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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페셜 8화 비밀의 화원) 그 여름의 터널 끝에서 전해지는, 그녀의 고백..

도희(dh) 2010. 11. 16. 23:51

~ 드라마 스페셜 8화 ; 백진희와 민지의 '비밀의 화원' ~
<<그 여름의 터널 끝에서 전해지는, 그녀의 고백..>>




0. 작품정보

- 제목  :  비밀의 화원
- 극본  :  하무수
- 연출  :  문준하
- 출연  :  백진희(박여진 역), 민지(김기림 역), 이동규(백종학 역)
- 방송일  :  2010년 7월 17일(토) 밤 11시 15분, KBS 2TV


1. 비밀의 화원

무엇하나 잘 풀리지않는 듯한 취업준비생 기림은 면접을 보기위해 찾아간 출판사에서 잊고싶은 두 사람, 여진과 종학을 만나며 기분이 안좋아진다. 그리고 다음날 도착한 택배 속에 있는 여진의 소설을 읽으며 잊고싶었으나 아름다웠던 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고등학교 시절, 단짝이었던 기림과 여진. 그리고 그들 사이에 문학교사로 온 소설가 종학이 끼어들며 삐걱거리기 시작하며 둘 사이는 멀어진다.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을 알게되며,  기림은 그 추억이 가득한 고향을 찾게되지만,  믿을 수 없는 소식만이 기림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2. 그 여름의 터널..

생일을 챙겨 줄 가족하나 없이 살아가는 아이. 꽤나 똑똑한지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선생님들의 신뢰를 받고있으며 밝고 유쾌한 성격 덕분인지 동급생들과의 사이도 꽤 좋은 듯도 싶었다. 또 어쩌면 기림이란 존재는 아무나 건들지 못할 영역인 듯도 싶었고. 그래서 생각해본 건데 어쩌면 기림도 여진과 친해지기 전에는 노는언니 과가 아니었나, 싶기도 했다. ('노는언니' 과인 종미가 기림과 여진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다른 걸 보면;)

그 나이 또래에 어울리는 감수성이 충반하고 또한 그만큼의 로맨스를 꿈꾸는 소녀이자, 소설가가 되고싶은 문학소녀이기도 하다. 시험이 끝난 어느 날 문학특강 교사로 온 백종학에게 반하며 들이대기도 한다. 기림이 종학을 좋아하게 된 것은 그에게는 기림이 꿈을 꾸게할만한 요소들 (소설가+총각+젊은교사+170넘는 키+번지르르한 얼굴) 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기도 했다.  감수성 충만한 소녀 기림에게 종학은 로맨스 소설과 같은 달콤함, 그런 '꿈을 꾸고 싶은 존재' 즈음으로 보였기에.

기림에게는 여진이라는 매우 친한 친구가 있었다. 전혀 다른 가정환경과 성격을 지닌 기림과 여진의 공통점은 '소설가'가 꿈이라는 점. 그리고 그 공통점이 점점 발전하며 소중한 친구 사이가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기림에게 여진은  '너무나 착한 아이. 뒷모습 마저 착하디 착한 아이' 였던 것 같다.  너무 착해서 자신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든 뭐든지 그렇게 아낌없이 퍼주는 아이라고.  그래서 자신을 향한  여진의 마음을 기림은 생각해본 적도 없는 듯도 싶었다. 하지만, 여진은 기림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배푸는 아이는 아니었다. 

어쩌면 기림에게 여진은 유일하게 기댈 수 있고, 투정부릴 수 있는 따뜻한 존재가 아니었나, 싶다. 또한 자신에게 아낌없이 주는 여진에게 자존심을 세우지않기도 하는 기림이었다. 어쩌면 아낌없이 주는 여진이 부담스러웠으나 여진은 아마 '공부'를 봐주는 것으로 퉁치자고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뭐랄까.. 그렇게 끊임없이 자신의 곁에서 무슨 말이든 들어주고, 챙겨주고, 조건없이 무조건 퍼주는 여진을 그저  '착하고 좋은 친구'  라고만 생각한 기림은,  그리고 그리도 잘 아는 소중한 친구의 그런 말도 안된다고 여겨지는 그 '소문'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않는 여진의 행동을 보며, 그저 믿고 말았던 기림은, 정말로 여진을 그저 '친구'라고만 생각한 것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긴... 그 나이에는 그런 것도 같다. 이유없이 조건없이 곁에 있는 친구가 무조건 좋고.. 하나의 공통점으로 마음이 맞으면 온 세상이 내 편인 듯 의기양양하다가.. 아주 작은 틈으로 인해서 금새 무너질 수도 있는. 가장 진심어린 친구를 만들 수 있는 나이이면서도 가장 쉽게 부숴지기도 하는 듯도 하달까...?

아무튼... 그렇게 여진을 의심하다가 여진이가 스커트와 편지를 써서 몰래 두고 가버리자 '소중한 친구' 라며 행복에 벅차하는 기림이를 보며 세상에 찌들대로 찌들어버린 나는... 속물, 쉬운 녀자, 이러고 말았더랬다. 물론, 자신의 의심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생각하고 걱정하고 믿음을 준 착한 친구의 마음에 대한 감동, 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기림의 시선으로 시작되지만 실질적인 주인공인, 여진. 누구도 모를 비밀을 품고 기나긴 터널을 저 혼자의 힘으로 빠져나가고 있었으며 백종학의 말에 의하면 스스로는 인식하지 못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도 한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어딘가 예민해보이는 여진은 기림의 단짝 친구이자 글재주가 뛰어난 문학소녀이다. 또한 기림과 함께 '소설가'를 꿈꾸고 있었다.  꽤 사는 집 딸인데 아버지는 항상 집에 있는 것이 아닌 듯 싶었다. 어쩌면 부모님과 항상 함께가 아니기에 그 외로움의 감정이 점점 발전하며 기림을 향한 마음이 좋아한다 그 이상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또 어쩌면, 너무나 수줍고 내성적인 성격을 지닌 탓에, 타인과의 관계맺음이 익숙치 못하고, 그런 와중에 자신의 곁을 채워준 기림이란 존재가 누구보다 소중했을 아이인 듯도 싶었다.  그래서 여진은 기림에게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은 그 무엇이든 아낌없이 퍼주는 아이였다. 그리고 기림 외의 타인과의 소통은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아이인 듯도 했다. 그만큼의 은근한 소유욕도 느껴졌고.

기림이 관심갖는 이성이기에 처음부터 거슬렸던 문학선생 종학의 실체를 조금씩 느끼며 견제하려고 하지만 기림에게 아무 것도 말하지도 못한 채 끙끙거리다가,, 결국은 기림을 향한 자신의 감정을 종학에게 들키며 어둡고 긴 터널을 저 홀로 걷게 되었다. 소중한 기림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에  그 누구에게도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결국 저 혼자의 힘으로 그 긴 터널을 무사히 빠져나오지만 기림에게 '칭찬'을 받기도 전에 먼 길을 다시 떠나고 만다. 묘한 매력, 이란 말이 어울리는 이미지의 아이였다. 그리고 뭐랄까, 여진이란 캐릭터는 학창시절 한 번은 만났을 법한 희미한 기억 속의 말없이 조용하지만 예쁘고 묘했던 분위기의 친구,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느낌인데... 나 학창시절에도 저 분위기랑 비슷한 묘한 애가 있었다. 묘하다못해 그 신비주의가 과하단 생각에 약간 싫어하기도 했다만; (ㅋ)



기림-여진네 학교에 문학특강 교사로 온 소설가 백종학. 그리고 여진과 기림의 관계의 틈을 만드는 장본인. 어린 나이에 소설가가 된, 꽤나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 변태. 자신에게 들이대는 기림이 재밌으면서도 어느 로맨스 소설에서나 보일 법한 자세로 '스승과 제자의 선'을 정확히 긋지만 그 곁에서 묘한 분위기로 자신에겐 눈길도 주지않는 여진에게 이상한 호기심이 발동하여 찝쩍거린다.  그리고 여진의 비밀을 알게되며, 그 것을 빌미로 협박하게 되는... 변태.

굉장히 싫었다. 뭐, 저딴, 스럽기도 했고.
여진의 소설이 꼭 발매되어서 '이 이야기는 실화' 라고 해서 매장시켰음 좋겠다, 라는 생각도 들었다.
시간이 흐른 현재의 종학은 꽤나 유명한 소설가가 되어있는 듯 한데, 그 명성에 흠집을 내야해! 싶기도 했고 말이지. 뺨 두대로는 모자라다고 해야하나???



기림과 여진의 반 학생으로 노는언니. 노는언니지만 공부는 그럭저럭 하는 아이인 듯도 했다. 고3이고 목표대학도 확실한 아이. 그래서 우등생 기림은 놔두더라도 특별전형으로 대학들어갈 것이 뻔한데도 불구하고 근래들어서 바짝 공부하는 여진의 존재가 못내 거슬린다.

어쩌면 여진의 존재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 얌전한 고양이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조용하고 얌전한 척 하면서  기림 뒤에 딱 달라붙어 있는 꼬락서니가 보기 싫었을 수도 있고. 어찌되었든 얌전한 고양이를 그 부뚜막에서 끌어내리려고 눈을 부릅뜨다가 아무도 모르는 사실을 보게되고, '소문'의 근원지가 되어 여진과 기림의 관계를 끊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리고 수년 후, 오해를 풀고 고향으로 돌아온 기림에게 여진의 소식을 전해주는 인물이기도 하다.
오해를 풀었다기 보다는 '그 시절에는 왜 그랬을까' 라며 흐릿해진 기억을 안고 여진을 기억하고 우연찮게 연락하며 그 시절을 떠올리기 보다는 현재를 공유하는 스쳐가는 친구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친구랑 계속해서 연락하게 되면 뒤늦은 절친이 될 수도 있고;



3. 그리고..

그 여름을 함께한 두 소녀의 이야기였다. 마치 죽을 때까지 함께할 것 같은 아름답고도 영원한 우정을 맹세하지만 한 남자의 등장으로 틈이 생기며 깨어지는, 유리같은 우정. 그리고 그 우정의 뒤에 존재하는 숨겨진 진실.

나는 이 드라마가 그렇게 재밌다거나 좋다거나 하진 않았다. 그냥 그랬던 것 같다.
무엇을 말하고자 한 것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젠 추억으로 남긴 그 여름의 아름답지만 슬픈 이야기에 대한, 소녀적 감성? 나는 여진의 선택이 그저 '소녀적 감성'으로 바라볼 수 있는 그저 아름다운 추억거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성이 아닌 동성에 대한 감정. 그 것을 숨긴 채로 그 옆에서 영원히 친구로 남고싶었던 소중한 마음. 그 마음을 유린한 백종학이란 변태교사.  그리고 그 상처를 가슴에 품고 저 홀로 견뎌내고 결국은 해냈으나,  먼 곳으로 떠나야했던 이 아이에 대한 기억을, 기림은 그저 어쩐지 여진의 마음과 참 많이 닮은 현재의 남자친구에게, 나 학창 시절에 누구처럼 뒷모습마저 착하디 착한 친구가 하나 있었어, 라며 울먹이며 회상할 수 있었던 걸까? 소중한 시간이 함께인 그 비밀의 공간에서 있었던 어느 날을 추억하며,  그저 웃을 수가 있는 것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진에게 그 긴 터널은 '종학과의 사건'도 있지만 '기림에 대한 자신의 감정'도 포함될텐데... 기림은 그저 추억이 된 소중한 친구와의 우정만을 떠올리며 '그런 친구 하나 있었지' 라며 말할 것도 같고. 너무 멀리 가는건가?

한 사람의 죽음으로 만들어진 엔딩은 깊은 여운을 준다. 그리고 이제 겨우 긴 터널을 빠져나와 겨우 웃을 수 있게된 여진의 갑작스런 사고는 긴 여운을 남겨주기 위한 장치인 듯 싶었다. 그래도 자살이 아닌게 어디랴, 싶었지만.. 여진을 그저 '추억'으로 남겨두기 위한 장치인 듯 해서 왠지 모르게 찝찝하기도 했다.

죽음 뒤에 찾아온 남은 자의 속죄와 눈물은... 일종의 자기만족, 이란 생각이 들어서 또 뭔가 그랬다.  난 가끔, 이런 거 참 싫다. 이런 나더러 엄마님께선 못되빠진 지지배라고도 하지만,  어쩌랴...  생겨먹은게 이런 것을!  하지만, 기림은 여진이 그런 일을 당하지 않았더라도 당장이든 긴 시간이 흘러서든 재회했을 것이고,  둘은 예전같은 사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렇담 역시... 추억을 남겨두기 위한 장치였군;;;

그래도 배우들이 참 이뻐서 좋았다.

기림 역의 민지 씨는 <대왕세종>에서 담이를 연기했던 배우로 꽤 매력적이었다. 얼마 전에 봤던 <정글피쉬1>에서 보영양 친구로도 나왔던데 그때도 이뻤고. 그리고 여진 역의 백진희씨는 이 드라마 방영전후로 언플이 상당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일단 이쁘다. 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이쁨은 아니지만.. 내 첫인상은.. 청순한 박보영;

... 그리고 뜬금없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