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스페셜 : 클럽 빌리티스의 딸들 ~
<< 그녀들이 살아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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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작품정보
- 제목 : 클럽 빌리티스의 딸들
- 극본 : 손지혜
- 연출 : 한준서
- 출연 : 김혜옥, 최란, 한고은, 오세정, 진세연, 안지현, 민지아 外
- 방송 : 2011년 8월 7일
1. 클럽 빌리티스의 딸들-.
'빌리티스의 딸들'은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맞서기위해 모인 여성들이 1955년 만들어진 미국의 첫 레즈비언 단체로 50년 넘게 동성애자들의 권리 찾기에 매진해왔고 이후 동성애자의 권리를 얘기할 때 빠지지않고 등장하는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여성 동성애를 그리는 이 드라마는 '클럽 빌리티스의 딸들'이란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 극 중 각자의 고민을 가진 캐릭터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만들었고, 그 것을 제목으로 함으로서 이 드라마가 무엇에 대한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말하고 있는 듯 했다.
드라마 '클럽 빌리티스의 딸들'은, 남들과 다른 자신의 취향에 대한 고민을 겪고있는 10대 소녀와 남들과 다른 자신을 인정하고 살아가지만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있는 30대 커플의 고민과 연인과 함께 안정된 삶을 살아가지만 이해받지 못한 채 잃어버리게 된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살아가는 50대 여인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그려내고 있었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들의 모습에 혼란을 겪는 그들은, 결국 있는그대로의 받아들인 후 살며 사랑하며 그렇게 평범한 일상을 보내지만 결국 가족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게 된다. 10대 소녀는 어느 유명 여자 연예인의 커밍아웃 소식을 기사로 접한 부모님의 반응에 새삼 혼란스러워하고, 30대의 결혼적령기 여성은 현재 같이사는 애인을 위해서라도 커밍아웃을 하려고하지만 결국 돌아서게 되고, 젊어 부모님의 압박에 못이겨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렸던 50대 여성은 결국 남편에게 커밍아웃을 했다가 쫓겨나고 말았다.
그리고 한결같이 그들은 말한다. 이해받기 어려운 상황인 자신들이기에, 되도록이면 알리지 말라고. 비밀로 하라고. 커밍아웃을 함으로서 가족과 강제로 헤어져버린 50대 그녀는 이럴 줄 알았다면 말하지 않았을 것이란 후회를 하기도 했다. 그렇게 그 것이 스스로를 인정하기 전까지 힘들어했던 자신들보다 더 힘들 가족들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듯도 싶었다. 그러면서도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결국 딸을 이해시키는 50대 여인을 보며 희망은 있다는 걸 보여주는 듯도 싶었고.
글쎄, 이 부분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하지만, 꽤 힘들고 많은 시간이 걸릴 수는 있겠지만 이해받기 어려운 것은 아니란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고작 3% 대의 이 드라마 방영에 대한 거센 비난을 보고있자니 이 드라마가 왜 '남들에겐 자신에 대해 비밀로 하라'고 그렇게나 강조했는지 알 것도 같았다.
2. 하지만-.
하지만, 이 드라마는 딱 거기까지다. 세상엔 우리와는 다른 성적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들은 많은 고민을 하며 우리와 같이 살며 사랑하며 그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딱 거기까지. 나름의 고민도 하고 힘든 일도 있지만 그 것은 보여지는 부분을 살짝 스쳤을 뿐, 그 고민을 깊이있게 다루지는 못하는 듯 했다.
그저 여성 동성애자를 소재로 한 드라마이기에 화제성이 있었고 그래서 조금 특별하게 다가왔을 뿐, 이 것을 다른 곳에 대입해서 풀이하더라도 그다지 위화감은 없을 그런 갈등과 풀이가 담긴 내용이었다. 어쩌면,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일 뿐이다. 다른 것이 틀린 것은 아니다, 라는 말을 하기위한 의도였다고 한다면 그 부분을 그럭저럭 표현했다고 말해주고 싶기도 하고.
이 드라마는 쉽게 건들지 못하는 소재를 끄집어내었다는 그 도전정신이라고 해야할까, 그 시도에는 박수쳐줄만한, 시도만 좋았던 드라마. 그러나 풀어내는 과정은 지극히 교과서적이었던, 깊이가 없는 드라마였다고 말하고 싶다.
3. 그리고-.
방영 전후로 엄청나게 거센 비난이 쏟아진 드라마였다. 방송 중에는 당장 방송을 중지하라는 글들이 가득했고, 방영 후에는 다시보기 중지가 되기까지 할 정도로 말이다. 사실, 이 드라마를 본방으로는 못봤고 그 다음날 보게되었는데 그 거센 비난을 보고난 후라 '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라며 조금은 불안한 마음으로 본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나는 도대체 이 드라마가 왜 그런 비난에 휩쌓여야만 했는지 사실 잘 이해가 안된다. 더불어, 왜 19금 딱지를 달고 나왔어야만 했는지도.
동성애가 다뤄진 드라마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당장 기억나는 것은 노희경 작가의 2부작 단막극 <슬픈 유혹>과 김수현 작가의 주말극 <인생은 아름다워>가 있다. 김수현 작가의 또다른 작품인 <완전한 사랑>에서는 주인공의 친구를 동성애자로 설정하기도 했다. <슬픈 유혹>은 대본만 조금 읽어봤고 영상은 아직 보진 않은 상태인데다가 당시 어떤 반응이었는지 전혀 모르겠고, <인생은 아름다워> 때는 찬반논란이 뜨거웠던 것으로 기억되기는 한다. 또한, 오해에서 비롯되었다는 결말이지만 그 과정에서 동성애자의 설정을 사용한 드라마들도 꽤나 인기를 얻었었고 그 드라마들은 논란의 대상에서 피해갔던 것도 같다.(개인의 취향, 커피프린스 1호점)
하지만 이런 드라마들로 인해서 조금은 동성애에 대한 그리고 그 것을 그린 드라마에 대해서 익숙해졌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약간의 논란은 있겠지만 이렇게 거셀 것이란 예상하지 못한 나는 나는 문득 궁금해졌다.
이 논란이 동성애 자체의 거부반응에서 온 논란인지, 그 대상이 '여성'이기 때문에 논란이 된 것인지에 대한.
난 이런 드라마가 종종 만들어졌으면 싶다. 다만, 수박 겉핥기 식은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 시도만 좋았던 지극히 교과서적인 지루한 드라마였지만 그 시도가 좋았기에 박수쳐줄만한 드라마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다음에 이런 소재의 드라마를 만들 때는 그 고민을 더 깊이 파고드는 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덧) 난 동성애에 대해 별다른 생각은 없다. 그저, 그들도 그저 살며 사랑하는 사람일 뿐이란 생각도 들고. 어쩌면 관심이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다른 누군가의 인생에 관심을 갖고 간섭하기에는 내 인생도 너무 버겁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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