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탐나는도다 - 안녕, 탐나는 너희들~ 종영기념 끄적끄적.

도희(dh) 2009. 9. 29. 20:17


드라마 탐나는도다의 (조기)종영기념 끄적끄적 들어갑니다.

사실, 이번 주는 자체적으로 '드라마 안보는 주'로 정해놓은 터라 포스팅거리가 없었다는 것도 있고~ 사실 없다기보다는 귀찮아서 안하는 녀석이 몇개 있다는 것이 옳지만.  암튼, 뭔가 말하고 싶다며 손가락이 근질근질 거리는 것도 있어서 이렇게 써보고 있습니다.

사실, '그사세'나 '자명고'가 끝났을 때도 이렇게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당시엔 그 녀석들 외에도 보는 녀석들이 많아서 그냥저냥 넘겼지만... 근래엔 이 녀석을 제외하곤 방 하나 내주면서 이뻐라하는 녀석이 없어서 그런 것도 같아요. 그러나, 아무래도 드라마가 종영하고나서 뭔가 정리하는 듯한 느낌으로 써본 적은 [2009 전설의 고향] 외에는 없기에 뭔가 '정리'라기 보다는 '수다'에 가깝지 않을까 해요. 객관성도 없고 전문성도 없는. 그러니까.. 가볍게 읽어주세요.







1. 눈이 즐거운 ~ 어여쁜 영상.


사실, 드라마를 보면서 '때깔이 곱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본 것은 '궁'에 이어서 이번이 두 번째인 듯 합니다. 그러고보니 '궁'과 '탐나는도다'사이에 때깔 곱기론 둘째가라면 서러울 '돌아온 일지매'도 있었던 것 같네요. 그 녀석은 4회까지 보고 접은 후로 안봤던 녀석이지만.

아무튼, 이 드라마 [탐나는 도다]는 영상이 고와서 보는내내 눈이 즐거웠던 것 같아요. 그 것이 무엇보다 '본방'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했고 말이죠. 집에 있는 커다란 TV로 그 생생한 HD 화질을 고스란히 느끼며 보고싶다는 마음이 들던 녀석이었거든요. 배우들 얼굴만 클로즈업하며 '느껴봐~' 이러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의 배경과 더불어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좋았고. 여러모로 참 이쁜 드라마였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론, 캡쳐해놓진 않았는데~ 광해군과 규, 서린과 광해군, 규와 제사장이 탐라의 바다를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던 그 모습이 꽤나 이쁘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특히, 제사장을 제압하고 광해군과 탐라의 아름다움을 말하던 그 노을진 뒷모습..





2. 신선한 시도 ~ 외국인 주인공.


<<요강의 그 시원한 기운을 받는 영국 귀족, 윌리엄>>

근래들어서 '외국인'이 출연하는 드라마는 은근히 많습니다. 보진않았지만 임성한 작가의 [보석비빔밥]에도 외국인이 등장해주신다고 그러더군요. 그런데 '외국인'이 주연급으로 등장하는 드라마는 거의 처음처럼 느껴지는 듯 하더군요. '달콤한 스파이'의 남주는 한국계로 알고있어요. 언뜻 떠올랐었기에 끄적.

어릴 때 '딸부잣집'이란 주말극이 있었습니다. 꽤나 즐겨보던 드라마였어요. 그때 둘째 딸의 상대역이 '칼 도마'라는 외국인이었습니다. 그 분, 꽤나 유명하실텐데... 본명이 기억이 안나네요. 독일인이었는데 그 후로 한국에 귀화한 것으로 기억해요. 당시에 '외국인이 한국말을 해'라며 꽤나 신기하게 봤는데, 근래에는 '미수다'같은 프로를 통해서 '외국인이 한국말 하는 것'은 크게 놀라운 일이 되진 않은 것 같기도 해요. 로버트 할리 처럼 '외국인이 사투리 해'라는 것도 크게 신기하지 않아지는 듯 하니 말이죠.

아무튼, [탐나는도다]가 드라마화 된다고 했을 때부터 '윌리엄'이란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지가 궁금했고, 황찬빈씨가 캐스팅 되었을 때도 '오호'하며 신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어찌되었든 '원작'의 초반만 읽은 저로선 '윌리엄'이 메인이고 '박규'가 서브라고 생각하던 시기였으니 말이죠. 외국인이 메인남주가 되는 드라마가 탄생하는 구나~ 하면서 말이죠. 결국, 여주를 남주에게 보내주는 서브남주이긴 하지만, 주인공은 주인공. 어찌되었든, 윌리엄은 [탐나는도다]가 신선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이면서도, 드라마의 시작과 끝이기도 하니까.

황찬빈씨는 프랑스인으로 '미남들의 수다'에도 출연했고~ 다수의 팬도 보유한 것으로 알고있어요. 실제로, 이 드라마가 제작단계일 때 캐스팅을 정리해서 올렸는데 '주인공은 비밀로 하고있으니 삭제해주십사'하는 댓글을 받은 기억도 있고 말이죠. 그래서 잠시 '눈가리고 야옹~'도 해드렸었습니다. 자신의 스타가 잘되길 바라는 팬들의 마음을 어느정도는 알고있거든요. (어릴 때 아이돌에 어설픈 팬질하고, 요즘도 살짝 모 배우 팬질 중이어서 말이죠~ㅎㅎ)

이 분이 이 드라마를 끝으로 계속해서 '배우'생활을 할지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이 분의 등장이 꽤나 신선했고 즐거웠던 것은 사실이에요. 윌리엄의 캐릭터가 제가 처음 알았던 원작의 '윌리엄'과 같은 성격이었다면 박규보다 더 좋아할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고, 조기종영으로 인해서 '윌리엄'의 감정선이 툭툭 끊겼던 것은 살짝 아쉬움으로 남기도 하거든요.




3. 상큼이들의 드라마 ~ 신인배우들의 활약.


윌리엄 외에도 이 드라마의 전까지는 크게 주목받지 못한, 혹은 이제 막 주목받기 시작한 배우들이 출연해주셨습니다. 아마~ 이 드라마 전에 여기 출연하신 주연배우들을 모르는 분들이 더 많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얀 역의 '이선호'씨를 제외하곤 어느정도 눈도장만 찍어둔 배우들이셨고 말이죠. 서우양의 경우엔 '김치치즈스마일'때부터 관심있게 보던 배우였습니다. (엽기적이고 독특한데 귀여워서)

이 드라마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이유 중 하나는, 고정된 이미지가 있는 기성배우가 아닌 아무런 이미지를 가지고있지 않은 중고 신인 배우들로 구성하므로서 시청자들을 극에 더 몰입을 하게 만들어 준것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중고란 말은 좀 미안하지만, 중고신인이란 타이틀에 들어가는 무명시절의 연기 덕에 안정된 연기력으로 더더욱 시선을 사로잡은 듯 하고 말이죠. 

신선한 배우들로 무장한 이 드라마가 성공해서 '스타배우= 흥행'이 잘못된 공식임을 만천하에 알려야했는데~ 라는 아쉬움은 내내 남을 듯 하지만, 신인들로 구성한 [궁]이나 [꽃남]이 성공해도 '스타배우=흥행'이란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걸 보면... 그 맞지도 않는 공식은 절대 깨어지지않을 것도 같습니다. 스타배우가 망해도 그 공식은 유효한 듯이 보이기도 하니 말이죠.

아무튼, 이 드라마 덕에 저로서는 어떤 고정적인 이미지로 바라보던 '임주환'씨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씻어낸 듯 해요. 저에게 '임주환'이란 배우는 '의사전문 서브남' 정도였거든요. 공교롭게도 임주환씨 출연작은 이번이 네번 째인데, 그 중에 두번이 의사였고 또한 여주 해바라기 하는 서브남이었는지라.(웃음) 게다가 당시 함께하던 메인 남주에 비해서 큰 매력도 못느껴서 '무매력의 서브남'으로 기억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박규' 캐스팅을 처음 접했을 때도 적잖은 실망과 당황을 했던 것 같아요. 뭐, 뚜껑을 열어보고 드라마가 끝나고나니 '박규'의 매력에 흠뻑 젖어서 '박규좋아~'이러고 있긴 하지만요. 앞으로 좋은 작품으로 대성하길 빌어볼게요. 그래서 '박규좋아'가 아닌 '임주환 좋아'라고 말하는 날이 오게 만들어줬음 좋겠어요. 저는 근데~ 드라마 속의 캐릭터를 좋아한다고 연기하는 그 배우까지 좋아한 적은 별로 없어서, 그 것이 가능할지는 모르겠네요.




4. 가깝고도 먼 우리 땅 ~ 탐나는 제주.


<<저 안에 귀양다리 있다..ㅡ.ㅡ;>>

언제부턴가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와 영화가 부쩍 늘기 시작하더군요. 예능에서도 많이 다녀가고 말이죠. 그렇게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알리며 홍보도 하고, 드라마의 영상도 아름답게 꾸며주고 있는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제주도'를 정말 아름답게 그린 것은 '탐나는도다'가 아닌가 싶어요. CG와 더불어서 제주의 문화와 그 당시의 그네들의 삶을 찬찬히 비춰주고 있었거든요.

사실, 현대극에서나 '제주도'를 아름답고 좋은 관광지로 그리지~ 사극에서는 대역죄인들의 지옥같은 '유배지'로 많이 언급이 되는 곳이기도 하잖아요. 이 드라마의 주인공 '박규'도 귀양다리로서 탐라에 등장해주셨고 말이죠. 막연하게 그 당시의 '유배지' 정도, 그렇기에 미지의 땅 정도로 느껴지던 '제주도'의 속에 들어가서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과 문화와 생각을 하나 둘 짚어주는 것이 좋았던 것 같아요. 더불어, 해녀의 삶과 탐라에서 살아가는 여자의 삶이 무엇인가도 말이죠.

저에게 제주도는 애증의 섬인지라~ 여러모로 재밌게 봤습니다.
이런저런 문화와 사투리를 들으면서 어린시절의 기억도 뜨문뜨문 떠오렸고 말이죠. 가끔~ 잠녀들이 하는 사투리 속에서 할머니가 자주 쓰시던 말도 있어서 '오옷'이러면서 보기도 했던 것 같아요. 20살 이후로 찾지않는 곳이기도 하고, 앞으로도 그닥 찾고싶지 않은 곳인데... 이 드라마를 보다보니 새삼 한번 가고싶긴 하네, 이랬던 것 같아요.




5. 트랜디 드라마같은 즐거움 ~ 삼각 러브러브.

<<세 사람의 행복했던 한 때... 는 아니고, 본격 삼각라인이 조성될 기미가 보일락 말락하던 한 때..;>>

뭐, '트랜디 사극'이란 타이틀로 홍보했으니 당연한 건가? 싶기도합니다. 
조선시대에 한복입고 연애하는 드라마, 라고 단순히 보기엔 뭔가 더 깊이있는 무언가가 있는 것이 같지만... 단순하게 보면 그렇게 바라볼 수 있는 드라마인 듯 해요. 결말이 해피엔딩인 것도 그렇고 말이죠. 사실, 역사적 어쩌구 하면서 현실적으로 바라보자면 말이지 어쩌구저쩌구~ 이러면, 절대로 이어질 수 없는 아이들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관습에 얽매이지 않은 탐라에서 모든 걸 마무리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규와 버진, 윌리엄과 버진의 나름의 데이트와 연애는 은근 설레임을 주기도 했지만~ 이 드라마를 보면서 '현대극'처럼 느껴진 것은 한양에서의 버진의 모습이었습니다. 규와 자신의 거리를 깨달아가면서, 자신으로 인해서 상대가 어떤 상황에 몰리는가를 어렴풋이 깨달아가면서, 규 엄마에게 뺨을 맞고, 자신의 엄마가 규엄마에게 모진 말을 들어가는 것을 바라보며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 그리고, 규에게 힘겨운 한양살이와 더불어서 '신분'에 대한 넋두리를 하는 버진어멍의 모습에서 묘하게 '현대극'이어도 잘 맞물리는 구성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버렸거든요. 어떻게보면, 한양의 버진은 한때 유행했던(?) 캔디렐라의 모습이 들어있기도 했던 것 같아요.

탐라의 이야기가 판타지 사랑이라면, 한양의 이야기는 현실의 사랑이란 느낌이랄까?
뭐,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바라봤던 것 같아요. 지금 떠올려보면 말이죠.





6. 냉정한 현실 ~ 시청률에 무너지다.

드라마 [탐나는도다]는 평균 5%~6% 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라고 하는 듯 하더군요. 사실, 시청률 따위 상관없어~ 라는 편이어서... 내가 보는 드라마의 시청률에 크게 연연하질 않아서 몰랐거든요. 이 드라마 [탐나는 도다]는, 여러모로 호평을 많이 받은 드라마였지만 ~ 시청률에 의해서 무너져버린 드라마이기도 해요. 많은 분들이 지적하시는 것처럼 '주말 8시'에 편성한 것이 가장 치명적인 한 방이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구요. 요즘 한산한 '수목'에 편성되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곤하는데, 그건 직접 부딪히지않는 이상 모르는 것이고... 적어도 M본부가 조기종영의 기준으로 삼은 10%대의 청률이는 넘겼을지도.. 라는 생각이 들긴 드네요. 물론, 직접 부딪혀봐야하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전, 이 드라마의 제작시점부터 관심을 가져왔었고 그래서 편성이 잘 안되고 있다는 것도 듣고 있었어요. 이러다가 케이블로 가거나 자칫하다간 [비천무]처럼 몇년 썩힐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도 들었고 말이죠. 그 쯤에 주말극으로 들어온다는 소식에 일단 공중파에서 방영해줘서 다행이다, 란 생각과 더불어 '완전 버리는 카드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M본부는 그 버리는 카드를 다시 토막내어 댕강 잘라버렸어요.

사실, [탐나는도다]의 전작 [잘했군 잘했어]도 청률이가 가출했다는 이유로 조기종영을 시켰는데~ [탐나는도다]도 그런 이유로 조기종영(물론, 자신들은 아니라고 하시지만)을 시키다니, 뭔가 좀 웃기단 생각이 들어요. 그네들도 그네들만의 사정이 있겠지만... 말이죠.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그래도 드라마가 산으로 가진 않았다, 라는 것입니다. 이미 제대로 된 밑그림이 그려진 상태에서 부분부분 변경하는 것이어서 인지, 인물들의 감정이나 사건이 산으로 가지않고 자신들이 가야할 길을 갔으니 말이죠. 그 부분에선 어느정도 만족하고 있어요. 생방송 드라마였다면, 조기종영의 소식을 들은 후부터 드라마가 휘청거렸을 수도있었을텐데 그렇게 휘청이지 않고 처음의 마음을 그대로 전해주며 종영을 해준 것만으로도 고맙다, 라고 말하고 싶기도 해요.




7. 그래서, 그럼에도, 그래도, 그러니까...

그래서, 이런 재밌는 드라마가 계속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상황에 굴하지 않고 꾸준히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싶달까? 어떤 장르의, 어떤 내용의 드라마가 성공했다고~ 무슨 공장처럼 비슷비슷한 캐릭터에 비슷비슷한 스토리의 드라마만 찍어내는 사이에 이런 색다른 즐거움이 있는 드라마였기에 사람들은 더 환호하고 좋아했던 것이란 생각도 들고 말이죠.

아마, [탐나는도다]의 제작사는~ 만화를 원작으로 해서 신인배우들로 구성된 드라마를 계속해서 제작할 것이란 근거없는 확신같은 것이 있어서인지... 이 제작사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부디, 꽃남같이 성공하고도 욕먹는 드라마가 아닌~ 탐나는도다처럼 청률이는 안나와도 칭찬해주고 싶은 드라마를 만들었음 좋겠다, 싶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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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끄적끄적 수다가 되어버렸습니다. 첨에 쓸 때는 이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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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하고싶은 말이 좀 더 많았는데, 쓰다보니 지쳐서 이 정도로 자르려고 하고있습니다.
게다가... 근데, 내가 뭔 말을 하고싶었더라~ 이러고 있는 것도 있고 말이죠. 제가 이래요.
머릿 속을 딱 찍어내는 복사기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어요. 쓰다가 까먹지 않게...
(종종있음, 글쓰다가 쓰려던 내용을 까먹는 경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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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발견~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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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