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한가한 극장

영화) 귀여운 스토커 이나영 ~ 아는 여자 & 영어 완전 정복

도희(dh) 2010. 10. 12. 23:50

매 포스팅마다 '굉장히 오랫 만!' 이라는 말을 하고있는 요즘, 입니다. 오늘은 이나영씨가 출연했던 두개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조금' 하겠습니다. 사실 지난 주에 보고나서 쓰려고했지만 급 귀차니즘에 빠져서 이제서야 부랴부랴 쓰는 거에요-! (자랑이다;)

지지난 달부터 <영어 완전 정복>이 새삼 끌려서 미뤄두다가 지난 주에 겨우 봐버렸는데 그 기세를 몰아서 <아는 여자>까지 달리고 말았답니다.  <우행시>도 보려고했지만 이 영화는 어느 정도의 감정소비를 작정해야해서 관뒀고 <후아유>는 보고싶은데 쿡에 없어서 다시 못보는 영화 중 하나에요.. (슬푸당;)

다 보고나니... 영주(영어완전정복)와 이연(아는 여자)의 공통점이 '귀여운 스토커 (이나영이어서 귀엽지 내가 저랬다면 무서웠을지도;)' 라는 점이 아니었나 싶더라구요. 영주를 스토커라 칭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문수를 주구장장 쫓아다니며 망상하는 모습은,  꽤 오랜 시간동안 치성의 주변을 맴돌며 그를 바라보던 이연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어버렸거든요. 그리고 제 동생 말을 빌리자면 '스토커와 짝사랑은 종이 한장 차이!' 라네요;

그리고 영주와 이연에 대한, 내 멋대로 소개를 시작하겠습니닷-! 



영어 완전 정복 :: 2003. 11. 3 개봉 :: 김성수 감독 :: 장혁 이나영 출연

25살.  어디하나 튀는 구석이 없는 평범하디 평범한 동사무소 말단직원, 9급 공무원 나영주. 너무나 평범하기에 그 누구도 눈길을 주지않는, 그러나 '내가 사실은 굉장히 매력적인데 남자들이 보는 눈이 없어서 나의 진가를 못알아본다.' 등등의 망상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영주이기도 했더랍니다. 사실, 이 즈음이 나영씨의 미모가 가장 빛나는 시점인지라 문수가 처음 본 영주를 똥씹은 얼굴로 바라본다거나, 그녀에 대한 첫인상을 '평범하다'고 표현하는 부분에선 절대 공감이 안갔어요. 저토록 이쁘고 귀여운데, 어디가 평범? 이라면서!

아무튼, 하루하루 무료하게 (뮤지컬 벽뚫남의 공무원들 처럼) 시간을 채우는 어느 날, 민원처리를 요구하는 외국인으로 인해서 한바탕 곤혹을 치룬 영주는 동사무소 대표로 '영어학원' 에 다니게 되었답니다. 대표 선정방법은 병돌리기!  태어나 여지껏 단 한번도 무엇엔가 당첨된 적이 없는 나영주 인생 최초의  '당첨' 이기도 했어요.  영주에겐 그 것이 처음엔 불행이었으나 그 병돌리기 당첨으로 인해서 영주의 인생에도 봄날은 찾아왔구요!

영주 인생의 봄날을 가져다 준 이는 바로 백화점 구두매장에서 일하는 박문수. 영어이름 '엘비스'. 참고로 영주의 영어이름은 '캔디' 랍니다; 아무튼, 심상치않은 첫 만남과 같은 반에서 나란히 앉아 공부하게 된 엘비스와 캔디.  그리고 문수가 보여준 매너로 인해서 영주는 '이 남자는 나의 운명이다' 즈음의 망상에 빠져 문수에게 올인 하게 되었어요.  점점 친해지면서  '프로포즈할 때 나는 영어로 고백할 것이기에 영어 잘하는 여자가 좋다' 라는 문수의 말에 문수의 이상형이 되기위한 영주의 노력은 더더욱 깊어지게 된다죠..

들이대는 것은 일상이요,  전화오면 새벽 한시라도 마다않고 달려나가는 것은 당연지사!  데이트할 때 쫓아가서 훼방놓는 것은 선택사항, 영어쌤과 절친맺고 문수 옆에 언제나 자신이 들러붙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은 덤-!  그리고 적당한 상황에서 오해해주며 의도치않은 밀당을 함으로 인해서 상대남 애간장 녹이는 것은 마지막 포인트!!!

자신을 바라봐주지 않는 남자를 향한 끊임없는 삽질과 도끼질... 영주는 과연 문수의 '영어 프로포즈'를 받아낼 수 있을 것인가...!!! (두둥;)

덧) 영주는 그렇더랍니다. '영어 완전 정복' 이라쓰고... '문수 완전 정복' 이라 읽는!!!




아는 여자 :: 2004. 6. 25 개봉 :: 장진 감독 :: 이나영 정재영 출연

24살. 부모님은 몇해 전 동네단체관광으로 비행기에 탔다가 돌아가셨고, 낮에는 커피숍 밤에는 바에서 알바를 하는, 동치성 주변 얼쩡거리기 이외의 그녀의 취미이자 특기는 라디오에 사연보내서 경품타기인, 한이연.

중학교 즈음이었던가, 이연의 집에 한 소년이 찾아오게 됩니다. 골목길 조금 돌아 끝집에 이사온 고등학생 야구선수 동치성. 그렇게 이연은 치성이 처음 이사음식을 들고온 순간부터 반하게되어 스물 넷이 된 지금까지 오로지 치성만을 바라보고 있었다지요.

자신의 집에서 치성의 집까지 걸음걸음을 세어가며 그 간격을 좁히고, 고등학교 시절 늘 그의 집 앞을 지나가며 그가 자주듣는 음악을 담벼락 사이로 함께들으며 그 음악마저 좋아하고, 그가 아는 형이 개업한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존재감없이,  이연의 절친 외에는 아무도 모르게 그렇게 치성의 주변을 맴돌고 있었어요.  오랜 시간동안.

그러던 어느 날, 이연에게 기회가 왔어요. 치성의 아는 형이 주인으로 있고 이연이 알바하는 바에서 평소 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잔뜩 마신 치성이 취해서 일어나질 못했거든요. 이연은 봉투에 담아 주머니에 넣어 (이연의 표현;) 치성을 모텔로 옮겨주는 것을 계기로 처음으로 이연은 자신의 존재를 그에게 알리게 되었어요. 그 후로 이연은 취미이자 특기인 라디오에 사연보내 경품타기에 도전하게 되더라구요. 목표는 '치성에게 핸드폰 선물' 그래서 사연의 내용은 그날 밤 치성을 바라보던 이연의 감정. 똑같은 사연을 다섯군데 보내서 다섯개 다 당첨-! (휴대폰과 영화티켓 포함 기타등등?)

이 라디오 경품타기 사연으로 인해 둘 사이는 점점 가까워지고, 이연은 치성 유일의 '아는 여자' 가 되며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서 같은 집에 머물며 서로의 존재를 더 확실히 마음에 새기게 되더랍니다. 이연은 자신이 아주 오래 전부터 치성만을 바라봤다는 것을 밝힌 상태이지만, 치성은 뭐랄까... 이연에게 마음이 있는 듯 하면서도 그 어떤 마음 한자락도 온전히 내주진 않더라구요.

거기엔 사연이 있는데, 치성은 바로 얼마 전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아 내년이 없는 시점이었거든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한 남자와 그런 남자를 긴 시간동안 그저 바라보다가 이제 겨우 다가선 한 여자. 그 여자의 존재를 이제서야 알게 된 한 남자. 이 들의 사랑은 과연....!

... 라고 해봤자, 이 영화는 신파가 절대 아닙니다. 반전이 있지요. 그리고 이 영화는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물어보는 영화에요.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랍니다. 보게된 계기는 나영씨 출연하신대서! 그런데 영화관람 후에는 동치성 역의 정재영씨가 더 기억에 남아서 이 영화 이후로 정재영씨를 '괜찮은 배우'라고 좋게 인식하고 있어요.  이 분이 나오는 영화를 찾아 챙겨볼 정도의 열정은 없지만요; (나영씨에겐 그런 열정이 있음!)

... 어린 시절 딱 한번 마주 한 남자를 향한 일편단심 마음으로 오랜 시간동안 그의 주변을 맴돌고,  기회가 오니 바로 그 곁에서 소리없이 자신의 존재감을 발산하며 영역을 넓혀가는 이연. 이연이 치성에게 존재감을 갖게된 것은 시한부 인생이 계기가 된 듯도 싶지만... 꽤 이뻤어요. 그리고 이연의 이름은 극의 말미에 두번 정도 나온답니다. 그 전까진 이름조차 없는 어여쁜 아가씨; 근데 이렇게 이쁜 아가씨가 자기 주위를 십수년을 맴돌았는데 왜 몰랐니, 라고 혼자 꿍얼꿍얼 거려봅니닷!

... 그리고 '이연' 이란 이름은 어린 시절 제가 탐냈던 이름이에요; 제 본명과 약간 겹쳐지는 삘도 나는데 왜 '이연'이란 이름이 좋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릴 땐 제 본명을 좀 안좋아해서 (동생이름 속에 담긴 정성이 샘나서 그랬던 것 같음.) 그랬던 것일지도; (지금은 ... 흔한 듯 흔치않아 맘에 들어함.)



그리고 요즘은 도망다니시라 바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