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뿌리깊은 나무 2회
일찍 쓰고싶었는데 이래저래 미루다보니 오늘이 되었다.
그리고, <뿌리깊은 나무> 2회 감상 시작-.
1. 나의 조선은 다릅니다. 다를 것입니다. : 이도
똘복 : 이방원의 조선과 다른 '이도의 조선'에 대한 질문
그는 분명 임금이었으나 임금이 아니었다. 조선은 여전히 아버지 이방원의 조선이었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무기력하고 나약한 젊은임금 이도는, 조선의 백성을 나의 백성이 아닌 아버지의 백성이라고 여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똘복은 그런 이도의 첫번째 백성이었다. 똘복은 이도에게 수많은 처음, 을 만들어 준 백성이며 그렇게 임금의 길을 걷기위한 시작을 만들어 준 백성이 아닌가, 싶었다.
어린백성 똘복을 살리기위해 이도는 처음으로 아버지와 대립했다.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처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아버지와 다른 '나의 조선'을 밝혔고 질문을 받았다. 그리고, 대답할 수 없었다. 하지 못했다. 못했지만 그는 임금으로서 어린백성 똘복을 살리기위해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과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며 결국 살려내고야 말았다. 그렇게 젊은임금은 두려움 속에서도 '나의 백성'을 위해서 움직였고 그렇게 답을 찾지못한 '이도의 조선'이 시작된 듯 싶었다. 이방원은 그런 이도의 모습에서 이도의 조선을 이미 봤을지도 모르겠고.
하지만, 똘복은 이도가 심온을 살리기위해 했던 행동으로 인해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희생된 백성이었다. 그래서 세상 그 누구보다 임금 이도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며 원망하는 백성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도는 다시 생각했고 또 깨닫게 되었다. 나는 아무것도 해선 안되고 할 수도 없다고. 그리고 아마 결심하게 되었던 것 같다.
똘복은, 이도가 처음으로 임금으로서 행동하게 만들어 준 백성이었고, 처음으로 이도의 조선을 질문받게 한 백성이었으며 처음으로 임금의 행동이 백성에게 미치는 영향, 그 파장을 알게해 준 백성이기도 했다. 그렇게 조선의 임금 이도가 살린 첫번째 백성이자, 이도를 임금으로 인정하지 않는 백성. 그리고, 이도는 똘복이 이도의 조선 속에서 이도를 똘복의 임금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조선을 만들어가려 하지않을까, 싶었다.
그 밤, 똘복과의 만남은 '이도의 조선'의 시작이자 가장 큰 밑그림이 되어준 듯 싶었다.
아, 그리고 처음으로 이도를 욕의 세계에 입문시켜주기도 했다. 똘복이는.
마방진 : 이도의 조선에 대한 답
감당하기 힘든 현실이 닥칠 때마다 이도는 마방진 풀이에 몰입했다. 장인 심온이 역모죄에 몰리는 순간에도 이도는 그저 마방진을 풀고있었다. 그는 외숙들이 죽고 어머니가 목놓아 울던 열한살의 밤, 처음 삼방진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아버지가 살육을 할 때마다 마방진 풀이에 몰입했고 지금은 삼십삼방진을 풀고있는 중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이도는 아버지를 이해하려고 애썼고, 그렇게 이도는 힘겨운 현실에서 도망치고 있었다.
그리고 심온 처결을 수결하던 날, 마방진을 통해 자신과는 다른 아버지의 정치관을 새삼 확인하며 두려움에 휩쌓였고, 그 마방진을 통해 이도는 그 밤, 아버지에게 하지 못했던 대답, 이도의 조선에 대한 답을 찾게되었다.
아버지가 보낸 빈 찬합. 오랜 시간동안 끙끙거리게 만들었던 삼십삼방진. 빈 찬합에서 힌트를 얻은 이도는 마방진의 공식을 찾게되고 그 공식으로 삼십삼방진을 완성하며, 빈 찬합의 의미와 '이도의 조선'에 대한 답을 알게되었다. 그렇게, 이도의 놀이도 끝났다고 한다. 아마, 더이상 두려움에 떨며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현실에서 도망치지 않겠노라는 다짐이 아니었나, 싶었다.
이도의 조선, 그 답은 아마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나온 그 것이 아닌가, 싶었다. 뭐, 수요일에 방영 될 3회에서 나올테니 지금 당장 말할 필요는 없을 듯 싶고. 그리고 이도를 허수아비 임금으로 만들었던 이방원.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어째서 이도에게 아무것도 하지말라며 두려움을 심어준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임금으로서의 자질이 있는가에 대한 시험, 이 아닐까 등등의 어렴풋한 생각은 들지만, 그 답또한 이도의 조선과 함께 빈찬합의 의미로서 3회에서 드러날테니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보기로-.
2. 죽여버릴거야. 우리아버지 죽인 원수, 죽일거라구! : 똘복
노비였지만, 반푼이 아버지를 지키기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그 나름의 행복으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똘복은 주인이 대역죄인이 되며 그 평화로운 나날은 무너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가 지키려던 반푼이 아버지는 아들 똘복을 지키려다가 죽어버렸다. 그렇게 남은 건 독과 악 밖에 없는 똘복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이가 임금이며, 그 임금이란 자이게 복수를 다짐하며 살아야할 이유를 만들었다. 뭐, 똘복이 이도에게 처음 임금의 도리를 하게 만들어 줬다면 이도는 똘복의 목숨을 살려주고 똘복이 살아야 할 이유를 만들어 준 셈이라고 해야할까? (...)
이도의 도움으로 살아나고 무휼로 인해 반촌에 맡겨진 똘복. 그렇게 앞으로 살아가게 될 반촌을 둘러보는 똘복은 낯선 곳에 대한 설레임이 가득 담겨있는 듯 했다. 자신의 살아가는 마을 바깥의 세상은 처음일 똘복이였기에 그 새로움에 대한 설레임이 흐믓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래도 아이는 아이구나 싶었던 순간. 그러다가 문득 돌아올 수 없는 그날을 떠올리는 걸 보면 가엾기도 했고. 그리고, 반촌 저잣거리(?)를 휘익- 둘러보듯 감싸던 그 장면은, 우리말의 아름다움, 그리고 이 드라마의 주요줄기, 문자창제의 이유, 를 말해주는 듯도 싶었다. 그 결고운 우리말을 담을 그릇은 세상 어느 문자에도 없다. 그러니 우리말을 담을 그릇, 우리의 문자가 필요하다는, 뭐 그런?
어찌되었든, 낮의 설레임은 설레임이고, 남은 건 악과 독밖에 없는 똘복은 목숨이 위험한 순간에도 끝까지 바락바락 악을 쓰며 무섭고 두렵지만 절대 기죽지않음으로서 자신의 존재를 알렸고 그렇게 살아남았다. 그보다, 역시 글을 몰라서 아버지의 유서를 못읽는 똘복이는 자존심이 있기에 누군가에게 읽어달라고 하지도 않을 듯 싶고, 얼른 글을 배워서 읽었으면 싶었다. ...똘복아부지가 어떤 유언을 남겼는지... 내가 궁금해서;
3. 그리고-.
1) 자신의 의지를 꺽지않아 죽을 위험에 처했던 이도와 똘복. 그 의지는 다르지만 상대에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는 것에서는 같지않나, 싶기도 하다. 아무튼, 두 사람 다 죽음의 공포 속에서 덜덜떨며 두려워 죽겠는데 안그런 척, 이방원의 말을 빌리자면 허세를 부리면서라도 자신의 존재를 알렸고, 그렇게 결국 살아남았더랬다. 바지에 오줌까지 지리면서도 '이래도 못죽이면 반푼이'라며 비아냥거리는 똘복이. 그리고, '내가 죽으면 임금을 죽인 자의 목을 베라'며 명령을 내리는 이도. 조선에서 가장 높은 자와 가장 낮은 자의 이틀에 걸친 밤은, 참 힘겨웠다.
2) 중전은 뭔가 아쉽다. 자꾸 짜증을 내는 느낌. 1회에선 그 상황이라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2회에서는 '그 상황에서는 이런 감정이 아닐텐데' 싶어서 거슬렸다고 해야하나? 그런데, 내가 원하는 소헌왕후와 이 드라마의 소헌왕후가 달랐기에 생기는 충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기존에 각인된 이윤지 소헌왕후가 너무 강해서, 그녀의 감정으로 이 드라마의 소헌왕후를 바라보려고 하는 것도 없잖아 있으니까. 특히나, 2회의 그 장면은, 이랬으면 싶은데 저렇게 그려져서 조금 아쉬운?
3) 무휼 멋있음. 그보다, '무사~ 무휼!' 할 때 정말 멋지긴 했는데, 그 직전에 이도가 무휼에 대한 묘사를 하고 '조선제일검'이라고 말하는 그 순간의 표정이 '나는 무사다!' 이런 느낌이라서 멋진데 뭔가 살짝 웃음이 터졌던; (ㅋ) 아무튼, 조진웅씨 살빠지니까 딴사람같다. 물론, <추노> 때도 멋있었지만!!!!!!!
4) ...중전에 대한 아쉬움을 제외하면 그럭저럭. 일단, 나에겐 세종대왕의 드라마라고 하면 <대왕세종>의 그늘이 너무 짙어서 이 드라마를 보며 자꾸 비교하게 된다. 최근, 정주행 복습은 무리라서 동영상과 캡쳐들로 나름의 되새기기를 해버려서 더더욱. 그래도 나름 비교도하고 분리도하며 열심히 볼 생각이다. 일단, 겹치는 캐릭터의 해석 그리고 이야기가 그려지는 방식이 다르기에, 소재가 비슷한 전혀 다른 드라마, 라고는 분리해놓기는 했다. (난 이런걸 잘 분리못하는 편이다. 애정하는 캐릭터가 있으면 그 캐릭터의 재해석에 자꾸 그 애정하는 캐릭터를 대입하며 비교하는 못된습관이랄까;)
5)
이 드라마 속 태종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중, 이 드라마 속에서는 폐세자 양녕대군은 어떤 캐릭터로 설정했고 이방원은 어떤 마음으로 이도를 임금으로 올려놨으며, 그리 임금으로 만든 아들을 왜 무기력하게 아무것도 못하게 하는걸까, 라는 물음표를 그려보고 있다. 희미하게나마 혹시스러운 부분이 그려지지만, 일단, 생각은 보류. 3~4회에서 그려질지, 그냥 내 상상으로 채워넣어야 할지 모르겠으나. (이러다 영원히 생각없이 멍때릴지도 모름;)
6) 청년세종, 저래뵈도 아마 자식이 셋인가, 그렇다.
7) 말 안듣는 담이를 보며 순간 짜증낼 뻔 했다. '쫌!!!''가라니까!!!' 라며; 뭐, 그런 상황에 처한 담이의 행동이 이해안되는 건 아니지만 답답했달까? 어찌되었든, 엄청난 일을 겪으며 천애고아가 되어버린 담이는 중전 덕에 살았고 (이런 걸 보면 부부구나 싶기도;) 그 일로 인해 말을 잃게된 듯 싶다. 그리고 신분세탁을 위해 이름을 바꿨을테고. 이도와 담이의 인연도 이제 나오겠지?
8) 젊은세종 이도가 눈물 그렁그렁한 채로 '내가 조선의 임금이다!' 거리는데 '그래, 니가 조선의 임금이다' 라며 대답. 그래그래 니가 임금이라니까...;
9) ... 아무튼, 재밌다!!!
+1) 악!!! 이미지에 박아놓은 블로그주소에 쩜하나 안찍었다. 그걸 이제알았다. 원본파일은 이미 삭제했을 뿐이고! 오작교 보려고 너무 정신없어서... 그래서... 에헤라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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