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나인 9회) 너를 살리고 싶다, 간절함이 만든 기적

도희(dh) 2013. 4. 9. 17:44

 

1>

1992년 12월 31일, 선우없이 여행을 다녀온 영훈은 연락이 되질않는 선우를 찾아 그의 집으로 향했고 그 곳에서 선우에게 닥친 불행을 알게된다. 그런 선우의 불행이 제 것인양 함께 아파해주던 영훈은, 선우가 하는 알 수 없는 말을 믿어주며 그의 부탁을 들어줬다. 그리고, 선우는 미래의 자신과의 만남 그리고 그 직후에 일어난 비극과, 깨져버린 약속에 대한 이런저런 고민 끝에 미래의 자신이 전하고자 했던 말의 일부를 알아냈고, 영훈은 선우의 방에서 미래의 그가 남긴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2002년 12월 31일, 시간여행의 부작용인지, 한달 사이 선우의 뇌종양은 엄청난 진행속도를 보였고, 매일 매 시간마다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어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그리고 영훈은, 진실이라는 잔혹한 현실 아래 모조리 박살나버린 소중한 그리고 쓰라린 기억을 가슴에 묻어둔 채, 삶에 대한 아무런 의지도 의욕도 없이, 감히 인간인 주제에 선악과를 먹어버린 죄에 대한, 감히 죽은 자를 살리고자 했던, 그렇게 시간을 거슬렀던, 댓가를 덤덤히 기다리는 선우를 그냥 둘 수 없었다. 그래서, 더이상 티끌만한 희망조차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를 살리기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수술을 하고자 했다.

하지만, 매 시간마다 빠르게 진행이 되고있던 선우이기에 수술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고, 영훈은 답지않게 기적을 믿고 기다린 그 한달의 시간에 대한 뼈아픈 후회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20년 전의 영훈이 20년 후의 선우가 남겨둔 흔적을 발견하는 것으로 영훈이 그토록이나 간절하게 바래왔던 기적이 선우에게 일어났다.


2>

사고로 일찍 죽은 아버지, 그 아버지의 죽음으로 무너진 집안, 그로인해 정신을 놓아버린 어머니, 그런 어머니와 어린 자신을 두고 떠나버린 형, 그 사고 이후.. 세상에 홀로 남은 선우가 의지할 수 있는 건 선우 자신 뿐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모든 것을 터놓고 보여줄 수 있는 영훈. 20년 전에도, 20년 후에도, 선우는 자신에게 일어난 믿을 수 없는 현실을 영훈에게 알리고 의논하는 것으로 영훈에 대한 믿음을 보여줬고, 그런 선우를 믿고 함께 고민해주며 그 믿음에 답하는 영훈이었다.

오랜 시간동안 함께 굳건한 믿음아래 우정을 나누던 친구를 살릴 수 없다는 자괴감, 그 끝에서 기적을 보게된 영훈은 어쩌면 선우 자신보다 기뻤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 기적만을 기다리던 사이에 삶에 대한 그 어떤 의지도 의욕도 없이, 서서히 죽음을 인정하고 그 끝으로 다가가는 선우를 그냥 둘 수는 없었던 것도 같다. 그의 유일한 친구이고 의사인 자신이, 그 무엇도 하지 못한 채, 손놓고 그의 죽음을 기다리기만 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이제, 사라져버린 기적에 의지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무엇이라도 해서 그를 살려보고자 했다. 그리고, 부질없음을 알면서도 선우가 수술에 동의한 것은, 끝없이 자책하고 괴로워할 친구에 대한 마지막 배려, 같은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고.

어찌되었든, 결국, 선우를 꼭 살리겠노라는 영훈의 간절함은 기적이 되어 돌아왔다. 방금 전에 죽은 선우는, 9시 뉴스 앵커가 되어 영훈의 눈 앞에 나타났다. 그렇게, 선우는 살아났다. 그리고, 그 기적의 끝에는 영훈을 향한 선우의 믿음 그리고 선우를 향한 영훈의 믿음이 있었다. 선우가 영훈에게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대해 의논했기에 영훈이 약속장소에 대신 나갔고 선우의 집에 가게되었고 그 곳에서 2012년 선우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일테니까.

남은 향은 두개. 그러나, 1992년 병원 화재현장에 향을 버리고 왔기에 선우의 손에 그 향은 없었다. 그 향이, 그 날 불에 타서 사라졌을지, 누군가의 손에 들어갔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 향을 통한 시간여행이라는 변수가 사라진 현재. 이 드라마는 아마도, 지난 일곱번의 시간여행에서 선우가 남겨둔 흔적들로 인한 변수, 그로인한 미래 혹은 현재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는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1992년의 선우와 2012년의 선우가 했던 몸싸움으로 인해 2012년의 선우가 떨어뜨린 약봉지가 변수가 되어 죽었던 선우가 살아는 것처럼. (물론, 그 사이에는 2012년의 선우와의 만남 및 결과, 그리고 그 것에서 무언가를 유추해낼 수 있었던 선우와 영훈의 영리함도 포함.)


그리고

 

1> 긴가민가의 연속, 아무래도 형은 뒤틀린 시간에 대한 모든 기억을 하고있는 것만 같기도 하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선우의 말에 대한 반응 그리고, 남친과 남친 부모와 함께있는 민영을 바라보는 시선을 보면 말이지.

2> 1막의 끝, 되살아난 선우, 2막의 시작. 그리고, 예고.. 낚시일까?

3> 주민영. 인데, 자꾸 주준영이라고 쓰다가 지우기를 반복.(ㅋ)

4> 영훈이는 참 좋은 친구다. 한영훈 같은 친구가 곁에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박선우의 인생은 성공한 것이다, 라고 말하고 싶다.

5> 어렴풋이나마 선우의 존재를 알게된 최진철. 아직까지는 그 존재가 선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아무튼 이 또한 어떤 변수가 될 듯 싶었다. 그리고, 이 변수가 선우를 위태롭게 하지 않을까, 싶기도.

6> 이야기의 전개가 전혀 예측불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