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그대 웃어요 32, 33회 - 웃음과 슬픔이 공존하는, 연장전의 시작.

도희(dh) 2010. 1. 19. 02:05

드라마 그대 웃어요 32, 33회.

연장전이 시작되었어요. 원래대로라면 후속드라마가 시작했을텐데 말이죠. 물론, 그 후속으로 예정되었던 드라마는 다른 시간대에 편성되어 무척 재미나게 보고있어요~  완전 재밌습니다!!! 1,2회 이후로 리뷰를 써드리지 못하는 것이 무척 안타까울 뿐이에요..ㅠ.ㅠ*

아무튼, 그래서 정해진 이 드라마의 후속작은 제가 좋아라하는 작가님의 작품인지라 리뷰는 안쓰고 열심히 챙겨볼 예정이랍니다. 그 작가님에 대한 호불호가 있는 건 알지만, 저는 그 작가님의 작품, 특히 주말가족극을 꽤 좋아해서 말이죠..;; 아무튼, [그대 웃어요]는 미니분량만큼 남았답니다.

그대 웃어요 32, 33회는 ... 웃음과 울음이 공존하는 이야기였어요. 그리고, 사람은 서서히라도 변한다는 이야기가 그려지기도 했고 말이죠...









1. 그렇게 서로서로 모르는 척 하는, 부자.

만복할아버지는 자신의 몸 속, 간에서 더부살이하는 암이란 녀석을 맞이하면서 삶을 한번 되돌아보게 되는 듯 했어요. 그리고, 삶을 살아가면서 자신이 해보지못한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알아버린 듯, 하나 둘, 그 것을 해나가기 시작하더라구요. 멋부리고 막걸리집에서 제 돈주고 술도 사먹고, 꽃등심 사다가 가족들에게 먹이고, 과자도 먹고, 생전 하지않던 농담도 하면서, 사소한 일에도 허허실실 웃어가며, 그는 그렇게 하나 둘 해가며 살아가고 있었어요. 남은 생을 정리한다는 느낌과 함께 더불살이하는 그 녀석과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들 상훈만이 아버지의 그 변화를 어렴풋이 느끼고 결국은 알아버리게 되더라구요. 그렇지만, 아버지는 가족들이 아직은 그 것을 모르길 바란다는 것 때문에, 애써 울음을 삼키고 짐짓 밝은 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 아버지의 남은 시간을 그저 편안하게 해드리고 싶어하는 듯 하더군요. 이제는 마음 편히 지내길 바라는 듯... 말이에요.

카센터 사무실 앞에 아들과 나란히 앉아 과자를 먹는 만복 할아버지.
아들은 아버지에게 눈물을 들킬새라 과자 한줌을 잡고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먹고, 아버지는 그런 아들이 하나라도 더 먹길 바라는 마음에 과자봉지를 슬쩍 옆으로 주는 모습이, 짠 ... 하게 다가왔어요.




2. 서정길의 들끓는 부성애...!!!

서정길의 변화에 대해서는 그 전에도 간간히 말했기에 더 구구절절히 말하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아닌가...?

정인부 정길은, 현수와 정인의 마음을 내내 지켜보고 살펴보다가 결국은 그 집을 포기함으로서 현수를 자신의 사위로 맞이하겠노라, 말해요. 니 자식만 귀하냐~ 내 자식도 귀하다, 대충 이런 말을 좀 멋드러지게 했던 것 같아요. 특히, 우리더러 사람되라 하지말고 댁네나 사람되라, 라는 대충 저런 의미의 말을 할 때는 그저 '옳소!!!' 하고 외치기도 했고 말이죠. 그렇게, 어느 날 아침 꼭두새벽에 만복할아버지의 집에 들어가서 각서를 집어던지고 시원하게 할말 다 하고 돌어서는 정길과 정인의 모습은 참 보기 좋더라구요.


아마, 정길이 그렇게 집을 포기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정인'을 위해서지만.. 더 깊이 파고들면, 그깟 집 하나로 만복할아버지와의 인연을 끊고싶지 않아서,가 아닐까 싶어요. 이 사람도 이젠, 돈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과의 인연, 가족, 그 마음이란 걸 알아버린 듯 했으니 말이죠. 물론 겉으로는 여전히 확실히 눈에 띄는 변화가 없긴 하지만요...;


현수는 은근슬쩍 정길의 곁에서 현수의 방식대로 정길에게 길을 열어주는 듯 했어요.
현수는 한새처럼 돈다발 쥐어주며 정길의 재기를 도울 능력은 없었지만, 그보다 더한 것을 정길에게 꾸준히 주고 있었거든요. 그 것은 '가장'으로서의 '위신'과 '책임감'이었어요.

한 집안의 '가장'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잘못으로 인해서 그런 대접을 제대로 못받는 정길에게, 그의 말에 장단을 맞춰주고, 한 집안의 어른이라는 것을 가족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행동을 하고, 떠받들어주는 등등, 그렇게 '떡볶이집 사장'이라는 지위까지 주면서, 현수는 정길에게 가족들을 이끌어야만 하는 '책임감'을 주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사장취임하면서 받은 돈을 자기겉치레로 다 쓴 정길에게 그 것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하고 말이죠. 떡볶이 가게 재료비 정도는 현수선에서 쉽게 해결할 수 있음에도, 그에게 공사장 일자리를 구해주고, 자신도 그에게 '사장'이라는 직책을 주었으니 책임이 있다며 함께 해결하는 모습, 그 과정, 그리고 자신이 모자란 돈을 채워주고 나중에 꼭 받겠노라는 현수의 모습 등등등으로 인해서 정길은 알게모르게 많은 걸 깨달아가는 듯 했어요. 자신의 괜한 허영하나로 온 가족들의 생계가 위협받는구나, 자신이 한 일에는 어떻게든 책임을 져야하는 구나, 아무리 친하고 가족이라고해도 공짜는 없구나, 등등등...?

그렇게, 현수는 정길의 위신을 세워줌과 동시에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줌으로 인해서, 정인이가 가족들을 위해서 덜 버둥거리게, 정인이 혼자 어깨에 지려는 그 짐을 가족들과, 특히 정길의 어깨에 얹어서 가족들이 가장에게 기댈 수 있게 도와주는 듯 했어요. 가장이 위신이 높아져야 가족들이 모두 그에 의지하며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라는 듯 했달까...? 그리고, 정길은 가족을 거느리고 그 중심이 된 자신의 모습을 은근히 즐기고 있었고, 그렇게 가족의 중심이 되어서 그들을 이끌어줘야하는 막중하고도 무거운 책임감을 서서히 깨닫게될 듯 해요.





3. 현수, 집에서 쫓겨나다... 가출아니고!!!

만복할아버지네 집을 시끄럽게 만드는 원인인 현수는 아버지의 불호령에 의해서 쫓겨나고 말았어요. 결혼해서 애 낳을 때까지 집에 들어오지 말라는, 불호령 말이죠...; 그리고 현수는 정말 얼떨결에 쫓겨난 것이지만 은근 즐기고 좋아라 하더군요. 어찌되었든, 다시 정인이랑 한 지붕 아래에서 지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죠.

겉으로는 집 일은 어린 양처럼, 오갈데 없는 불쌍한 어린 양처럼 행동하면서 뒤로는 그 상황을 감사히여기고 즐기는 현수라니 ... ; 현수는 정인네 가족을 만나면서 좀 많이 변화했어요. 백여사의 말에 의하면 서정길을 닮아간다고도 하더라구요. 어딘가 능글능글 거리는 모습에서 그런 것은 아닐런지 ....

현수는, 정인네 가족과 함께 복작이며 사는 것이 무척 즐거웠던 것 같아요. 언젠가, 현수랑 정인이랑 정경이랑 성준이랑 함께 술 마시면서, 정인네 남매가 어린 시절 이야기하면서 투닥거리는 모습을 꽤나 부러운 듯 바라보며 끼어들고 싶어하던 현수를 떠올려보면, 친척도 없고 게다가 형제도 없이 홀로 자라면서 '형제간의 정'이라거나 '가족들의 북적거림'같은 것이 은근히 부러웠던 것 같았거든요. 정인과 함께, 정인과 한 지붕 아래서 함께하는 것 만큼이나, 북적거리는 가족들의 사이에 끼어서 함께하게 된 것 자체도 현수로선 무척 신나는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결혼이 상대만 보고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현수엄마는 그런 가족들을 싫어하는 것인 반면, 현수는 정인의 그런 가족들마저 좋아서 정인이 더 좋아진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해요.





4. 어딘가 무서운, 현수모의 허락.

남편으로 인해서 아들이 집에서 쫓겨나고, 그녀는 하나 둘, 아들의 흔적을 발견하게 되요. 그리고... 그런 아들의 흔적을 바라보며 그녀는 알게되죠. 내 아들이 그 아이를 얼마나 좋아하는가를 말이죠.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진 것을 인정하며 아들의 여자를 인정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말하죠.
너는 이제 내 며느리가 되는 것이다, 우리 잘 해보자, 라고.
그리고 짓는 사악한 미소 ..........................;;; (뒤에는 너 어디 두고보자, 싶었음.)


정인이 시집살이 장난 아니겠구나, 싶어요.
수삼의 시에미보다 심한 거 아냐, 싶기도 하고 말이죠. 뭐... 수삼의 시에미는 좀 정신이 나간 사람같으니... 백여사가 그정도까지는 가지 않으리라고 믿어요. 뭐, 요즘의 백여사도 아들에 홀려서 아무것도 안보이는 듯도 하지만...; 그래도, 정인이는 우미같지 않을테니까, 등등등~ 정인이의 고된 시집살이가 시작되겠군요.

그나저나 이 드라마 [그대웃어요]의 아들가진 세명의 에미들도 정말 한 성격씩 하시는 군요. 뭐가 어찌되었든 제 아들이 가장 귀하디 귀해서 눈에 뵈는 것 없는 것 같고 말이죠. 뭔가 참으로 자식에게 바라고 기대고 의지하는 게 많은 것 같아요. 그게 자식의 인생, 발목을 잡는 다는 것, 그리고 참 버겁다는 걸 모르는 건가....?

한세모는 일단 마무리된 듯 하고, 현수모 백여사는 이제 시집살이로 아들빼앗긴 분노의 시에미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고, 성준모 공여사... 그동안 현수모와 한세모를 통해서 보고 배운 것이 있는지라, 왠지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 지수가 이제 고생이겠군, 싶기도 하네요.





5. 한세의 성장.

현수를 향한 정인의 마음, 그런 정인이 정말 미치도록 갖고싶었지만 자신이 무슨 수를 써도 정인의 마음을 갖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 한세는, 마음의 정리를 하는 시간을 갖게되요. 정인에 대한 한세의 감정은 그가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었기에 영원히 가슴 한 켠에 새겨놓고 살아가겠지만, 그는 그 상처가 어파서 울고 집착하진 않을 것 같거든요. 왜냐하면, 한세는 정인에게 자신의 감정의 바닥까지 다 보였기에, 후회나 미련은 없을 것 같달까...?

그리고, 자신이 가진 '글로벌'을 벗어던지게 되더라구요. '글로벌'은 한세모의 꿈이지 한세의 꿈은 아니었거든요.

내내 엄마가 만들어놓은 상자 속의 세상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고, 그 곳에서 부족함없이 자라온 한세는, 그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 사실 세상은 더 크고 넓으며, 갖고싶어도 가질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그렇게 깨닫게 되었어요. 현수를 사랑하는 정인, 정인을 사랑하는 현수, 그리고 현수네 가족과 함꼐하며 변화해가는 정인네 가족을 통해서 말이죠.



이한세란 캐릭터는 내내 찌질하고 생각없고 좀 코믹스럽고 민폐스러운 캐릭터였지만, 이번 마무리단계 비스므리한 행동을 보며 생각한 건, 그가 그만큼 어린아이 같아서,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가 갖고싶은 장난감이 있는데 그 것을 가질 수 없어서 떼쓰는 어린 아이. 한세는 정말 정인이가 간절히 갖고싶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정인이가 한세의 바람대로 그리 왔다면 ... 한세는 그렇게 자신의 모든 걸 내놓을 정도로 좋아하고 사랑했을까...? 그건 아닌 듯. 역시, 장애물이 클 수록 사랑은 깊어지고, 그 넘어서려고 바둥거리는 상처와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것 같아요.

자신을 가두었던 상자를 벗어나서 정말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억지와 칭얼거림이 아닌, 자신의 힘으로 하나 둘 이루어나가며 성장하고 발전해나갈 한세는 아마, 이젠 정말 멋진 남자가 될 것 같아요.




6. 가족이 되어가는 사람들.

사람은 하루 아침에 변하지 않아요. 그리고, 쉽게 변할 수도 없고 말이죠. 그렇지만, 주어진 환경에 놀라운 적응력을 보이며 살아가기 위해서 변화하는 것도 사람이에요. 변할 수 없는만큼 변할 수 있는 게 사람이 아닐까, 싶달까? 내가 변할 수 없다면 주변 환경을 변화시켜서라도 살아남는 것이 사람이니 말이죠.

정인네 가족과 현수네 가족은 서로를 통해서 조금씩 변화를 하기 시작했어요. 살아가기 위해서, 살아남기 위해서 상대를 변화시키면서 스스로도 조금씩 변화한 듯 했거든요. 그리고, 가장 많이 변화한 것이 정인네 가족이고 말이죠. 현수모는 절대로 그들이 변하지 않았다고, 변할 수 없다고, 저 홀로 호언장담하며 큰소리 뻥뻥치지만, 그들은 정말로 변했거든요.

무책임한 가장 서정길은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아버지로서 책임감을 갖게되었고, 언제나 연약하게 울던 공주희는 남편에게 큰소리치며 바가지도 긁을 줄 알게되었고, 가족이 싫다던 정경은 이제 가족을 스스로 먼저 걱정할 줄 알게되었고, 허세가득하던 성준이는 어느새 듬직한 장남의 모습을 갖춰가고,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삶을 살아가려던 정인이는 스스로를 책임지는 삶을 살아가려고 하니 말이죠. 그렇게 그들은, 남들 눈에는 보이지않지만 그들은 그렇게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스스로 만들고 서로를 보호해가며 변화하기 시작했어요.


이제 그 울타리 속에 현수와 지수가 들어와서 함께 하나가 되려고 하고 있어요. 어쩌면 그들이 잘 모르는 사이에 마음으로 그 두 아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였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작은 일 하나에도 가족회의라는 이름으로 모여서 이런저런 수다를 떨고, 먹을 것 하나에 아웅다웅 거리고, 사소한 일 하나로 웃음바다를 만들며, 그렇게 작은 것에 감사하고 즐길 줄 알게 되어버린 그들을, 현수모도 얼른 알았으면 좋겠네요.




7. 기타등등~;


- 자식이 소중한 부성애 들끓는 아버지 서정길, 자신의 병보다 유전이 될까 걱정되는 아버지 강만복, 아버지의 병을 알아버린 죄많은 아들의 눈물.

- 이 세분... 연기들이 정말.............................!!!
괜히 경력이 있는 중견 연기자가 아니란 걸 새삼 느꼈어요.

눈빛 하나로, 표정 하나로, 몸짓 하나로 ... 그들이 표현하려는 감정을 고스란히 보여줘서, 순간순간 감탄하고 있어요. 제 자체평가로 33회의 최고는.... 천호진씨였습니다...ㅠ.ㅠ!!! 그 어디에도 '한준수'의 그림자가 없는 '강상훈'의 모습만 보이는 그의 연기를 보다가 '연기 진짜 잘해'라고 혼자 감탄했거든요.

- 형제가 없어서, 자식도 달랑 하나 밖에 없어서, 자신이 떠나면 남은 아들이 적적하고 힘들까봐 걱정이 되는 할아버지 ...


- 정인이랑 현수랑은 새로운 상황에 들어서면서 이래저래 변화를 주셨답니다. 현수는 뭔가 더 어려지고 말썽꾸러기 같은 느낌이라면, 정인이는 이런저런 상황으로 인해서 안경 써주시니 뭔가 지적이고 성숙한 분위기가 물씬~!!! 현재, 두 사람이 처한 상황, 그리고 대처하는 방식과 은근 맞어떨어져서 '의도한게냐,'라며 보고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