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전능한 누군가가, 우리가 연애를 하도록 서로에게 떠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결혼이라는 큰일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운명이라는 착각에 빠지고 싶은가 봐요.
스물아홉이에요. 운명 같은 거 믿고 싶지만 이제는 믿을 수가 없잖아요.
하지만 인연이라는 건 있다고 생각해요.
거창한 운명까지는 아니더라도 필연이 아니었을까,
그렇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 연애의 발견 / p.317 -
처음 시작이 언제즈음 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올해 방영된 동명의 드라마 방영 한참 전, 그 드라마가 이 소설의 리메이크인 줄 알고 찾아봤던 것이 시작이었을 것이다. 결론은, 제목은 같으나 전혀 다른 연애 이야기였다만. 처음 읽고 꽤나 마음에 들어서 소장하고 싶어졌고 그래서 구입하게 되었다. 이미 종이책은 절판된 상태여서 이북으로 구매를 할까, 생각도 했지만.. 어쩐지 종이책으로 소장하고 싶어서 중고직거래를 통해 구매했는데, 책 상태도 기대 이상으로 괜찮은 편이라 만족하는 중이다.
(2022 현재 이북으로 소장 중)
몇 번이나 읽고 또 읽었기에 책을 받은 직후 바로 다시 읽을 생각은 없었으나, 결국은 책을 받자마자 다시 펼쳐 읽게 되었다. 이 소설은, 각자 사정이 있어서 결혼을 결심하지만 결국 애초의 목적이 타의에 의해 미뤄지게 되며, 본의 아니게 연애를 시작하게 되는 이수한과 차미연의 이야기를 그린다. 또한, 작가의 말에 의하면 사랑하기는 커녕 상대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 여자와 남자가 필요에 의해 만나 서로의 삶에 천천히 스며들고 그러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 그게 바로 연애라고 생각하며 시작한 글, 이라고 한다. 그리고, 또 다시 읽은 현재,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 읽었을 때 만큼의 가슴떨림은 없었다. 없었으나 그래도 역시 좋더라.
"그게 연애야. 작은 일로도 싸우고 소리 지르고 화내고,
그러다 더 작은 일로 웃으면서 싸운 걸 까맣게 잊게 되는 거."
(중략)
"오빠는 오빠가 생각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했지만 내가 보기엔 오빠,
아주 잘하고 있어. 제대로 된 연애 하고 있잖아. 마냥 좋기만 한 게 무슨 연애야."
- 연애의 발견 / p.3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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