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알았어. 누군가 내 시간을 멈출 수 있다는 걸.
그거 알아? 나를 둘러싼 세상이 사라지는 순간이 있다는 걸.
멈춰버린 시간 속, 단 하나의 감각.
유일하게 숨을 쉬는 느낌.그게... 너였거든.
- 오렌지 마말레이드 1회 / 정재민 -
그들의 시작은 기록에 남아있지 않다.언제부턴가 우리 곁에 있었다.
산자와 죽은 자의 경계에서 사람의 피로 살아가는사람은 아니나 사람의 모습을 한 요괴.
이렇듯 고대로부터 구전으로 떠돌던 괴소문이 현실로 드러난 것은 17세기.
은밀하지만 대대적인 토벌이 시작됐고 멸종 직전 뱀파이어족은 조선왕실과 비밀리에 평화협정을 맺었다
- 오렌지 마말레이드 1회 -
17세기, 고대로부터 구전으로 떠돌던 괴소문이 현실로 드러나며 은밀하지만 대대적인 토벌이 시작되엇고 그렇게 멸종 직전, 인간과 뱀파이어는 '뱀파이어족이 사람의 피를 먹지 않는 대신 생존을 보장받는다'를 대전제로 협정을 맺게 된다. 그렇게, 인간과 뱀파이어는 공존의 길을 찾게 되었고, 그 공존은 현재까이 이어진다는 세계관을 가진 이 드라마는 뱀파이어와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생존을 위해 인간의 피가 아닌 대체피를 마시는 것으로 자신의 본능을 죽이고 그 능력까지 포기하고 살아가는 뱀파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자신들과 같은 모습이지만 '다른' 그들을 불신하고 두려워한다. 그런 인간들의 두려움과 불신으로 인해 뱀파이어는 보다 강력한 규제 속에서 정체를 숨긴 채 살아가고 있었다. 그 정체를 들키는 순간, 그들은 자신들을 알아본 인간 곁에서 도망치고 이주하고 신분세탁을 하며 살아내고 있었다. 그 것이 인간들 입장의 '공존'이라고 한다. 또한, 그 것이 뱀파이어가 감당해야할 '공존'이었다.
그리고 여기, 뱀파이어를 증오하는 인간 소년과 현실에 순응하며 하루 하루를 숨죽여 살아내는 뱀파이어 소녀와 현실을 거부하는 뱀파이어 소년이 있다.인간 소년은 뱀파이어 소녀에게 반하게 된다. 뱀파이어 소녀는 인간 소년의 달콤한 피에 끌리게 된다. 그러던 중, 뱀파이어 소년은 뱀파이어 소녀와 인간 소년이 있는 학교에 신분세탁을 당한 채 전학을 오게 된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 되었다.
처음 알았어. 누군가 내 시간을 멈출 수 있다는 걸.
그거 알아? 나를 둘러싼 세상이 사라지는 순간이 있다는 걸.
멈춰버린 시간 속, 단 하나의 감각. 유일하게 숨을 쉬는 느낌.
그게 ... 너였거든.
- 오렌지 마말레이드 1회 / 정재민 -
'뱀파이어'라는 이유로 친구라 여겼던 '인간'들에게 상처를 받으며 살아왔던 백마리. 이번이 몇 번째인지도 모를 전학 첫 날, 끔찍한 상황을 겪게되고 그 속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달콤한 냄새를 풍기는 인간의 피냄새를 맡게되며 자제력을 잃을 뻔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 날의 일은 투명인간처럼 눈에 띄지 않게, 2년동안 잘 버티고 싶었던, 백마리의 게획을 무너뜨리게 된다. 마리가 맡은 달콤한 피냄새의 주인, 정재민은 그 인상깊은 첫만남을 가슴 깊이 새기게 되었고, 하필이면 같은 반이었으며, 또 하필이면 그가 학교 내에서 유명인사였으며, 그런 그의 시선은 어느 순간 그녀를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를 짝사랑하는 조아라는 그녀를 경계하게 되며 모두의 주목을 받는 상황으로 빠져들게 된다.
뱀파이어 성추행범의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었던 소녀, 그 뱀파이어가 흘린 대체피를 흠뻑 뒤집어 쓴 소녀, 그녀에 대한 걱정으로 다가간 순간 달아나듯 엉뚱한 곳에서 내린 소녀, 그리고 자신의 반에 '지각'을 한 채 온 전학생. 누구와도 함께 하지 않은 채,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으려는 듯, 늘 자신만의 공간 속에서 홀로 지내는 전학생 백마리. 그 묘한 분위기가 재민의 흥미를 불러 일으켰고, 그렇게 시선을 붙들게 된 듯 싶었다.
그거 알아? 멈춰버린 시간 속, 단 하나의 감각.
유일하게 숨을 쉬는 느낌. 그게 너였거든.
- 오렌지 마말라이드 1회 / 정재민 -
그리고, 그녀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으로 뒤쫒은 하교길, 잠결에 보인 그녀의 행동. 그 이후, 사과는 커녕, 자신의 존재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한 순간 자꾸만 도망가는, 기타를 잘치고, 곡을 잘쓰고, 노래를 잘 부르는, 거짓말이 습관인 백마리. ...재민은 그런 마리가 자꾸만 마음이 쓰이고 눈에 밟혔다.
현재, 마리는 등교 첫 날 맡은 달콤한 피냄새와 첫 하교날 지하철에서 잠결에 맡은 달콤한 피냄새와 정재민의 달콤한 피냄새의 출처가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전혀 모르는 상황이다. 앞의 두 상황이 그녀에게 있어서 굉장히 당혹스러워 상대를 기억할 여유조차 없었던, 혹은 잊고 싶은 기억이기에 부러 잊은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마리는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주변의 그 무엇에도 관심을 두지 않은 채, 하루 하루를 숨죽여 살아내고 있기 때문일 것도 같다.
그런 마리가 정재민의 존재를 기억하게 된 것은 역시 피냄새 때문일 것이다. 그의 달콤한 피냄새에 이끌리는 자신의 모습이 두려운 그녀는, 정재민을 인식한 순간부터 그를 피하려고 했던 것 같다. 물론, 밴드부실에서의 상황은 혼자 있어야만 하는 공간을 찾던 그녀이기에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었던 것도 있겠지만.
꿈이 없는 소녀와 꿈을 버린 소년
이 세상에서 인간과 공존하여 살아가는 뱀파이어에게 꿈이란 것은 꾸는 것 조차 사치라는 듯, 마리는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고 작곡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 것을 결코 '꿈'이라 부르지 못한다. 그래서, 자신의 꿈에 대해 묻는 재민에게 '꿈같은 거 없어'라고 대답을 하고, 그가 말하는 밴드부에 흥미를 느끼지만 그의 권유를 거절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마리는 재민에 의해 생각을 해보게 된다. 꿈, 에 관해.
뱀파이어와 결혼한 엄마. 그 것에 대한 상처로 그는 꿈을 버렸다. 그 이유가 명확하게 나오지는 않았으나, 어렴풋이 이건가, 싶어지는 건 있다. 그런데, 또 그걸 명확하게 설명은 못하겠다. (...어휘력 부족?) 대충, 편모가정에서 자란 재민이 가장 사랑한 것은 당연히 엄마였을테고, 그가 기타를 잘 쳤던 것은 엄마가 기타를 잘치는 재민을 보면 기뻐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그에게 기타는 곧 엄마 혹은 엄마와의 추억, 같은 것일 듯 했다. 그래서, 엄마가 뱀파이어와 결혼을 하며 자신을 버린 순간, 그 또한 엄마를 버리고 엄마와의 추억이 담긴, 혹은 엄마를 향한 자신의 사랑이 담긴 기타를 놓아버린 것은 아닐까, 싶었다. 기타를 향한 열정보다 엄마를 향한 미움과 원망의 감정이 더 컸던 것이 아닐런지.
아무튼, 그런 소년은 소녀를 통해 꿈을 되찾게 되고, 소녀는 소년을 통해 꿈을 만들게 될 듯 싶었다. 소년과 소녀는 서로를 통해 꿈을 꾸게 되는 것 같았다. 그 것은 또 한 발자국 나아가, 서로를 통해, 그 관계를 통해, 성장을 하게 된다는 의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존재를 감추고 숨죽인채 하루 하루를 살아내는 소녀는, 그녀 자신을 드러내며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법을 배울 것이고, 뱀파이어를 증오하는 소년은 소녀를 통해 뱀파이어가 '같은 사람'은 아니지만 보호해야할 인권을 가진 같은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니 말이다.
자꾸만 자신을 밀어내는 마리를 보며 그녀에게 있어 자신의 존재가 '먼지'같다는 것을 느끼던 재민은, 그 즈음 등장한 전학생의 존재가 거슬리게 된다. 늘 자신을 밀어내는 것과 달리, 전학생 시후의 도움을 받는 것은 물론 다정한 모습까지 보여주는 마리에게 상처를 받은 듯 했다. 그래서 이제 그녀에 대한 감정을 정리를 하려는 것인지, 재민은 사물함 사건에 대한 감사 인사를 하기위해 자신을 기다리는 마리를 외면하게 된다.
이 장면은, 은근히 좋았다. 늘 재민을 밀어내고 도망만 다니던 마리가 처음으로 재민에게 먼저 다가서게 되고, 늘 마리를 쫒아다니던 재민이 처음으로 마리를 밀어내는 상황이라 ... 뭔가, 가끔 이런 상황이 만들어져야 재미있지, 싶어졌달까? 게다가 그렇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후와 아라 덕분에 속으로만 끙끙앓던 것을 표현하기로 결심까지 하게되니 말이다. 그렇게, 내내 제자리를 맴돌던 이야기는 2회 후반부에 가서야 한 발자국 나아가게 된다.
백마리, 너, 나한테 사과할 일, 생각 안난다 그랬지?
내가, 기억나게 해줄까?
- 오렌지 마말레이드 2회 / 정재민 -
캡쳐로 부족해, 라며 움짤로 만들어 봤다. 움짤을 만든 것은 이번이 세번째인가, 네번째인가. 이걸 만드는 것은 늘 익숙치가 않아서, 게다가 늘 방법이 기억이 안나서 언제나 초록창을 애용하는 중이다. 아무튼,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요거 하나 만드는 게 제일 힘들었다. (ㅠ)
괜찮아요. 그만해요. 할만큼 다 했잖아요.
혼자 너무 애쓰지 마요. 억지로 하지 마요.
외로워도 내색 안하기. 그러려니 하면서 살기.주눅들지 않기.
눈물이 흘러내려도 참기. 이제 제일 먼저 상처받는건 그만하기.
혼자 너무 애쓰지 마요. 억지로 하지 마요.
짙은 어두움에 몸을 가리며, 깊은 외로움에 친구가 되죠. 별도 달도 함께.
내일은 좀 나아질거야. 아마. 거울 속에 기도해봐요.
- 오렌지 마말레이드 1회 / 마리의 노래 중 -
2회 엔딩(목키스)가 가장 설레이는 장면이었다면, 1회 엔딩(위의 장면)은 가장 인상이 깊었던 장면이었다. 이런 상황은 예상을 했었다. 윤재와 대화를 끝내고 돌아서는 재민이 마침 이 곳에 온 마리의 노래를 드게 되리라, 라는 것 정도는 앞의 상황으로 대충 예상을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장면이 인상깊었던 것은, 윤재와의 대화로 인해 격해진 재민의 감정, 그 뒤에 흘러나온 마리의 노래 가사가 주는 절묘함, 일 것이다.
그 순간 들려준 마리의 노래는, 재민을 향한 위로, 같았다. 받아들일 수 없는 엄마의 재혼 상대, 그로 인한 상처와 분노, 그 상처와 분노를 어찌할바 모르는 재민을 향한 위로. 그래서 이 순간의 재민은 새삼스럽게 마리에게 반했을 것이고, 그녀를 향한 그의 마음이 확실해졌을 것이다.
멈춰버린 시간 속 단 하나의 감각. 유일하게 숨쉬는 느낌. 그게 바로 너였다, 라는 재민의 내레이션. 이 순간의 멈춰버린 시간, 이라는 것은 뭐랄까... 엄마의 재혼 이후 멈춰버린 재민의 시간, 그 시간이 마리를 통해 깨어나기 시작한다는 의미, 처럼 들리기도 했다. 아마도, 재민은 마리의 노래를 들으며, 그녀와 함께라면 다시 기타를 연주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토록이나 격렬하게 거부하던 밴드부를 마리와 함께라면 하겠다, 라고 하게되니 말이다.
그리고, 극 중 이 노래는 마리가 작곡한 곡일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이 노래의 가사를 들어보면, 이 노래는 마리가 그 자신을 향해 하는 말처럼 들리기도 했다. 뱀파이어로 살아가기 위해 숨죽인 채 하루 하루를 살아내는 그녀 자신을 위로하는 노래. 또한, 그녀처럼 숨죽인 채 살아내야만 하는 모두를 위한 노래. 처음 듣는 순간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 이 노래가 마음에 들어 버렸는데, 기사를 보니 음원으로 출시를 하지 않는다는 듯 해서 어쩐지 아쉽다.
&..
1> 졸려서 두통까지 생기는 와중에, 지금이 아니면 이걸 못쓸 거 같아, 라며 어찌저찌 쓰는 중이다. 그러니까, 일주일간 뭘하고 이제야 이러는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아무튼, 어쩐지 대강이라도 감상을 끄적이고 싶어, 라고 시작을 했는데... 이렇게 준비작업이 오래 걸린 것은 너무 오랜 만이라 버겁다. 준비작업 최소화 하려고 포토스케이프 사용해서 이미지 정리하고 그랬는데... 움짤욕심이 화를 불러 일으킨 듯 하다.
2> 나에게 1회 베스트는 1회 엔딩. 2회 베스트는 2회 엔딩.
3> 총 12부작이라던가. 그 중에서 4회까지는 현재. 5~9회까지는 과거. 10~12회까지는 4회 이후의 이야기,를 그릴 예정이라고 한다. 과거 이야기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다고 하던데, 아마 1회에서 재민의 내레이션에서 잠시 나왔던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그러니까, 평화협정 전후의 이야기들. 음... 과거 부분은 아이들의 전생, 뭐 이런식으로 나오려나? 이 드라마가 자체가 판타지 로맨스 어쩌구 장르이니 ... 아련아련 열매 백만개 먹은 것 같은 로맨스가 나오려나, 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4> 뱀파이어가 햇빛을 받아도 살 수 있는 이유, 라던가.. 뱀파이어의 식습관, 이라던가... 나름 그 것에 대한 세세한 설정이 그려졌다.
5> 자칫 오글거릴 수도 있었을 설정의 드라마가, 의외로 몰입감있게 볼 수 있었던 것은 연출의 힘이 아닌가, 싶었다. 풋풋함을 예상했던 배우들의 연기가 풋풋 그 자체로 이쁘게 다가온 것도. 역시, 이형민 감독이구나, 싶었다. 더불어 극 속에서 맴돌던 BGM도 좋았다. 이 연출과 BGM 덕분에 비현실적인 설정과 오글거릴 수 있는 상황 속에서 풋풋하고 설레이는 감성에 흠뻑 젖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런지. (무엇보다 목키스가 오글이 아닌 설렘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6> 이 드라마는 소년과 소녀의 풋풋한 로맨스를 그리는 동시에, '뱀파이어'와의 '공존'이라는 설정 속에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생각을 해보도록 만드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7> '밴드부'라는 공간 속에서 인간과 뱀파이어가 함께 무언가를 꿈꾼다는 설정. 음악을 통해 서로 다른 존재가 함께가 되어가는 그 부분이, 재미있다. 흥미까지는 아닌 그런 무언가. 흔히들 말하는 '음악의 힘' 어쩌구 하는 그런 의미로 넣은 설정인가 싶기도 하지만, 뭐랄까... 겉으로는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다른, 그로인해 많은 상처를 받은 아이들이 같은 꿈을 꾸고 같은 목표를 이루고, 그 것을 통해 위로받고 성장하는 설정에 걸맞는 것은 역시 '음악'인가 싶어져서 말이다.
8> 뭔가, 차분하고 간결하게 쓰고 싶었는데 오늘도 역시나 말이 많아졌다. 내용은 없이 말만 길어진 것 같다.
9> 언제나 처럼 선발행, 후수정을 목표로.. 일단은 여기까지. 없을 수도 있지만, 있을 것 같다. 오타라던가, 헛소리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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