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제중원 1,2회 - 황정이 되어야만 했던 소근개.

도희(dh) 2010. 1. 6. 16:12


드라마 제중원 1, 2회.

방송 3사에서 4개의 새 월화 드라마를 동시에 시작하는 2010년 1월.
저는 S본부의 두 드라마를 선택했어요, 일단.

[제중원]은, 가볍게 말하자면 ... 기대보다 지루했지만 점점 더 재밌어질 것도 같아, 인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황정'이 되어야만 했던 '소근개'의 이야기를 그려내는 시간이었지만 그 소개가 끝난 이후가 본격적이다, 싶거든요. 그리고, 세 명의 주인공의 이야기 너머에, 그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질 것 같다, 라는 막연한 기대와 예상 때문에 아직은 섣부르게 판단하기보다는 조금 더 지켜보자, 라는 생각도 들고있어요.

저는 어쩐지 한 인간의 성공신화보다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을 그려내는 이야기가 좋더라구요. 그런데, 이 드라마도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한 인간의 성공신화로만 간다면 ... 저는 뒤도 안돌아보고 손 놓을 것 같네요. 애정이고 뭐고 없는 현재로선.

그런데, 동시간 대의 타사 드라마들도 평이 꽤 좋더군요. 게다가 [제중원]만 시청률 소폭 하락이라죠? 아아, 시청률 소폭하락이란 말에 [공부의 신]이 궁금한 마음과 [제중원]을 좀 더 오래 잡고있어야할지도, 라는 생각이 동시에 드는 저는 뭔가 모르겠어요. 올해도 청률이 가출한 드라마와 함께하려나...ㅡ.ㅡ;;;

제중원 1, 2회는, 말 그대로 소잡는 백정 소근개가 양반 황정이 되어야만 했던 이유가 그려졌어요. 그리고, 황정이 되어버린 소근개와 앞으로 함께 극을 그려나갈 각각의 캐릭터들도 길게 혹은 짧게 자신들을 설명했고 말이죠.







1. 비루하디 비루한 소잡는 백정, 양반이 되다.


이 남자의 이름은, 소근개.
뜻은,  근수가 적게나가는 개. 말을 순화시키자면 강아지, 그리고 순화시키지 않은 말은 생각하시는 그것 맞아요. 아, 생각나지 않으신다면 ... 세상, 참 아름답게 사셨군요..ㅎㅎ

백정의 아들로 태어나, 소잡는 백정의 일을 천직으로 생각하며 살아가는 자였어요. 다른 백정과 달리, 신분에 맞지않게 글공부도 했기에 어쩌면 그는 자신에게 쳐진 그 울타리가 너무 좁고 답답했을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그는 굳이 그 울타리에서 벗어나려고 하지도 않았어요. 좁고 답답하지만, 그 속에서의 규율을 지키며 분수에 맞게 살아가면 된다고, 그는 생각했을테니까요.

그런데, 오래 전부터 앓던 어머니의 병은 좀처럼 낫질 않았어요. 그리고 그는 들었죠. 조선에선 낯선 새로운 의술이 있다고. 그리고 그는 보았죠. 전혀 보지도 못했던 신기하고 새로운 의술을. 그리고 그는 생각했어요. 저 것이라면 내 어머니도 살릴 수 있다고. 그리고 그는 찾아갔지만, 그의 낮은 신분과 돈이 없다는 이유로 내쳐지고 말아요.

그래서, 그는 내내 지켜왔던 규율을 아주 잠시 어기기로 결심해요. 그리고, 좁고도 답답했던 울타리를 조심스레 넘어서죠.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


 
그러나, 그는 다시는 그 울타리 속으로 들어갈 수가 없게 되었어요. 그 이유 중 하나는, 그를 궁지로 몰아 자신의 득을 챙기고 나몰라라 한 어느 양반네가 있었고 말이죠. 아니, 그 양반네가 아니었어도 그는 돌아올 수 없었을지도 몰라요. 다만, 그 양반이 자신에게 요구했고 권력으로 협박해서 궁지에 몰았던 그 것에 그의 마음에 깊이 새겨졌을 거라 생각해요. 그리고, 아무리 하찮다고해도 인간의 목숨과 도리를 너무 하찮게여기는 그의 행동이.
 
그래서 그는 '황정'이란 이름과 새로운 신분으로 도망치게 되고, 그렇게 살아가게 되었어요.
앞으로 그는, 의사가 될거라고 해요. 그리고, 자신을 궁지로 몰아붙힌 그 양반네와 숙명의 라이벌이 될 것 같더군요. 그 양반네는 새로운 시대가 주는 그 학문에 취해서 의사에 다가간다면, 그는 비루한 백정이었지만 그 규율 속에서 나름의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가던 소근개가 황정이란 양반의 탈을 쓰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이유, 그 것을 그 속에 담아두고, 그 것을 바탕으로 '의사'의 길을 걷게될 것 같아요. 게다가, 보아하니 외과의사 같은 것일테니... 칼질 하나는 예술인 그가 좀 더 유리할 수도 있고 말이죠.
 
안들키고 어떻게 잘 버티며 훌륭한 의술의 길을 걷게될런지, 쭉쭉 뻗어 나가시길.
외과의사 소근개씨.



2. 잘나디 잘난 성균관 유생, 서학에 빠지다.


성균관 유생, 백도양.
나랏돈으로 먹고 자고 공부하며 앞으로 나라를 위한 큰 인재가 되라고 그리 투자를 하는데, 이 백유생씨는 서학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더군요. 혼란의 시대에서 그저 유학을 공부하는 것은 앞으로의 새시대에 도움이 되지않을 것이란 현명한 판단에 의해서 말이죠.

꽤나 자신감 넘치고, 당당하고, 자신이 손에 쥐고있는 권력이란 것을 자신의 득을 위해서 유용하게 써먹을 줄 아는 머리를 지닌 자였어요. 그리고, 궁금한 것은 꼭 보고 듣고 느끼고 배워야만 하는 대단한 학구열을 지니기도 했고 말이죠. 그렇게, 자신의 권력과 학구열로 그는, 한 인간에게 차마 할 수 없는 일을 시키고선 나몰라라, 그를 죽여라, 라는 명을 내리기도 하더라구요. 뭐, 그 시대의 양반에게 백정은 인간도 아니겠지만요.



아버지의 권세를 등에업고 겁없이, 매우 당당히 살아가는 그였지만 .. 그에게도 사실은 말못할 아픔과 내면의 상처가 가득하다, 라며 그의 캐릭터에 나름의 상황을 그려주더라구요. 소근개가 '어머니'의 병을 고치고자 울타리를 넘어섰다면, 백도양은 내내 가슴에 감춰뒀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원망을 폭발시키며 울타리를 부숴버리고 그 곳을 당당히 벗어나버리더군요. 백도양의 울타리는, 그를 보호해주고 지켜주는 곳이었지만, 더 큰 것을 바라보는 백도양에겐 바람막이로는 좋으나 내가 갈 길에는 방해가되는 그 무엇, 정도인 듯 싶었거든요.

앞으로 그는, 황정과 함께 의사의 길을 걷게된다고 해요. 아무리 울타리가 답답했어도 그 울타리의 보호로 곱게자란 백도양은, 사람을 우선시하는 의사가 아닌,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위한 의사가 될 것이란 생각도 들긴 드네요. 뭐, 그러다가 이런저런 혼란의 시기를 넘기고나서 진정한 의사로 재탄생한다, 가 될지도 모르고 말이죠. 그가, 어떤 이유로 서의학에 관심을 가졌든, 그 길을 걸어가며 점점 깨달음을 얻으며 성장해나가는 캐릭터가 되지않을까, 라고 생각만 해봅니다.

저에겐 별로 큰 인상을 남기지못한 캐릭터였는데, 쓰다보니 뭔가 매력도 있고 기대도 되는 캐릭터였군요. 아암, 미리 몰라봐서 미안.



3. 영리하고 고운 석란, 여성이란 한계에 갇히다.


두 남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여주인공 석란. 석란은 역관이신 아버지 덕에 일찍이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뜬 여성이기도 해요. 그렇게 넓은 세상, 새로운 문물에 일찌감치 눈을 떴기에 하고싶은 일이 많을 그녀는 '여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자신의 꿈을 마음 한 구석에 고이 간직해놓고 살아가는 인물이었어요. 결국, 그녀는 '여성'이라는 울타리를 스스로 박차고 나오는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그 곳에서 벗어나 '산부인과 의사'로서 그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한계를 넘어서는 캐릭터로 성장할 예정이라고 하더군요.



소근개가 첫눈에 반해버릴 만큼, 그 자신만만한 황정이 마음을 주고있는 것 처럼... 그 것이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로 석란은 밝고 아름다운 여인이었어요. 가끔,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첫눈에 반하는 걸 보며 '왜ㅡ.ㅡ?' 라는 의문이 생기가 만드는 드라마도 간혹있는데, 소근개가 석란을 보자마자 반한 듯한 표정을 짓고 눈을 떼지못하는 것을 보며 '당연해'라는 생각도 살짝 들었으니 말이죠.

서양의 드레스를 연상시킬만큼의 화려한 한복과 그 한복을 완성시켜주는 악세사리는, 스틸컷으로는 좀 '뭔가'싶었는데 ... 영상으로보니 꽤 화려하고 예쁘더군요. 으음, 다른 이들보다 먼저 새로운 세상과 마주하고 살아가는 유석란이란 캐릭터를 단박에 보여주는 듯 하달까...?



4. 기타등등~;


- 포교나리... 되게 오랫만, 이라고 잠시 생각했어요. 그리고 뭔가 허술한 이 느낌...;
왜 백도양에게 그리 충성을 바치는가, 라는 궁금증도 조금 더. 에구구..;

- 1회의 어떤 말로 인해서 논란이 잠시 생겼더군요. 으음, 저는 그 씬을 보며 '응?' 거리고 별 생각이 없었던 것도 같아요. 어차피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나라의 사람의 비위를 맞춰야만한다면 그런 표현을 쓸 수 밖에 없잖아, 싶기도 했고. 아무래도, 마주하기 힘든 시대를 그려낸 드라마라 앞으로도 종종 발생할 문제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 1회의, 소 잡은 첫씬은 '소 아프겠다' 라고 생각, 소고기 자르는 씬은 ... '아, 맛있겠다' 라고 생각한 나란 사람... 소고기 먹고싶습니다. 돼지고기도 먹고파요... 아, 고기땡겨...ㅋㅋㅋ 

- 아, 왠지 이 드라마... 공부하면서 봐야하는 거야? 라는 생각을 잠시 했어요. 고종에 명성황후, 그리고 기타 인물들. 그 인물들은 역사책에서도 본 듯 하지만, 드라마에서 본 기억이 더 강하게 오네요. 하희라씨 명성황후로 나왔던 그 사극에서 이름 들어본 기억이. 으음... 나란 사람은 K본부 대하사극으로 역사공부 대충 때운사람...;;;;

으음, 귀찮은데... K본부 대하사극같은 해설도 간간히 해주면, 완전 웃기겠죠....? 공부하며 역사적 지식을 살짝 섞어가며 설명해주실 분들도 계실테니, 역사적 지식없이 바라보는 시선을 함께 즐겨주세요, 라고 하기엔 ... 나는 이 드라마 볼지 안볼지 아직 모름. (응....?)

- 우유가 급 땡기는 걸 보니, 독한 감기군이 저에게 방문하려나보다, 라고 생각 중이에요. 옛날부터 뜬금없이 잘 안마시던 우유가 막 땡길 때는 독한 감기군이 절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노랠 부르거든요. 어제, 시금치전이랑 우유랑 같이먹는 상황까지 발생했답니다. 암튼... 아직, 증상은 없으니... 괜한 걱정, 이라고 치부하고 말래요. 근데, 어제, 너무 춥게잤음...;;;

- 참, 이거 잊고 지나갈 뻔.
1회의 소근개가 소고기를 가지고 석란네 집에 방문했을 때, 뭔가 진하게 그어져있던 경계선이 지워진 느낌이었어요. 조선의 현재를 보여주는 느낌도 들고. 그랬답니다.

- 도양이가 소근개한테 그거 시킬 때, 니가 직접해야 공부가되지, 라며 혼자 궁시렁 거렸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