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해외 드라마 시청담

일드) 호타루의 빛 : 건어물녀도 사랑을 한다.

도희(dh) 2010. 4. 13. 06:25

호타루의 빛


 ∼ 호타루의 빛 (ホタルノヒカリ, 2007, NTV, 총 10부작)
<< 건어물녀도 사랑을 한다.>>






1. 호타루의 빛.

- 출처 : DAUM 영화 -

꽤 유명한 드라마라고 하지만.. 나는 이번에 처음 알게되어 본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를 알게되고 찾아본 계기는 지극히 단순하다. 뷰에서 이런저런 글들을 대충 훑어보다가 .. 클릭한 어느 분의 글에서 [호타루의 빛]이 짧게 언급되어서였다. 

그 짧은 언급의 내용은 여기서 말할 필요는 없으니 패쑤~. 근래 일드를 자주 찾아보는 편인지라 ... 뭘 볼까 고민하던 차에 잘됐다~~~ 라는 맘에 일단 메모메모!!! 그리고 보게 된 드라마이다.

그리 남다른 흡입력을 자랑하는 드라마가 아닌지라, 한숨에 다 보진 못했고, 대충 3일에 걸쳐서 봐버렸다. 그리 흥미진진 완전 재밌어~ 타입의 드라마는 아니지만, 잔잔하게 흘러가는 와중에 중간중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드라마가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극 후반부에서는 왠지 모르게 콩닥도 거리다가.. 마지막에는 은근 설레임까지 주는... 현실에서 있을까, 있을지도.. 싶은 로맨스의 향기로 마무리를 시켜줬다. 게다가 은근 여운도 길었고.. (꺄~>.<)



2. 동거.

드라마 속의 동거는, 꽤 재밌고 은근 설레임과 두근거리는 환상을 심어주는 드라마의 소재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동거란 소재를 가지고 만든 드라마가 꽤 있었고, 대부분이 흥행을 했으며.. 현재도 한 드라마가 방영 중이다.


- 출처 : DAUM 영화 -

같은 직장의 상사와 부하관계인 타카노 세이이치와 아메미아 호타루의 우연한 동거. 완전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이 한 지붕 아래에서 하게 된 동거생활은 .. 남자와 여자가 아닌.. 인생의 선배와 후배, 조언자와 조언을 구하는 자의 관계이자 .. 하루의 끝을 함께하는 좋은 룸메이트이기도 했다.

그렇게 하루의 끝을 함께하며 서로에게 점점 익숙해져가는, 호타루와 부장(타카노 세이이치). 그렇게 하루하루 매일매일 하루의 끝을 툇마루에서의 수다로 마무리하던 그들은, 어느 새 그 것이 익숙해지며 스며들듯이 서로를 마음에 담게된 그런 이야기이기도 했다.

두근두근 거리는 것만이 사랑이 아닌, 나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사람.. 그렇기에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는 것도 사랑.. 이라는 것을 말해주기 위한 좋은 장치처럼 보이기도 했다. 뭐, 모든 '동거'란 소재를 담은 드라마가 그려내는 사랑이 다 그런 것이겠지만. 오랜 시간 볼꼴 못볼꼴 다 보면서 지내다보니 그 사람의 진면목을 보고 결국 진정어린 사랑을 하게 된다는...;

하지만, 이 드라마 [호타루의 빛]은 .. 부장과 호타루의 동거 끝에 온 상대에 대한 편안함이 곧 사랑이 되는 것과 함께.. 카나메와 유카의 사랑또한 '두근거림은 없었으나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기에 사랑으로 발전한다' 라는 것을 말해주는 또다른 커플을 보여주기도 했다.



3. 건어물녀.

솔직히 말하자면 '건어물녀'란 말도 이 드라마를 통해서 처음 알게되었다. '건어물'이란 단어에 사람을 조합한다는 것은 .. 작년 어느 케이블에.. 당시 인기가 참 좋았던 (지금도 인기는 있는 듯 하지만 논란도 일고있는) 어느 그룹이 자신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방송을 통해서였다. 그땐 막연히.. 저런 단어가 있구나.. 정도로 생각했달까?


- 출처 : DAUM 영화 -

이 드라마가 말하는 건어물녀란... 직장에서는 화려한 커리어우먼으로 가장하고 있지만 집에만 가면 운동복 차림에 질끈 머리를 묶고 뒹굴대고 주말이 되어도 미팅은 커녕 일이 끝나자마자 집에 가 주말내내 먹고 자고 하는 여자를 가리킨다, 고 한다.

그리고, 그런 건어물녀에 대한 설명을 듣고난 나는 '어? 그거 나잖아..ㅡ.ㅡ?' 라고 생각했다. 나는 나도 몰랐는데.. 나의 정체는.... '건어물녀'였던 것이었다... 두둥!!! 그런데, 그게 뭐가 나빠서? 라는 생각도 들더라. 집인데, 왜 집에서, 어째서 집에서 조차도 츄리닝 차림에 흐트러진 모습이 안된다는 거지? 라는 물음표 백개도 더불어서!!! 그렇다면 대부분의 그녀들은... 집에서도 정돈된 깔끔한 옷을 입고 정돈된 생활을 하나봐... 라는 생각도 함께. (정말 그러신건가요ㅡ.ㅡ? 하긴, 내가 집에선 지나치게 심각하게 널부러지는 타입이긴 하지만...;;)
 
뭐, 주말에 집에 콕 쳐박혀서 내내 뒹굴뒹굴하는 것에 자주? 많이 혼나는 편이긴 한데.. 나는 주말만 되면 온 몸에서 영혼이 마실나가는 듯한 기분이 들어 그냥 널부러지지 않으면, 다음 한주가 너무 벅찬데 그걸 어쩌랴... 싶기도 하다. 공연관람 등등 미리 약속된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피곤함을 잊을 정도로 파워업이 되기도 하지만, 되도록이면 꼼짝않고 뒹굴거리고 싶달까나...;;


 

- 출처 : DAUM 영화 -

그래서 나는, 밖에서는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언제나 화이팅하는 커리어우먼의 삶을 살아가면서.. 그 노력하는 만큼 집에서는 엉망이 되어 뒹굴거리며 행복해하는 호타루를 진심으로 마음깊이 이해를 했다. 그리고.. 호타루는 내내 유카를 '멋진여성'이라고 감탄했지만, 나는 자신이 맡은 일에 언제나 열정을 보이며 최선을 다하고, 멋진 결과를 이루어내는 호타루가 정말 '멋진여성'이라고 생각했다.



4. 건어물녀도 사랑을 한다.

회사에서는 업무에 착실한 팀원이지만, 집에서는 츄리닝차림에 맥주를 마시는 게 행복한 그녀. '연애하는 것보다 집에서 자고싶다' 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연애를 포기한 상태인 호타루에게 ... 그 여름, 연애를 하고싶은 마음이 생기게 만든, 사랑이 찾아왔다.


- 출처 : DAUM 영화 -

테시마 마코토.

연애보다 집에서 뒹구는 것이 더 좋은 호타루를 '연애하고싶게' 만든 장본인. 런던에서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극 중에서는 '꽃미남'이라고 여자들이 모두 눈에 하트를 그리며 그에게 호감을 보이지만 .. 내 눈에는 타카노 부장이 더 멋지게 보이더라능...; 글쎄, 아무리 생각해도 꽃미남과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그쪽 세계에선 그렇다고하니 그러려니 하며 봤다.

테시마는 연수 전에 우연히 본 호타루에게 예쁘고 어른스럽고 열정도 있는 '멋진여성'이라고 생각하며 호감을 갖고있다가, 돌아온 후.. 자신이 디자인한 의자에 잠든 호타루가 귀엽다고 생각해서 입을 맞춰버리는 과감함을 선보였다. 그 후, 그녀의 태도에 홀로 오해하고 삽질하며 머뭇대며 포기함에 이르는 소심함. 결국 호타루와 사귀게 되지만 .. 상대의 마음에 대한 배려와 상대를 끌어안아주는 포용력이 좀 부족한 녀석이기도 했다.

그래도, 그의 행동을 보면.. 그는 그녀를 정말 많이 좋아했다고 생각이 되었다. 다만.. 그는 그녀를 감당할 준비가 덜 된 사람이었다. 그녀를 감당하기에 그는 좀 어렸다고 해야할까? 마음으로는 그녀를 위해서 뭐든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전에서는 잘 되지않는 ... 그래서 그는 그녀를 놓아주고 만다. 그녀의 마음에 상관없이 쪽지 한 통으로. 그래도.. 카나메의 말로는 그러려고 노력을 한 그 자체만으로도 멋진거라고도 하더라만.

테시마에게 호타루와의 짧은 연애기간은 꽤 깊이 새겨졌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호타루에게도 테시마와의 한여름의 짧은 연애기간은 꽤 소중한 시간이지 않았을까... 싶었다. 연애를 하고싶다는 감정을 깨닫게 된 계기. 연애를 하는 동안의 설레임. 테시마 자체를 사랑한 것이 아니라, 연애하는 자신을 사랑했을지도 모를 호타루이지만... 그래도, 테시마를 좋아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그 연애감정이 없었다면 깨닫지 못할 감정들을 짧지만 뜨거웠을 연애감정을 통해서 배워나가고 .. 결국 일적으로도 어느정도 성공을 이룬다.

테시마와의 연애를 한 호타루의 모습은, 연애를 통해서 좀 더 어른이 되고 성장하는 호타루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 아닐까.. 싶었다. 사람은 .. 사랑을 하면서 성장을 한다는.




- 출처 : DAUM 영화 -

타카노 세이이치

호타루의 직장상사로, 아내와의 별거하고 본가로 돌아왔더니.. 그 곳에서 머무는 호타루와 마주치며 우여곡절 끝에 동거를 하게된다. 회사에선 꽤 존경받는 상사로 .. 집에선 청소도 잘하고 요리도 잘하고 좀 깔끔한 성격을 지녔다. 그래서 그런지 .. 건어물녀 생활을 하는 호타루를 매번 타박하고 구박하기도 한다. 그리고, 별거 중인 아내에 대한 마음이나 연애편지를 보면 .. 꽤 로맨틱한 면을 지니기도 했다.

함께 지내는 호타루가 처음엔 못마땅했지만, 함께 지낼 수록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며.. 점점 그녀를 좋아하게 된다. 그러나, 여러가지 자신의 상황과 쓸쓸해도 쓸쓸하다 말할 줄 모르는 .. 스스로의 감정에 그리 솔직하지 못한 원래의 성격에 의해서, 호타루를 향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않고 그냥 그녀의 연애를 응원해주며 좋은 조언자가 되어준다.

역시, 부장의 매력은 극의 후반즈음을 지나서야 제대로 빛을 발했다. 호타루와 함께할 때는 뭔가 모르게 무장해제 되는 모습은 ... 어지간한 드라마의 필수코스니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고.. 테시마로 인해서 울쩍한 호타루가 사라진 후.. 겨우겨우 그녀를 찾아낸 후에 이성적인 판단을 할 겨를도 없이 와락- 끌어안으며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 장면은 .. 꽤 두근두근 하기도 했다. (결국, 지금은 연애를 한다고해도 연애감정에 무딘 호타루는 부장의 말돌리기에 바로 뭐가뭔지도 모른 채 넘어가버렸지만.)

자신의 감정보다 상대의 감정을 배려하며 지켜봐주는..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앞세우지 않고 상대를 응원해주며 지켜봐주는 것도 하나의 사랑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그리고, 기다림의 미학을 보여주는 부장의 모습은 .. 어딘가 '아, 어른이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테시마처럼 열정적으로 상대에게 다가가지 않고, 상대의 곁에 머물며 서서히 그 마음에 젖어드는 부장의 모습은... 뭔가 노련하게도 느껴졌고 말이지.

그나저나... 호타루 앞에서만 보여주는 그 대책없지만 뭔가 타당성이 있는 듯한.. 그 자신감은 뭐란말인가...;;




- 출처 : DAUM 영화 -

마메미야 호타루

하나의 사랑이 끝나고, 호타루는 자신의 감정을 어렴풋이 깨닫지만 다음 사랑으로 쉽게 발을 내딛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그리 쉽고 가벼운 여자는 아니었다고 해야할까? 그녀는 언제나처럼 혹은 언제나보다 최선을 다했고, 그렇게 최선을 다한 후 두 계단을 올라가보니 ... 지나간, 그 즐거웠던 여름이 찾아왔다고 한다. 그리고 ... 그 즐거웠던 여름을 다시 맞이하기 위한 호타루는 ... 그제서야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내딪을 수 있었다. 그런 그녀라서 그들은 그녀를 사랑을 했다고 한다.

하나의 연애가 끝나고, 또다른 연애가 시작되는 호타루. 하지만, 이번 연애는 ... 일상의 변화없이 언제나와 같은 흐름 속에서 잔잔하게 흐를 것 같았다. 그녀의 일상이 이어지는 잔잔한 ... 그러나 더 깊이 스며드는 연애랄까....?

호타루는 분명, 부장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깨달았음에도 ... 테시마에게 했던 것처럼, 이쁘게 보이려고 단장하진 않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그녀는 부장과 함께하는 그 순간, 그 공간 속의 시간이 편안하기에 부장을 좋아하게 된 것 같으니까...;; 부장도 겉치레없는 호타루 그 자체를 좋아하는 것 같고 말이지. 뭐랄까... 호타루는 아직도 성장중이라면 ..부장은 뭐든 받아주는 어른인 듯 해서, 안심이 되는 것도 있고. 뭘까... 이 대책없는 안심은..;;

덧붙히자면... 건어물녀도 사랑을 할 수는 있다지만, 호타루여서 결국 저렇게 남자들이 꼬이며(?) 다시금 연애감정을 느끼며 사랑을 했던 것이 아닌가 싶었다. 어찌되었든, 호타루는 호박이 넝쿨채 들어온 것일 수도 있으니 말이지. 물론~ 테시마와의 연애는 부장의 응원 끝에 호타루의 고백으로 시작되었지만.

아무튼... 꼬질꼬질한 츄리닝에 분수머리를 해도 사랑스러워 보이는 그녀랄까?




5. 여름... 그 하루의 끝, 시원한 맥주가 그리운 시간.

- 출처 : 드라마 캡쳐 -

이 드라마를 보다보면, 문득, 맥주가 너무 마시고 싶어진다.

퇴근 후, 집으로 달려오자마자 냉장고 문을 열어 맥주를 꺼내 마시는 호타루의 모습이, 너무 즐겁고 행복해보여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었다. 맥주를 좋아라하는 나로선 '맥주맥주' 이렇게 머릿 속에 그려넣으며 보기도 했고 말이지. 

자정이 조금 지난 새벽,  집 앞의 공원의 평상처럼 만든 오두막같은 곳에 앉아, 맥주를 마시던 지난 여름의 시간이 떠올랐다. 물론... 그 덕에 살이 좀 찌긴 했지만 ... 무더운 여름의 새벽에, 공원에 앉아 마시는 맥주는 상쾌했다. 무더위를 쫓아주는 듯이.

그리될지는 모르겠지만, 올 여름에는 ... 집에서 머물러야겠다, 라고 생각하는 중이다. 그리고, 호타루와 부장처럼 툇마루에 앉아 하루를 정리하며 마시는 맥주는 아니지만 ... 그 공원에서 맥주를 마시며 무더위를 쫓는 여름을 보내고 싶어졌달까? 

아무튼... 결론은, 나는 맥주가 좋다.




6. 끝으로~;

1) 호타루 역의 아야세 하루카의 프로필을 살펴보다가 드라마 [백야행]의 여주인공이라는 걸 알아버렸다. 일단, 원작을 다 읽고나서 드라마도 찾아서 봐야겠다. 원래, 책을 다 읽고나서 볼 생각이었는데... 좀 더 빨리 보고싶어졌달까? (아직은 백야행하면 고수 눈빛만이..............;;;)

2) 타카노 세이이치 역의 후지키 나오히토는, 1995년작인 영화 <꽃보다 남자>의 하나자와 루이 역으로 데뷔했다고 한다. 게다가 2008년 영화 <꽃보다 남자 파이널>에도 나왔다던데.... 나는 왜 기억이 안나지...? 파이널은 작년에 분명히 봤는뎅..;;;

3) 이 드라마 역시, 일본드라마에서 느끼는 특유의 담백함이 느껴졌다. 그 것이 좋았고.

4) 만화를 원작으로 둔 드라마. 만화도 꽤 재밌다고 동생양이 말했음.

5) 이상, 끝. (재밌는 일드 있음 추천 좀 해주세요오오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