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브레인 1,2회) 나는 이강훈이 좋다

도희(dh) 2011. 11. 15. 08:33

드라마 : 브레인 1~2회

무관심작에서 배우 하나로 관심작이 되버버린 드라마 <브레인>. 하지만, 고백하자면 나는 배우 신하균씨에 대한 호불호는 거의 없는 편이었다. 그의 작품도 그리 많이 본 편이 아니고. 그럼에도 왠지 모르게 신뢰가 있는 배우였고, 그렇기에 신하균씨가 이 드라마 <브레인>에 출연한다는 이유만으로 드라마 <브레인>은 내게 기대작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시청했다.

나는 의드를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그렇더라. 그리고 내가 재미나게 시청한 의드는 <의가형제><해바라기><외과의사 봉달희>가 전부이다. 그나마도 본방사수를 외쳐대며 시청한 드라마도 아니었고. 아무튼, 의드에 대한 그 어떤 기대치도 없었기에 난 그냥 무난무난 재미나게 시청했다. 그리고 생각해보는데, 그 무난무난에 더해서 드라마가 끝날 때 '다음 회!' 를 외친 이유는 오직 하나, 이강훈이 좋아서일 뿐이었다. 이강훈이란 캐릭터 자체보다는 신하균이 연기하는 이강훈이 좋았다, 라는 말이 더 옳을 수도 있고.

글쎄... 이강훈은 실력있는 의사일지는 몰라도 좋은 의사는 아니다. 가난한 가정환경 속에서 오로지 자신의 노력만으로 현재의 위치까지 왔고, 거기서 만족하기 보다는 더 높은 곳으로 오르기위한 야망을 위해 움직이는 의사이다. 그리고, 이강훈은 그 야망을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사람이며 무엇보다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만심에 가득했고, 또한 아무것도 없기에 오로지 의사로서의, 정확히는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존심을 지키며 살아가는 인물인 듯도 싶었다.

또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동기 서준석에 대한 하늘을 찌르는 열등감과 자격지심을 굳이 숨기지않는 인물이기도 했다. 방영 전의 예고에서 미국으로 가지않겠다는 서준석에게 "왜!!!!!!"'라고 소리지르는 이강훈을 보며 살짝 갸웃했는데, 2회까지의 이강훈을 보니 알 것도 같다. 아예 대놓고 '넌 배경이 든든해서 내가 노력해도 따라잡기 힘들다' 라는 걸 인정하고 시작하는 듯 했으니까. 그래서 대놓고 내가 더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서는 니가 없어야 한다, 라고 말하는 듯도 싶었고.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않고 굉장히 솔직한 성격의 이강훈이지만 그 것은 어쩐지, 절대 보여줄 수 없는 것, 절대로 들킬 수 없는 것을 숨기기위한 솔직함인 듯도 싶었다. 그리고, 정작 솔직해져야 하는 곳에선 절대 솔직해지지 못하는. 그리고, 그가 지키고자 하는 자존심이 자신의 야망을 실현시켜 줄 '실력'을 지키기위한 것이 아닌 환자를 위한 '의사'로서의 자존심이 되는 순간, 그는 솔직해져야 하는 부분에서도 솔직해질 수 있지않을까.. 싶기도 했다.

열등감과 자격지심에 가득차서 상대에 대한 배려없이 제멋대로에 간간히 독설도 내뱉는, 이강훈이 좋다. 왜? 라고 한다면... 그러게... 보다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니가 그러는데 다 이유가 있겠지... 라는. 뭔가, 이강훈의 입장에서 극을 보게된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나는, 이강훈의 자존심을 찟어놓은 윤지혜와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 물고 태어나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이강훈을 자극하는 서준석이 싫다. 정말로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그 사람좋은 이미지가 진짜라면 그리 싫어할 필요가 없을텐데, 그런 느낌이었다. 이강훈이 위악을 떤다면 서준석은 위선을 떠는 듯한. 간간히 아닌 척거리며 이간질도 시키려는 듯 싶고;

아마, 서준석 또한 이강훈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있는 건 아닐까, 싶었다. 동기임에도 불구하고 이강훈이 자신보다 월등한 실력을 가졌다는 것에 대해서. 하지만, 로열패밀리의 자존심이 걸렸기에 티내지 못하는, 그렇게 속으로 이를 갈며 '그래봤자 네까짓게!' 라며 비웃는 건 아닐까.. 등등.

모르겠다. 신하균의 이강훈이 매력적이어서 그 반대축에 있는 인물이 그저 미운 것인지, 조동혁이란 배우가 가진 기존의 이미지가 서준석이란 캐릭터에 덧입혀져 그 이미지가 섞여서 그리 느껴지는 것인지, 내가 보는게 맞는지. 이건 계속 지켜보면 알 것 같지만... 난, 서준석이 사람좋게 웃다가 간간히 변하는 눈빛이, 뭔가 흠칫거려진다.

김상철 교수는 또 좋은 걸 보면, 이강훈의 반대축이어서 그저 미운 건 아닌 듯도 싶다. 이강훈을 건드는 게 싫은 것일 뿐. 김상철 교수는 후에 이강훈의 멘토가 된다는 것과, 어쩐지 이강훈이 김상철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듯 싶어서 '이쁘게 봐주세요!' 모드로 지켜보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김상철-이강훈' 쪽 이야기가 확실히 재밌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걱정되는 것은, 난 아무래도 이 드라마의 러브라인을 반대하고 나설 듯 싶다. 언젠가 모 드라마의 남주 캐릭터만 매력적이어서 러브라인 반대를 외치며 드라마를 접었던 것이 문득 떠오르기도 했고. 하하;;;

이제 2회까지 방영되었으니 보다보면 윤지혜가 좋아질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감을 가져보며... 지지난 주부터 궁금했던 왜, 드라마 속 여주들은 이쁘고 밝고 명랑하며 착하고 정의감이 넘치는 것까진 좋은데... 하필 민폐일까, 라고 곰곰히 생각하는 중. ('포세이돈'에서 데인 게 아직도 얼얼하다. 언년이 이후로 그렇게 짜증나는 여주는 처음이었음;)

덧1) 보다가 문득, 선과 악이 공존하는 듯한 외모, 라고 생각했더랬다. 게다가, 수술용 마스크를 껴서 표정이 가려져 있음에도 그 눈빛으로 그 감정이, 그리고 마스크 뒤에 숨겨진 표정이 보이는 듯 해서 호홀~ 거리기도 했더랬다. 역시, 연기잘하는 배우는 늘 옳고 늘 좋다.

덧2) '브레인의 신하균'이 될 것인가 '신하균의 브레인'이 될 것인가... 난, 개인적으로 전자이길 바란다.

덧3) '계백'을 안본 나로선, 현우군의 성장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오늘, 얼마 전까지 꼬꼬마였던 배우가 훌쩍 자라버린 것에 놀라서 흠칫거렸는데, 소년에서 남자가 되어가는 현우군을 보며 또다시 흠칫. 성장기의 아이들은 금새 금새 자라버리는구나... 라며; '공부의 신' 때는 정말 꼬꼬마였는데;;

덧4) 2회 연방이 좋은데.... 그래서 오늘은 방송을 안한단 말이지???

덧5) 결론 : 이강훈만 좋다. 그래서 이강훈 괴롭히는(?) 여타 캐릭터들 다 싫다. 제외는 김상철 교수님. 왜냐하면, 난 배우 정진영씨를 좋아하니까! 정진영의 김상철 교수도 좋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