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그들이 사는 세상 - 매혹적인 고양이 그라자벨라, 윤영.

도희(dh) 2008. 12. 17. 16:20
뮤지컬 '캣츠'는 내가 최초로 본 '오리지널 뮤지컬'이다. 캣츠를 처음 본 것은, 최근 몇년동안 갑작스레 내한공연이 끊이지않던 작년과 올해가 아닌, 2004년쯤이었나? '빅시어탑'공연 때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캣츠'는 '빅시어탑'에서 봤던 감동이 잊혀지지않아서인지, 작년에 대극장에서 다시보고나서는 아예 '캣츠'의 매력조차 어느정도 잃어버린 느낌이다. 라이센스도 봐야지하면서 여전히 미적거리는 나를 보면 말이죠.

어제, 16일 '그들이 사는 세상'이 마지막 세상을 지나며 막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 세상에 사는 그들의 캐릭터는 하나하나가 매력이 넘처서 어느 누가 이쁘다라는 말은 할 수가 없죠.
뭐, 틈틈히 그들이 그리울 때마다 그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꺼내보겠지만, 그들이 사는 마지막 세상에서 내 눈길이 멎은 캐릭터는 '윤영'이었다. 그녀가 마음의 상처로 몸까지 지쳐있을 때, 그녀의 모습은 처음 캣츠를 보았을 때 만났던 그라자벨라의 몸짓과 너무나 닮아있었고, 그라자벨라의 상처또한 윤영을 통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 나는 윤영을 '그라자벨라'라고 불러버렸으니 말입니다.

그라자벨라는 과거 '매혹적인 고양이'였으나, 세상에서 상처받고 버림받아 '초라한 고양이'로 다시 나타납니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의 손을 잡아주지도, 그녀를 감싸주지도 않습니다. 모두들 그녀를 피해 돌을 던졌죠.

그라자벨라가 얼마나 매혹적인지는 그 모습으로는 느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리 친절하지않은 뮤지컬 '캣츠'는 그라자벨라가 어떤 일을 겪어서 그런 모습으로 돌아와야했는지를 말해주지않습니다.
그 것은 그저, 관객의 상상력일 뿐이죠.


윤영은, 너무나 화려한 '스타'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권력또한 가지고 있는 여인입니다.
아름답고 도도한만큼 일 중독자에 술을 늘 손에서 떼어놓지 못하죠.

누구나 그녀를 사랑하진않습니다. 나이가 들었음에도 늘 '예뻐'보이려고하고, '젊은'상대역만을 찾는 그녀에게 사람들은 '마녀'라는 별명또한 붙이죠. 그리고 그녀는 그 누구에게도 고개숙이지도, 눈물떨구지도않고 도도하게 앞만 바라보며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