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로열 패밀리 18회 : 최종회) 인간이 아닌 사람의 이름으로,

도희(dh) 2011. 5. 4. 13:31

드라마 로열 패밀리 18회, 그리고 최종회!

지난 목요일에 종영한 드라마 <로열 패밀리> ..   얼른 리뷰를 써야지,    라고 생각은 했지만 결말이 제가 원했던 것과 얼추 비슷한 듯 그러나 완전히 어긋나서 한참을 멍해져 써지질 않았어요. 그렇게 한 주. 한주가 흐르고, 다른 드라마들 처럼 마지막회 리뷰없이 남겨두긴 싫어서 (...;) 부랴부랴 써봅니다.







1. 공회장의 백기.. 인숙씨, JK를 손에 넣다.

지훈이 꺼내든 패는 공회장에게 가장 중요한 그 것을 찌르게되어, 공회장은 결국 인숙씨의 손에 JK그룹을 쥐어주게 되었어요. 그러나, 스스로를 JK 그 자체라고 여기는 공회장에게 JK그룹이 인숙씨 손에 들어가는 것또한 인정할 수 없는 그 무엇이기에, 결국 암으로 인해 쓰려진 공회장은 그 상황에서도 여전히 인숙씨를 위한 피날레를 준비하고 있더랍니다. 인숙씨의 편지에 대한 공회장의 답장은 전달되었으나 그 밑에 작게 적히 PS를 인숙씨와 지훈은 읽어내지 못했던거죠. 모든 게 끝이라는 마음으로;


2. 밝혀진, 조니 죽음의 진실.

인숙씨와 지훈이 공회장의 'PS'를 못읽은 것은 각자 다른 이유이면서도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어요. 조니라는 존재. 조니를 버림으로서 지켜내고 얻어낸 JK회장이란 자리에 대한 씁쓸한 미소를 지어내는 인숙씨와 이제 인숙씨가 쓰고있는 가련하게 느껴질 정도로 처절한 위악이란 가면을 벗겨내려고 하는 지훈이었으니까요.

조니의 등장과 죽음으로 궁금했던 건, 과연 조니를 죽인 것은 누구일까.. 라는 것이었어요.   당연히 인숙씨라고 여기면서도 그녀의 가련한 모습에서.. 그녀가 조니를 죽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내내 궁금하고 헷갈렸죠. 인숙씨가 아니길 바라면서 말이죠. 인숙씨여선 안된다는 마음으로. 그러나, 김마리는 소중한 아들을 죽일 수 없었으나 JK사람이 되고자 지난 16년간 그리도 발버둥치던 김인숙씨라면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엄집사의 말이 전혀 틀리진 않았어요.

인숙씨는 죽이지 않았어요. 조니 스스로 죽음을 택하고 죽음을 맞이할 곳을 찾아간 것이니까요.   그렇다고해서 인숙씨에게 죄가 없다고는 할 수 없었죠. 조니가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간 것은 인숙씨였으니까요. 공회장의 보여준 그 달콤함에 눈이가려 아들을 인정할 수 없었던 인숙씨와, 그런 인숙씨의 인정을 받기위해 극단적 선택을 해버린 조니라니..

찰나의 순간 보여준 그녀의 행동을 통해 인해 인숙씨를 엄마라고 인정한 조니는 결국 인숙씨를 위한 죽음을 선택했고 인숙씨는 자신의 속에서 꿈틀거리는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가 조니를 방치한 비정한 어머니가 되었어요. 그렇기에 인숙씨는 스스로가 조니를 죽였노라 외쳐댄 것이고 말이죠. 인숙씨는, 법적으로 조니를 죽이지 않았어요. 그러나, 조니 죽음의 원인인 것만은 틀림없죠.

인간적 무죄, 법적 유죄. 이 것이 인숙씨의 죄명. 그리고 모든 것을 털어낸 인숙씨는 그동안 어지럽던 마음을 겨우 정리할 수 있게 된 듯 싶더랍니다.



 3. 행복의 의미.

인숙씨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줄곧 '인숙씨의 행복'을 바래왔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면 제가 바래왔던 인숙씨의 행복이라는 것은, 사람들 누구나가 생각하는 보통의 그런 행복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또 하나, 그녀에게도 '기쁨의 날'이란 것이 있음을 알게해주고 싶었지만.. 그 것은 그녀 스스로 버렸기에 두번다시 찾아올 수 없는 그 무엇. 조니사건을 통해 법적무죄를 받았으나 인간적 유죄판결을 받은 인숙씨는, 눈이 시리도록 파란하늘을 바라보며 웃을 수있는 행복이어선 안된다고 여겼거든요.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이었음을 인정받고 싶었던 인숙씨는, 그렇게 세상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며, 그녀가 사람임을 증명하게 되었어요. 또한, 앞으로도 영원히 김인숙이란 사람은, 양공주촌에서 자라났고 처녀경매에 나갔었으며 정당방위긴 해도 미군을 살해했고 아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굴곡진 인생의 비정한 엄마가 아닌,  대JK의 둘째며느리이자 JK클럽사장에서 JK그룹 회장이 된,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대명사. 그렇게 사람들에게 기억될 사람. 이 것이 그녀가 그토록 외쳐왔던 '인간의 증명'이자 내가 바래왔던 인숙씨의 행복이 아니었나, 싶었어요. 

그리고 전, 인숙씨가 이 것을 끝으로 스스로를 내던질 것이라고 여겼기에, 어쩌면 공회장의 계획을 예상하고 각오했으리라 생각했기에.. 그녀의 보통사람의 행복찾기에 당혹스럽기도 했고; ..   물론, 지훈의 대사는 사람은 누구나 나약하고 그녀 또한 보통의 나약한 사람일 뿐이라고 말해주려는 듯 했지만요.

인숙씨는 가련한 여자에요.   그렇기에 그녀의 무서운 질주를 보면서도 그녀를 응원할 수 밖에 없었죠.    그러나, 그 가련함을 지워내고 바라본다면 최진철씨(내마들)와 강민호씨(49일)의 그 악행들과 인숙씨의 질주는 다를바가 없다고 생각하는 저이기도 해요.   그렇기에,   인숙씨의 질주를 힘껏 응원한 저는   최진철씨와 강민호씨를 완전히 나쁘다고 말할 수 없게 되었구요. 물론, 상황의 차이란 것이 좀 있긴하지만;;;

가련함으로 인숙씨의 질주를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 가련함으로 그녀의 죄를 덮어줄 수 없다는 것도 나의 생각. 그렇기에 공회장의 피날레는 당연한 것이라 여겼어요.   인숙씨는 그렇게 여기지 않겠지만, 지훈을 제외하고 인숙을 처단할 수 있는 이는 바로 공회장이었을테니까요. 지금의 인숙씨로 성장시켜준 공회장, 그리고 가련한 인생의 복수대상자가 되어버린 공회장만이 인숙씨를 처단할 수 있을 것이란 그 어떤 마음? 다만, 지훈이까지 끌어들이지않길 바랬기에... 참 씁쓸했어요.



 그리고..

+) 헬기조종을 배웠다는 지훈과 실종 후 찾지못했다는 것, 그리고 지훈의 마지막 대사는, 그들이 죽었을 가능성이 크지만 죽음이 확실시되지 않은,   그렇기에 사람들 마음에 영원히 살아있음을 뜻하는 듯 했어요.   그 결말이 딱히 좋진않았지만, 인숙씨 행복의 그 것과 조금은 일치해서 그러려니, 라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조금 납득하고 있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충기검사의 '인간적 유죄 법적 무죄' 여기서 딱, 끝이 나버렸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그 이후는 내가 봐선 안될 그 무엇을 봐버린 느낌인지라;

+) 최후의 승자는 현진. 현진이 이끄는 JK는 조금은 달라지겠죠. 그러나, 모르죠. 조금은 달라질 듯, 그러나 선대 공회장과 같은 방식으로 결국 돌아올지는. JK수장이 된 이상, 정가원에서 그나마 사람같았던 현진또한 달라지겠죠?

+) 인숙씨의 죽음은 예상했지만 지훈과 함께라니... 그건 좀;

+) 결말이... 어쩐지... 지붕킥2 같은 느낌! 시간이 애대로 멈췄음 좋겠다던 세경이나, 이대로 사라져 사람들 맘속에 영원히 살자는 지훈이나;

+) 그렇게 끝. 넘 좋아라하며 봤는데 막판 몇분 덕에.. 한참을 멍했던 드라마였습니다.    그래도 나의 수목 밤을 지켜준 꽤 괜찮았던 드라마! 그리고, 이 드라마로 너무 진빼서.. 좀 밝고 가벼운 것들로만 보고싶은 마음. 인숙씨 가련한 인생을 응원하느라 정말 지쳤달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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