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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전설의 고향 1화 혈귀) 전고 최초의 흡혈귀... 의 참된사랑...?

도희(dh) 2009. 8. 11. 18:16

드라마 2009 전설의 고향 1화, 혈귀.

오옷 ~ 올 여름에도 '전설의 고향'이 돌아왔습니다.
저는 '전설의 고향'을 꽤나 좋아라하는 편이거든요. 적당히 무서우면서도 감동과 교훈을 주니 말이죠. 게다가 작년 [전설의 고향 2008]도 나름 재미나게 봐서인지,  이번 [전설의 고향 2009]에 대한 기대도 나름 있었습니다. 작년만큼 화제성이 띄는 캐스팅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전설의 고향] 이라는 이름 값이 있는데 뭔가 있긴 있겠지~ 하면서 말이죠.

그리고, 아... 하하... 그저 웃지요.

혈귀는, 전설의 고향 최초로 '흡혈귀'에 관한 전설을 토대로 그린 드라마입니다.
조선시대에도 흡혈귀가 있었다나봐요. 혈귀전설에 애틋하다 외치는 사랑이야기가 주된.
뭐... 남자 구미호라고 생각하며 보긴 봤습니다만, 이번 구미호는 어떨라나...? (쌩뚱)






1.  한국 최초의 흡혈귀라...;

[전설의 고향] 사상 최초로 등장한 '흡혈귀' 이야기.
나름의 신선한 이야기로 시선을 잡자는 의미로 첫회로 배치한 것 같긴한데... 그저 웃지요.
혈귀는... 조선전기 수필집 용제총화에 기록된 전라북도 완주의 [창귀전설]을 각색한 혈귀와 여인의 안타까운 사랑을 그린 이야기, 라고 하더군요. 아마, 흡혈귀라는 서양의 귀신을 등장해서 신선함을 주고싶은 와중에 그 '창귀전설'이라는 것을 발견했고, 나름 입맛에 맞게 각색한 것이 아닐까.. 싶긴 하다만.

혈귀 역에는 '김지석'씨가 맡으셨습니다.
일명, 강백호 군이죠. 백호 이후로 이렇다할 작품이 없었는데, 최근에 영화에 출연하셨다는 소식은 들었습니다. 영화를 잘 안보는 편인지라 괜찮더라, 라는 말만 몇번 들었을 뿐.

혈귀는 원래 군인(?)이었는데, 전쟁통에 죽게 되었습니다. 근데, 죽었으면 곱게 저승사자 따라가면 될 것을 '나는 죽지않았어~' 징징징 거리며 저승사자랑 실랑이하다가 자기 시신 절벽으로 떨어뜨리고, 시신이 박쥐에게 물리는 순간 욱해서 시신 안으로 영혼이 들어가게 되면서 '혈귀'가 되어버렸더군요. 곱게 따라갔으면 혈귀도 안되고, 그럭저럭 환생해서 다음 생을 살아갈 수 있었을텐데... 괜히 앙탈부리다가 저리되었지~ 라는 생각을 했는데, 혈귀랑 사자님들은 그게 아니었나 보더군요. 원래 안죽었는데 죽었다고 해서 그리된건가~ 라는 생각을 하기엔, 부가설명이 너무 부족하고. 그가 혈귀가 된 것은 무조건 사자들의 실수이고, 그래서 괴물이 되어버린 혈귀가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는 방법등등을 알려주면서 사건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혈귀가 다시 인간이 되기위해선, 매 보름마다 숫처녀 아홉을 잡아 그 피를 빨아마시면 된다, 라고 하더군요.
'어찌 순결한 처녀를 아홉이나~'라고 말했던 것과 달리, 혈귀는 처녀들 냄새 킁킁 맡으면서 잘도 잡아자시고.
혈귀는, 코도 발달되어 있었나 봅니다. 박쥐의 코가 개코인가보죠....???

무튼, 여덟번째 희생자로 아씨마님을 선택했는데... 아씨마님의 '눈물'과 '아버지~;'하는 것에 마음이 약해져서 그만 다른 처녀를 잡아먹고 말더군요. 혈귀는 마님의 미모에 반한 것인가.. 눈물에 혹한 것인가.. 혈귀는 여자의 눈물에 약한 남자였던가~? 등등의 잡다한 생각들을 했었습니다. 뭐... 그 눈물과 더불어 '아버지'를 그리는 그 말에서 어린 시절 어머니와 헤어졌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어떤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낀 것도 같고 말이죠.

그런데, 혈귀... 진짜 무섭지도 않고 애잔하지도 않고... 그저 웃겼습니다.
연기도 어쩜 그리 어색하던지... 배우가 '혈귀'란 캐릭터에 그닥 감정이입을 못하고, 하라니까 한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버리기도 했습니다. 대본의 문제인지, 연출의 문제인지, 배우의 문제인지.. 아니면, 셋 다인지.

독화살 찔리고나서, 나 아파~ 치료해죠~ 하는 듯한 모습에선 그냥...헉.. 거렸을 뿐.
아씨마님 치맛 단 찢고 상처 치료해주는 것에서, 뭔가 '헉~ 이 여자가 나를...'이런 느낌이 와야한다고 여겼는데... '그래, 내가 널 살렸으니 너도 날 치료해줘야지.'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거든요...;







2. 나름 고전적인 사연을 지닌 불쌍한 숫처녀 아씨마님이라오.

첫 날밤, 서방에게 소박맞고 ... 시집간 다음 날 집안은 역적으로 몰려서 아버지는 참수되고 어머니는 관기로 끌려가서 영영이별 영이별을 하시고 말았다고 합니다. 남편에겐 이미 정인이 있었고, 시부모는 그런 역적가문의 며느리가 곱게 보일리 없으니 완전 구박댕이 며느리로 데리고 살다시피 하더군요. 그래도 양반가문인지라 남의 눈이 있어서인지 며느리를 차마 내치지는 못하고 말이죠.

그런 그녀의 안쓰러운 처지 덕에 혈귀가 내내 그녀의 곁을 맴돌고 있다, 라고 말해주는 듯 보였습니다.
그나저나.. 그 가보인 항아리에 왜 뱀이 들어있었을까요...?
사실, 남편의 정인인 그 기녀가 아씨마님 내치기 위해서 한 짓이라고 생각했는데 거기에 대한 정확한 말도 없고. 누구든 간에 그녀를 내치기위한 하나의 장치로 해놓은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 덕에 시어머니는 항아리 조각 던져서 얼굴에 상처내고, 비오는 밤에 석고대죄(!)하는 며늘님이시라니.

설상가상 이러쿵 저러쿵해서 모함당하고 집에서 내쳐지고, 죽은 사람이 되어버린 아씨마님은... 이제 의지할 곳은 그 혈귀 밖에 없어서 오손도손 잘 살아가고 계셨습니다. 나래이션에선, 서로의 안타까운 현실등등을 위로하며 사랑을 꽃피웠다고 하지만, 아씨마님은 막판에 이 인간이 인간이 아닌 혈귀란 걸 알았는데... 아씨마님은 그저 날 도와준 남정네... 어떤 놈들에게 쫒기는 걸 보니 무슨 기구한 사연이 있는 것 같긴한데... 그건 내 알바가 아니고. 나름 잘생겼네? 아~ 좋아.. 이런 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전설의 고향에서 뭔가 탄탄한 감정선을 만들 것이란 생각을 해선 안되지만, 요즘 눈이 살짝 높아져서인지... 감정선이 탄탄해지길 바라고 있었나봅니다.

그나저나, 시대적 배경은 어딜까요...?
그냥, 막연하게 왜적의 침입으로 왕께서 근심이 크신데... 5년동안 흉년인데... 등등의 말을 듣다보니 '조선 중기'나 '후기'인가? 싶었는데... 왜적인지 외적인지도 모르겠고...ㅋㅋ 무튼, 조선 중후기라고 생각하기엔 복식이 영~ 아니올시다고. 아씨마님 헤어스타일은 '용의 눈물' 쯤의 고려에서 조선으로 막 바뀌던 그 시점의 헤어와 비슷했단 말이죠. 그런데, 양반입네하는 남자들이 입고다니는 옷을 보면... 또 아니고. 기생이나 시녀의 옷이나 머리를 보면 조선은 아닌 듯 하고. 기녀는 무슨 쾌도 홍길동의 기녀인 줄 알았습니다. 너무 깊이 바라보면 안되지만, 갸웃거려지는 건 어쩔 수 없더라구요. 아무리 [전설의 고향]이고, 정통사극이 아니라 할지라도... 사극은 사극인만큼 기본적인 것은 갖추고 시작해야되는 건 아닌가.. 싶었거든요.



*
아씨마님... 매맞느라 천장에 매달렸을때, 몸은 와이어로 인해서 붕~ 떠있었습니다.
절대 눈썰미가 없는 제가, 복식의 어설픔과 와이어까지 봤다면... 다른 분들은 더 많은 걸 발견하셨을지도.







3. 사.. 사랑입니까...?

차라리 완전 지독한 비극으로 끝났다면, 나름 여운이 남았을지도 모르겠는데... 예상한 결말 그대로 나가주시는 덕에 어이가 없어졌었습니다. 해피엔딩을 꿈꾸면서 비극이길 바라는 저로서는, 보는 내내 어떻게해야 저 두사람이 이루어질까? 라는 생각을 했었고... 나름의 해피엔딩을 위해서는 마지막에 아씨마님 물고 자기도 죽으면 나중에 환생해서 만나겠지~ 이러고 있었거든요. 근데... 진짜... 그렇게 할 줄은 몰랐습니다...;

이 사람들, 나름 애절하다고 징징거리는데... 어찌 이리도 애절하지 않을 수가 있었던 건지.
내가 사랑한 사람이 혈귀인데, 숫처녀 아홉을 죽여야 인간이 된다. 이 혈귀는 인간이 되어 나랑 오손도손 살기위해서 마지막 희생자를 찾으러 떠난다. 나는, 그가 인간 아홉을 죽였어도 나의 곁에서 있어준다면 좋다, 라는 아씨마님의 생각에 기가 막히기도 했고. 역시, 이 아씨마님은... 커다랗고 맑은 눈망울 초롱초롱하지만, 마음이 여린 여인네는 아니었단 말이죠. 독수공방을 몇년 하시다보니... 은근한 강심장을 가진 여인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혈귀가 살앙하는 아씨마님을 차마 물지못하고 그 혈귀사냥꾼의 화살에 심장을 관통하여 죽어버리고, 그런 혈귀의 모습을 아씨가 보면서 끝나면 어떨까...? 혹은, 혈귀는 진짜 혈귀가 되어 평생 아씨마님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건 어떨까.. 싶기도 했습니다. 나름 두 사람을 이어주고싶은 결말을 한 건 알겠지만, 좀 어이없었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전설의 고향은, 뭔가 비극적인 결말이 여운이 오래 남는단 말이죠.

무튼, 저는 이 두 사람의 사랑이 언제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는데... 당신은 나의 첫 정인이자 마지막 정인입니다~ 이러고, 인간이 되어 아씨와 오래오래 행복하고 싶습니다~ 오늘 밤만 기다려 주십시오~ 하는데... 허허.. 사랑입니까..? 이러고 말았습니다. 정말... 애절하고 슬퍼야하는데, 웃음만 나오더라는.






4. 혈귀나 혈귀 사냥꾼이나... 내 눈엔 다 똑같아~;

혈귀사냥꾼은... 딱히 한 일이 없더군요.
여동생을 죽인 혈귀를 잡기위해서 혈귀사냥꾼이 되어서, 별자리의 움직임으로 혈귀를 잡기위해 이리뛰고 저리뛰는 녀석. 그런데, 그런 혈귀를 잡기위해서 애꿎은 양민마저 죽이고 그 집을 불태움으로서 증거인멸을 해버리더군요.

인간이 되고픈 욕망에 죄없는 숫처녀 아홉을 잡아먹는 혈귀와 그 혈귀 하나를 잡기위해서 죄없는 양민들을 죽이는 혈귀사냥꾼... 인간의 목숨을 어찌 저울에 달아 무게를 재느냐(대충 이런 뜻)던 문노공의 말처럼... 자기 여동생의 죽음이 그리 안타깝고 마음에 상처가 되었다면, 죄없는 그 양민부부는 또 무슨 죄라고 그리 죽여버리는 걸까.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죽여버렸넹~'요러고 있고. 제 눈엔 혈귀나 사냥꾼이나... 도토리 키재기의 고만고만한 녀석들로 밖에 보이지않더군요.

사실, 마지막에 한 건 크게 터뜨려주길 바랬지만... 그냥 아씨마님이랑 혈귀한테 화살 한방씩 먹여서 두 사람을 죽음의 경지에 다다르게 한 것 말고는 없더군요. 어느순간,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음.

혈귀가 숫처녀 아홉의 피를 마셔서라도 인간이 되고파하는 그 절실함이 느껴지지않은 것처럼,
혈귀사냥꾼이 여동생의 원한을 갚기위해서 혈귀를 잡고자하는 그 광적인 집착도 그닥 공감되진 않았습니다.
그냥... 그런 이유말고, 현상금에 미친 혈귀사냥꾼~ 요정도였으면 또 나름 괜찮았을지도.

아마, 혈귀가 사람이 되고자 희생시킨 그 처녀들이 다른 누군가에겐 소중한 가족이었음을 말하고자 한 듯 하지만.. 그닥 마음에 닿지도 않았고. 그러고보니, 아씨마님 대신 희생된 처녀는 병든 아버지 때문에 기도드리던 처녀였습니다. 왜.. 눈물 한방울로 '아버지'하는 아씨마님은 가여우면서, 병든 아버지를 위해 기도올리는 처녀는 그리 잡아먹을 수 있었는지.. 피가 고파서 제정신이 아니었던걸까~ 아씨마님보다 미모가 딸려서 그런 걸까~ 혹은.. 그 둘 다???





5. 기타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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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족거릴 것들이 있으니까, 쓰는 내내 너무 재밌습니다.
요즘 드라마 감상도 잘 안쓰는데, 파트너는 깐족보단 뭔가 생각을 자꾸하게해서 쓰기 어려웠거든요.
역시.. 드라마는 깐족거리며 보는 것이 제 맛..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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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씨마님 역의 이영은씨는, 작년 [전설의 고향 2008 - 오구도령]에 이어서 두번째 출연이십니다.
당시엔 '재희'씨와 나왔는데, 저.. 오구도령도 나름 재미나게 봤었습니다. 그런 류의 퇴마이야기 좋아하거든요. 다른 곳에서도 언젠가 남겼지만... 낭량특집 시리즈로 퇴마록이나 드라마화 됐음 좋겠다, 싶네요. 정말 좋아라하며 봤던 소설이었는뎅~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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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귀 역의 김지석씨는 K본부 드라마 '추노'에도 출연한다고 하더군요. 조만간 또 뵙겠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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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남편이 아내를 숫처녀로 버려두긴 했지만 아내에 대한 어떤 소유욕같은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너무 쿨하게 가출한 마누라 그냥 죽은 걸로 처리하고 애첩을 집으로 들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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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나레이션의 '참된 사랑'에서, 그나마 참던 웃음이 팍 터졌습니다.
자살로서 다음 생을 기다리는 것이 '참된 사랑'이로구나~ 라고. 깊이 생각하고 따지면 어찌저찌 정리가 되지만, 깊이 생각하고 싶지않았거든요~; 아.. 참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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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고향 2009] 2화는, 죽도의 한입니다.
예고를 보니, 조선판 알포인트가 되지않을까~ 싶은데... 저, 알포인트 꽤 재밌게봐서 기대됩니다.
알포인트는 재밌었는데 그닥 무섭게는 안봤어요. 이유는, 아는 분의 섬세한 스포덕분에 내용을 다 알고 봤거든요..ㅋㅋ 전, 공포물이나 스릴러물은 스포로 대충 알고 보는 거 좋아합니다. 두근두근 거리는 거 너무 싫어..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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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 중에서 가장 재밌었던 건, '기담'이랑 '장화홍련'이 아닌가 싶어요.
특히... 기담이 정말 재밌게 봤습니다. 적당히 재밌고, 적당히 슬프고, 적당히 무서운.

아... [월하의 공동묘지] 이 것도 나름 재밌어요.
오래 전에 명작특선~ 어쩌구하면서 해주는 거 봤는데, 은근 무섭기도 하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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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드라마는, RNA를 나름 무섭게 봤었던 것 같아요.
(M은 무서워서 가끔 챙겨보고, 마지막회만 제대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사극공포는 안무서워서 좋아하지만, 그런 현대극 공포는 무서워서 잘 안보는데... 어쩌다가 잘 챙겨봤던 것 같습니다. 제가 '혼'을 볼까말까하는 것도.. 현대극 공포여서....; // 사극은 허구같으나, 현대극은 내 옆에서 일어날 것 같은 어떤 마음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그래도 혼, 재방하면 챙겨볼 예정..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