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아무말 대잔치

새벽의 잡담;

도희(dh) 2013. 5. 8. 02:32


어제 저녁으로 먹은 엽떡의 후유증 때문인지 속이 너무 시려워 잠이 들지 않는 새벽의 잡담;

㉮ 가끔, 예전에 썼던 리뷰들을 읽다보면 저 당시의 난 참 열심히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곤한다. 장면 하나하나에, 캐릭터 하나하나에 온 신경과 마음을 다 썼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고. 덕분에 당시에는 분명 재미나게 봤는데 내용이 정확하게 떠오르지 않을 때에는 리뷰를 찾아읽으며 끄덕거려보기도 한다. 그러고보면, 가끔 리뷰 하나 쓰는데 열댓시간씩 걸리던 때도 있었다. 그 중에 지금은 비공개로 해버린 리뷰도 있다. 나중에라도 마음이 내키고 시간도 된다면 이미지 수정을 거친 후 공개할 예정. 어찌되었든, 당시엔 너무나 좋아하며 봤던 드라마의 감상인지라.

요근래 달달한게 끌려서 언젠가 로맨스 소설의 영상화와 같은 드라마여서 약간의 거슬리는 부분들을 참아가며 봤던 드라마를 주인공 위주로 빨리감기하며 봤다. 출비터지는 부분부터는 정지해버렸지만; - 당시엔 뜬금포 출비라 생각했는데 다시보니 약간의 복선이 있긴 하더라 - 아무튼, 요근래 그 드라마를 보며 느꼈던 감정을 곱씹으며 과거의 리뷰를 훑어보니.. 시점이 약간 바뀐게 느껴져서 웃어버리기도 했다. 난 언제나 제자리에 있는 것 같지만, 시간은 결국 나의 무엇이든 조금은 변하게 하는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고.

요근래의 리뷰는 훗날의 내가 다시 읽어봤을 때, 전과 같은 세세한 감상을 느끼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그렇게 세세하게 섬세하게 드라마에 신경과 마음을 쓸 정도로 마음의 여유가 없는 요즘인지라, 그 없는 마음의 여유마저 잡아 이끄는 드라마가 나타나지 않는 한은, 지금처럼 쓰겠지. 뭐, 사실, 난 내 리뷰를 늘 그리 마음에 들어하는 편은 아니지만. 난.. 담백하고 깔끔한 글을 좋아하는데, 내 글은 질척거리고 구구절절하달까.. (ㅠ)



㉯ 한동안 포토샵을 가지고 깨작거리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요즘은 그렇게 확 끌어당기는 무언가도 없다. 작년에는 적도에 온갖 정성을 다 쏟은 덕분에 약간 늘기는 했는데.. 다시금 정체. 사실, 야매로 배운 실력인지라.. 제대로 된 것도 아니다. 쓰는 기능도 별로 없고; 부디, 앞으로도 덕질할만한 드라마는 나타나지 않길 바라는 중이다.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드라마는 보되 덕질까지는 하지않게 되는 것도 같고, 작년에 적도 후유증이 너무 깊어서 무의식 중에 차단하는 것일지도 모르겠고.



㉰ 난 너무 지치고 막막하면 현실도피를 한다. 끝없이 무언가를 본다거나, 끝없이 잠을 자버린다거나. 요근래의 내가 그랬다. 아마, 그래서 최근들어 드라마를 굉장히 많이 보고있는 것도 같다. 그런데 그 막막함 속에서 보이는 한줄기 빛. 그로인한 약간의 여유가 생긴다면 왠지모를 용기가 생겨 크게 한숨을 내쉬고 일어나고 싶어지기도 한다. 지금이 조금은 그렇다. 굉장히 막막하다. 그래서 끊임없이 뒤를 돌아본다. 그런 꿈을 꾼다. 꿈 속의 나는 늘 뒤에 있고 그래서 꿈에서 깨면 더 지치고. 그래도, 약간의 빛이 보였던 어제, 그 찰나의 순간. 그 빛 뒤에 또다시 그림자가 지는데.. 그 그림자가 나를 완전히 덮기 전에.. 한발자국 내딛어야지.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정말 늦었다고 하지만, 더 늦었다고 생각하며 오늘을 돌아보기 전에.. 살아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