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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15회 - 미생과 함께라면 미실도 코믹해질 수 있나봐.

도희(dh) 2009. 7. 14. 21:57

드라마 선덕여왕 15회.

앗, 제가 선덕여왕 감상을 쓰는 걸 보니... 노선을 선덕여왕으로 갈아탔느냐~ 라고 물으신다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겠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실란가 모르겠으나, 저는 노선 갈아탄지 2주정도 되었고, 그 노선은 '선덕여왕'이 아닌 '결못남'입니다...ㅎㅎ 요즘 조재희씨에게 은근 공감하는 마음을 날리면서 보고있거든요. 어디의 어느부분을 공감하는지를 쓰고싶으나, 지금 너무 미뤄둔 것이 많아서 감히 엄두가 안납니다...ㅎㅎ

선덕여왕의 경우는, 본방까지는 그리 끌리지는 않지만... 뒷 얘기는 은근히 궁금해지는 드라마입니다.
한 마디로 엔딩의 타이밍이 참 좋아요.
그래서 재방사수를 하는 드라마인데... 어제 14회를 보고 너무 궁금해서 일주일을 못기다리고 낼름 봐버렸습니다. 역시, 칠숙과 소화의 부활은... 재방을 잘 기다리던 저에게도 은근한 떡밥이 되나봐요..ㅡ.ㅡ;

그렇다하더라도, 자명고 초반에 낚이던 시절의 심장 오그라들 듯이 확 낚아채는 맛이 보이지는 않지만, 어떻게해야 재미가 있고 몰입이 되는가는 확실히 보여주는 드라마입니다. 그게 참 싫으면서 좋아요. 드라마는 '멍때리며 보는 게 진리'라는 생각을 갖고있는 저로서는, 감상을 써야한다는 생각이 전혀없이 그냥저냥 보는 이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고 말이죠. 멍때리며 보는 상황이니만큼, 흠이나 이상한 점 등등의 딴지를 걸지않는 반면... 캐릭터 개개인의 개성과 생각등등도 전혀 바라보지않고, 그냥 흘러가는 상황을 즐기며 보고있습니다.

선덕여왕 15회의 재미포인트는, 미생이랑만 함께하면 은근 코믹캐릭터가 되는 듯한 미실과 덕만이랑 쿵짝거리는 유신랑의 그 어설픈 연기였습니다...ㅋㅋ // 덤으로 미실의 눈물 한 방울도!!!

선덕여왕 15회는, 덕만과 천명네를 교묘하게 이간질을 시키는 미실과 그런 미실의 계략을 단박에 눈치챈 덕만이 식스센스급까진 안되는 반전으로 미실을 속여넘기는 이야기였습니다. 제가 그 반전을 인터넷으로 보고나서인지, 중간중간에 반전에 대한 힌트가 눈에 보였거든요. 아예 반전을 모르고 봤다면, 헐... 거리며 봤을텐데. (은근 아쉽)










1. 미생이랑 붙으니 천하의 미실도 코믹캐릭터가 될랑말랑..;

내기 할까요~?
 
내가 생각해도 난 참 못됐습니다.
진지한 얼굴로 대의니, 의리니, 진심이니 떠드는 자들을 보면 참을 수가 없어요.
어떡하든 알려주고 싶단 말입니다.
인간이 얼마나 간사한 지를, 얼마나 천박한 지를.
서찰 하나에 흔들리는 것이 사람 마음이라는 것을요. (미실)


미실은, 인간의 마음과 진심따위를 믿는 이가 아니었던 것 같군요. 그래서, 사람을 곁에 두는 기준이 '나에게 필요한 자'와 '필요치 않은 자'로 나뉘는 듯 하기도 하고. 내 사람과 내 사람이 될 자와 내 사람이 안될 자가 나뉘는 듯 하기도 하고. 미실에게 사람은 '권력'의 '중심'이면서도 '도구'인 듯 하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드라마를 1~2회 봤을 때, 미실에게 완전히 낚였었다고... 글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미실의 캐릭터는 신라왕실의 진흥왕의 자손들의 눈에 보자면, '악의 축'과 같은 여인이었고, 그런 여인을 그려내는 방식이 '의외'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미실에게 낚였으니, 덕만과 천명의 나오는 3회부터는 볼랑말랑거리며 본 것일지도...; 요즘은 누구에게도 낚이지않고, 스토리 자체를 그냥 보고있습니다.
그나마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설원랑과 보종랑 부자!!!

미실은, 말갛게 미소짓는 뒤에서 검은 오오라가 강하게 뿜어져나오면서, 주변의 사람들을 긴장시키는 힘을 가진 여인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그 검은 오오라에 전혀 긴장하지않는 녀석이 덕만인 듯 하고 말이죠.

미실은, 덕만과 달리 이미 완성된 캐릭터입니다.
덕만과 천명 외 기타등등의 일명 [선덕파]의 캐릭터들은, 악의 축이자 이미 완성된 [미실파]에 의해서 이런저런 고난을 받으며 점점 강해질테고, 그렇게 굳건한 미실과 그녀의 추종자들을 물리치고 사람과 세상을 갖게되겠지만.

무튼, 미실에게 필요한 것은, 이미 본 '미실'의 모습들 외의 색다른 모습을 보는 재미가 아닐까, 란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미실이 등장하면 그녀의 행동을 살피게되고, 그렇게 미실의 표정을 보면, 참 재밌고 다양하단 생각을 그래서 갖게된 듯 합니다. 어떤 일이 닥치면 항상 동그랗게 눈을뜨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갛게 미소짓지만, 그 상황에 따라서 표정이 살짝살짝 달라지기도하고,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부드럽게 미소짓 듯 물흐르 듯 말하기도 하니 말이죠. 꿈틀, 거리는 미실.. 재밌어요..;

이번, 선덕여왕 15회에서 미생과 쿵짝쿵짝거리는 미실은, 또 다른 의외의 모습을 보는 듯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미실은 상대하는 사람에 따라서 분위기나 미소가 은근히 변화하기도 합니다.
정확히 살핀 적은 없지만, 지금 떠올려보면 또 그런 것 같기도. (아님 말구.)

언제나 카리스마 넘치고, 위엄이 온 몸에 베어있는 듯한 미실이지만... 권력의 핵심인 '사다함의 매화'의 진실을 공유한 동생과 함께하면 어딘가 살짝, 웃음코드를 찾는 듯 하달까? 나사 하나가 살짝 풀린 건지, 긴장이 조금은 사라진 건지. 내내 고요하고 잔잔한  아주 넓고 넓은 호수이기에 왠만한 돌멩이에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울림만 가지던 미실이, 미생과 둘만 있으니 해맑게 소리내에 웃어버리기도 하고, 버럭질도 하는 듯 하고. 미생에게 버럭거리다가 이게 아니다 싶었는지 급으로 관두는 미실의 모습에 그만 웃어버렸습니다. 역시, 헤어지면 남남인 남편보다는 그래도 핏줄인 동생이 어딘가 마음이 편안한 것일까, 싶기도 했고.

(아, 미실... 그 전에도 종종 저리 약간의 코믹스러운 부분이 있었나요? 멍하니 봐서 이번에 처음 느꼈는데. 아님 나만 이 부분이 코믹스레 다가온 것일지도. >> 제 웃음코드는 좀 엉뚱해요.)

작가가 의도한 바인지는 모르겠으나, 제 느낌으로... 덕만과 덕만이 모시는 천명네를 두고, 서로 간의 그 믿음을 가지고 내기를 하는 미실과 미생의 계략은 나름 서늘하고 무서운데, 그 장면이 꽤나 재밌게 느껴졌습니다. 아마, '사다함의 매화'와 '칠숙의 문제' 등등의 이런저런 일련의 일들로 머리가 지끈거렸을 미실이, 덕만을 두고 미생과 내기하는 순간, 눈엣가시같은 천명네를 골려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통쾌함 등등의 즐거움에 목소리가 한 톤 밝고 높아진 듯 했거든요. 꽤나 지루하던 차에 너무 신나는 무언가를 발견해서 기쁨을 감추지못하는 어린아이처럼 말이죠.

미실은, 어떤 면에서는 지독하게 순수한 어린아이,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순수해서, 자신이 손에쥐고자 하는 것을 가지려는 그 과정이, 선인지 악인지도 구분않는.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순수악, 이랄까?

미실이 여전히 '왕후'가 되고싶은 욕심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신라의 모든 권력을 가졌으나 단 하나 갖지못한 그 것을 향한 욕망, 그 욕망을 채우기위해서 걸림돌이 되는 걸 온전히 제 것으로 만들거나 세상에서 영원히 제거해나가는 모습이, 순수하게 갖고싶은 것을 위한 욕망, 처럼 보였다면... 제 시선이 조금 어긋난 걸까요?


아, 이런 이야기를 하려던 것은 아니었는데.
미생과 쿵짝거리는 미실의 모습과 그 웃음에서... 자신의 의도와 달리 상황이 흘러감에 욱해버려서 미생에게 버럭질하다가 아차싶어하는 미실에게서.... 어라? 미실이 어딘가 코믹 캐릭터가 되어가는 것 같아, 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는 말을 하고싶었는데... 이야기가 좀 쓸데없는 방향으로 중심없이 돌아다닌 듯 합니다.







2. 생각하는 게 신통하여 바로 죽이긴 싫어서요. (미실)

쌍둥이의 한 쪽, 그 아인 천명보다는 궁주님을 닮았나봅니다. (미생)

이 치열한 두뇌게임의 승자는 누구일까?
일단은, 덕만이 승리한 것으로 15회는 마무리 되었지만... 예고를 보니 그 것도 아닌 듯 하더군요.
미실이 알면서 모르는 척, 덕만을 받아준 듯 했달까?

이런 속고 속이는 두뇌게임.
덕만의 정체가 들어나고, 사다함의 매화의 정체가 들통나는 것도 시간문제가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미실파]와 [선덕파]라는 악과 선으로 선을 긋고 홍보를 했고 그려낸 드라마인데...
참 재미있게도, 선과 악은 온전히 사람의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라는 듯한 뉘앙스의 대화로 이 드라마가 그려내고자 전하고자하는 이야기를 미실과 덕만의 입을 통해서 말하는 듯 하더군요.

물과 해가 사람에게 해가되기도 득이 되기도 하듯이, 사람또한 누군가에게 이롭기도하고 해가되기도 하는 자연의 일부분일 뿐, 사용하기에 따라 득이 되게 사용할 수 있는 물과 해처럼, 자신또한 사람을 이롭게하기 위해서 살아가겠노라던 덕만이, 미실은 은근히 재밌어하며 마음에 들어버린 듯 하기도 했고.

원래, 본능대로 움직여야한다면 미실은 분명 덕만을 어떻게든 죽여야했겠지만, 그녀를 죽이고 싶어해야겠지만... 그저 묘~ 하게 거슬리는 녀석, 그리고 어쩐지 아직은 죽이고싶지않은 녀석으로 보이는 듯 합니다.

아마, 오로지 선하게 행동하려는... 그리고 자신을 대적할 천명임을 이미 알고서 바라보는 것과 달리, 
덕만의 정체를 전혀 모르는 채로 그녀를 만났고, 이미 나름대로의 선한 짓 악한 짓 다하며 산전수전 다 겪고 지금의 자리에 서있는 덕만이기에, 그녀가 온전히 선하지도 악하지도않은, 자신의 마음에 의해 생각하고 살아가는 아이이기에 미실은 그녀가 마음에 들었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미생의 말대로 덕만은 천명보다 미실을 더 닮은 아이어서 비슷한 이에 대한 끌림으로 그런 것일지도.

덕만이 천명보다 미실을 닮았고, 온전한 선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악도아닌 아이.
이 것은 힌트인가?
이제부터 하나 둘 차근차근 무언가를 쌓고, 자기 사람들을 키워야하는 덕만이... 스스로 자기 사람을 처음부터 온전히 키워내기보다는, 미실의 사람을 하나 둘 자신의 사람으로 끌어온다는 암시... 같은 것.



한 번도 악한 짓을 하지않은 것은 자랑할 일이 못된다.
선하기만 한 것은 어리석은 것이다. 왜... 그럼 악해야만 한다는 것인가.

저, 이 말... 은근 마음에 들었어요.
뭐랄까... 지금까지 미션형 성장드라마의 주인공들에 대한 '기준'을 모조리 깨버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거든요. 한 번도 악한 짓을 해보지않은 자는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였던가? 그 말도 마음에 들었고. 전 그랬습니다.
미션형 성장캐릭터들은 결국 '지도자'가 되는데, 그들은 늘 착해빠진 인간군상이어서... 저런 이들이 어찌해서 나라를 통치하는 지도자가 되는 건가? 싶은 적도 종종있었거든요. 어찌되었든, 덕만은 그런 착해빠지기만 한 지도자가 아니라는 말로 들렸으니 은근 맘에 들었습니다...;

덕만은, 미실에게서 세상을 지배하는 법을 배우고, 그 것으로 왕이되고 나라를 지배할 듯 합니다.
아마... 왠지... 덕만의 최고의 스승은 미실이 될 듯 하달까?
그 것이 미실이 원치않고, 덕만이 원치않겠지만... 신라를 제 손위에 올려놓고 가지고노는 미실의 그 수를, 덕만이 잘 꿰뚤어서 고대로는 아니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응용할 듯 싶단말이죠.

덕만이, 온전히 선하고 착한 녀석이 아닐 듯 싶어서 기쁩니다.
요즘은... 너무 선하고 착한 아이들, 매력없어요.
적당히 악해빠지면서도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제어하고 다스릴 줄 알아야 매력있지..^^;












* 문노공은, [태양을 삼켜라]에서 장회장 비서직을 성실히 수행 중이서더군요. 제주도의 대부를 지키느라 시간여행을 못하고 있나봐요. 문노공... 사람들이 그리 애타게 찾는데, 거기 있는 것보고 피식 웃어버렸습니다...ㅎㅎ

* 태양을 삼켜라, 스폐셜은 시간때울 겸 보다가 재밌게봤는데... 역시 본방은 안끌리네요.
그래도, 어쩐지 숨겨진 비밀과 반전과 진실은 궁금하고... 이런 류의 드라마 좋아하는 누군가가 슬렁슬렁이라도 리뷰 좀 써줬으면 좋겠어요. 대충 흐름이라도 파악하게.

* 의외로 이요원씨가 '덕만'에 잘 어울려서 놀랐습니다. 큰 거부감없이 즐겁게 보고있어요^^"

* 미실은 반은 신이고 반은 인간이라고, 백성들은 그리 알고있더군요. 헉... 그래서 미실이 늙지않는겐가!!!(쌩뚱) 미실은... 진평왕과 마야부인과 못해도 15살은 나이차이나는데, 진평왕과 마야부인보다 어려보이는 미실이라뉘~;

* 대장금 이후로, 이런 류의 성장형 미션사극에서 손 놓았는데... 의외로 떡밥도 좋고 낚시질도 좋고, 그래요.
어쩐지 이영현작가의 노련함에 나는 놀아나고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본방은 여전히 끌리지않지만, 재방으론 열심히 챙겨봐야겠다, 싶기도하고~
감상은 요렇게 틈틈히 한번씩 찔끔거리며 쓸 듯 하고.

* 미생은 하종과 더불어 '코믹캐릭터'라고 합니다. 얼마 전에 처음 알았어요.
그저 '근데 어머니 개 키우세요?'에서 '헐..ㅡ.ㅡ;'거렸으나, 정녕 몰랐달까?
미생과 함께라면 분위기는 좀 유쾌해지긴하는데, 우리 미실도 미생이랑 자주 쿵짝 좀 맞춰줬음 좋겠어요.

* 세종 역의 독고영재씨와 미실 역의 고현정씨... 그러고보니, 엄마의 바다에서도 호흡을 맞춘 적이 있더군요. 방금 생각났어요. 약간 가물거리지만, '엄마의 바다' 진짜 재밌었는데...ㅡ.ㅡ;

* 칠숙과 소화... 이 드라마의 중요한 열쇠를 쥐고서 궁을 헤메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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