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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야방 : 권력의 기록) 지난하고도 즐거운 복습, 한 달 속성 마스터 완료!!!

도희(dh) 2017. 9. 2. 03:27

 

참으로 지난하고도 즐거운 8월이었습니다. 

 

지난, 8월 9일 부터 매주 월~금, 日 3회씩 방영되었던 '랑야방'이 오늘 끝을 맺었습니다. 3주 마스터 특집, 이라고 하였다가, 뒤늦게 3주 반이라는 걸 알았는지, 한 달 속성 마스터, 라는 부제를 다시 달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게 무엇이든, 덕분에 저는, 아주 오랜 만에 복습을 하였답니다. 오래 전, 리뷰를 쓰려고 준비해놓고 개인사정으로 결국 날려먹은 14회까지 복습 후, 내내 마음으로만 간직하며 간간히 영상 찾아보다가, 최근 재방 소식에 들떠서 훑어보기 하다가 넋놓고 주요장면 복습한 것 외에, 제대로 정주행하며 본 것은 두 번째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15회부터는 제대로 된 복습은 없었다는 것이겠죠. 그런데도, 되게 생생... 아, 조각조각 보고 싶은 장면들은 간간히 봐왔으니 그런가봅니다. 

 

오후 10시부터 3편씩 방송을 해줬고, 그렇게 봤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덕분에 새벽 1시로 편성이 밀려버린 '외과풍운'까지 보느라 몸과 정신은 반쯤 넋이 나갔다지요. 중간에 낮잠 타임이 없었다면 버티지 못할 한 달이었습니다. 다만, 편성이 밀린 '외과풍운'은 제 자리로 찾아오지 못하나봅니다. 나 어쩔....ㅠㅠ 아무튼, 근래, 드물게 한드 드한기를 맞이한 터라 반갑고도 즐거이 한 달 속성 마스터에 동참했다지요. 다만, 제가 원래 퇴근 시간이 10시라서... 앞부분을 놓칠 가능성이 컸어요. 그래서 당당하게 9시 반 퇴근을 외치기도 했다지요. 아, 저희는 출근시간은 일정해도 퇴근시간은 멋대로, 여서... 흠.

 

처음엔 시간도 꽤나 잘 지켰고, 놓치면 중간타임에 얼른 놋북켜서 놓친 부분 찾아서 보기도 했는데... 시간이 흐를 수록 뭔가 의지는 약해졌답니다. 덕분에 중반을 넘어서며 초반부를 슬슬 빼먹기 시작하더니, 지난 주 방영된 '청시2'와 시간대가 겹치자 가뿐하게 넘겨버리는 패기를 보이기도 했다지요, 제가. 그래서, 이번 마지막 날도, 대망의 53회를 안봤....ㅋㅋㅋㅋㅋㅋ 약간 갈등하다가, 안봤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긴건, 52회 진실을 품은 리양 장공주가 붉은 적염을 가르고 지옥에서 돌아온 망령처럼 황제 앞으로 다가갈 때부터 마음이 먹먹해지며, 극이 진행될 수록 눈물을 글썽글썽하며 봐놓고 말이죠ㅋㅋㅋㅋㅋ. 눈물 글썽글썽, 마음 먹먹, 그건 그거고... 청시2가 중요했습니다. ㅋㅋ.

 

청시2 끝나고, 바로 채널 돌려서 54회 시청. 그리고 뭐, 좀 당황했다지요. 이 당혹스러움은 52회의 그 먹먹+눈물 글썽글썽에서 시작이 되었는데요. 처음 이 드라마를 접했던 당시, 스포도 열심히 밟았고, 그래서 상당히 덤덤하게 보다가 후반부에 들어서서 되게 먹먹해하며 봤었던 기억이 나요. 게다가 막회 보고는 오열했고, 끝나고 나서도 한참동안 마음을 추스리지 못해서 '나 어떡하지'를 중얼거리며 안절부절 못했다지요. 그리고, 이번에는 상당히 불량한 태도로, 극이 진행될 수록 피곤을 이기지 못해서 설렁설렁 보기도 하고, 빼먹기도 해서, 그 정도로 집중하고 몰입하진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이번엔 울기는 커녕, 상당히 덤덤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54회에서 대성통곡 근처까지 갔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음이 막, 먹먹하다, 라는 단어로는 설명이 안되네요. 내가 왜 이러지, 싶어서 안절부절 못하고, 한참 .... 그랬어요. 불량하게, 설렁설렁, 빼먹으며 봤더라도, 나는 이 세계관에, 각 인물들에게, 특히나 종주님에게, 몰입했고 그들을 애정했고 이해하고 아파했기 때문이겠지요. 그 감정을 표현할 길이 막막한 것은 아쉽지만, 마음이 막힌 것도 같고, 뻥 뚫린 것도 같은, 종주님의 선택을 이해하면서도 안타깝고 아프고, 뭐 그랬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이번에는 상당히 빨리 벗어났어요. 왜냐하면, 바로 '외과풍운'을 봤거든요. ㅋㅋ.

 

그럼에도,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이 이상하게 갑갑하고 싸르르합니다. 그냥 멍하니 있으려니, 뭔가 마음에서 울컥하는 것이 올라오기도 하고요. 순간 코끝이 찡해지며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도 같고. 자고 일어나면 추스려지겠지요. 저는 이 드라마의 마무리가 마음에 들어요. 언제부턴가 마음을 건들던 삶의 가치, 그 것과 일맥상통하는 결말이었으니까요. 

 

 

그 누구보다 임수를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매장소. 13년을 매장소로 살았기에 마지막은 임수로서 끝내려는 그의 마음. 그의 선택을 막으려는 린각주에게 하는 종주님의 그 말. 그 순간, 예법논쟁 후 보여줬던 매장소인 자신에 대한 혐오, 그 장면과 감정이 겹쳐져서 마음이 더 싸르르해지기도 했어요. 그래서, 반년 혹은 더 오랜 시간 매장소로서 평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삶을 버리고, 3개월 동안 불꽃같이 타오르는 임수로서의 삶을 마무리 하고자 하는 그의 마음이 이해가 되어서, 너무 많이 슬퍼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슬프고 아팠나봐요. 그렇게나 어쩔 줄 몰라하며 안절부절 못하며 봤던 걸 보면요. 시청자인 저 또한, 남겨진 사람이기 때문이겠지요.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는 말을, 새삼 확인했습니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그냥 가끔 마음 속에 맴돌던 드라마. 책을 사놓고도, 책장도 펼쳐보지 않았었는데, 재방 소식을 듣게되며, 이게 뭐라고 첫방 전까지 내내 설레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설레임으로 책을 꺼내서 대강이나마 훑어보고 - 정독은 아직. 그러나 박스케이스에서 꺼내서 침대 옆 협탁의 책장에 고이 모셔뒀다지요 - 움짤 만들겠다고 영상 돌려보다가 넋놓고 막회까지 훑어보고... 그러다가 첫방날 설레는 마음으로 시청을 했답니다. 

 

정말, 각잡고 하루에 한 편씩 찬찬히 복습하며 움짤 만들고, 그렇게 가볍게 끄적이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입니다. 다만, 이제 슬슬 한드 드한기가 끝날 기미가 보여서 이 마음이, 그저 마음인 채로 마무리가 될지도 모르겠다 싶기도 하네요. 그래도, 간간히, 생각날 때마다 해보는 걸로. 이 드라마에 대한 애정은 그리 쉬이 끝날 것 같지가 않거든요. 멍하니 지내는 어느 날, 지금처럼 다시 마음에 들어와 꿈틀댈 것 같은 드라마랄까요.

 

그냥 가볍게, 복습 완료했어요. 힘들었지만 즐거웠던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은, 여전히 슬프고 아프고 먹먹하네요. 울어버리고 말았어요. 등등의 가볍고 가뿐한 마음으로 간략하게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주저리 주저리 말이 길어졌습니다. 뭔가 더 이야기가 하고 싶은 것도 같구요. 그러나, 여기까지. 마무리 짤은 쓸쓸한 소택의 전경을 담고 싶었으나, 만들어놓은 움짤이 없네요. 급하게 만든 것은 첫번째 짤, 황썅 생파 참석하는 종주님의 뒷모습 짤, 하나로 만족합니다. 

 

그래서, 

마무리는 언젠가 비오는 날, 생각나서 만든 짤이랍니다.

 

 

 

사람에게 생사는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지.

하지만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른데,

대체 얼마를 살아야 공평하다고 할 수 있는 건가.

 

- 랑야방 51회 / 매장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