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해외 드라마 시청담

일드) 도쿄독스 : 최악이자 최고의 파트너

도희(dh) 2011. 1. 13. 18:01

1. 도쿄독스

(1)
얼마 전, 일명 '무협소년'이라 부르는 모 배우에게 빠진 지인분이 '무협소년을 닮아서 새삼 좋아져버린 오구리슌'을 보기위해 다시 봤다며, 재밌으니 너도 보라며, 추천을 했던 일드랍니다. 사실, 일드는 한번 보면 다른 드라마도 계속 찾아보게 되어서 단칼에 '안봐요'라고 했지만 결국 보고 말았습니다.   그냥 뭐랄까, 심심한데 뭐 재미난 거 없을까, 뒤적거리다가 이 드라마가 떠올라서 말이죠;

(2)
주인공 소 역의 오구리 슌은, <고쿠센>을 통해 처음 알았고 그 이후에 <꽃보다 남자> 시리즈와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명탐정 코난> 그리고 <아름다운 그대에게>를 통해서 기억하고 있는 배우랍니다. 그의 파트너 마루오 역의 미즈시마 히로는 <아름다운 그대에게>의 2기숙사장이자 동생이 그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그나마 꽃미남'이라고 칭했던 배우라 기억하고 있었어요. 프로필 잠시 훑어보니 <고쿠센2>에도 나오셨더군요. 어... 나 그거 두번이나 봤는데...? (라고 해봤자 고쿠센2하면  기억하는 건 양쿠미와 류랑 하야토 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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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도쿄독스>는, 수사방법부터 시작해 모든 것이 다른 두 형사가 파트너가 되면서 사건을 풀어나가는 모습을 그린 드라마로, 군대 제대 후 뉴욕시경에서 근무하는 엘리트 형사 소가 자신의 원수이자 국제 마약 조직의 보스 진노를 놓쳐서 일본으로 오게되고 일본서 파트너가 된 미루오와 티격태격 거리지만 사건을 해결하며 멋진 파트너가 되어가는 모습을 그려주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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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가 없는 진노라는 인물을 잡기위해 그 잔가지들을 쳐내가며 점점 가까이 다가가는 에피소드는 그리 신선하거나 재밌다거나 긴장감 넘친다거나 그렇지는 않았지만, 각 캐릭터의 매력과 조화가 재밌어서 내내 키득거리며 본 드라마였답니다. 그리도 유키가 기억을 찾으며 후반부로 들어서니 살짝 긴장김 비스므리한 것이 생기기도 했고;



2. 최악이자 최고의 파트너

군 제대 후 뉴욕시경에서 근무하는 엘리트 형사 소는 국제 마약 조직의 보스인 진노를 잡기위한 대규모 작전이 실패하며 일본 경시청 특수 수사과로 오게 되었고, 그렇게  마루오와 파트너가 되어서 진노를 추격하게 되었답니다. 뻣뻣하고 융통성 없는 소와 달리 느물거리고 정도 많은 듯한 마루오는 과거 폭주족의 리더로 지금은 세상에 도움이 되려고 하는 좋은 형사이기도 했죠.   사건 외의 사생활을 동료들에게 조차 말하지 않는 소와 모든 것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 파트너라고 여길 것 같은 마루오.   사람의 마음에 조심스레 다가가는 마루오와 상대의 마음보다 사실 그대로를 직접적으로 말하며 원칙을 지키려는 소.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이어서 늘 충돌해서 티격태격 거리기도 했어요.



너무 다른 수사방식에 대한 충돌도 있지만,   늘 장난스런 마루오의 말꼬리 하나를 잡고 자신이 납득 할 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소로 인해서 두 사람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티격태격 거리기도 하죠. 그 장면이 꽤 웃겼어요. 굉장히 진지한 장면인데도 불구하고 어이없는 꼬투리 하나로 티격태격 거리는. 게다가 마무리는 항상 소가 '조용!'이라며 자신은 마치 조용히 사건에 집중하는데 마루오가 떠들어서 방해가 된다는 양 거려서 '소;' 거려지기도 했구요. 늘 소가 마루오의 말꼬리를 붙들어 물고늘어지지만, 마무리는 항상 마루오가 잘못했다는 식으로 말이죠;



게다가 중요한 순간마다 걸려오는 전화를 꼬박꼬박 받는 소와 그 전화 속의 주인공이 궁금한 마루오는 늘 '누구냐'고 묻지만 '알 필요 없다'라고 냉정하게 잘라내며 소는 절대 말을 해주지 않더랍니다. 내 사생활을 알 필요가 없다, 라는 모드라고 해야하나? 결국은 마루오와 유키(기억상실증녀로 진노와 관계가 되어있을 가능성이 있어 소와 마루오가 보호하는 여성) 와 함께하며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이 열리며 자신의 이야기를 아주 조금은 꺼내게 되는 소였지만요.

중요한 순간마다 걸려오는 전화를 귀찮아 하면서도 군말없이 꼬박꼬박 받고 대꾸해주는 소의 융통성없음은 답답하지만 또한 그게 그의 매력이며, 융통성 없는 소의 성격과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소의 모습을 표현해내는 장면이 아닌가, 싶기도 하더라구요. 게다가 후반즈음에 가면 중요한 순간마다 걸려오는 소의 전화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자 하는 마루오의 의지가 반쯤 사그라 든  듯 싶었고;



아무튼, 처음 최악의 파트너였던 그들은, 갖가지 사건을 겪으며 서로를 알게되고, 그렇게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며 각각의 방식으로 그 마음을 지켜주는 최고의 파트너가 되었어요. 늘 용의자는 용의자로 대하는 소는 용의자를 믿는 마루오의 마음에 동참해주며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수사를 하게되고, 마루오는 소가 이루고자 하는 꿈(목표)를 이루게 해주기 위해서 위험한 곳까지 잘도 따라다니며 그의 곁을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었으니까요. 게다가 마루오는 소의 솔직하지 못한 마음도 어느정도 헤아리고 그 고집도 잘 받아주는 편이었구요;

소와 마루오의 티격태격은 정말 재미있었답니다. 소도 마루오도 서로가 그리울 것 같아요. 울면서 헤어지고 싶었던 마루오도, 난 그런 사람 아니야라는 듯이 언제나처럼 확실히 등을 돌리는 소도... 우린 최악이지만 최고의 파트너였다며.



3. 그리고..

1) 어떤 충격으로 인해서 기억상실증에 거렸고, 그 감춰진 기억 속에 진노에 대한 열쇠를 쥐고있는 유키 이야기도 꽤나 중요한데 난 그녀의 이야기는 왠지 하고싶지가 않아요.(;)

2) 진노 역의 배우. 왠지 멋진데다가 낯이 익다고 여겼더니 <2009 로스트 메모리즈>의 그 분이셨어요. 나 그때, 장동건씨 보다 그 분을 좀 더 좋아했었다죠!!! (ㅋ)

3) 짧은 머리에 잘 때도 왠지 슈트를 입는 듯한 오구리 슌이 참말로 멋졌던 드라마였답니다. 그나저나 이 드라마 속에서  슈트 외의 옷차림을 본 적이 없는 듯 해요. 물론, 잘 어울렸고 멋졌지만;   갠적으로 이 드라마를 보며 느낀 것은, 오구리 슌은 긴 머리보다 짧은 머리가 더 잘어울리는 듯 하다는 것?

4) 위에서도 언뜻 말했지만 스토리나 구성 면에선 그리 매력적이다고 해야하나, 그렇진 않았어요. 그냥 캐릭터의 조화가 재미있어서 볼 수 있었던 드라마가 아닌가, 싶거든요. 진노의 실체를 벗겨내기 위한 잔가지들을 쳐내는 그 과정이 허술하기도 했고 의외로 긴장감 없었던 것도 사실이고;

5) 마루오 캐릭터는 소와 다른 의미로 참 멋졌어요. 늘 흐물거리는 듯 한데 마음도 깊고.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감정을 조심스레 내려놓고 그들을 응원해주기도 했고 말이죠.

6) 꽤 재미있을 것 같은 부분을 대충 흘려보내는 듯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건 그것대로 뭐; 이런 건 많이 익숙해졌어요. 하하;

7) 그래도 소, 여잔데 업어치기는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