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신데렐라 언니 16회) 효선이 가여운 은조, 은조가 가여운 나.

도희(dh) 2010. 5. 21. 10:24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 16회.

방금 찾아보고, 내일 쓰려고 했는데 오늘 이렇게 부시럭부시럭- 쓰고있는 중이랍니다. 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아까 쓴 검프리뷰가 어딘가 마음에 안들어서 마음이 찝찝해요. 그래도 삭제하고 다시쓰긴 싫고. 뭐, 나중에 그 언젠가 한번 더 몰아보게되면 그때 다시 정줄잡고 정리해보도록 하죠, 뭐.

효선이가 가엾다고 우는 은조와 그런 은조를 더 가엾게 바라보던 시청자의 한 사람인 나, 그런 신데렐라 언니 16회였답니다. 그리고 좀 가볍고 간단하게 쓸게요. 과연 될까는 여전히 모르겠지만요. (웃음)




1. 은조가 가여워하는 효선.



분명 효선의 상황은 절망적이고 또한 스물다섯의 어린 나이에 그런 감당못할 현실에 맞서야하는 이 아이가 안쓰럽고 가여운 건 사실이에요. 그러나, 은조가 가슴아파 어쩔 줄 몰라하는 것처럼 가엾지는 않더랍니다. 효선은 은조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리 나약한 아이는 아니었으니까요.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것이 '착하다' 라는 기준이라면 효선은 분명 착하지만 순해빠진 나약한 애는 아니라는 거죠. 영악해요. 이 아이는 분명! 되려 조금만 충격을 받으면 휘청거리는 은조보다 더 강한 아이가 효선이라고 생각되구요.

효선이는 뭐랄까... 말과 마음이 정 반대라는 생각이 자꾸만 들고있더랍니다. 언제나 솔직함이 무기였던 이 아이는 더이상 솔직하지 못해지고 있는 듯 했어요. 아니, 자신은 분명 솔직하다고 생각하지만 바라보는 입장에선 아니었다는 거죠. 뭐랄까...  스스로의 마음을 정확히 짚어내지 못한 채,  상반된 감정에서  휘청거리면서도  당연히 가져야할 '분노' 의 감정으로 강숙을 대하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 분노마저도 그녀의 본심이되  또한  아닌 듯 해서 좀 흥미롭달까,  그런 기분으로 보고있어요.

장씨를 만나 아빠에 대한 사과를 받아낸 효선. 이제 이 아이는 '은조는 아빠를 사랑하니까' 라는 이유로,  '강숙은 내가 충분히 벌을 주고 자신도 후회하니까'  라는 이유로,  자신의 곁에 두기로 해요.  핑계죠.  8년간 자신과 아빠를 기만한 모녀를 자신의 집에 두기위한 스스로에게 거는 핑계.  사실은 그게 어떤 이유든  혼자  남겨지는 게 싫고,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을 또다시 잃기싫은 효선이기에 결코 놓아지지 않을 것이면서!

장씨의 사과를 받아내고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역으로 돌아온 효선. 사라진 강숙. 막차가 끊기는 시간까지 기다리고 도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 강숙. 효선은 그제서야 엄마가 날 버리고 갔구나, 라고 깨닫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듯 햇어요.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그 것은 분노가 아닌 버려졌다는 것에 대한, 혼자라는 것에 대한, 또 다시 엄마를 잃은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었을런지.

그러고보면,  당시 모든 걸 다 가졌으되 엄마의 사랑 하나가 부족해 애정결핍증 환자처럼 보였던 이 아이는,  강숙은 자신의 결핍된 애정을 마지막으로 채워넣고 걸어잠근 단단한 열쇠가 아니었나 싶기도 해요.  그런  강숙이 사라지면,  효선의 사랑은 또다시 모조리 빠져나와 다시 사랑이 텅 빈채,  애정결핍으로 말라갈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덧) 효선이 강숙에게 내지른 악다구니들. 하지만 나는, 강숙의 그 기막히고 질퍽한 삶을 모르는 효선이기에 그리 악다구니를 할 수 있는 것이란 생각도 들었어요. 효선에게 세상은 그래도 여전히 아름다운 곳일테니까.




2. 내가 가여워하는 은조.

모든 진실과 마주하게 된 은조. 그 진실에 온 몸에 기가 다 빠져버린 듯이 휘청거리는 아이.  그렇게 하얗게 질려서도 그 분노와 독기를 감추지않고 안간힘을 다해서 으르렁 거리며 털을 곤두세우는 아이.  그런  아이 은조는 제 마음이 너무 아파 온 몸이 산산조각이 나버릴 것 같은 상황에서도 오직 효선이 걱정 뿐이었답니다.

기훈을 많이 사랑하는 효선이의 마음이 다칠까봐 진실을 덮어두고,  '장씨' 의 일을 알아버린 효선이  또 가여워 마음이 아프고,  효선이 미각을 잃은 이유가 엄마의 외도를 알았기때문 이라는 것에 온 몸을 부르르떨며 아파하고 미안해하고 가여워하며 울어대는 아이. 저는 되려 이런 은조가 더 가엾더랍니다.

은조는  어쩐지  몸도 마음도 약해질대로 약해져서  이제 조그만 충격만 받으면 휘청거리고 있었어요.  이러다가 정말 은조가 산산조각이 나버리면 어쩌나,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말이죠.  그만 울었으면 좋겠고 그만 아팠으면 좋겠고  그만  미안했으면 좋겠고 ....  그만,  사랑했으면 좋겠고... 그만,  자신의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해야할까?

효선을 위한 삶이 아닌,  은조 그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보고싶어요. 은조는 정말 하고싶은 일이 뭘까요...  대성참도가의 일이 아닌,  진짜로 은조가 하고싶은 것.  은조가 훌쩍, 모든 걸 내려놓고, 도망치고 싶었던 그 곳으로 떠나버렸음 좋겠다, 라는 생각도 들더랍니다. 모든 걸 내려놓고. 아마, 대성도 그런 은조를 나무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대성은 되려 지금의 은조를 나무랄지도 모르죠. 저를 생각안하고 효선만 생각한다고! 그래서 저 자신을 돌보지않는 은조를... 나무랄지도 모른다, 라고 생각이 들더랍니다.



3. 기타등등~;

- 기훈 기정과 은조씬.... 아까 이웃님 블로그에서 읽은 신언니 리뷰 때문에 내내 '로맨스' 쪽으로 생각하며 보고야 말았어요.. 어쩔;

- 기훈이와 은조는 왜 그리 서로에게 절절한 건가요? 나는 이들의 러브스토리가 처음부터 그리 절실하게 와닿지 않아서 현재는 더 난감해지고 있는 중이랍니다. 그래도 초반엔 와닿진 않아도 머리로 생각은 할 수 있었는데;

- 기태가 효선이 좋아하는 건 기정이도 알고있었군요! 그럼 그때 사인이라도 받아다가 기태형아 가져다 줬어야지ㅡ.ㅡ!!! 유일한 동생이라면서 형제간에 애정이 없어, 얘들은~;;;

- 강숙여사는 과연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

- 후속작 김탁구 이야기 - 구마준으로 나오는 주원씨 언뜻 강동원씨 닮았음!  그러고보니 얘들도 구씨네?  무슨 사이냐..; 그나저나 김탁구는 그리 안땡기는데 주원배우는 왠지 홍보해주고 싶은 이 마음; 언제 한번 정리해야할 것 같습니다...김탁구.  그나저나,  주원배우는 스프링밖에 안봤는뎅...ㅋ  뮤배의 연예인화를 그닥스러워하는 편이지만 이왕 진출하는 것 성공하시길~! (그때 퇴근길 기다려서 싸인이라도 받아둘거슬... ;;)

- 검프이야기; 마검의 모방력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