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아버지 당신의 자리 1부 - 아버지의 쓸쓸함, 그리고 수상쩍은 할머니의 등장.

도희(dh) 2009. 10. 6. 06:18

드라마 아버지 당신의 자리 1부.

추석특집극이 사라진 추석, S본부에서는 '월화'에 '노인의 날'과 '추석'을 겸한 특집극 하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총 2부작의 특집극인데, 어제 1부를 했고 오늘 2부를 한다고 하더군요. 1부는 아버지의 쓸쓸함과 더불어 극의 커다란 줄기가되는 어떤 사건을 부분부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사실, 1부에선 약간의 미스터리 형식으로 가는 듯 했지만~ 이미 기사와 공식홈을 통해서 대강의 내용을 알아버린 저는 2부에서 진실을 알게된 그들의 반응이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1부는 소소한 웃음과 아버지의 쓸쓸함에 대한 슬픔, 그리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잡은 그 사건과 그 사건을 마음에 품고 내내 아파하며 살아가는 광철의 이야기가 조금조금 보여지고 있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전개부분에서는 약간 '진실이 뭘까~'라는 궁금증을 주려는 듯 가지만, 그렇다고 자신들이 이 드라마를 만든 의도를 굳이 돌려말하진 않더군요. 자신들이 하고싶은 말은 극중 배우의 입을 통해서 말하고 있었으니 말이죠. 부모를 외면하는 자식들, 그런 자식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선 돈이 있어야한다는 노인들, 노인들을 위한 건강보험 혜택등등, 하고싶은 말은 하면서 또한 비밀스럽게 가고픈 것은 가는 듯 하달까?








1. 어느 새 자식들의 짐이 되어버린 듯한 쓸쓸함과 헛헛함에 한숨쉬는, 아버지.

난 너희 아버지지, 짐이 아니여.

아버지는 삼남매를 두고 있었습니다.
잘나가는 펀드매니저인 민철, 기차 기관사인 광철, 장사를 하고있는 듯한 청희. 그렇저럭 제 앞가림을 하며 살아가는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처가살이 하느라 자신의 주장 한 번 펼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민철. 어린시절의 죄책감에 눌려 고향을 찾지 못하는 광철. 이제 곧 시집을 갈 예정인 청희. 였습니다.

아버지를 모시는 청희의 결혼으로, 아버지를 장남인 민철에게 모시라고 하는 청희와 그럴 수 없음을 딱 잘라 말하는 민철처와 민철. 아버지는 자신의 앞에서 자신의 거취를 두고 싸우는 형제들을 그저 바라만 볼 뿐이었습니다.

죄송하단 큰 아들 민철에게 난 너희 아버지지 짐이 아니라고 말하던 아버지는,
어쩐지 현재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 동안 살아온 삶에 대한 부질없음과 문득 다가오는 쓸쓸함을 고스란히 맞이하는 듯 했습니다. 그렇게, 친한 친구에게조차 말 못하는 자식이 허물. 그리고 여태껏 살아온 자신의 삶에 대한 헛헛함. 앞으로 살아갈 남은 삶에 대한 외로움. 그런 마음이 그 깊은 눈빛, 그리고 조용한 한숨과 읊조림에서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 하더군요.





2.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수상쩍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의 제삿 날, 마을에는 왠지 수상쩍은 할머니가 등장하셨습니다. 한쪽 다리를 저는 그녀는 아버지의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아버지의 집을 기웃기웃 거리다가 ... 결국, 그 집에서 신세를 지게 되더군요. 그리고 그녀는, 청소도 하고 밥도 지으면서 늘 혼자서 외롭고 고되던 아버지의 벗이 되어주었습니다.

아버지는, 어느 날 문득 찾아들어 온 이 손님이 그저 싫지만은 않은 듯 하더군요.
되려, 고맙고 또 기쁜 듯 했습니다. 아마, 그녀로 인해서 아버지는 그 외로움과 쓸쓸함이 조금이나마 덜어져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집에 돌아오면 맞이해주고, 주방에 가면 물을 내어주고, 오늘 반찬은 뭘로 해줄까 고민하는, 잠깐 방에 앉아있으니 푸짐한 밥상을 차려주는... 우렁각시같은 그녀에게서 마음의 위안같은 걸 느끼는 듯 했거든요.

그리고, 그녀가 가족도 없는 ... 자식들에게 버림받은... 오갈데 없는 노친네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아버지는 그녀에게서 어떤 동질감같은 것도 느끼는 듯 싶었어요. 아버지가 그녀에게 신경쓰고 이래저래 호의를 느끼는 건, 오랫 만에 느끼는 온정과 더불어서 자신과 같은 처지의 쓸쓸한 노친네라는 어떤 동질감과 위안을 얻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했거든요.

그녀의 정체는 2부에서 정확히 밝혀질 듯 하지만, 그녀는 아버지의 죽은 막내아들 '희철'과 관계된 인물이었습니다. 아버지에겐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자신에게 호의를 베푸는 우렁각시같은 그녀지만, 그녀에겐 어떤 '목적'과 '죄책감'으로 그 앞에 나타난 것이었거든요. 그녀는, 자신의 그 '죄'가 다른 사람의 입에서 전해질 때마다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어찌할 줄을 몰라했습니다.



자신의 죄를 깨닫고 내가 어떻게... 라는 생각에 그녀가 사라진 이후, 아버지의 주름과 한숨은 더 깊어져버렸습니다. 자식들로 인해서 내내 마음 속 깊이 가지고 있던 쓸쓸함과 함께, 오랫만에 느낀 사람의 온정이란 것에 조금은 설레였던 아버지는 그로인한 어떤 상실감이 더해서 더더욱 외롭게 느껴진 듯 하달까...?

아버지의 깊은 한숨에 눈치없이 말하던 미옥이조차도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저 아버지를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3. 과거의 그림자에 눌려사는 둘째, 광철.

어린 시절, 광철은 자신을 따르는 막내 희철을 데리고 마을에 놀러나갔다가 동생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동생은 찾지 못하고 커다란 호수에서 동생이 신었던 신발만 발견하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로인해 엄마는 병이나서 몇해 후에 죽게되고, 그는 그 상처들을 고스란히 가슴에 품고 그리 살아가는 듯 하더군요. 고향이 무서워서 차마 밝은 날엔 찾지도 못한 채 말이죠. 엄마의 제사 때도 먼 발치에서 절만하고 돌아올 정도로 말이죠. 문득이라도 그 날의 일이 떠오르면 그 죄책감에 어쩌지 못하고, 그 날 이후로 꽃을 싫어하게 되어버렸고, 어린 아이만 봐도 희철로 보여 어찌할 바를 모를정도로. 그래서 자신의 아이를 갖는 것조차 두려운 안쓰러운 녀석이었습니다.

2부에서 밝혀지겠지만, 사실 희철은 죽은 것이 아니었고... 희철을 잃어버린 것도 광철의 탓이 아님이 밝혀지게 될 듯 하더군요. 광철의 깊은 상처. 아직 채 아물지도 못한 그 상처는 여전히 붉은 핏방울이 맺혔을텐데... 그래서 항상 아팠을 그가  진실을 알아버린 순간 얼마나 억울하고 분하고 화가나고 속상할까라는 생각과 함께... 이제라도 그 진실을 광철이 알게되어서 참 다행일 것 같아, 라는 생각이 드는 나는 뭐란 말인가. 지나온 삶이 그토록 힘들었지만 이제라도 앞으로 남은 삶은 더 이상 아프지는 않을테니 말이지. 하면서 말이죠. (이 부분은 완결보고나서 써야지~ 싶은데, 왠지 내일 잊어버릴 것 같아서 미리 쓰고 있습니다. 뭐, 내일보고 생각나면 내일 또 쓰겠지만.)

예고에서 보여줬던 아버지가 '나는 용서받고 싶어. 우리 작은 아들 광철이 한테.'라는 그 나즈막한 대사가 얼마나 슬픈지, 곧 눈물이 맺혀버리고 있습니다. 1부는 극의 상황을 설명하는 전반부인지라 좀 잔잔하게 바라봤다면, 모든 진실이 밝혀질 2부는 어쩐지 꽤나 재밌을 것 같아서 무척 기대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리고, 희철의 죽음은 광철 뿐만 아니라 민철에게도 무거운 짐이 되어있는 듯 하더군요. 자신의 공부방을 바라보던 민철의 눈에 비친 것은, 열심히 공부하는 자신과 그런 자신을 위해서 동생들을 밖으로 쫓아내는 엄마였으니 말이죠. 그는, 자신의 탓이 아니어도 그 날을 평생 마음에 짊어지고 살아간 것은 아닐까, 란 생각이 언뜻 들었습니다. 그리고,자신의 반짝이는 새구두와 아버지의 낡은 구두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그의 현재를 보여주는 듯도 했고 말이죠.





4. 비밀의 열쇠를 쥐고있는 소녀, 미옥

엄마의 죽음 이후로 살짝 미쳐버린 미옥은, 매일 밤마다 기차역에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남들은 그녀가 미쳤다고 그러지만, 미옥의 할머니는 '그 누구보다 효녀'라며 미옥을 말하더군요. 나이들고 힘없고 돈없는 부모를 나몰라라하는 요즘 자식들에 비하면, 죽은 엄마를 밤마다 그 것도 10년이나 마중나가 기다리는 미옥이 그 어떤 제정신인 사람들보다 효녀라고 말이죠.

미옥은 '희철의 죽음'에 대한 진실, 그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었습니다.
단지, 그녀가 미쳤다는 이유로 그녀의 말을 그 누구도 귀담아 듣고있지 않지만, 그녀는 그 날.. 아마 모든 것을 목격한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왜 그 것들을 말을 안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녀는 어느 날 나타난 할머니에게서 '희철'이를 찾고 있었습니다.

마음 적적하고 쓸쓸한 아버지가 자신의 평생을 함께한 아버지, 자신과도 같은 기차역에 앉아 그 쓸쓸함을 고스란히 맞이하고 있을 때, 항상 미옥은 할아버지 옆에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엄마가 돌아올 기차를 기다리는 미옥과 그 기차역 철도 끝을 바라보는 아버지는 그 곳에서 누굴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5. 노인의 날 특집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었다고 하더군요.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 특집극은 '노인의 날'과 '추석' 겸사겸사 해서 만들어진 녀석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노인장기 요양보험'이라는 노인을 위한 국가의 서비스를 홍보하는데 꽤나 애를쓰고 있었고 말이죠. 너무 극에서 붕뜨는 덕에 중간 광고를 보는 듯한 기분으로 보고 말았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란?
고령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하거나 중풍이나 치매로 고통받는 노인들을 위해 나라에서 서비스하는 보험제도.

라고 극 속의 의사가 말하더군요. 그리고, 요양원에서 지내기도 하지만~ 찾아가는 출장서비스도 있는 듯 했습니다. 극 중에서 광철의 처가 노인복지사 같은 직업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치매노인과 놀아주는 장면이 좀 길게 나왔습니다. 좀 쌩뚱스러웠으나 드라마의 취지를 알리기 위한 장면이려니~ 하며 봤어요. 드라마에서 꽤 오랜 시간을 통해서 이 제도에 대해서 알리려고 한 것을 보면~ 주변에 널리~ 이런 제도가 있음을 퍼뜨려달라는 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그러므로, 이 부분이 궁금하신 분은 노인장기요양보험 <- 여기 클릭해서 들어가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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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 할아버지를 꽤나 좋아하는 편이에요. 뭐, 안좋아하시는 분이 있겠냐만은.
연기를 잘하신다거나, 순간적인 표정에서 수많은 감정이 느껴진다거나하는 그런 당연한 이유가 아니라~
이순재 할아버지를 보면, 돌아가신 우리 할아버지가 떠오르거든요. 그래서 좋아해요. 정정하시던 시절의 할아버지의 이미지와 느낌이 많이 닮으셨거든요. 특히, 이 드라마의 극 속에서 이순재 할아버지께서 쓸쓸함에 허공을 응시하시던 표정에서 평소 할아버지께서 담배를 피우시면서 하늘 바라보시던 표정이 겹쳐져서 그런 장면마다 눈물 글썽이며 봤던 것 같아요. 지금도 떠올리니 눈물나서 큰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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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SBS 8시 50분에 2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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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싶은 이야기가 좀 더 있었는데, 아무래도 2부 완결이 되고나서도 계속 떠오르면 같이 해야겠어요. 아직 뒷내용이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좀 조심스럽단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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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