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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낮에 뜨는 달 : 글·그림 헤윰

도희(dh) 2018. 1. 21. 17:42

 

 

웹툰) 낮에 뜨는 달

글/그림 헤윰

 

 


 

 

어렴풋이 존재만 알고 있던 웹툰 '낮에 뜨는 달'이 유료화 된다는 소식에 겸사겸사 찾아보게 되었다. 도대체 나으리가 누구이며, 뭐가 그리 멋있다는 것이냐, 라며. 내용을 전혀 모르는 상태여서 봤던지라, 첫 느낌은 '이거 공포 스릴러물인가'였다. 게다가 1500년의 시간을 넘나드는 구성이 다소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더라. 그러나, 한 번 시작하면 너무 재미가 없어서 견딜 수 없이 지루하지 않는 이상은 끝까지 보는 편인지라, 쭉 봤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했고, 작화나 연출도 좋았고, 나으리의 매력이 궁금하기도 했던지라.

 

처음부터 여주의 남사친에게 먼저 눈이 간지라 남주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는 것이 함정. 첫 등장이 섬뜩해서 마음이 안간 것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한참동안 남주에게 큰 흥미는 없었다. 그러다 서서히 마음에 스며들기 시작했나보더라. 내내 보면서도 '그래서 나으리가 뭐... 난 반하지 않았다' 싶었는데... 

 

 

 

ⓒ헤윰

 

정신을 차리니 나으리 짤을 줍고있는 나를 발견하고 말았다나 뭐라나. (...ㅋㅋㅋㅋㅋㅋ)

왜 2D 남자의 표정 하나 하나를 신경쓰며 짤을 줍고 있었던 것일까....;; 

눈찢남이 내 취향이었던가... 가물가물ㅋㅋㅋ

 

공식 줄거리는, 

시간이 멈춘 남자와 시간이 흘러가는 여자.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갈등에 대한 이야기, 이다. 그리고 세세한 줄거리는 말 못하겠다. 설명하다보면 대량 스포 발생할텐데, 그러고 싶지 않다.그냥, 단순하게 오로지 나으리의 입장에서 말해보자면... 소중한 사람만을 지키는 자칭 '소인배'인 남자의 천오백년에 걸친 순애보를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의 매력은 도하와 한리타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천오백년 전 이야기인 것 같다. 정작 읽을 때는 현대 부분을 더 흥미롭게 봤는데 다 읽고나니 마음에 남는 것은 과거 부분이랄까. 사랑하는 여인의 부모를 죽인 남자와 부모를 죽인 남자를 마음에 품은 여자의 비극적인 사랑, 이라는 부분은 어찌보면 흔한 요소인데... 그런 흔함이 주는 비극적 아련미 + 섬세한 감정선과 사건전개가 흔함을 흔하지 않게 만들었던 것 같다. 게다가, 한리타가 도하를 죽였다, 라는 비극적 결말을 알게된 상황에서 '왜'라는 의문을 풀기위한 과정이 그려졌기에 그들의 사연과 감정과 선택 하나 하나에 더더욱 집중하게 되었던 것도 있었으리라.

 

한 여인을 향한 나으리의 순애보에 마음이 아렸지만, 이에 관한 이야기는 말을 아끼겠다. 이건 봐야한다.... 나으리ㅠㅠ. 

결국 나으리 거리며 우는구나, 내가ㅋㅋㅋ. 

 

보는 내내 그리고 다 본 후 한리타의 감정과 선택, 그로인한 비극에 어쩐지 서글퍼졌다. 도하를 원망하면서도 결국은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자신을 혐오하던 한리타, 먼저 떠난 이들의 그림자를 짊어지고, 함께한 이들의 삶을 끌어안고자 버둥거리는 한리타, 그 지독한 굴레를 짊어진 한리타의 절망이 느껴졌기에... 그 어떤 만약도 그려보지 못한 채, 그녀의 선택은 결국 하나였겠구나, 싶었다. 그 순간, 강영화가 했던 선택을 이해하게 되어버렸달까. 

 

삶이란, 인생이란,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님을 말하는 듯 했다. 적당히, 현실과 타협한 채 일을 처리해가는, 파진찬 도하. 서늘하고 차가운 겉모습과 달리 완전히 악해질 수 없는 적당히 좋은, 무른, 사람. 그는 눈 앞의 일을 적당히 해결해나가지만, 결국 그것이 적당히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적당한 해결을 위해 판을 짜지만, 판 위에 올라선 이들에게는 각자의 삶과 의지가 있기에 계속해서 변수가 생겼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변수들이 켜켜히 쌓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고 사랑하고픈 그들에게, 비극이 찾아왔던 것 같다. 

 

그는 어떨까. 그 순간들을 후회할까.

한리타가 '그가 내민 손을 잡은 순간'이 아닌 '그를 죽인 순간'을 후회하는 것처럼...

도하 또한 '그녀에게 손을 내민 순간'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천오백년의 시간, 그리고 그의 마지막이 그리 말하는 듯 했다.

 

 

ⓒ헤윰

 

 

그 생에서 그들이 짊어진 굴레. 아무리 발버둥쳐도 벗어날 수 없기에, 

벗어나고자 버둥거릴 수록 나락에 빠져들었기에, 

이들의 끝은 정해져 있어, 

 

아무리 곱씹어 생각해도 다른 결말은 어려웠기에, 만약, 조차 그려지지 않아서 더 서글펐다. 

그래도 만약... 이라며 한 숨 쉬듯 곱씹어 본다. 

 

그 후 한리타의 삶과 수많은 생, 그 곁을 지켰던 도하를 보며.

스스로를 저주하고 또 저주하며 수많은 생에서 비극적으로 죽어간 한리타를 보며.

 

 

ⓒ헤윰

 

그리고 바래본다.

 

부디, 옭아매는 굴레가 없는 생에서...

 

오직 자신이 행복을 위해 살기를,

온전히 서로만 바라보며 사랑할 수 있기를,

솔직한 감정과 생각을 나눌 수 있기를,

오래도록 마주보며 웃을 수 있기를,

 

살며 사랑하기를.

 

 

 

 

 

 

+더하기+

 

1) 이렇게 구구절절 쓸 생각은 없었다. 쓰다보니 넋을 놨네... 넋을 놨어..

2) 완결까지 읽기 직전, 참 많이 헛헛하고 서글퍼서 현타가 살짝 왔더랬다. 되려 다 읽고나니 마음이 좀 편해졌달까.

3) 타인의 삶을 짊어져 스스로 행복하지 못했던 한리타를 이해하며 볼 수 있었던 것은, 그 결이 다르지만 어쩐지 약희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소중한 이들의 비극에 스스로를 탓하며 스스로를 비극으로 몰아넣었던. 

4) 나으리가 몰랐던 단 한가지. 그 부분에 대한 생각도 많았는데... 결론은 났는데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옮겨지지도 않고, 쓰다보면 스포를 엄청 뿌릴 듯하여 이렇게 생각하다 잊어가는 걸로.

5) 매드무비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ㄲㅑ... 넘나 좋은 것ㅠㅠㅠㅠㅠㅠ OST도 넘나 좋은 것ㅠㅠㅠㅠㅠㅠㅠㅠ

6) 드라마화 된다던데 난 그 드라마화 반댈세. 나으리 연기할 배우도 없거니와, 각색 어쩌려고. 이 구성 그대로 가면 힘들 것 같다. 웹툰도 구성 따라가는 것이 살짝 버거웠던지라. 작화가 이뻐서 애니로 나왔음 싶은데... 알아요, 불가능하다는 것.

7) 쓰다보니 할 이야기가 많은데.... 스포는 저기 위에 쓴 것도 충분하다 여겨져서 그냥 말 아껴야ㅣ.

8) 엄-------청 재미있는건 아닌데, 보다보면 계속 보게되고, 보고나면 서글퍼져 맘이 아려온다.

9) 지난 19일에 유료화되었습니다. 유료화 된 후 영업질 중임ㅋㅋㅋ 단행본도 발매 중인데 완결나면 봐서... 그때까지 맘이 이리 아리고 서글프면.

10) 보기 전에 명대사 베스트 기사 보면서 '이게 뭐....' 싶었는데, 보고 나서 명대사 베스트 기사 보니....ㅠㅠㅠㅠㅠㅠㅠ

11) 매드무비/OST는 유튭에서 '낮에 뜨는 달' 검색ㄱㄱ. 웹툰은 초록창에 '낮에 뜨는 달' 검색ㄱㄱ 단행본은 각자 단골서점으로 ㄱㄱ.

12)끝.

+) 나으리.......

 

 

***웹툰 캡쳐 저작권 침해면 알려주세요. 이런거 처음이라 뭘 모름.

***그림 저작권은 작가 '헤윰'님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