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해외 드라마 시청담

영드) 셜록 : 현대를 살아가는 셜록 홈즈를 만나다-!

도희(dh) 2010. 11. 12. 09:35


~ 셜록 (Sherlock, 2010, BBC, 총 3부작) ~





1. 현대에 나타난, 셜록 홈즈

어떤 계기로 내가 이 드라마를 알게되었고 또한 그렇게 열심히 찾아 보았는지는 잘 기억이 안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보게 된 '계기'는 기억이 안나는데 이 드라마를 구하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린 것은 기억이 난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그렇게 만난 드라마였다. (BBC드라마 검색하다 알게된 것도 같고;)

<셜록 홈즈> 시리즈는 꽤나 유명하다. 꽤나 유명하지만 나는 그 소설을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다. 최근 개봉했고 2탄 제작중이라는 영화도 본 적이 없다. 그저 꽤나 좋아라하는 <명탐정 코난>을 통해서 이 존재를 어렴풋이나마 인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고보니 아주아주 오래 전 서점에서 '셜록홈즈 모음' 이었나 싶은, 꽤 유명한 에피소드 몇개를 엮은 꽤나 두꺼운 책이 있길래 덥썩 사서 나름 재미있게 읽다가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손을 놓았던 걸로 기억한다. 왜 그랬는지는 전혀 기억이 안난다. 그저 잠시 놓아두다가 어느 순간이 지나자 다 읽었노라 착각하고 아직까지 내버려두었던 것도 같다..;

그래서 나는 이 드라마의 매력. 소설 속에 등장하는 셜록을 디테일하게 재현해냈다, 라는 부분을 정확히 느끼지는 못한다. 위의 컷, 셜록이 고민에 잠겼을 때 나오는 자세는 알고있었는데 그 것은 <명탐정 코난 - 베이커가의 망령>에서 나온 에피소드 중 일부를 통해서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모리아티 교수와의 관계도 <베이커가의 망령>을 통해서 알았었고; (담배 좋아하는 그런 설정은 니코틴패치 다섯개 붙히기로 표현한 거라고 하더라. 그래서 극 중에 누가 셜록에게 뭔가 부탁하자 싫다, 고 거절했다가 '나도 니코틴패치 붙힌다' 라고 인증하자 승낙했던 것 보며 헉-! 거리기도;;;)

그럼에도 꽤나 재밌는 드라마였고,  조금 더 알고 본다면 깨알같은 재미도 쏠쏠할 것 같을 듯도 싶었다.  막연한 생각으론 <셜록 홈즈>의 팬들에겐 꽤나 색다른 즐거움을 주는 드라마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오만과 편견>의 팬인 내가 <오만과 편견 다시쓰기>를 보며 색다른 즐거움에 설레였던 걸 생각하면 말이다.

회당 90분, 총 3부작의 드라마로 가볍게라면 나름 가볍게 볼 수 있는 드라마이다. 다만, 대사가 너무 빠르고 길어서 자막 따라가기 참 버거웠다는 걸 제외하면. 보면서 몇번이나 정지하고 다시 돌려가며 봤는지 모르겠다. 나만 그러했을지도 모르겠지만!

3부 마지막이 좀 당혹스럽게 끝나서 내년 가을에 한다는 시즌2를 목빠지게 기다리는 중이기도 하다. 그러고보면 요즘 알게모르게 다음시즌을 기다리는 외화들이 늘어나서 걱정이기도 하다. 외화 뿐만 아니라 다음 시즌 기다리는 애니도 몇개 있음; 하핫;;;



추리물을 좋아하지만 탐정물보다는 과학수사물을 조금 더 좋아하는 편인 듯 하다. 그 이유는 아마 '과정'이 설명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드라마 <셜록>은 그 '과정'이 어느정도 설명되어 있어서 좀 신선했다. 셜록은 괴팍한 천재인 듯 한데, 현장에 있는 다른 이들이 흘려보내기 쉬운 것들 속에서 단서를 찾아내는 매의 눈을 지니기도 했다. (대부분의 명탐정이 그러하듯이) 그리고 시청자는 그 매의 눈을 함께 감상할 수 있었다. 셜록이 발견한 단서들을 작은 글자로 표현해주는 것으로 말이지.

본지 좀 오래되어서 (지난 달인가, 지지난 달인가;;) 기억이 가물거리긴 하는데 셜록의 추리를 무리없이 부담없이 따라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길고 많고 후다닥 지나가는 자막읽느라 정신없는 것을 제외하면 말이지. 이런 때는 정말 외국어의 필요성이 절실하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한국어도 벅차다, 라고 새삼 다짐 중;;; (어이어이;)

아, 그리고 21세기 탐정답게 스마트폰(?)과 블로그 등등을 통한 수사기법이 등장한다. 셜록의 존재감의 첫 등장씬은 현재의 시대와 잘 어울어진다는 생각에 호홋, 거리기도 했다.



2. 탐정 셜록과 왓슨 박사
(1) 셜록

자칭 수사 상담가 셜록 홈즈. '수사 상담가'는 세상에 단 하나 있는 단어로 셜록 자신이 만들어낸 직업이라고 한다. 굉장한 괴짜 천재 탐정으로 살인사건을 보면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흥미를 돋구는 사건이 없으면 지루해서 어쩔 줄 몰라하는, 그래서 벽에 총을 쏴대는,  그렇기에 제 3자의 시선에는  '사이코패스' 로 보이기까지 하는 녀석이다.

셜록은 타고난 천재지만 그 천재성을 유지하는 것은 그의 노력에 의한 것이었다. 그의 방이나 냉장고에는 보통 사람이라면 기겁할만한 기괴한 물체들이 있는데, 그 것은 셜록이 자신의 지식을 채우기위한 끊임없는 실험과 노력의 결과물이라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었으니까. 괴짜에 또라이틱한 타고난 천재이지만, 그 만큼의 노력형 캐릭터란 생각이 들기도 했더랬다.

하지만, 자신이 추리하는데 필요한 지식 외의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알고있는 '상식'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백지상태인 인간이기도 하다. 그런 상식이 왜 필요하느냐, 라는 생각을 지닌 듯도 한. 추리를 위해서 자신이 알아야할 것들을 머릿 속에 저장하기도 바쁘니 그런 것들은 필요없다, 라고 하는 인물이랄까나? 하지만, 왓슨으로 인해서 우연히 알게된 '상식'이란 것을 통해서 사건 하나를 가볍게 풀어내기도 했다. (그게 뭐였는지는 기억 안나지만, 나에게도 그건 상식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일반적인 지식; 모를 수도 있는?)

굉장히 키가크고 말랐으며 투명한 느낌에 무심하고 까칠하며 어딘가 모르게 신경질적인 느낌이 드는 인상이었다. 그래서 첫 등장엔 큰 매력을 못느꼈는데 극이 흘러감에 따라 셜록의 매력에 살짝 빠져들기도 했다. 잘생겼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뭔가 신비스러운 느낌도 들었고. 그렇게 계속보다보니 '잘생긴 걸지도'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나 뭐라나; 길다란 기럭지 덕에 옷빨도 좋았고-(ㅋ) 실제로 셜록이 극중에서 입은 코트와 비슷한 것들이 당시 불티나게 팔렸다고도 한다. 그리고 나는 말한다. 셜록이라 멋있었던 것일지도 몰라요, 라고. (먄;)

괴짜 천재인지라 누구도 그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셜록은 굉장히 고독한 사람, 외로운 사람이 아니었나 싶기도 했고.  어디든 제멋대로 헤집고 다니는지라 아무도 몰랐던 내면, 이라고 해야하나?  그리고 그런 자신의 곁에서 이상하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셜록의 괴팍함 그 자체를 받아들이고 때론 호응도 해주는 왓슨의 존재에 큰 기쁨을 느끼는 듯도 했다.

그리고 이런 캐릭터들이 그러하듯이, 다른데서는 죄다 솔직하면서도 자신이 감정을 표현해야하는 그런 부분에선 솔직하지 못한 녀석인지라 은근히 왓슨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걸 보면 귀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짜식, 외로웠구나.. 라며;



(2) 왓슨

아프카니스탄에서 총상을 입고 의가제대한 의사, 왓슨 박사. 돈도 별로 없어서 지낼만한 곳을 구할 수 없던 어느 날 우연찮게 만난 친구를 통해서 소개받은 셜록과 함께 지내게 된다.  겉으론 멀쩡하지만 조금만 대화해보면 뾰록나는 괴짜 셜록을 보며 처음엔 뭐 이런 녀석이 다 있나, 싶기도 했지만 그의 괴팍함을 '이상하게' 바라본 것이 아니라 '대단하다' 라는 시선으로 바라본 유일한 인물이 아니었나, 싶기도 했다.

그 것은 어쩌면 총상을 입은 후 심리적인 무언가로 인해서 다리를 절게되며 세상에서 소외된 느낌이 들던 와중에 만난 이 괴팍한 셜록의 내면 속의 외로움이랄까, 고독이랄까, 그런 것을 무의식 중에 느껴서 그런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지만... 뭐 그리 깊이 생각할만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하하.

심리적인 무언가로 인한 다리절기는 셜록과의 수사 속에서, 셜록이 위험에 처하자 저도 모르게 벗어나게 되고 그렇게 '과연 함께 지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셜록과의 생활에 서서히 익숙해지는 인물이기도 하다. 때론 그 것을 즐기게되고 결국에는 스스로 추리능력을 키우게되기까지 하니 말이다.

제멋대로에 괴팍한 셜록의 성격을 잘 맞춰주는 왓슨. 왓슨은 때로 그런 제멋대로인 셜록이 좀 짜증스러울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셜록의 뒤치닥거리를 해주는 것 자체를 즐거워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3) 셜록과 왓슨

꽤 잘 어울리는 콤비.  셜록은 처음부터 왓슨이 마음에 들어버린 듯 하고,  왓슨은 그런 셜록의 페이스에 휘말렸던 것 같다. 그러나 셜록과 함께하는 시간은 즐거운 것이 아닌가, 싶다. 셜록의 곁에 있으면 따분하고 똑같이 흘러가는 일상이 전혀 다른 모험이랄까, 그런 특별함을 주는 듯 하니까. 물론, 매일이 그러하진 않겠지만... 셜록이라는 인간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뭔가 늘 새로움이 가득할 것도 같고. 그래서 왓슨은 심리치료용으로 쓰던 블로그에 셜록과의 사건, 그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그 것은 꽤나 유명해진다는 설정도 있다. 그 블로그의 존재를 셜록또한 알고있고, 블로그의 글을 읽어보며 불평을 내놓기도 하니 말이다.

아무튼 이 두사람의 이야기를 계속 보고싶다. 셜록의 추리도 보고싶고.
다음 시즌은 아직 한참 멀었지만! 시즌2도 회당 90분의 총 3부작으로 구성될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