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칼과 꽃 14회) 마음의 충돌衝突

도희(dh) 2013. 8. 16. 10:29

무영 :
연개소문을 '고립'시키고자 하는 무영과 금화단이 가장 먼저 하고자 한 일은, 연개소문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것을 무너뜨리기 위해 그가 누리는 권력과 부리는 힘의 근원지인 조의부의 자존심에 흠집과 혼란을 주는 것으로, 그 견고한 권위를 흔들고자 하는 듯 했다. 그렇게, 그들은 하나 하나 그들이 자신들이 파놓은 함정에 걸릴 수 있는 미끼를 던졌다. 금화단은 조의부에서 제막식을 엉망으로 만들어놓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미리 뿌려둔 미끼를 덥썩 물기만을 기다렸고, 연남생의 야망은 무영의 예상대로 그 미끼를 덥썩물고 스스로 함정 속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모든 것은 무영의 뜻대로 흘러가는 듯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는 무영 자신에게 있었다. 3년 전, 그를 향한 일말의 감정으로 인해 뼈아픈 실수를 했던 무영은, 3년이란 시간동안 그를 향한 마음을 완전히 잘라내었다 여겼다. 그렇기에, 그와의 재회, 그리고 그와 함께하는 것이 두렵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이미 다른사람이 되었으니 다른사람으로 그의 곁에 있을 수 있으리란 자신이 있었을테니까. 하지만, 3년 만에 만난 그는 과거 무영이 알던 그와는 위치도 성격도 나아가고자 하는 길도 너무나 달라져 있었다. 그리고, 무영은 차츰 차츰 현재의 그 - 저자에서 재주팔아 푼돈이나 벌다가 아버지 덕에 벼락출세한 연개소문의 서자, 라는 눈에 보이는 사실 뒤에 감쳐진 진실, 을 조금씩 엿보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전과는 정 반대의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아직 채 잘려 나가지 못한 마음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그런 무영 앞에 선택의 순간이 다가왔다. 그 첫번째는 소사번 탈옥과 동시에 일어난 조의부 화재사건. 화재가 난 조의부 감옥에서 금화단과 싸우는 연충이 불길 속으로 그들을 쫓으려는 순간, 무영은 불기둥으로 부터 그를 구하게 된다. 결국. 그런 그녀의 선택은 모설의 의심 - 그녀가 첩자일 것이라는 - 을 피하게 되지만 .. 그녀의 그 선택은 계획된 것일까, 아니면 .. 본능이었을까. 반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금화단을 탈출시키기 위한, 조의부의 의심을 피하기 위한, 그리고 .. 그를 살리기 위한.

그리고, 두번째는 드디어 미끼를 문 그들이 제 발로 함정으로 들어선 순간이었다. 그 함정 속으로 연충이 오는가를 몇 번이다 확인하던 무영은, 그가 이번 작전에서 제외 되었다는 사실에 아쉬움과 안도란 감정을 동시에 느끼는 듯 했다. 그를 죽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친다는 아쉬움과 그가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안도. 그리고, 위험을 감지한 그의 갑작스런 등장으로 인해 그녀는 3년 만에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 그의 목을 베어낼 수 있는. 하지만, 그 순간 - 3대 1로 대치하는 위험한 - 우선 자신을 걱정하고 보호해주는 그의 모습에서, 무영은 흔들리게 되었다. 그 순간, 3년 전처럼, 그녀는 흔들렸고, 그의 목에 닿은 칼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 자신을 보호하는 그와 같이 그를 보호해주던 그녀는, 그를 향해 날아온 활에 대신 맞는다. 그 것이.. 본능이었는지, 계산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 본능에 더 가까운 선택이 아니었을까.. 


충 :

소무영은 대자성 성주의 아들이 아니다. 소무영에 관한 단 하나의 사실. 충은 이 단 하나의 사실 속에 감춰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여전히 소무영의 뒷조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끝에서 그녀의 만들어진 과거의 헛점을 찾아내게 되었다. 소무영의 존재가 가짜라는 것은 곧 공주가 살아있으리라는 희망. 충은 어쩐지 그 희망을 확신하기 위해 끊임없이 소무영의 사실 뒤에 감춰진 진실을 파헤치는 것 같았다. 그러던 중 벌어진 화재사고로 마음이 번잡한 충은 모설을 통해 소무영이란 존재가 가짜라는 완전한 확신과, 그로 인해 그가 공주일 수도 있다는 절반의 확신. 을 갖게 되는 듯 했다. 아니면, 완전한 확신일까?

그가, 무영이 공주일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갖게된 또 하나의 이유는 아마 폐왕의 잔당들의 구심점은 공주일 것이고 그 공주의 죽음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한 자는 아무도 없었다, 라는 남생의 논리 덕분일 것이다. 너무 아프고 아파서 이성적 판단조차 할 수 없었던 그 슬픔의 순간을 떠올리며, 그는, 그 속에서 일말의 가능성을 찾는 듯 했으니까. 어찌되었든, 충은 제막식 사건의 배후를 폐왕의 잔당, 의 짓이고 그 중심에 '공주'가 있음을 의심하는 남생의 판단을 아버지 연개소문이 관심을 갖기 전에 자르는 것으로 혹시 살아있을지도 모를, 어쩌면 무영일지도 모를, 공주를 보호했다.

그러던 중, 자신에 대한 열등감과 스스로의 야망에 못이긴 남생이 금화단의 미끼를 덥썩 물고 스스로 함정 속으로 걸어갔음을 알게된 충은 그를 구하러 달려갔고, 그 곳에서 금화단원 셋과 대치하던 중, 멀리서 달려오는 무영을 발견하며 본능적으로 그녀를 보호했다. 본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영의 손으로 소사번을 죽여야만 하는 순간에 그 위기를 모면하게 만든 것도, 화재 때 자신을 구하고 의식을 잃은 무영을 손도 못대고 그저 아프게 바라만 보는 것도,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소무영의 사실은 모두 거짓으로 판명된 상황 속에서, 그 거짓 뒤에 감쳐진 진실이, 그녀가 곧 공주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 상황 속에서 보인 그의 판단은, 이성이 아닌 본능이었던 것 같다. 그녀를 지켜야 한다, 라는. 연충의 삶의 이유에서 비롯된.

하지만, 그 선택으로 인해 연충은 세번째, 세상에서 그녀를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과 마주하게 된다. 3년 전 절벽에서, 며칠 전 화재사건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그가, 그녀에 대해서 정말로 확신을 하고 있는지 어쩐지는 잘 모르겠다.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화재사건과 지금 이 순간의 충에게 그녀는 꼭 지키고 싶은 존재였던 '공주'였을 것이다. 그의 본능이 그리 판단했고 말하는 듯 했다.




&..

1> 무영에게 크나큰 관심과 호감을 보이는 연남생. 아마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싶었다. 그의 성적 취향이 남들과 다르다던가, 본능적으로 무영이 여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던가. 연남생이 소무영에게 갖는 호감도가 얼마만큼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자신이 찾는 소희공주라는 것 그리고, 연충에게 마음이 남아있음을 알게되면 안그래도 똘틱한 성격이 더 심각해질 것 같다는 느낌이...;

2> 연남생의 등장 때, 연파파를 아주 빼다박은 충이가 은근 동생바보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현실은 늘상 대립 대립. 그런데, 이번에 위험에 처한 남생을 구하러 달려가고, 또한 그를 대피시킨 후 남은 적들과 싸우는 - 어찌보면 시간을 버는 - 충을 보며 .. 그래도 혈육이라, 자신을 그리 경계하고 도발하고 비아냥대고 짓밟으려는 동생이라도 동생은 동생인지라, 걱정하고 챙기는 구나, 싶었다. 충이는 원래 그런 녀석이었지 및, 남생을 통해 충이는 늘 삐딱선타는 자신을 결국은 받아들여주는 아비의 마음을 조금은 알게 되었을까.. 는 무슨 소리인지;

3> 소제목은 사실, 무영과 충이 자신의 이성과 본능 사이에서 충돌한다는 내용으로 리뷰를 써보겠노라는 의지에서 비롯되었으나, 쓰다보니 이도저도 아닌. 그러나 그럴싸한 뭔가가 생각 안나서 저대로. 사실, 딱 두글자로 끝내고 싶은데 .. 심심할 거 같 ...? 대충, 혼란과 본능.. 을 엮은 거라고 퉁쳐 보며.. (저 제목이 마음에 들었구나, 나ㅋㅋ)

4> 촬영분량이 없는 것인지, 써놓은 분량이 없는 것인지, 초반후반을 재탕과 뮤비로 때워버렸다. 아마, 주말 재방에서는 무편집본으로 볼 수 있을듯? 청률이가 그렇게까지 하락한 건 안타깝지만, 어찌되었든 하락할 것 같기는 했다. 개인적으로는 재밌게 봤으나 초반 재탕과 후반 뮤비가 당혹스러운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물론, '그' 엔딩 후 뮤비인지라 마음이 뭔가 좀 아프고 먹먹한 감정에 한참동안 여운에 허덕이긴 했지만.

5> 어울리지 않게 드라마 덕질을 하는 중이라 꽤나 피곤하다. 덕질할 시간도 오락가락해서 더더욱. 하지만, 아마(!) 이번이 내 드라마 인생 마지막 폐인모드 덕질이라고 여기며 남은 3주도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두번다시 이따위 짓 안하리라! .. 는 작년 저맘때 즈음 적도 끝나고도 했던 다짐이긴 하다. 아무튼, 아마, 엔딩이 내가 원하는 방향 - 무진장 슬프고 비극적인 - 으로 간다면 .. 한 일년정도 그 여운으로 앓이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토록 물고 빨았으나 결말이 망이어서 여전히 복습이 그저 두렵기만한 적도도 종영 후 여러의미로 반년 넘게 후유증이 남아 앓았으니 말이지. 어찌되었건, 약간의 불안요소는 남아있으나 남은 6회도 지금처럼 혹은 지금보다 조금만 더 좋길 바라며.

6> 아마, 이번이 마지막일 거라는 이야기는 ... 드라마는 자주 보고 가끔 덕질 비스므리한 것도 하지만 폐인처럼 하나만 주구장창 파는 끈기와 부지런함을 갖고있는 편은 아니다, 내가. 그런 나를 유일하게 그렇게 만드는 존재가 왠지, ㅇㅅ 감독인 거 같은데 - 장점이 더 크게 다가와서 그러지 그 단점은 정말 내 타입이 아닐 때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 어쩐지 .. 이 드라마 이후 당분간, 어쩌면 꽤 오래, 혹은 영영 못볼 것만 같아서(ㅠ). 그래서 왠지. 그럴 것 같다.

7> 사실, 나노단위로 끊어서 리뷰를 써볼까, 싶었는데 급 귀차니즘. 아, 진짜 .. 옛날에는 어떻게 그랬지? 젊음이 그래서 좋구나........... 는 또 뭐라니, 나. 여운이 오래도록 가는 드라마로 완결이 지어지면 1회부터 나노단위로 읽어내주마, 는 지금 하는 생각. 과연...;

8> 사실, 연충이 공주에 대한 확신이 어느정도인지 잘 모르겠다. 방송으로 볼 땐 99% 확신을 갖고 행동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 방송이 끝난 후 곱씹으니 절반 정도라는 생각이 들고. 연충의 감정선이 섬세하게 그려지지만 그 깊은 속내는 여전히 오리무중. 아무튼, 다음 주에 어떻게 전개될지도 오리무중이다. 소사번은 '생포'하겠노라 했으니 ... 그렇게 생포되어 금화단의 소굴로 들어가게 되는 것인지, 어떻게든 그 상황에서 무영을 데리고 탈출할 것인지. 어찌되었든, 둘 만의 시간이 오는건가?ㅋㅋ 아, 그리고 방송 후, 몇몇 장면 다시 돌려보며 느낀 것은 .. 마지막 순간 공주의 혼란과 갈등, 금화단의 눈짓과 당혹스러움, 그리고 소사번이다. 소사번은 그 순간, 공주의 갈등이 무엇인지 알았구나, 라는. 본방으로 볼 때는 다른 감정으로 바라봐서 눈에 안들어왔던 것 같은, 순간들이랄까? 역시, 두번이상 봐야하는 드라마 다워;; 근데 요즘 복습을 잘 안하는 현실...;;;

9> 금사빠로 시작된 주입식 멜로가 이렇게 차곡차곡 쌓이고 나니, 확 터트려 주는 날이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14회였다. 아, 벌써 14회. 이제 6회 남았군. 아마, 남은 6회는, 현재 금화단의 계획 실패 및 공주를 위한, 연충의 죽음 (꼭!) 으로 갈 것 같다. 그의 삶의 이유를 통해 그가 죽음을 맞게되는. 연개소문의 죽음 및 고구려의 멸망은 이 드라마에서 너무 멀다는 느낌. 일단, 역사왜곡 자체를 바라지 않으니까. (그러니 가상인물들은 죽어줘야지.. 라니 뿌나 막회생각이;;) 다만, 아들 충을 잃은 연개소문의 쓸쓸함이 남지 않을까, 싶었다. 연개소문에게 있어서 남생과 충, 둘 다 아픈 손가락이겠지만 .. 충이 특히 더 아픈 손가락처럼 느껴지니 말이다. 자길 닮은 아들이 결국은, 자기와 다른 - 어쩌면 가고싶었을지도 모를 - 길을 걷게되며 최후를 맞이하는. ...그래, 난 충의 죽음을 원한거다. 공주도 같이 죽어도 좋고. 홀로 쓸쓸히 남는 것도.. 아 슬프겠다ㅠ 아무튼, 이 드라마의 결말은 지독한 비극이어서 한 일년간 나를 이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해다오...(ㅠ)

0> 역시나, 뭔가 더 할 말은 남은 듯 하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 관계로. 이 드라마가 적도 때 보다 애정을 덜 붓는다는 느낌이 드는 이유는 단 하나. 점점 복습을 안한다. 바쁘다는 핑계인지 뭔지. 좋았던 장면만 무한 돌려보기 정도랄까. 14회의 무한 돌려보기는, 화재씬이랑 엔딩씬. 아.. 진짜ㅠㅠㅠㅠㅠ 연무 멜로의 늪에 빠질 줄이야... (나름 적정선에서 빠져있긴 했으나 늪까진 아니었음; 간간히 흠.. 거렸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