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내 마음이 들리니 9회) 지워낼 수 없는 추억..

도희(dh) 2011. 5. 1. 19:40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9회.

오스타 관람으로 인해서 본방사수를 못했던 <내 마음의 들리니> 9회를 부랴부랴 챙겨봤습니다.     오늘 저녁엔 본방사수 해야하니까요-(V)     <49일>의 경우엔 보기 전에 스포란 스포는 죄다 사뿐히 즈려 밟아주시고나서 감상하는 것과 달리, 내마들은 되도록 스포를 안밟으려고 무던히도 애쓰면서 봤더랍니다. 그럼에도 대충 밟을만큼 밟았지만;

마루를 연상시키는 그 남자가 차동주란 것을 알아버린 우리와,  우리네가 우경을 싫어하는 이유를 알아버린 동주. 가족이 자꾸만 마음에 밟히는 준하와 그런 준하를 제 입맛대로 조련하는 태여사.   태여사에게 버림받기싫어 버둥거리는 준하의 이야기가 그려진, 내 마음이 들리니 9회 였습니다.







"내가 니 형으로 사는 한 절대 못돌아가." : 장준하

16년의 세월. 그리고 살아가는 환경이 너무나 달라졌기에 한국에 돌아온다 하더라도 만나게 될 일따윈 없을거라 믿었을 준하는, 정말 그렇게 마음에 뭍어둔 채 전혀 다른 사람으로 살아온 세월이 허탈해질 정도로 쉽게, 운명이란 것이, 인연이란 것이 아직은 이어져 있다는 듯이.. 가족들을 만나게 되요.   아니, 정확히는 우리와 모르는 척, 만났고.. 다른 가족들은 그저 먼 발치에서 바라만 본 정도지만요. 아무튼, 그렇게 준하는, 자꾸만 가족들이 마음에 밟히는 듯 싶더라구요. 그럴 수록 더더욱 다짐하는 듯 싶었구요. 자신에게 가족들은 태현숙과 차동주 뿐이라고;

준하는, 제 생부 최진철과 굉장히 많이 닮았다, 라는 느낌이 종종 들곤해요. 그렇기에 최진철이 본능적으로 준하를 경계하고 싫어하는 것인 듯 싶고 말이죠. 준하에게서 자신을 비춰보게되버린 듯 싶었달까? 속을 알 수 없는 그 무언가에 대한. 아마도, 아들인 걸 알았다면 자신을 닮았다며 좋아했을텐데.. 그렇지 않기에 최진철은 어린 마루에게 했던 것처럼, 준하에게도 자신의 아들인 걸 상상조차 못한 채, 본능적으로 발톱을 세우며 경계하고 싫은 티 팍팍내며 대하는 듯 싶더랍니다.

그리고 준하는 모르는 자신의 생부 최진철의 존재는, 아니, 그의 악행은.. 봉마루가 장준하란 설정 속에 삶을 살아가게 된 계기이자, 이 비극의 시작이 아닌가, 싶더랍니다.   물론, 지금의 준하는 태현숙과의 인연이 그의 인생 최고의 행운이자 이제는 행복이라며 여기며 살아갈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러나.. 그녀가 그때 내민 손에 숨겨진 진실을 알게되면.. 준하, 정말 아프고 힘들겠죠...?

처음 느낀 그녀의 따뜻함에 이끌려, 이제는 오로지 그녀와 그녀의 아들을 지켜주는 삶을 살아가는 준하는, 그녀 곁에선 착한 사람이 된 듯 하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들 모자가 자신의 유일한 가족이라 말하면서도 마음에 밟히는 진짜 가족 주변을 서성거리던 준하는,   동정심으로 그를 자극하고 그럼에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차갑게 내쳐버릴 수 있다는 것으로 그를 조련하는 태여사로 인해서, 오늘도 마음에 큰 상처를 입으며 어쩔 줄 몰라하더랍니다. 태여사의 당근과 채찍 요법은 정말;

자신의 복수를 위해서 두 아들의 삶을 쥐고 흔들려는 태여사와 그런 태여사를 여전히 구원자로 믿는 준하. 자신의 뜻을 거스른 준하를 무시하는 태여사의 행동에 상처받아 어쩔 줄 몰라하는 준하를 보며..   그리고 그런 그를 조련하는 듯한 태여사의 행동을 보며... 아바타 키우나, 스럽기도 하더랍니다;



"치사하게... 차동주!" : 봉우리

우리에게 최고의 날이 아니었나, 싶었어요.. 그날은. 아빠의 그림 한장의 값으로 할머니 치료비를 해결할 수 있었고,   어쩐지 끌리던..   어쩌면 너무 다른데 오빠가 느껴져 어리둥절해저 더 신경이 쓰였을 준하의 치료요법을 통해서, 그녀 마음에 얹어져있던 무거운 짐을 아주 잠시나마, 순간이나마 내려놓을 수 있었을테니 말이죠.

마음이 어떻든, 겉으론 언제나 밝고 씩씩한 우리의 마음이 또 하나 더 묵직해질 일이 일어나고 말았어요.   처음 본 순간부터 오빠라 여겼던 그가, 추억 속 소년이자 우경회장의 아들이라는 것. 그리고 아빠의 그림이 알고보니 우경 손에 넘어갔다는 것.. 우경과 절대 얽히고싶지 않던 그들은, 식물원을 비롯해, 그렇게 하나 둘, 우경과 엮이고 있었어요. 이 것이 운명이라는 듯이.

얽히고 싶지 않은 우경과 얽힐 수 밖에 없게 완벽한 사기극을 준비한 그에 대한 분노,   그리고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동주에 대한 원망.. 추억 속 소년과의 재회에 대한 반가움. 그 오만가지 감정이 교차하는 우리는, 일단 그를 만나 '내가 걔다'라는 걸 말하며 반가운 재회를 하고도 싶었고,   왜 사기쳤냐며 화를 내고도 싶었지만.. 전혀 모른다는 듯, 찬바람 풍기며 무시해주시는 동주 덕에, 무엇이 속상한지 모르게 그저 속상한 듯 하더랍니다.

우리에게 동주는, 원수같은 우경사람이면서.. 소중한 추억 속 존재.   우경은 싫어.   그래서 우경의 아들 차동주도 싫어. 그러나 그녀 마음 속에는 바보같이 착한 동주가 있었기에, 그녀는 그저 차동주의 존재가 마냥 반가웠을지도 모르고 말이죠.   어쩌면, 우리는 우경과 차동주는 같다고 여기면서도 서로 다르게 구분해놓았을지도 모르겠고.   그렇기에, 기억 속 차동주와 다른 동주를 보며, 너도 어쩔 수 없는 우경사람이라며 실망하고 상처입게 되는 것은 아닐런지;



"그 애 엄마, 니 아버지 최진철이 죽였다고!" : 장준하

기억상실증이란 설정 속에 살아가기에 자신의 정체를 쉽게 밝힐 수 없었던 동주는, 추억 속 소녀이자 가장 좋아하는 준하형의 가족인 그녀와 그녀 가족 주변을 서성이고 있었어요. 그리고, 가족을 마음으로 그리워하는 준하를 돌려보내기 위해 무리수를 둬서라도 준하와 가족들의 재회를 남몰래 준비하기도 했고 말이죠. 그러나, 그 작전을 준하가 눈치채며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것은 물론이요.. 지난 16년간 준하가 마음 속에 꼭꼭 숨겨온 비밀을 알게되며 동주는 나름 큰 충격을 받게된 듯 싶더랍니다.

자신이 무너뜨리려고 하는 계부 최진철의 죄의 무게가, 일단 그의 아들이자 우경이란 이름으로 살아갈 동주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으니 말이죠.   그리고,   어린 시절 그리도 좋아했던 아버지의 죄는 어디까지인가, 라는 슬픔일지도 모르겠고.. 그 착한 사람들에게 우경이란 존재는 얼마나 큰 상처와 아픔을 주었을까에 대한 이런저런.

그렇게,   자신의 존재를 밝히지않고 그들 곁에 서성이며 지내고 싶었을지도 모를,   영규씨와 함께하는 순간 어린 시절의 동주의 모습을 보이던 그는, 무거운 죄의 진실을 알게되며 우리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며 쌩하게 대하는 것은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영규씨에게도 쌩한 모습을 보여 우리 착한 영규씨를 혼란스럽게 만들더랍니다. 영규씨에겐 그러지 말았으면 싶지만.. 동주로선 더이상 자신과 얽히지않는 것이 그들에게 좋은 일이라 여겨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동주의 마음은 열세살의 그 시절,   그 사고당시에서 멈춰 굳게 잠겨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때때로 보여주는 참 어린아이같고 맑고 순수한 모습에서. 그런데 그런 걸 꼭꼭 걸어잠그고 살아가는. 그리고 잠궈진 문을 여는 순간은 영규씨와 준하 앞에서가 아닌가, 싶었어요. 특히, 영규씨. 그래서.. 영규씨와 동주의 씬은 늘 이쁘고 좋아서 절로 미소가 지어지더랍니다.


콩주머니와 멜로디언 : 추억

이 장면 좋았어요. 콩주머니와 멜로디언.   이 두가지 물건은 각자가 상대방을 기억하고 떠올릴 수 있는, 일종의 증표같은 것이 아닌가, 싶어요. 그와 동시에 어떤 힘이 되는, 소중한 추억을 간직할 수 있었던 그 무엇.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 사이에 놓인 커다란 강을 보며, 그 추억을 놓아버림으로서 상대의 존재를 지우려고 했지만... 그 것이, 그리 쉽진 않은 듯 싶더랍니다. 콩주머니를 망가뜨린 동주는, 한밤중에 터져버린 콩주머니를 주워들었고.. 고이 간직한 멜로디언을 버리러 나가던 우리의 발걸음이 그리 쉽게 떨어지지 않는 걸 보면요. 
 
그래서 이 장면이 좋았어요. 콩주머니와 멜로디언. 그들 앞에 놓인 커다란 강. 그 빠른 물살이 두려워 도무지 건널 수 없지만, 콩주머니와 멜로디언이 그들이 그 빠른 물살의 강을 잠재우고 그렇게 건널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것 같았으니까요.



 그리고..

+) 최진철과 김신애의 준하에 대한 대화를 들으며, 그게 니 아들이다, 라며 꽁냥꽁냥 거렸답니다. 준하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그들이 나중에나중에 준하가 사실은 자신들의 아들이었다는 걸 알게되면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런지;

+) 태여사는 진심 무서운 여자.   늘 궁금한 건, 16년이란 세월동안 태여사가 준하에게 품은 감정이 그저 복수를 위한 도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가, 에 대한 것이에요. 그건 끊임없이 궁금해질 듯 합니다. 아무튼, 준하에게 떠나라고 하는데..   그냥 준하가 쿨하게 돌아서서 가족들에게 가버렸음 싶기도 했지만...   그러기엔 16년이란 세월은 너무나 길었죠. 진짜 가족들과 보낸시간보다도 더 긴. 게다가 준하는 가련한 태여사 모자를 지켜줘야만 한다는 의무감도 있는 상태고;

+) 영규씨, 너무 좋아요.    영규씨 역의 정보석씨는, 예전에 굉장히 재미나게 봤으나 이젠 좀 가물가물해진<폭풍의 계절>이란 드라마에서 도지원씨랑 부부로 나올 때부터 좋아라한 배우였는데 .. 그러고보니 당시 부인이었던 도지원씨도 동해의 바보엄마로 열연중이시군요. 그런데, 난 그 드라마를 한번도 안봤을 뿐이고;

+) 우리바라기 승철이. 이 녀석 살짝 찌질대는 건 있지만 꽤나 귀엽고, 우리향한 마음은 누구보다 짙어서 참 진국이다 싶은 녀석이기도 해요. 그러나 승철이는 그저 우리바라기의 숙명!!! 서브의 비애..ㅠ.ㅠ

+) 화보찍는 동주, 이 남자.. 연두색도 소화하고 있습니다. 옷 자체는 별로 안이뻤는데, 연두색과 그럭저럭 매치가 되어 호홋, 하고 봤다나 뭐라나...; 난, 초록색 연두색 이런 거랑 잘 안어울리는 사람ㅠ;;;

+) 영규발톱, 동주발톱.. 이 장면 진짜 이뻤어요. 둘이 다시 같이, 사이좋게, 지내주시길-! 같이, 쓰는 순간 수화동작 떠올리며.. 이걸 어찌 표현하나, 순간적으로 고민; 그걸 왜 고민하는가 묻는다면.. 이유없음.

+) 솔직히, 본방보다 예고가 더 재미있어서 파닥질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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