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뿌리깊은 나무 3회
지난 주에 비해서 시청률이 10%정도 상승했다고 하네요. <공주의 남자> 주 시청층이 이쪽으로 유입이 되었나보다, 라고 기사에 나왔더군요. 흠, 저도 그쪽에서 이쪽으로 넘어온 시청자 중 1인. 역시나 재미있었던 <뿌리깊은 나무> 3회였습니다. 그랬습니다. 아쉬웠던 부분도 분명 존재했지만요. 그렇게, <뿌리깊은 나무> 3회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 이도의 조선에 필요한, -
'나의 조선'에 대한 답을 찾은 이도는 바로 아버지에게 그 답을 전해줬다. 당장 인정을 받을 수는 없었으나 확실히 이방원의 조선과는 다른 조선이었다. 그리고, '나의 조선'에 대한 답을 찾은 이도는 아직은 불완전하지만 전처럼 나약한 왕은 아니었다. '권력의 독을 감추고 칼이 아닌 말로서 설득하고' 라는 이 부분이, 모두의 앞에서 자신을 낮추며 아버지를 치켜세워주지만 사실은 전혀 그러하지 않았던 이도의 모습과 겹쳐지기도 했다.
'나의 조선'에 대한 답을 찾았으나 아직까지는 아버지를 설득하고 이해시키지 못했다. 설득하기는 커녕 아버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자신을 완전히 감추지 못한 채 흠칫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보다 강해진 모습으로 고개는 숙이되 매우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젊은 왕의 달라진 모습에 놀랐던 이방원은, 자신의 말에 전부 대답을 하지 못하고 순간순간 보여주는 흠칫거림에 '역시나' 라며 슬핏 미소비스므리한 것을 지어보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방원의 그 미소가 '역시나' 이면서도 기대이상의 답을 가지고 찾아와 자신과 마주하며 고개는 숙이되 자신의 의지를 꺽지않는 이도를 보며,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싶기도 했다. 첫째아들인 세자(양녕대군)를 폐하고 둘째 효령대군이 아닌 셋째 충녕대군을 자신의 뒤를 이을 왕으로 만든 이 드라마 속 이방원은 무엇을 보고 그를 왕으로 만들었을까, 라는 궁금증도 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해석한 빈찬합의 의미를 말하며 아버지 이방원에게 '나 말고는 대안이 없다' 라는 젊은 왕의 자신만만한 말은 꽤 오랫동안 마음 한 곳을 맴돌기도 했었다. 어쩐지.
이 날의 젊은 왕 이도의 모습을 보며, 역시 이방원의 아들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자신이 목표한 바를 위한 그 고집과 생각을 누구에게도 설득당하지 않고 꺽지않은 채 상대를 설득하며 끝까지 나아가서 이루려는 그런 부분에서 말이다. 다만, 그 과정과 방법은 달랐고 앞으로도 다를 것이다. 이방원이 칼로서 상대를 베어냄으로서 목표한 바를 이룬다면, 이도는 말로서 상대를 설득해서 목표한 바를 이룬다는 부분이 이방원과 이도의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닌가, 싶다.
- 정기준 -
어린 시절 단 한번의 우연한 만남과 대화를 나눈 정기준의 존재는, 이도에게 꽤나 큰 트라우마로 남아있다고 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라는 정기준의 그 한마디는 내내 이도의 마음 속에 맴돌며 그를 옳아매기도 하고 꿈틀거리게 만들기도 했었다. 그리고 이방원이 찔러본 말과 그 말에 반응하는 젊은 왕 이도의 모습을 보면, '이도의 조선'은 정기준에 의한 트라우마에서 비롯된 것인 듯도 싶었다.
'연산군의 마음을 가진 세종'을 그려낼 예정이라는 한석규의 중년세종. 그리고 나는, 송중기의 젊은세종을 보며 '태종의 마음을 가진 세종' 이라는 말이 더 맞지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버지 이방원과 비슷한 성격을 가졌으나 그 성격을 억누르고 감추며 아버지와 다른 조선을 만들기로 한 이도. 그 것은 정기준의 존재가 그의 본성을 억누르게 만든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를 유약하게 만들어 알 속에 가둬둔 것도, 그 알을 깨야하는 순간 깨닳음을 준 것도, 그 날의 정기준과의 만남과 대화에서 비롯된 것인 듯도 싶었다. 그래서, 이도의 조선에는, 이도의 집현전에는 정기준이 필요했던 것 같다. '이도의 조선'은 정기준에서 시작되었기에. 세종이라는 꽃을 받쳐 줄 정기준이라는 뿌리가 필요했던 건 아닐까...?
아마, 정기준은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다. 너무 쉽게 잡히면 재미가 없으니까. 기사에는 몇회 이후로 나온다, 라고 하던데 중년 정기준은 과연 누가 연기할지 기대가 된다. 부디, 연기 잘하시는 분이시길. (제발!) ...아무튼, 태종은 자신의 반대세력인 정도전을 칼로써 꺽었다. 그렇게 왕이 되었다. 그리고 세종은 말로서 설득하고 그 진심을 얻어 '이도의 조선'을 인정받고자 하지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면 이도, 극 중 세종은 어렵게 답을 구한 '나의 조선'을 인정받아야 할 이들이 만만치가 않다.
아버지 태종 이방원, 첫번째 백성 똘복이, 트라우마의 상대 정기준까지. 아자아자이십니다.
그리고-.
1) ...어린 정기준의 등장. 세종에게 강한 트라우마를 남겼으니만큼 꽤나 강렬하고 인상깊어야만 하는데, 어떤 의미로는 강렬하고 인상이 깊었다. (...) 아무튼, 정말... 기대했던 캐릭터였고 장면이었는데 보면서 힘들었다. 뭔가... 연기가 아쉬웠다. ... 매 회마다 기대했던 캐릭터를 통해서 나에게 아쉬움을 주고있는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청년세종 송중기씨 캐스팅이 이후론 설렁설렁한 건가, 싶어지는 순간이었다. (설마;)
2) 남은 건 악이랑 독밖에 없는 똘복이. 진짜, 저 녀석이 어떻게 그 독과 악을 다스려서 강채윤으로 다시 태어날지기 기대되고 있다. 그보다 소년 똘복이가 4회에서 등장할 듯! (두근두근) 아, 난 어린 똘복이는 연기 괜찮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정말, 이 아이는 그렇게 살아갈 수 밖에 없었고 지금의 상황이라면 더 그렇지않을까, 싶었으니까. 유일하게 그 아이의 마음을 다스려주는 존재는 아버지와 담이였는데, 둘 다 잃은 그 아이가 살기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악을 쓰는 일 밖에 없지않을까, 싶었으니까.
3) 유서담긴 주머니 잃어버릴 것 같더라니...;
4) 연출도 뭔가 재밌다. 슝슝거리는 느낌이 기존의 궁중사극과는 다른. 뭐랄까.. 무협 판타지 궁중사극(?)을 만드는 그런 느낌이랄까? 왠지 앞으로도 이럴 것 같은데, 생방으로 들어가도 이럴까, 싶기도;;
5) 이제 중기세종도 1회 남았다. 아쉽아쉽. 하지만, 얼른 프롤로그 부분이 끝나고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갔으면 싶은 것도 사실이다. 그보다, 초반에 태종에게 무릎꿇고 거짓진심을 전하는 세종을 보며 '으악, 어색해!' 이랬는데.. 그런 설정이었던가보다. 어쨌든, 청년세종은 아버지 태종에게 발연기로서 자신의 거짓된 진심을 표현하고 있었으니까; (...아직은 거짓말에 서툴다고 생각해야할까?)
6) 밀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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