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그들이 사는 세상 8회 - 그들이 사는 여덟번째 세상 [그들이 외로울 때 우리는 무엇을 했나]

도희(dh) 2008. 11. 19. 13:18


그들이 사는 여덟번째 세상이 문을 열었습니다.
이번, 그들이 사는 세상 8회는 '규호이야기' '늙은 배우들의 이야기''민철이야기' 이렇게 3개의 옴니버스같은 전개로,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또한, 남은 8개의 회를 위해서 쉼표하나를 찍어놓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것은 실체가 드러난 갈등이 증폭시키기위한 발판을 만들어 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규호이야기

1. 무조건 손규호야. 점수 필요없어. 무조건~ 그 놈만 잡아. 알았지? (지오)


내내 말했었지만, 규호는 실적(!!!)은 우수한 사원이지만 - 남들보다 조금 더 이기적인 성격 탓에 내부에 적이 많습니다.
'드라마국 단합대회'에서 지오팀은 단 한가지를 말합니다. '손규호만 잡아!!!'라구요.
승리와 정정당당따위 다 집워치우고 '왕재수 왕짜증' 손규호에게 여태껏 쌓인 것을 게임을 빙자해서 풀겠다는 저 의지!!!
우승따위 다 필요없어~ 라고했지만, 지오팀은 우승과 규호... 두 개를 동시에 잡았습니다.
그리고, 규호는 지오에게 다가가 쿨~ 하게 말합니다.

'내가 너 기분풀라고 일부러 져준거야.'




2. 일 그르치지마라. 병원에 간 건 잘했다. (규호아빠)


이날, 규호는 무척 바빴습니다.
'드라마국 단합대회'후에 그동안 말도많고 탈도많은 드라마 '천지연'의 제작발표회까지... 정신없는 사이에 또 하나의 사건이 터집니다. 규호의 동생 규빈(이름이 규빈이었어요)이 사고를 당한 것입니다.
동생이 어떤 '조직'의 행동대장이었는데, 그 조직을 떠나 도망치다가 일을 당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선을 앞둔 아버지는 이 사건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자신의 이미지를 갱신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할 생각만 하시는 것입니다.
규빈의 상태따위 안중에도없이, 어떻게해야 자신에게 이득인지만을 따지는 아버지.
아마, 규호는 그런 아버지를 닮아 자신의 성공을 위해 살아가는 반면, 규빈은 그 답답한 가정에서 벗어난... 뭐 그런 것 같습니다. 상투적인 이야기지만... 그 것이 규호의 상처인 것 같습니다.
규호는, 동생의 병실을 찾아가 안타깝게 바라보다 나오는데 - 병실 밖에는 기자들이 진을 치고있었습니다. 거짓과 위선으로 세상을 대하는 아버지가 질린 듯한 표정을 짓는 규호.... 그리고, 아버지에게 문자가 옵니다.

'일 그르치지마라. 병원에 간 건 잘했다.'


이 드라마를 보면, 닮고싶지않은 부모를 닮아버리는 자식들의 이야기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해하지 못할, 혹은 너무싫은... 부모의 성격을 저도 모르게 닮아가는 지오. 규호. 준영... 이 셋을 보면 그런 것이 느껴집니다.



3. 넌 뭐하냐? (규호)

규호에겐 힘겹고 외로운 하루의 끝에, 그의 곁에 있어주는 이는 없습니다. 
수면시간이 부족한 수경에게 전화해 핀잔을 듣고 - 지오에게 전화해 '내가 일부러 져준거야'라며 술주정을 합니다. 지오는 '너잘났다'이러고 말지만요. 그리고 - 그리 싫어라~ 해도 그 주정받아주며 맞장구쳐주는 지오...
이 두사람... 친구하면 은근히 잘 맞을 것 같기도한데, 지오는 규호를 너무너무 싫어라~ 하시니... 가능성은 아직 별로없지만... 사람 일은 모르니까...;;; 그리고, 준영에게 전화하지만 - 준영인 잠들어버려서 받질않았습니다.

이 모습이 얼마나 짠하던지... 그가 그동안 살아온 방식의 결과이지만, 그래도 무척 안쓰럽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힘들 때, 누군가가 그냥 곁에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곤하는데... 규호는 그런 쉼터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규호가 전화를 건 세 사람은 - 규호와 늘 으르렁거리고 못잡아먹어서 안달인 사람들이었습니다.
모두가 규호의 적이겠지만, 대놓고 규호를 비난하던 또래들이죠. 아니, '그들의 적'은 규호이지만 '규호의 적'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규호는 수경이외의 지오와 준영과는 으르렁거리는 것은 아니었네요.
때론, 쿨하게~ 때론 차갑게~ 깐죽거렸을 뿐...?
아마, 규호는 그들과 늘 대립하면서도 그들이 사실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고있겠죠. 실은, 친해지고싶었던 건 아닐까요?
그런생각이 드네요...





4. 야, 너랑 나 하룻밤 잤다고, 무슨 대단한 관계인양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규호)

결국, 외로운 규호의 전화에 달려나와준 것은 해진이었습니다.
규호의 쉼터가 해진이 되는 것이었죠. 그리고... 하룻밤을 자며 진도를 나가주신 두 분!!!

규호는, 번번히 배우들과 스캔들을 내주시니 - 해진과의 하룻밤도 그냥 하루일 뿐이겠죠.
해진또한, 규호가 '하룻밤 잔걸로 착각하지마'라는 규호에게 귀엽게 웃으며 '네~'라고 대답했지만... 속내는 그게 아니겠죠.
설마.. 그렇겠어요? 해진인 이제 풋내기 신인.. 아직, 맑고 순수한 소녀인데요. 게다가 규호를 무조건 좋아하는....?

그나저나, 그런 해진을 뒤에서 지켜보는 저 남자의 정체가 궁금합니다. 촬영할 때, 해진에게 옷을 덮어준 그 사람인 것 같은데... 매니저...??? 일단, 해진이 소속사는 있다고 했었으니...
그냥 지켜보는 사람은 아닐테니 규호와 해진의 관계에 뭔가를 제공할 사람이란 생각이 듭니다.



* 외로워도 외롭다고 표현못하고, 괜시리 여기저기 전화걸어 술주정하던 규호가 외로울 때, 규호의 곁에는 해진이 있었습니다.



늙은 배우들의 이야기

1. 민숙이야기

이 날은 민숙의 생일이었습니다. 자신의 미역국을 끓이고, 그 날 있을 대본을 읽으며 대사를 외우는 민숙.
혼자사는 민숙은 생일 아침을 혼자보내기싫어 또 매니저핑계를 대며 수경을 불렀네요.
수경은, 민숙의 마음도 모르고 투덜투덜~
그 투덜거림을 못들은채, 묵묵히 미역국을 먹다가 - '밥~ 밥~'하는 수경의 단어를 고쳐주십니다.

'어른한테는 밥이 아니라 진지야. 애나 개한테는 밥이고, 어른한텐 진지. 진지'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민숙의 생일을 알게된 해진은 전 스텝과 배우들과 함께 민숙의 깜짝생일파티를 열어줍니다.
내심 기분좋으면서도, 시큰둥한 척 하는 민숙은 - 아이들의 기특한 마음을 모른척하며 무시합니다.
게다가, 별거아닐 선물 필요없다고하지만 - 모두가 나간 사이에 아이들의 선물을 하나하나 풀어봅니다.
그저 손수건 한장에, 과자 하나에, 거울 하나...축하의 말이 담긴 카드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아이들의 진심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는 민숙입니다.
사랑을 받는 것에도 익숙치 못하고, 주는 것에도 익숙치못한 민숙은 - 생애 최고의 선물을 받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좀 더 가까워진듯한 수경과 민숙. 수경은, 다음 생일엔 혼자서 밥먹지말고 꼭 자신을 부르라는 카드를 남깁니다. 그만괴롭히라는 당부와 함께. 그리고, 수경의 거울선물... 이뻤습니다.


*아이들에게 늘 시크둥하게, 때론 무섭게대하던 민숙은, 외로울줄 알았던 생일에 아이들의 축하와 진심어린 마음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2. 일우이야기

정확히는 모르겠고, 전에 대본리딩때 규호가 '정일우선생님'이라고 했던 것 같아서 이름을 추측해봅니다.
아내가 아파서 오늘내일 한다는 이야기가 6회에서도 언뜻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는, 고단한 촬영이 끝난 후엔 암투병 중인 아내의 곁을 지키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3. 수진이야기
젊어서 배우한다고 할때는 다들 대가리 빈것들이라 비웃더니,  왜 지들이 그돈갖고 호강해.
 화류계년들처럼 웃음팔고 번 돈. 드럽고 드럽다더니, 왜 지들이 그 돈갖고 생색내냐고.
...우리가 화면 속에서 웃으니까 그것들은 우리가 놀면서 거저 돈버는 줄 아나봐... (민숙)


수진은 국민의 어머니란 호칭이 있는, 꽤 유명한 배우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삶은 그리 화려하지않죠.
유학까지 보냈지만, 졸업장하나 못따고와서 공익근무요원을 하는 아들과 늘상 망하면서 수진의 돈으로 사업을 하고, 돈도 못벌면서 온 몸을 명품으로 꾸미고, 것도 모자라 바람까지 피워대는, 거기에 30년 전의 일우와의 연정(?)으로 30년 내내 들들볶는 남편.

아침마다 아들을 깨워 밥해먹이고, 그 틈틈히 대본을 외며 요리하다 칼에 손이 베이고.  남편 문제때문에 몇년째 머리끄뎅이 잡히고 돈 뜯기면서도 그냥 웃어넘기는. 그냥 이런저런 생각하면 못살기에 그냥산다는 수진.

배우이기에, 이미지로 먹고사는 배우이기에 쉽게 고소도 못할 것이란 것을 아는 못된 사람들 때문에 이리치이고, 일년을 고단하게 살아가는 아내의 돈을 제 것인냥쓰는 남편과 아들때문에 저리치이는 수진... 
'배우가 참 좋다. 펑펑 울어댈 수 있는 배우가 좋다'라던 그녀의 속내를 이제야 알 것 같네요.

머리그뎅이를 잡히고, 얻어맞아서 생긴 수진의 얼굴에 난 상처를 걱정하는 일우에게 수진은 웃으며 말합니다.
'내일 남편한테 맞는 역할이라 괜찮아. 잘됐지 뭐~' 라고...
문득 박건형씨가 생각이 났습니다.
뮤지컬 '햄릿'공연하다가 얼굴에 상처를 입은 박건형씨는, 이번 '바람의 나라 21회'에서 무휼에게 상처입는 장면을 찍으며 자연스럽게 넘긴다고 하더군요. 그냥 문득, 생각이 났어요.
다쳐도 내가 얼마나 아픈가보다는 다음 날있을 촬영에 지장이 있을까 걱정해야하고, 아파도 맘편히 쉬지못하고, 그 모든 걸 드러내야하는 배우란 직업... 세상에 힘들지않은 직업이 어딨겠습니까만... 이 것도 참, 힘든 직업이네요...



4. 그리고, 배우들의 이야기
너는 정말 멋지게산다. 우리처럼 구질구질하지 않게.
너 계속 그렇게 살아야해. 남자들 밑에두고 부려먹으면서. 넌 우리 배우들의 꿈이야.(수진)



그날 저녁, 민숙의 집에 일우와 수진과 윤영이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아내가 아프다고 팬들이 '오골계에 인삼을 넣은 닭을 삶아' 솥째들고왔다는 일우.
배우일과 모델일과 사업으로 링겔을 맞고 액션스쿨을 다니면서 몸이 축나도록 일하는 윤영.
오늘 하루는 아이들의 이쁜짓에 기분이 좋았을 민숙...
배역때문에, 하루는 '국민의 어머니' 하루는 '국민의 웬수'로 살아가는 수진...

드라마의 캐릭터때문에, 배우들까지 욕하는 경우가 많은데... 뭐, 어쩌겠어요. 그만큼 연기를 잘한다는 것이겠죠.
김자옥씨는 정말 한동안 겹치기출연이 많으셨잖아요. 이런 저런 캐릭터를 바꿔가며....
보다가, 하루는 '국민의 어머니' 하루는 '국민의 웬수' 이러시는데... 진짜 김자옥씨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듯 보게되었어요.

그들의 사는 세상에 출연하는 배우들 모두 '캐릭터 그 자체'인듯한 느낌이 들지만- 특히, 배우들의 역을 하시는 중년 배우들은 진짜 그 자체처럼보여요. 뭐, 그만큼 실감나는 연기를 보여주신다는 뜻이겠죠?


* 이 늙은 배우들이 외로울 때, 그들과 함께 일하고 함께 늙어가는 ...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동료배우들이 함께합니다.






민철이야기

1. 내가 너한테 뭘 그렇게 잘못했어, 임마. 아빠가 딸년한테 똑바로 살라는 얘기도 못해! (민철)
찾아가 뭐라그래? 왜 자식교육을 그따구로 시켰냐고 그래?
아, 그럼, 상관마라~ 너나 잘살아라. 딸자식 그리 염려스러웠으면 바람을 피지말지. 무슨 염치로 그런 말을 하냐.
요즘 인터넷에 윤영이랑 어떤 남자랑 거릴 쏘다닌다던데 그게 당신아니냐. 반격이나 받지.(현섭)


그들이 사는 세상 5회에서 준영과 지오의 연극회상씬으로 만들어졌던, 윤영과 민철의 과거사에서 나왔듯이 -
민철은, 윤영과의 스캔들로 이혼하고 딸과도 헤어져 살고있습니다.
7회에서 윤영이 스치듯 '딸의 이야기'를 묻자, 민철은 듣기 거북해하기도 했었어요.
그런 민철의 딸이 엇나가고 있었습니다. 그 것이 속상한 민철이 딸에게 잔소리하자 딸은 '무슨상관'이냐며 되려 반박합니다. 전처를 찾아가 의논하고싶어도, 염치가 없어서 찾지못하는 민철.

하지만, 아내와 딸을 버리고 선택한 윤영에 대한 사랑은 그리 행복하고 달콤하지만은 않은 민철입니다.




2. 김민철, 너는 내가 널 사랑하는 건 안중에도 없지? (윤영)
김민철, 넌 내가 널 사랑하는 건 안중에도 없지? 너만 날 좋아하는 것 같지?
너만 나한테 의리가 있고, 너만 나때문에 괴롭고 슬프고, 너는 일하고 나는 웃음팔고.
너 가끔 내가 몸도 판다고 생각하지?(윤영)


이런저런 일에, 드라마 편성까지 차질이생겨 민철은 속이 탑니다. 게다가, 술집에서 우연히 본 윤영.
민철은, 윤영이 자기와 지오를 이용해서 드라마편성기밀을 알아내고 자신의 사업에 이용한다고 여기네요.
그 것을 눈치챈 윤영또한 화가납니다.

민철은 윤영과 다시 시작하면서 '니 삶을 자유롭게 살아라'라고 말했습니다. 대충 이런뜻...?
하지만, 기본적으로 민철은 보수적인 한국남자입니다. 윤영의 자유로운 영혼을 이해할 수 있는 타입이 아니란 거죠.
일과 사생활에 관한 선을 확실히 긋는 윤영에게 그는 괜히 쿨한 척하지만, 익숙치못하고 힘겨워할 듯 하네요.
윤영이 민숙의 생일파티를 위해 민숙의 집을 찾게되고, 민철은 끝까지 윤영의 집을 찾아가 그녀를 찾습니다.

처음으로 윤영의 입에서 윤영의 마음을 들었습니다. 대충 예상했듯, 윤영은 민철이 윤영을 사랑하듯 - 그녀또한 민철을 사랑하고있었습니다. 이 두사람은, 서로를 사랑하지만 - 표현하는 방식과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릅니다.
이 둘사이에서 생긴 이 오해가 더 커질 것인지 멈출 것인지... 그건 아직 잘 모르겠네요. 어쨌든, 그 것이 커지든 멈추든 어떻게 나아갈지가 궁금하네요.


* 민철도 윤영도 ... 서로가 외로울 때, 서로에게 쉼터가 되어주지 못해, 서로를 외롭게만 만들고있습니다.



그들이 사는 세상 8화는 총 16부작의 중간에서 한번 크게 숨을 내쉬고, 다음을 향해 걸어가고있습니다. 달려간다는 표현은 못하겠네요. '8회부터 직장을 배경으로 한 갈등이 증폭되는 3라운드 돌입'이라고 하셨는데 - 그 갈등의 증폭을 위해 만들어둔 발판이 꽤 단단하고 좋았다고 표현하고싶습니다. 멀리뛸 수도 있겠어요.
늘 좋지만, 저는 그들이 사는 세상 8회도 꽤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규호의 이야기가 메인이 되었다는 것이 너무 좋았어요.
그들이 사는 아홉번째 세상을 기다리며...

아, 그리고-3개의 이야기외의 다른 이야기를 합쳐서 올리면 내용이 너무 길어질 듯해서, 나머지 이야기는 2탄으로 따로 올리기로했습니다^^








* 오늘은, 감상이 조금 늦어졌어요.
└원래, 드라마 본 후에 바로바로 쓰고 올리는 편인데 - 어젠 드라마 끝나고 일찍 자버렸거든요.
└아침일찍부터 쓰기시작했는데 다른 일도 하면서 쓰는데다가  제가 글을 쓰는 속도가 느려서 이제 겨우 정리가 끝났습니다.

* 댓글이 너무 큰 힘이 되고있어요.
└댓글 달아주신 분들께 모두모두 너무 감사드려요. 복받으실꺼에요~*
└늦어도 크게 상관없겠지... 하고 오늘 조금 게으름을 피웠는데... 기다리시는 분이 계신다면...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