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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땅에 헤딩 7~10회 - 봉군이는 그렇게 열심히 맨땅에 헤딩하며 살고있더라~;

도희(dh) 2009. 10. 11. 03:14

드라마 맨땅에 헤딩 7,8,9,10 회.

토요일이고~ 그래서 시간도 살짝 남았고~, 그 동안 잠시 안봤던 [맨땅에 헤딩]을 몰아서 봤습니다.
약간의 남은 정때문에 뒷 이야기가 궁금한 것도 있었고, 누가 좀 황당한데 뭔가 특별한 한 방이 있다는 말에 솔깃함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글쎄요... 토요일은 그렇게 시간을 보내버렸다, 싶었습니다. 사실, 시간 될 때마다 보려고 쌓아놓은 녀석들이 엄청난데 그 녀석들이나 볼껄했나~ 싶기도 했고 말이죠. 무튼, 일단은 봤으니까 간단한 감상이라도 쓰자싶어서 이러고 있어요.

맨땅에 헤딩 7~10회는,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봉군이가 다시 재기하는 과정이 그려졌습니다.










1. 나 이제 무서운 거 없다. 무서울 게 없어 ~ 봉군.

나 이제 무서운 거 없다. 무서울 게 없어.
나 차봉군 맞아. 너한테는 차봉군 맞는데,
근데... 어떤 사람들 한테는 차봉군이 아닐 수도 있어.

나 한강에 빠졌을 때, 억을하고 분하고 살고싶었다.

살 때는 사는 게 너무나 힘들었는데, 막상 죽으려고하니 너무 살고싶은 거야.
뭘해도 안되는 놈 말고, 하나 쯤은 멋있는 게 있는 놈으로 죽어야 하잖아.
싸워보려고. 싸우다가 내가 더 잘못되더라도 싸우고 싶어.



여차저차 이런저런 무수한 고난 속에서 봉군이는 해빈과 재회하며 무사탈출을 하게되었고, 이제 봉군이는 봉군이면서 또 다른 자신을 끄집어 내게 되었습니다. 좀 쌩뚱맞은 전개였던 '기억상실증 & 정신병원' 에피는, 축구를 다시 한다는 것이 무서웠던 이 아이가 다시 축구를 시작하지만 그래도 마음 속 어딘가에 그 두려움이 완전히 벗어버리지 못했고, 그래서 그 것을 완전히 벗어던지기 위한 장치였던 것 같았습니다. 더불어, 그의 착한 마음으로 인해서 하늘에서 내려 준 후원자를 얻게되는 계기도 말이죠.

봉군이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동안에도 '축구'라는 것에 대한 공포같은 것이 있었거든요. 축구를 안하면 못사는 아이지만, 그 축구 속에서 어떤 무서움과 두려움 같은 것을 가지고 있던 아이였달까? 그렇게 죽음의 가까이에 다녀온 봉군이는 예전의 차봉군이 아닌, 이제 더이상 두려움에 떠는 것이 아니라 뭐가 되더라도 세상에 부딪혀보자~ 이런 마음을 갖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승우에 대해서도 좀 더 여유를 갖고 대할 수 있었고 ~ 승우가 자신을 어떻게 밟아도 그저 밟히고 있지만은 않겠다는 말도 하고 말이죠.

아무튼, 과거의 일이 밝혀진 덕분에 조금 안좋은 상황까지 내 몰렸지만 ~ 연습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또한 그의 마음가짐과 자세가 달라지고 축구에 대한 열정까지 느낀 감독은 봉군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습니다. 기회란 것은 날아다니는 새와 같다던 서린의 말이 언뜻 떠오르네요. 봉군이가 그 새를 꼭 잡길 바라고 있어요.  



'뺑소니 사고'라는 과거가 밝혀진 후, 선수들은 봉군이를 왕따시키기에 이르더군요. 막심만 빼고 말이죠. 합숙소의 룸메들 조차 봉군의 존재를 지워버린 듯 행동하며, 봉군을 철저히 외롭게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저는 왠지 이 장면이 되게 마음이 안좋게 다가오더라구요. 사람들 사이에 있는데, 없는 존재 취급을 당한다는 것... 그 것, 정말 비참하거든요. 나는 여기있는데, 나는 여기없는 그 기분. 왠지... 그랬었습니다.


그리고, 봉군을 '차봉군' 자체로 바라봐주는 이들이 봉군에게 있었습니다.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마음이 통하는, 축구단에서 봉군을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유일한 아이.
봉군과 막심은 서로 비슷한 처지에 있어서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더라구요.

그리고, 봉군이 룸메형아. 어린 아이를 둔 아버지여서, 어린 동생을 끔찍히 사랑하는 봉군이의 마음을 믿어주는, 그래서 봉군이를 봉군이 그 자체로 바라봐주는 형아였습니다.

그리고, 봉군이가 엔트리에 선발되었을 때 이 둘은... 진심으로 봉군이를 축하해주는 사람들이었어요.



2. 나를 잘 모르는 여자, 나를 잘 아는 여자 ~ 해빈 & 연이

봉군이를 잘 모르는 여자, 해빈.

뭐, 척 보면 둘이 좋아해요~ 라는 느낌이 은근히 풍기는데 서로는 아니라고 하고 있습니다.
지들이 갑돌이와 갑순이도 아니고 말이죠. 이러다가 갑순이 시집간 첫날 밤에 둘이 달보며 눈물짓고 있는 거 아닌가 몰라요..;

봉군은 해빈에게 차가워졌다가 또 부드러워졌다가, 이러기를 반복하다가 이제 귀찮아졌는지, 그냥 '차봉군'으로서 '강해빈'을 대하는 듯 하더군요. 처음엔 '강승우의 애인 강해빈'과 '에이전트 강해빈'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는 듯 했거든요. 해빈을 통해서 승우를 자극하려고 하는 듯도 했고 말이죠. 물론, 해빈의 곁에 있는 한 승우에 대한 자극은 멈추지 않겠지만.

어찌되었든, 서로 너무 다른 환경을 가졌지만 어떤 '외로움'이랄까~ 그런 부분이 통해서 점점 마음도 통해가지 않나 싶었어요. 가족을 가족으로 대하는 것이 싫은 해빈과 피 한방울 안섞여도 가장 힘들고 외로운 순간 함께해주는 그들이 가족인 봉군. 해빈은 봉군을 통해서 가족의 의미와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한 어떤 마음을 서서히 알게되는 건 아닌가도 싶었고.

승우는 끊임없이 봉군을 견제하고 있었고, 해빈은 자신의 생일을 무척 특별하게 보내게 됩니다. 별이와 생일이 같은 덕분에 봉군이와 데이트도 하고, 노래자랑에 나가 노래와 춤으로 최우수상도 받으면서~ 자신의 생일에 더없이 소중한 추억들을 쌓게 되더군요. 그러고보면, 해빈이는 은근히 봉군이랑 이런저런 추억들을 만들어놓고 있는 듯 해요. 요 몇번 봉군의 회상을 통해서 봐도 말이죠. 그 별이 생일선물 빙자 데이트도 조만간 회상에 나오겠지~? 싶었습니다.

해빈은 생일에 두 가지 선물을 받았습니다. 하이힐과 운동화.
여자의 자존심이라는 하이힐을 선물한 승우와
그녀의 발이 조금이라도 덜 아팠으면 하는 마음에 운동화를 선물한 봉군. 이었습니다.



봉군이를 잘 아는 여자, 연이.

봉군이에게 연이는 가족입니다. 연이도 그 것을 알고있고 말이죠.
봉군이에게 연이는 '가족'이기에, 그 이상이 되지않지만~ 연이는 봉군이의 '진짜가족'이 되어 곁에 머물고 싶어하는 듯 하더군요. 뭐, 봉군이가 연이를 대하는 것을 보면 ~ 연이가 은근 기대를 할만하단 생각도 종종 들고 말이죠. 어쩐지, 해빈이 나타나지않고 그대로 그렇게 상황이 그냥 이어져갔다면, 봉군이랑 연이는 좀 더 좋은 결과를 맞이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들더라구요. 그러나, 봉군이 앞엔 해빈이가 나타났고 그렇게 봉군은 연이와 해빈을 대하는 태도에 어떤 미묘한 선이 그어지고 있는 듯 했습니다.

암튼, 연이도 어디 내놔도 빠지지않는 아이인지라~ 동호에게 다이아로 프러포즈를 받았지만 그 것을 거절해버렸습니다. 동호는 안그래도 봉군이 미운데, 더 미워진 듯 하고 말이죠. 봉군은 자신이 의도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두 여자 사이에서 그 두 여자를 좋아하는 두 남자의 적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3. 봉군이의 가족 ~ 애자씨

얘가 내 생명의 은인이에요.

변호사님은 내가 십원한장 허투로 안쓰고 살아온 사람인 거 알죠, 잘?
난 그렇게 아끼고 사는 것만 생각했는데, 얜 나한테 아낌없이 주더라구요.
지 인생 추스리며 살기도 힘들텐데, 남의 인생도 추스려가며 살더라구요.


언젠가 애자씨는 봉군에게 '나는 떡볶이 장사를 해서 돈을 엄청 많이 벌었는데, 그 돈을 탐낸 조카 때문에 이 곳에 갇혀버렸다'라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지나가던 누군가가 '치매'라고 하자 애자씨는 바로 치매노인 흉내를 냈고 말이죠. 그래서 봉군은 '역시 치매구나'라며 애자씨의 말을 귓등으로 흘려들은 적이 있어요.

애자씨는, 치매노인이 아니더군요. 정말 13억이란 돈이 통장에 있었고, 애자씨는 그렇게 봉군의 후원자가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돈을 '유산상속'으로 봉군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증여'를 한다고까지 하고 말이죠. 봉군에게 그 '일주일'은, 세상과 맞서기 위해서 다시 태어나는 기간이었던 것 같아요. 마음 깊은 곳의 두려움도 없애고, 든든한 후원자도 만들어낸.

봉군에게 가족이란 의미는, 정확히 무엇이다, 라고 말하기는 좀 애매한데... 뭐랄까, 힘들고 외로운 순간에 함께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싶어요. 피가 섞여서 '가족'인 것이 아니라, '마음'이 닿아야 가족이다... 뭐, 그런? 그리고, 그 곳에서 가장 힘들고 외로운 순간 친구가 되어준 애자씨는 봉군에겐 이미 가족이었습니다. 그리고, 애자씨는 그런 봉군의 마음이 무척 고마웠고 말이죠. 봉군은, 불길 속에서 위험을 무릎쓰고 자신을 구해준 봉군더러 '살게되서 그게 고마운 게 아니라, 버리지 않아서 고맙다'라고 말했었습니다. 항상 '돈돈'거리며 주변을 살피며 살아가지 않던 애자씨에게 봉군은 여지껏 살아온 자신의 삶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 같은 것이 아니었을런지.

아무튼, 애자씨.... 봉군이가 애자씨더러 가족이라 해준 덕분인지~ 뭔지~ 별이엄마는 팔자에도 없는 시집살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국이 짜네~ 반찬이 짜네~ 멸치를 많이 우렸네 어쩌네~ 등등등, 그래도 별이와 별이엄마는 애자씨가 못마땅하지만 서서히 정이 들어가는 듯도 했었습니다.








*
음~ 이젠 진짜 안볼래요...ㅎㅎ 이래놓고 또 볼 수도 있겠다만... 아... 뭔가...ㅋㅋㅋㅋ
보다가 좀 지루해서 인터넷 하면서 건성으로 봐서 그런 건지 몰라도, 내가 바라던 그 한 방이 극 초반엔 어렴풋이 보였으나, 극 중반이 지나감에 따라 더 이상은 잘 안보여서 좀 속상하고 실망이에요. 봉군이는 축구도 그리 많이하지 않고, 구단 속의 사람들과 봉군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어정쩡하고. 10회 이후에 제대로 그려지는 건가?

*
왜, 수목라인은 연말이 되어가면 점점 기대치가 높아지는지 모르겠어요. 연말 시상식 때문인가봐요.
 작년 이맘 때 즈음도 '베바 vs 바화 vs 바나'로 사람 고민하게 만들어 주시더니 말이죠.
그땐, 초반에 3사 다 챙겨보다가 결국 바나로 선택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
봉군이는 이제, 꼴통 뭐도 아니었어요. 뭔가, 으르렁거리며 세상에 부딪히는 차봉군일 뿐.
전에도 간간히 말했는데, 저는 꼴통 봉군이가 좋았었어요. 귀여워서~;

*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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