 3년이 흐른 현재, 허준은 사건당시 그가 범인의 손에 낸 상처를 단서로 아내를 죽인 범인을 스스로 찾아내기 위해 이종격투기 선수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를 찾아 온 구동만은 아내의 죽음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미끼로 그에게 은밀한 거래를 제안했고, 그는 고민 끝에 그 거래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아내를 죽인 범인을 잡기위해 살아가는 허준을 보며 영화 '메멘토'가 떠올랐다. 물론, '메멘토'의 주인공과 허준의 상황은 달랐지만, 보면서 <메멘토>의 결말은 아니겠지, 라며 은근 두근두근거리기도 했더랬다. 하지만 그건 아닐 듯 싶다;

그리고, 그가 이렇게 독을 품고 자신을 내던져서라도 아내를 죽인 범인을 찾아내려는 것은, 그저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남편의 분노 외에도 범인으로 몰리며 망가져버린 인생, 잃어버린 자기자신을 찾기위해 안간힘을 다해서 버둥거리는 듯도 싶었다. 복수를 위해 자기자신을 완전히 놓아버린 것은 허준 그 자신일 수도 있겠지만, 어쩐지 그는 사랑하는 아내에 대한 그리움만큼이나 의사 허준이었던 시절의 자신을 그리워하는 듯 싶었다. 그리고 그 시절로 돌아가기 위해서 힘겨운 지금을 살아가고, 그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를 구동만의 은밀한 거래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하는 듯 싶었다.

수상한 병원 OPEN, 영업시간은 오후 9시 ~ 오전 6시

동방파의 보스 구동만은 간이식을 받아야 살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적이 많은 구동만은 합법적으로 치료받을 수 없었고 이종격투기 선수로 살아가는 허준에게 '범인의 단서'라는 미끼로 그에게 거래를 제안했다. 그리고 길지않은 고민 끝에 구동만의 거래를 받아들였지만 이종격투기 선수생활로 인해서 망가진 손이 몇개월 후에야 완치되는 상황에서의 허준은 마지막일지도 모를 이 기회를 날릴 수 없었다.

그래서, 수술할 손으로 필요한 링닥터 홍나경을 끌어들이기위해서 구동만을 자극해서라도 병원을 오픈하고 뒷공작을 통해서 홍나경이 자신의 병원에 올 수 밖에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그렇게 자신의 뜻과 달리 제멋대로인 허준의 행동이 마땅찮은 구동만과 그렇게 해서라도 마지막 기회를 위해서 자신의 약점을 숨겨야만 하는 허준은 서로의 숨통을 쥐고 팽팽한 밀땅관계를 유지하고있는 중이었다.

<심야병원> 1회는 허준이 이 수상한 심야병원을 오픈하게 되는 과정과 이유 그리고 이 수상한 병원에 얽힌 사람들의 성격과 사연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졌다면, 2회에서는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이 수상한 병원의 첫 환자는 병원의 오픈 전부터 허준에게 변수가 되며 그에게 하나의 가능성과 위기, 사람을 살리는 의사로서의 본능을 보여주기도 했다.

어쩌면, <심야병원>의 환자들은 늘 허준에게 변수가 되어 위기를 만들어 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변수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허준이, 그렇게 스스로 놓아버린 자신을 다시금 붙잡음으로서 잃어버린 자신을 찾게되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1) 홍나경 역의 류현경씨. 밝고 긍정적인 캐릭터의 홍나경과 너무 잘 어울리는 듯 했다. 이쁘고 귀여웠음.

2) 대부분의 의학드라마 첫 장면은 늘 비슷한 듯 싶다. 병원 밖의 어느 곳에서 벌어진 위급한 상황에서 정체모를 누군가가 순간적인 판단력으로 그 위급한 환자의 피를 뽑아서 살리며 '실력있는 의사'라는 시청자와 초짜의사에게 각인을 시켜주는. ('외과의사 봉달희''뉴하트' 초반에도 이런 류의 장면들이 있었음;) ...설마, <브레인>에도 나오는 건 아니겠지, 이런 장면?

3) 구동만 역의 최정우씨. 이 분도 정말 끊임없이 나오는 듯 싶다. 현재 내가 알기로는 "월화-포세이돈, 수목-뿌리깊은 나무, 토-심야병원" 이렇게 3편. 총 5일동안 나오심. 아,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더이상 안나올 수도 있겠구나;

4) 허준은 아내의 죽음 이후로 '허준 그 자체'를 봐주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세간에서 떠드는 살인자 허준이 아니라 의사 허준 그 자체를 바라봐주는 나경의 솔직함과 밝음에 자신도 모르게 웃을 수 있게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다. 인물관계도에서는 두 사람이 럽라가 있다고는 하던데, 난 이 부분이 그리 강조되지 않길 바라는 중.

5) 나경과 상호의 관계도 궁금. 사실, 이 두사람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 중이다. 어리고 풋풋하니~;

6) 옴니버스 형식 - 심야드라마 - 각기 다른 작가와 연출의 조합, 등등이 어쩐지 M사 드라마 스럽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요즘의 M사는 잘 안그러는데 예전의 M사는 이런저런 시도를 했었는데 이번 <심야병원>은 그런 시도와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물론, 그 시도들은 결국 낮은 시청률과 함께 뭍혔지만;

7) 뭔가, 볼게 정말 많아졌다. 이건 뭐, 일주일 내내 쉼없이 드라마를 보게 되어버리는 중이랄까나~;

 

8) 심야병원 : 토요일 밤 12시 20분 방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