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왕녀 자명고 26회 - 얼렁뚱땅 밝혀진 진실...!!!

도희(dh) 2009. 6. 9. 21:44

드라마 왕녀 자명고 26회 .

드디어, 왕녀 자명고 26회에서 자명이 자신의 존재를 알게되었습니다.
꽤나 기나긴 시간을 돌고 돌아서 겨우겨우 알게된 진실. 그래서 꽤나 힘겹고, 드디어, 라는 생각이 들고있지만, 또다른 한편으로는 너무 싱겁게 진실의 문이 열렸다는 생각에 아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왕녀 자명고 26회는,
자명은 어렵게 어렵게 왕홀을 통해서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게되고, 라희는 아버지 최리로부터 자결을 명받고 꽤나 큰 상처를 받게됩니다. 그리고, 동고비의 혈서와 호곡의 등장으로 인해서, 자명의 존재는 서서히 정체가 드러나게 되는 상황이 그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진실을 찾는 남은 사람들과 진실을 증명해줄 것이 필요한 사람들과 진실을 덮으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지기 직전의 모습들이 보여졌던 회였습니다.











1. 내가... 공주라구...? 태녀마마 동생....? (자명)

그댄, 낙랑국 원후마마의 딸이오.
그대 이름은 자명. 스스로 울어 생명을 구하라는 뜻이고,
원후마마의 딸이자 태녀마마와 한날한시에 태어난 동생이오. (왕홀)

원후마마를, 내 어머니를, 딱 한 번만, 먼 발치에서라도 한 번 볼 수 있을까요?
내가 누구인 줄 알았으니, 우리 어머니가 날 죽이려 한 걸 아닌 걸 알았으니, 후회는 없어요. (자명)

엄마, 제가 갈게요. 왕홀 대장군 손에 죽을지라도 엄마 품에 한번 안겨보겠습니다. (자명)


이제는 밝혀질 때가 되었음에도,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가 않았습니다. (누가? 제가...;)
그러는 와중에, 드디어 총 25회동안 빙빙 돌았던 이 드리마 최고의 '비밀'.
누구나 다 알지만 정작 본인들만 모르던 '비밀'이 주인공 자명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딱히, 어떻게 어떻게해서 밝혀지길 바라는 그런 건 없었지만... 왕홀의 입에서 그리 쉽게 밝혀질 줄은 몰랐습니다. 쉽다, 라고 하기엔 목숨을 담보로 알게된 비밀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왕홀이 그리 솰라솰라~ 거리며 자명에게 직접 다 불어버릴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게다가 결국, 죽기 직전 '엄마...'라고 부르는 자명의 나즈막한 한 마디에... 왕홀은 마음마저 모질지 못해서 베지도 못한 채, 지켜지지 못할 약속만 하고 자명을 놓아주게 되고 말이죠. 왕홀은, 겉은 강한 남자이지만 속은 무척이나 여린 남자였음이 다시금 증명되는 군요.

굳이 어떻게~ 알길 원했냐고 물으신다면, 자명 스스로 어떻게든 퍼즐을 맞추듯 맞춰가면서 알아가길 바랬지, 누군가가 '넌 사실 낙랑이 공주다'라고 알려줘서 알게되길 바라지는 않았다는 것이 제 바램이었습니다. 알려주더라도, 자명이 어느정도의 감을 다 잡은 상태에서 알기를 바랬달까? 저는, 자명이 진실을 알게되면서 '아, 역시...'라는 듯 알아가길 바랬던 것 같습니다. 그럼, 극은 더 길게 늘어졌겠죠?

그렇게 자명은, 동고비의 두창에 의심을 갖게되며 치소를 살피게 되고, 숙소를 뒤지며 동고비가 독에 당했다는 사실을 알아내게 됩니다. 간발의 차이로 계속해서 동고비를 놓치게 되지만, 끊임없는 추격으로 인해서 출생의 비밀에 대한 단서를 얻게되었달까?

이미 알고있었지만,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자명은 라희를 안아주는 호동을 두 눈으로 지켜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미 알고있었고, 호동 곁에 있게되면 수도없이 봐야할 상황임에도, 라희를 꽈악~ 끌어안아주는 호동의 그 모습에 대한 충격은 꽤나 컸던 모양이었습니다. 라희에 대한 자명의 질투심 등등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자명도 여자였음을... 저는 이제사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전까진... 자명이 꽤나 대인배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달까나~?

어린시절, 너무나 예뻤고, 자신을 그리 따뜻하게 안아주었던, 그래서 엄마라면 이런 느낌일까, 싶었던 그 사람이 정말 엄마였음을 알게되어버린 자명. 자명은, 엄마가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것이 아닌 것을 알게된 것만으로도 괜찮다고 했지만... 그래도 엄마를 먼 발치에서 딱 한 번만, 엄마의 품에 딱 한 번만 안겨보고 싶어... 왕홀의 손에 죽는 한이 있더라도 엄마를 만나겠노라 다짐하게 됩니다.

아직, 호동과 라희는 모르는 진실.
자명은... 모든 것을 알게된 후에 라희와 호동을 바라보는 마음이 그리 편안하지만은 않을 듯 합니다.
너무나 아름답다 여겼었고, 어느순간 질투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는 라희가 자신의 언니였고,
곁에만 있어도 좋을 것 같았던 남자가 적국의 왕자로서, 사랑해선 안될 상대였고,
자신은 자신의 언니와 한 남자를 두고 사랑하고 있음을, 저 혼자 깨닫고 바라보는 그 느낌은 어떤 것일까...?

좀 더 멀리, 혹시 낙랑의 왕녀로서 살아왔다면... 라희대신 정략혼을 하게되고 그렇게 호동의 사랑을 온전히 제 것으로 받아, 한 여자로서 호동과 그리 사랑할 수 있지는 않았을까, 라는 만약이란 마음을 자명이 갖게되진 않았을까...? 자명이 처음부터 낙랑국의 공주의 신분이었다면, 호동은 그렇게 온전히 자명을 사랑하긴 했을까...?

예고를 보니, 자명은 호동과 가장 아름다운 한 때를 보내게 되는 듯 하더군요.
그 날이, 자명과 호동의 사랑의 가장 편안하고 아름다운 시절이 되고, 내내 그리워할 기억이 되지는 않을런지... 사극을 비롯한 모든 연인들의 데이트에 빠지지않는 시장데이트 및 첫날밤(?)은 또  얼마나 애틋하고 이쁠지를 기대하며.

이 날 이후로, 호동과 자명이 본격적으로 칼 끝을 겨누게되는 사이가 되는 건가요?
그나저나... 정말... 왕홀의 입에서 진실을 듣게될 줄은 상상도 못한 반전이었다능~;;;


아, 모든 진실을 듣고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울어버리던 자명의 모습은... 왕녀 자명고에서 '정려원'씨가 등장한 이후로 가장 예쁘게 보이던 씬이었습니다. 그 전까진... 사실... 그닥 이쁘다는 생각을 못하고 봐왔기에...;;;;
역시, '내 이름은 김삼순'의 '희진'때도 생각했던 것인데... 정려원씨의 우는 연기는 무척 진실성이 느껴지는 군요. (참고로 저는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로 정려원씨 연기를 보는 건 거의 처음...;)







2. 라희는 어떠냐? 낙랑국 태녀라는 너의 자리. 니 부모. 니 자존심.
그 중에 하나라도 날 위해 버릴 수 있는 게 있는가? (호동)

아버지한테 버림받은 게 아프냐? 난 아프지도 않다. 수없이 아버지한테 버림받아서...
최리대왕이 그래서, 넌 아픔을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난 왕인 아버지가 보낼 수 있는 최대의 사랑을 봤다.
라희야, 넌 아픔을 아직 모른다. (호동)

날 사랑한다면서, 거짓이었니? 그저 날 차지하고 낙랑국을 손에 넣으려는 속셈이었어?
사랑이 이런 건가? 자신을 위해 상대를 이용하고 가지고 노는 거?
자신을 포기하지않고 희생하지 못하면서, 어찌 그걸 사랑이라 하니? (라희)


라희에게 있어서 인생의 가장 커다란 쓴 맛은, 딱 두 번 있었습니다. 
외삼촌을 죽이는 엄마 왕자실의 모습을 그대로 바라보게 되었던 충격과 사랑하는 엄마 모하소에게 자신과 '자명'이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는 물음에 '자명'을 택한 엄마에 대한 배신감.
그 두개의 쓴맛을 그저 가슴에 깊이 묻어두고, 그 이상의 커다란 사랑을 받아가며 자라온 라희는...
너무나 존경하고 믿어왔던 아버지 최리에게 자결을 명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덤덤한 척, 괜찮은 척 하려던 라희는... 결코 괜찮지도, 덤덤하지도 않았습니다.

태녀로서는 당연하다 생각하지만, 딸인 내 마음도 있는 거니까.



부모의 마음은 결코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라희는... 세 명의 부모에게서 각각의 쓴 맛을 보게 되었달까?
라희의 그 쓴맛의 강도가 호동에 비해서, 자명에 비해서 결코 크지않다고 말하는 이도 있을테지만...
결코 맛보지 못한 남의 잔에 들어있는 쓴 맛이, 내 것보다 더하다 덜하다, 라는 것은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라희가 자라온, 라희 안의 세계에서는... 그 것들이 세상이 무너질 만큼의 엄청난 쓴 맛일 수도 있으니 말이죠.

그런 면에서 라희에게 '넌 아직 아픔을 모른다'라던 호동의 모습은, 여전히 제 쓴 맛이, 제 아픔이 가장 쓰고 아프다고 징징대는 건 ... 자명을 처음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변치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다른 건 다 가슴아프게 들렸는데, 넌 아직 아픔을 모른다, 라던 호동의 말은... 그저 징징거리는 말로만 들려버렸으니 말이죠. 제가 가끔 엉뚱한테 토달고 까칠해지곤 합니다, 제가 이렇습니다.

어떻게든 살아서, 고구려 국내성을 빠져나가 낙랑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라희는... 국내성을 혼란스럽게 하는 방법으로 호동의 암살을 선택하게 됩니다.

너 때문에 난 내 아버지한테 버림받았어. 

라는 호동에 대한 원망을 가득 담은 채 말이죠.
그리고, 그 뒤를 몰래 따라온 자명의 제지와 호동으로 인해서 라희의 호동왕자 암살작전은 미수에 끝나게 되지만, 그날 밤은 라희에게도, 호동에게도, 자명에게도 큰 상처가 되는 밤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라희는, 아마 어렴풋이 느끼던 호동의 쓴맛을, 희미하게나마 실체를 보게된 것은 아닐런지.
난생 처음겪는 아버지에게 버림받는 그 아픔이, 호동에게는 너무나 익숙해서 아프지도 않다는... 그 말에...
라희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고서라도 돌아가고 싶을 만큼의 강한 충격과 아픔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살아간다는 호동의 그 상처를... 아마 처음으로 이해하게 되지않았을까... 싶었습니다. 

눈으로보고, 귀로 듣는 것과 스스로 겪는 것의 차이는 다를테니.

그리고, 이렇게 하나 둘, 호동의 아픔을 조금씩 이해하고, 같은 위치에 서 있는 입장에서의 상대를 항한 연민과 동질감이, 그를 향한 사랑으로 더욱 깊어지면서... 훗날의 선택의 이유가 되어가는 듯한 과정같았달까?



자신을 포기하지도 희생하지도 못하면서 어찌 그걸 사랑이라고 하니?

라는 라희의 말이...

라희는 어떠냐?
낙랑국 태녀라는 너의 자리. 니 부모. 니 자존심.
그 중에 하나라도 날 위해 버릴 수 있는 게 있는가? 

라는 호동의 질문이... 

그날 밤, 두 아이가 나눈 대화가 무척 아프게 느껴졌었습니다. 


 


3. 아버지한테 버림받은 게 아프냐? 난 아프지도 않다. 수 없이 아버지한테 버림받아서... (호동)

아무리, 이 것이 태녀인 너의 운명이고 이 것이 내 운명이라 해도 내 앞에서 죽는 걸 볼 수 없다.
넌 낙랑국 태녀 라희고, 난 고구려 왕자 호동이야. 이게 우리 한계야.
이 한계를 벗어날 수 없고, 이 한계 안에서 사랑해야해. (호동)

남의 나라 태녀를 강탈하는 파렴치한 짓으로 고구려의 왕자리를 얻으려 하나?
왕이 되고싶으면 백성들의 마음을 얻게. 고구려 백성의 마음도 얻지못하고, 오나부의 마음도 얻지 못하고.
기껏 여인을 취해 왕이 되려하는 것은 치졸하지 않은가. (최리)


호동에게 라희는, 왕이 되기위해선 꼭 필요한 존재였습니다.
그렇기에 거짓이든 무엇이든, 달콤한 말을 속삭이고, 사랑을 속삭이며 그 마음을 얻어야 했죠.
그리고, 그런 호동의 작전은 어느정도 성공에 이르기 직전, 매설수와 왕자실의 밀약으로 인해서 어긋나기 시작했습니다.

최리는, 라희를 통해서 고구려의 왕좌를 얻으려는 호동을 매섭게 비난하고, 호동은 덤덤하게 받아들이지만... 그 마음이 그리 편안하지는 않겠죠. 그 것은, 스폐셜에서 라희를 이용해 자명고를 찢어 낙랑을 차지한 호동을 향해서 맹렬하게 비난하던 최리의 모습이 겹쳐지기도 했었습니다.

호동에게 라희는 왕이 되기위해서 꼭 필요한 존재였을 뿐, 온실 속의 화초처럼, 후원의 꽃처럼 곱게 자라난 라희에 대한 호동의 지금까지의 마음이 같은 길을 걷는 자로서의 동질감 혹은 연민... 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다시금 생각해보면... 동질감이나 연민 보다는... 어느정도의 부러움도 있지않았을까, 싶기도하고.

무튼, 라희에 대한 호동의 지금까지의 마음이 그저 이용해야할 대상이고, 자신과 같은 길을 걷지만 꽤나 편안하게 걷는 상대에 대한 약간의 부러움이 있었을 수도 있다면....

이 날의 호동은,
아버지에게 버림받는 라희에 대한 동질감과 연민과 더불어 또 하나의 질투가 담겨있는 듯 하더군요.

내내 아버지에게 수도없이 버림받았기에, 자신은  더 이상 아프지도 않다고 하는 그 상처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버림받는 라희의 그  상처를 바라보며...
자신이 처음 아버지에게 버림받던 그 때의 상처를 떠올린 것은 아닐런지.
그래서, 그 상처가 얼마나 아플지를 알기에 호동은,
자신을 죽이고싶어하는 라희를 그렇게까지 막고 안으며 그녀를 다독여준 것은 아닐런지...

물론, 라희가 죽으면 호동에게 손해니까~ 라는 생각을 안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 순간, 내 앞에서 죽는 걸 볼 수 없다,던 호동의 그 마음은 진심이었을테니 말이죠.

온실 속이 화초처럼, 그리 곱게만 자라온 라희가, 그리 아파하며 우는 모습에서... 호동은 무엇을 보았을까...?
이 아이는 정말 사랑받고 살아왔구나, 하는 ... 자그마한 부러움...?
아무리 모든 이의 사랑을 받고 살아온 태녀라고 하더라도,
태녀의 자리에서는 상황에 따라서는 내쳐지고 버려질 수 밖에 없는 지독한 운명에 대한 동질감?
딸을 위해서, 왕인 아버지로서 보내는 최대의 사랑에 대한 조그마한... 질투...?

음... 질투라면... 호동아, 니 아빠 무휼도 너를... 사랑하긴 한단다. 표현이 사납고 거칠어서 그렇지.

호동의 말대로 호동과 라희는 서로의 그 한계 안에서, 자신이 것들을 서로 놓지도 못한채, 꽈악 움켜쥐고 사랑을 해야합니다. 그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라희가 말한 그 사랑처럼... 둘 중 한사람이 희생이란 이름으로 자신의 쥔 것을 놓아야할테고 말이죠.

사람의 마음이 하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저는...
사랑이란 것이, 참 많은 형태로 사람의 마음 속에 들어있다고 생각하는 저는...
호동에게 있어서,
자명을 사랑하는 마음과는 다른, 라희를 향한 그 마음도 사랑이란 또 다른 형태의 마음은 아닐런지.



아... 그 타이밍에, 라희를 다독거리는 호동을 바라보다 충격받은 듯이 뛰쳐나간 자명을, 그 후로 내내 보지 못한 호동또한 불안불안~ 할 듯 합니다. 어찌되었든, 자신이야 자명이 상처받지않게 그 장소에서 내보내려고 소리질렀지만, 결과적으론 라희에게 사랑을 속삭이는 자신을 보여준 꼴이니... '그게 아닌 거 알자네~;' 하면서 자명을 달래긴 해야할텐데 말이죠...; // 물론, 자명이야 이미 호동과 라희따위 다 잊고, 자신의 운명에 넋나간 상태이긴 하지만요...;






4. 신의 검이 공주님을 베는 불충을 범하지 않게 해주십시요. (왕홀)

오늘 이 자리에서 신 왕홀의 검에 목숨을 잃었다 생각하십시요.
공주님의 근원은 낙랑입니다. 호동을 떠나 한나라로 가십시요.
신의 검이 공주님을 베는 불충을 범하지 않게 해주십시요. (왕홀)


라희를 죽여야만 하는 최리의 뜻보다, 라희를 구해서 낙랑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우게 되고...
자명을 죽여야만 하는 순간에, 짠한 마음에 그녀에게 단단히 다짐받고 살려주게 되는...
여리디 여린 왕홀...은 제 입으로 모든 진실을 자명에게 털어놓게 됩니다. (아... 허무해...;)

그렇게 왕홀은, 자명과 낙랑을 위해서 아무 것도 모른 채 살기를 그리 간절히 바라지만...
진실을 알기위해 발버둥치는 자명에게 목숨을 담보로 진실을 알려주고, 댓가인 목숨도 거두지 못한 채,
그녀에게 낙랑으로 돌아오지 말 것을 다짐받은 채 떠나게 됩니다.

아마, 왕홀이 진실을 밝힌 이유 중 하나는,
이미 차후마마의 손에 죽을 운명이었다,
라며 작은 진실 하나를 알고있는 자명의 그 말에 흠칫하며 흔들린 것은 아니었을런지....
한마디로, 자명이 슬쩍 떠보며 밑밥을 던졌는데... 왕홀이 덥썩 물어버린 것이랄까나~;;;

이미, 자명을 애잔하고 안쓰럽게 바라보는 왕홀은...
엄마를 그리는 자명의 모습과 딸을 그리워하는 모하소의 모습이 그 순간에 겹쳐보인 것은 아닐런지...
그리고, 그 마음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자신도 모를 무엇으로 인해 그녀를 살려준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나저나... 자명과 왕홀이 만난 그 장소에 있던 동고비는 이미 사라진 상태였고...
온 몸이 독에 중독된 동고비가 혼자 움직일 수 있을리는 없고... 왠지 그 곳의 지형을 살피던 왕홀이 죽어가는 동고비를 발견하고 거두어간 것은 아닐까, 싶긴한데... 동고비가 독에 당했냐고 되묻는 모습도 그렇고...

두고봐야 알겠죠. 동고비, 그리 쉬이 죽어선 안된단 말이죠.





5. 이 최리의 딸 라희는 낙랑국의 태녀로 길러졌소.
그대 고구려의 꼭두각시 노릇을 할 아이가 아니지. (최리)

바구니 하나 지킬 힘이 없는 자가 바구니가 흘러 넘치게 탐나는 물건을 담고 있으면,
배고픈 이의 눈과 손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법. (무휼)

난 말이오, 무휼왕.
내 딸 하나와 낙랑국을 바꿀 수가 없어.
내 비록 왕이나 낙랑국은 백성들의 땅이지, 이 최리의 땅이 이니오. (최리)

그대 땅이 아니라니 더욱 잘됐군. 이제 곧 나 대무신 무휼의 땅이오, 고구려의 땅이 될테니까. (무휼)


백성들과 함께하고자 하는 왕 최리와 백성들 위에 군림하고자 하는 왕 무휼.

나라라는 커다란 가정의 가장으로서 백성들을 먹여살리는 것이 임무라고 생각하는 왕 무휼과
나라라는 커다란 울타리 속에서 백성들이 스스로 먹고 살아감에 부족함없이 보살펴주는 것이 임무라 생각하는 최리... 둘 다, 나라를 커다란 가정으로 바라보고 그 가정을 돌보는 가장의 마음이지만...

배고프다고 입벌리는 어린 자식들에게 바삐 음식을 날라다 입에 넣어주며 배채워주는 무휼과
어느정도 키워놓고 너 스스로 일어나보라며 다독거려주고 뒤에서 지켜주는 최리처럼 느껴졌달까...?

그 것이 비옥한 땅과 바다를 가진 나라의 왕의 마음과 거친 땅을 가진 나라의 왕의 마음의 차이는 아닐런지.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고도 할 수 없는, 드러내놓고 낙랑을 탐내는 무휼이 욕심이 지나치다고도 ...
자식보다 백성을 우선시하기에 라희에게 자결을 명하는 최리가 너무하다는 말도 할 수 없는...
그 두 왕이 해야만 하는 현재를 바라보는 듯 했습니다.

바구니 하나 지킬 힘이 없는 자가 바구니가 흘러 넘치게 탐나는 물건을 담고 있으면,
배고픈 이의 눈과 손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법.


이라던 무휼의 말이, 낙랑국을 바라보는 고구려의 심정같이 들려왔습니다.


그나저나, 무휼이 그렇게까지 라희와 호동을 결혼시키려는 이유가...
라희와 호동 사이에서 아이를 낳고, 그 아이가 낙랑에 쳐들어가 왕위를 잇게되어도 '정통성'이 있기에 큰 반발이 없을 것이란 계산을 둔 것이라는 송옥구의 말에... 괜히 호동아빠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6. 날 원망할 것 없어. 다 주인 잘못만난 동고비 니 탓이니까. (치소)

아랫 것들 삶이라는 게 뭐야.
주인이 부귀영화를 누리면 그 부스러기를 주워먹고, 주인이 바닥치면 같이죽는 따개비같은 인생 아니니?
날 원망할 것 없어. 다 주인 잘못만난 동고비 니 탓이니까. 덜 괴롭게 서둘러 숨줄 놓으렴. (치소)


서로 상극인 주인을 모시며, 내내 으르렁거리던 치소와 동고비.
치소는, 큰 실수 하나를 하게 됩니다. 사람의 눈과 귀는 믿을 것이 못된다고, 무엇이든 확실히 끊어내야한다는 왕자실의 말을 잊은 듯... 곧 죽겠지... 하는 마음으로 동고비의 목숨줄이 끊어진 것도 확인하지 않았달까?

동고비가 저대로 죽지않고 살아 낙랑국으로 돌아간다면... 커다란 파장이 일어나겠죠.

점점 매서워지는, 치소의 모습에서...
자명의 운명을 안쓰럽게 바라보던 치소가, 자명의 존재에 이를 갈며 사납게 구는 모습에서....
역시 시비라는것은, 자신을 모시는 주인을 닮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라진 동고비는 어디로 갔을까...?




7. 내 딸을... 내 딸을 찾게 도와줘요. (모하소)

태부 호곡. 내 이리 사정하겠습니다.
주군을 잃은 그대의 심정과 자식을 잃은 어미의 심정이 같은 것이니,
내 딸을... 내 딸을 찾게 도와줘요. (모하소)


호곡이 잡혀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모하소는, 호곡에게 찾아가 그림 속의 아이가 '자명'인지 확인해달라며 애걸하게 되더군요.
그저 복수만을 위해 살아온 인생 중의 짧다면 아주 짧은 5년이란 시간.
그 5년간 제자로 거둬 딸처럼 바라봤던 자명을 그림 속에서 다시금 본 호곡의 마음은 어떨까...?

자명에게도 입을 굳게 다물고, 최리에게도 입을 굳게 다물며...
그들의 애간장을 녹이며 마지막 복수를 하는 듯한 호곡은... 자식잃은 어미의 심정으로 호곡에게 애원하는 모하소를 보며 또 무엇을 느꼈을까....?

왕자실은 혹여나 호곡이 무언가 입을 열까 전전긍긍하며, 어떻게 그를 없애버릴까,를 고민하게 되고
모양혜는 왕자실이 호곡을 죽여 영원히 입을 막을 것을 염려해 부달을 통해 호곡의 모든 것을 챙기게 합니다.

그렇게 진실을 확인하고자하는 모하소와 진실을 굳게 입다무는 호곡,
진실을 밝혀낼 결정적 증거를 지키고자 하는 모양혜와 진실의 흔적을 없애고자 하는 왕자실의 모습이 왕녀 자명고 27회에서 본격적으로 그려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들... 진실을 알고자하는 일품과 차차숭과 미추는, 왕홀이 산산조각내버린 동고비가 남긴 혈서머리끈... 의 조각 하나하나를 맞추며 진실에 접근해가고 있었습니다.











* 모니터는 산지 1년도 채 안되었고, 그렇다면... 함께한지 5년 넘어가는 컴퓨터가 좀 맛이 갔는지... 화면이 약간 이상해져가고 있습니다. 요즘은 머니도 없는데... 이러다 컴터 바꿔야하는 건가, 덜컥 겁이 나고있달까~? 그렇습니다.

* 사실... 26회는 그닥 크게 재미는 없었습니다. 그냥 볼만했다~ 정도?
딱히 뭔가를 기대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이 너무너무 허무했어요...;;;
저만 그렇습니까?

* 이젠, 라희가 자명의 존재를 알게되는 그 순간을 기대하며 봐야겠군요...ㅎㅎ

* 내내 글을 쓸 때마다 '녀석들을 중립적으로 바라보자'라고 몇번을 되뇌이지만... 글을 다 쓰고나면 딱, 티가 나는데 말이죠... 고백하자면... 저는 역시 자명보다 라희가 더 좋아요...ㅎㅎ

* 또하나 더 고백하자면, 호동과 라희가 있을 땐... 은근 자꾸 설레인단 말이죠. 아역 때부터 그랬어요.
아역 땐, 내가 저런 어린애들을 보며 왜 설레여하는거샤~ 라고 혼자 궁시렁거리기도 했습죠~ ;;;

* 아~ 기대보다 그닥이었으나, 나름 괜찮게 봤고.. 은근 27회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 아... 엔딩곡 바꼈더군요. 극 중에서도 쌩뚱스레 내내 흘러나오던 백지영씨 노래도 많이 안나오고, 그 부분에선 나름 편안하게 봤어요. (노래는 좋으나, 극의 흐름과 상관없이 쌩뚱스레 나올 때가 많아서 거슬렸달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