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빛나거나 미치거나 1,2회) 두 개의 자미성을 만난 파군성

도희(dh) 2015. 1. 22. 09:10

 

사람을 죽였던 내가 태어나 처음으로 사람을 구했다. 그게 바로 너야.

니 덕분에 나도 내 운명을 한 번 바꿔보려고 해. 

 

- 빛나거나 미치거나 2회 / 왕소 -

 

저주받은 운명을 갖고 태어난 왕소는 어린 시절 벌어진 끔찍한 사건으로 인해 황궁에서 버려져 백두산으로 쫒겨난다. 긴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어느 날(943년 정도, 왕소의 나이는 19~20살 즈임이려나?), 황제의 부름을 받은 왕소는 다시 황궁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그 황궁에서 왕소는 운명을 바꿔보지 않겠느냐 손을 내미는 아버지와 그의 저주받은 운명을 되새겨주는 어머니와 만나게 된다. 결국 그는 아버지의 손을 외면한 채 돌아가려고 하지만 꼭 해야만 하는 일이 생기고 그렇게 중원의 개봉으로 향하게 된다.

 

그 곳에서 그는 한 여인을 만나고 그녀가 내민 손을 잡게 되며 내내 두려워하며 움츠린 채 살아갈 수 밖에 없도록 만든 그 운명을 바꿔보기로 한다. 그리고, 독에 중독된 아버지의 유언, 그 것은 그가 간절히 지키고 싶은 무언가가 되어 '나의 세상'을 구하기 위한 움직임을 만들었다. 그렇게, 그의 운명은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파군성의 운명을 짊어지고 태어난 왕소의 저주받은 운명은, 자미성을 가진 여인을 만나야만 빛나는 운명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한다. 운명의 저주에 갇힌 왕소에게 운명을 바꿀 용기를 심어준 신율과 때를 기다리는 왕소의 방패막이가 되어줄 황주가의 황보여원. 자미성의 운명을 가진 두 여인은 그렇게 왕소와 혼인을 하게 된다. 

 

이제 왕소는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기는 그림이 보일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리며, 그의 세상을 구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황주가를 방패삼아 숨을 죽이고 몸을 낮추고 힘을 키우고 있었다. 그의 저주받은 운명이 빛나는 운명으로 바뀔 그 날을 위해.

 

 

 

가문 외엔 내겐 선택의 기준이란 없으니까

 

- 빛나거나 미치거나 2회 / 황보여원 -

 

자미성의 운명을 가진 두 번째 여인, 황보여원. 힘을 가진 가문을 배경으로 가진 영리하고 야망이 큰 철의 여인 황보여원. 그녀의 세상은 오로지 가문이다. 그런 그녀에게 가문 외엔 선택의 기준이란 없었고, 그래서 저주받은 황자라 황궁에서 마저 내쳐졌던 왕소와의 국혼에 응하게 된다. 동생 왕욱이 황제가 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황후가 되는 패를 하나 더 쥐기 위해서. 

 

사실, 황보여원의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가문 밖에 난 몰라,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사랑에 온 몸을 내던지며 질투에 눈이 멀어 질낮은 투기를 하는 캐릭터가 아닐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오로지 가문을 위해 살아가고 그래서 동생 왕욱을 황제에 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은 그녀의 적은 왕소를 사이에 둔 신율이 아닌, 황위를 두고 다투게 될 남편 왕소일 것이다. 그리고 결국, 자신이 쥔 또다른 패를 위해 적이었던 왕소를 황위에 올리고 결국은 황후가 될 여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첫날밤 오지 않는 남편 소를 기다리며 꼿꼿하게 앉아있는 여원의 모습은 어딘가 짠하게 느껴졌다. 아무리 국혼으로 맺어진 사이라고 해도 어쩌면 원만한 관계의 부부로 지낼 수 있으리란 일말의 기대 같은 것이 있었을지도 모르니까. 아무튼, 삐걱거리는 시작으로 인해 황보여원은 혼인 후에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세상을 위해 살아가게 될 듯 싶었다. 남편을 황제로 만들어 스스로 황후가 되는 것은 차선책일 뿐, 동생 왕욱을 황제로 만들기 위한 삶을 살아가는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살아가게 될 듯 싶었다.

 

문득, 왕소가 신율을 먼저 만나지 않았다면 두 사람의 시작이 조금은 달라졌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녀의 가문을 이용하기 위해 자신의 세상을 구하기 위해 국혼을 하게된 그는, 똑같이 행동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아니, 그가 구하려고 하는 건 '아버지의 세상'인가? 그 것이 결국은 그의 세상, 그의 천하가 되는 건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인가.. 뭐 그런 생각도 문득.

 

 

 

개경에 온 이유가 어머니 때문 만은 아니지요? 도망간 신랑도 찾고?

찾으면? 데리고 살까?

 

- 빛나거나 미치거나 2회 / 신율 -

 

자미성의 운명을 가진 첫번째 여인, 신율. 아직, 그녀의 사연에 대해서는 풀어진 바가 없지만 그녀는 발해의 마지막 공주이고 그 운명으로 인해 죽을 뻔 하지만 백묘와 강명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그녀에게 생명의 은인이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그녀의 세상이라고 한다. 아마, 그녀가 운명에 갇혀 절망하는 왕소에게 손을 내밀고 희망을 쥐어줄 수 있었던 것은, 그녀 또한 운명에 갇혀 죽을 고비를 넘겼고 결국 그 운명에서 벗어나 스스로 만든 '나의 세상'을 지키기위해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결국 왕소를 찾아 개경으로 온 것은 스스로 운명을 만들어나가는 그녀이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자신의 세상을 지키기 위해 왕소와 거짓 혼인을 하게된 신율. 그 하루도 채 되지 않는 만남을 통해 신율은 왕소에게 반하게 된다. 사실, 그 짧은 시간 동안 왕소는 그녀를 향한 배려를 보이며 좋은 사람임을 어필했고, 운명에 갇혀 절망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모성애를 자극했으며, 로맨틱함까지 보여주며 그녀를 설레이게 했다. 그래서 신율의 마음이 흔들린 것이 약간은 납득이 가는 중이다. 아마, 왕소의 외모가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일테고.

 

아무튼, 왕소와의 짧지만 강렬한 만남과 이별 후 정신을 잃고 끙끙 앓았던 신율은 깨어나자 마자 개경에 갈 이유를 만들었고, 그렇게 개경으로 오게 된다. 그녀가 도착한 날은 왕소와 황보여원의 국혼날이었고, 왕소와 신율의 거짓혼인 날과 같이 여우비가 내렸다. 그의 정체를 모르는 신율은 저주받았다는 황자의 혼인에 축복을 빌었고, 갑작스레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그와의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그렇게 5년, 개경에서 자리를 잡은 신율은 여전히 그를 찾고 있었고, 그렇게 그와 비슷한 사람만 봐도 심장이 내려앉는 듯 멍해지곤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운명처럼 같은 장소를 지나치게 된다. 신율과 왕소가 엮이는 것을 원치 않는 백묘는 신율이 왕소를 발견하지 못하게 방해를 했고, 그렇게 두 사람은 스치게 된다. 엔딩컷에서 보여준 두 사람의 표정은 무언가를 보고 놀란 표정이었고 그래서 어쩐지 서로를 발견한 듯한 뉘앙스를 풍겼으나, 낚시일 것이다. 일단, 두 사람은 이미 스친 후에 무언가를 발견하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는 것. 그리고.. 감이다.

 

과연, 왕소와 신율은 어떻게 만날 것이고, 왕소는 신율을 언제즈음 알아볼 것일지, 신율은 왕소의 신분을 어떻게 알게될 것인지, 그 모든 것이 밝혀질 즈음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떻게 발전되어 있을지, 그리고, 신율은 왕소가 자신과 아버지의 세상을 구하고, 그 자신의 천하를 얻는데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도 궁금해진다. 그녀가 초반 보여준 캐릭터 성격과 설정을 보면 단순히 그와의 로맨스 만을 담당하기 위한 캐릭터가 아닌, 왕소가 운명을 선택하고 이루어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캐릭터처럼 느껴져서 말이다. 

 

 

 

고맙구나, 내 하룻밤 ... 나의 신부야

 

- 빛나거나 미치거나 2회 / 왕소 -

 

왕소의 얼굴을 아는 신율, 신율의 얼굴을 모르는 왕소. 두 사람은 이름도 신분도 모른 채 하룻밤의 신부와 신랑이 되었고 헤어졌다. 그리고, 계약을 핑계로 어떻게든 그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싶었던 신율에게 왕소는, 자신에게 운명을 바꿀 용기를 준 그녀의 이마에 입맞춤을 하는 것으로 계약을 종료했다. 하룻밤의 신부, 왕소에게 있어서 그 하룻밤, 그의 천하는 바로 신율이라는 듯이. 그리고, 그 것은 영원하지 않을까, 싶다. 이 드라마는 로맨스 사극이니까..

 

개인적으로는 이 드라마가 비극이었으면 싶다. 그런 바램을 갖게된 이유는 아무래도 역시 첫장면 때문일 것이다. 황제가 유일하게 쉴 수 있는 비밀장소. 그 장소에 놓여진 물건들. 어쩐지 '보보경심'의 에필로그 중 옹정제가 약희의 물건들을 놔둔 방에서만 겨우 황제가 아닌 쓰예의 모습으로 약희를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던 에피소드가 떠올랐고, 그 장소가 황제가 된 왕소에게도 그런 의미가 되어 떠나보낼 수 밖에 없었던 그녀, 신율이라는 천하를 잃은 그가 황제가 아닌 한 남자 왕소의 모습으로 돌아와 잃어버린 천하, 신율을 그리워하며 눈물 흘리는 뭐 그런 모습이 보고 싶어져서, 라고 해두자. 그런데 원작 결말은 귓동냥으로 대충 들었는데 그런 류는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결말이 되려면, 둘의 로맨스가 정말 자~알 그려져야 하고 두 사람의 관계와 사랑이 차곡차곡 잘 쌓여야 할텐데, 잘 그려주겠지, 라는 생각도 문득 해본다. 물론, 이런 결말이 아니더라도 로맨스가 주인 드라마이니 자아알 그려져야 겠지만. 그런데, 이제 2회까지 방송된 드라마를 두고 결말에 대한 생각을 하며 이러쿵 저러쿵이라니, 나도 참ㅋㅋㅋ

 

 

&...

 

1> 이 드라마는 '나의 세상'을 구하기 위해,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의 세상'이란 결국 욕망과 야망이란 이름의 또다른 이름일 것이다. 신율의 세상, 왕소의 세상, 황보여원의 세상, 왕욱의 세상, 그리고 왕건의 세상과 왕식렴의 세상, 등등... 왕소와 신율의 로맨스를 중심에 두고 이 수많은 세상이 부딪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릴 예정인 듯 싶다. 

 

2> 오로지 로맨스 사극이라는 이유로 기다린 드라마이다. 기다리는 사이에 동시간대 다른 드라마에 빠져서 본방으로는 못봤으나, 어쨌든 미루지 않고 봤다. 동시간대 다른 드라마들 보다 늦게 떠서 기다림이 좀 길기는 했다만. 2회까지의 감상을 말하자면 그렇게까지 재미난 건 아닌데 그럭저럭 볼만은 했다. 특별히 눈에 띄게 아쉬운 부분을 말하자면, 화면이 너무 어둡다는 것이다. 엠사 사극은 화면이 밝고 선명한 것이 특징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것도 연출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었나, 싶더라. 그리고, 보컬 OST. 극이랑 조화가 잘 안된다는 느낌이 들었더랬다. 스토리에 대한 부분은 4회까지 보고 판단하자 싶어서 보류. 계속 볼지 여부도 일단 4회까지 보고 판단할 예정이다. 뭐, 어지간만 한다면 볼 것도 같다. 

 

3> 왕욱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그의 분량이 굉장히 짧아서 딱히 할 이야기는 없었다. 그런데, 뒤늦게 티저영상을 보고나니 그가 왜 그렇게 국혼에 치를 떠는지 어렴풋이 이해가 되더라. 아마도, 그에게는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는데 국혼으로 인해 그녀가 자결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크게 상처를 입은 듯 싶고. 그런데, 그가 사랑했던 여인이 신율과 닮은꼴이고, 그래서 그는 아마도 신율에게 관심을 보이게 되고 점점 그녀에게 빠져들게 되며.. 황위는 물론 여자까지 두고 왕소와 대립을 하게되는 그런 캐릭터인가보다. 그리고, 스틸컷으로는 헤어가 산발처럼 느껴져서 별로였는데 영상으로 보니 그리 나쁘지는 않은 듯 했다. 

 

4> 왕소와 황보여원의 혼례장면에서 황자들을 훑어주는데 거기에 강복이가 있어서 흠칫, 했는데.. 강복이가 맞았다. <제왕의 딸, 수백향>에서는 명농태자 호위무사였는데 출세해서 황자가 되었나보다. 인물설명 대충 읽어보니 왕소 따라쟁이라고 하는 듯. 그 외, 곽장군 역의 법래옹을 보며 반가웠고, 범사마가 신율 오빠로 등장한대서 흠칫! 어우, 아버지 뻘이잖아요, 랄까? 뭐, 이복오빠로 등장하고 악역이라고 하는 듯 싶다. 무튼, 몇 년전 딤프 시상식장 레카 포토존에 두 분이 나란히 서있는 사진 찍을 때 너무 좋아서 벌벌 떨던 기억이 난다ㅋㅋㅋ 와... 그게 벌써 몇 년 전이냐ㅋㅋㅋㅋㅋㅋ 아, 그렇게나 좋아했지만 무대 위에서의 모습을 좋아하는지라 두 분이 출연한 드라마는 제대로 본 게 거의 없는 듯 싶다. 게다가 뮤덕질 끊은지도 어언 몇 년이라 뵌지 되게 오래된 듯 싶기도;; 

 

5> 나 되게 재미나게 본 것도 아니고, 그냥저냥 일단은 4회까지 봐야지, 이런 마음으로 봤는데 뭐 이렇게 주구장창 말이 많은가, 싶기도 하다. 아마, 대강 만들어야지 하며 만들다가 뜬금없이 삘받아서 티가 날지는 모르겠으나 오랜 만에 합짤을 나름 열심히 만들다가 거기에 꽂혀서 이런저런 생각을 덩달아 했나보다.

 

6> 1회 왕소와 신율의 첫만남씬. 뜬금없이 칼꽃이 떠올랐다. 연충과 소희(무영)의 첫만남씬. 그래, 칼꽃에서 적어도 저정도로만 평범하게 날랐어도 무난했을텐데.. 싶어져서 말이다. (...) 난 사실, 칼꽃 1회를 좋아해서 당시 너댓번을 봤는데 그 첫만남 풍차씬은 음악과 연출 둘 다 극복이 안되서 스킵했더랬다. 

 

7> 부디, 이 드라마가 재미있었으면 싶다. 난 정말 로맨스 사극이 무지 끌려서 말이다. 작년 말에는 다행히 '풍중기연'으로 그 갈증을 달랬으나, 우리나라 드라마로 보고 싶은 마음도 커서 말이다. 뭔가 더 할 말이 있었나는 모르겠지만, 일단 여기까지. 아, 어린 왕소에게 독이 든 약과를 보낸건 누구였을까? 정말 황후였을까? ...그렇다면 왕소를 향한 그녀의 증오와 저주는 결국, 스스로의 죄에 대한 책임전가인가, 싶어진다.

 

8> 24부작 가량의 회차로 기획된 이 드라마가 그려내는 왕소의 이야기는 아마도 즉위 즈음까지 일 듯 싶다. 광종에 대해 대략 검색한 후 드는 생각은, 광종의 빛나는 시기와 미치는 시기를 모두 포함한 일대기를 그려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것이다. 고려사극 치고 흥한게 없어서 그럴 일은 없을 듯 싶지만... 라고 써놓고 문득 생각나는 드라마가 있어 검색하니 있었다. <제국의 아침>. 이 드라마는 전혀 안봤는데.. 어, 재밌으려나? 

 

9> 문득, 이 드라마의 캐릭터들이 <천추태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윗 대 이야기라는 걸 깨닫게되며, 그 매력적인 미치광이왕 경종이 왕소와 황보여원의 아들이었구나, 왕치-황보수-황보설 남매가 왕욱의 아이들이었구나, 아.. 그래서 <천추태후>에서 경종이 황보수를 보며 황보여원을 떠올린 걸지도 모르겠구나, 뭐 이런 생각들을 하는 중이다. 왜 생각이 그쪽으로 닿는지는 모르겠다;;

 

10> 왕건이 피의 군주의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으며, 그러고보니 꼭 있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무튼, 이 드라마에서 왕건은 자신이 이루지 못한 과업을 피바람을 일으킬 운명을 가진 왕소를 피의 군주로 낙점해서 그 짐을 짊어지게 하고자 했다. 보통은 황제(혹은 왕)의 자리에 오를 자식에게 '성군이 되어라'라고 유언을 남기는데 이 황제는 '피의 군주가 되어라' 이렇게 유언을 남기려고 하는 중이었단다. 그렇게 안그래도 운명에 갇혀 괴로워하는 아들 손에 제대로 피를 뭍히게 만들려고 작정을 하시고 불러들여서 그동안 미안하니 어쩌니, 운명을 바꾸지 않으련, 하며 손내밀어 마음 약하지게 하더니, 결국 황주가와의 국혼까지 감행! 그의 운명을 바꾸기 위함도 있으나 황위에 오르기 위해 필요한 뒷배경을 만들어주기 위한 선택이기도 했을 듯 싶었다. 그러나, 마지막 양심은 남았는지 차마 '황위에 올라 피의 군주가 되어라'라는 그 말은 못하고 내 꿈을 이뤄달라, 뭐 그런 말을 유언으로 남기고 떠나셨다. 진짜 유언은 점술사만 알고 있는데 그건 나중에 왕소에게 알려주며 그의 선택을 기다린다는둥 그러지 않을런지;

 

11> 왕소 역의 장혁씨의 연기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은, 1회에서 어머니와의 만나는 씬이었다. 오랜 만에 어머니를 만나는 것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 독기서린 말을 퍼붓고 돌아서는 어머니에 대한 섭섭함으로 울먹거리는 표정이 정말, 어린 아이 같아서 짠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2회에서 해독제를 들고와서 차마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채, 얼른 약을 먹으라며 무턱대고 내미는 모습이, 원망과 두려움이 섞인 듯한, 어린 아이 같은 표정과 행동과 말투가 짠하게 다가왔고 또 인상깊었다. 아무래도 극 중 왕소는 19~20살 즈음으로 예상되는데 이미 성년이라고 해도 어린 나이에 황궁에서 쫒겨났기에 부모 품에서 떨어져 백두산에서 외롭게 자라며, 자신을 버린 부모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이 쌓였고, 그래서 그 부분에 관해서는 전혀 성장하지 못한 왕소의 모습을 보는 듯한.. 뭐, 그러했다.

 

12> 기타 잡담을 조금 추가하자면.. 어제 컨디션 난조로 인해서 포스팅 못해서 오늘 몰아서 '힐러' 리뷰까지 쓰려고 했고, 좀 가볍게 쓰자고 이거 먼저 썼는데 ... 뜬금없이 합짤만들기에 꽂혀서 티안나는 공을 들인 덕분에.. 무리.. 용량초과다; 그리고, 어제부터 수목은 휴지기에 들어갔는데 또 뜬금없이 '킬미,힐미'에 영업 당할랑 말랑. 그렇게 의미없는 고민 중인데.. 이러다 아마 볼지도. 흠, 그리고 한동안 노다메에 꽂혔다가 슬슬 제자리로 돌아오는 중이다. 드라마-영화-애니-드라마, 이 순서대로 돌다가 드라마 4회인가까지 복습. 무튼, 한동안 노다메에 꽂힌 덕분에 지난 주엔 TV 예술무대, 인가 거기서 정명훈 지휘의 오케스트라 연주를 두어시간동안 봤더랬다. 그 전주에도 봤고.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돈키호테> 신나고 재밌었다. 이번 주는 빛미 보느라 못봤다. 원래 <CSI:15> 보고 이어서 봤던 거 같은데, 이번 주는 CSI 보고 빛미 다시보기를 해버려서 까묵; 정명훈 피아노 리사이틀이라고 해서 궁금했는데... 에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