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아무말 대잔치

수다엔 의미가 없다 : 170724

도희(dh) 2017. 7. 24. 02:26


1. 내가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라며 이러고 있습니다. 며칠 전부터 깨작거리고 싶었는데, 피곤해서, 지쳐서, 힘들어서, 바빠서, 라는 핑계아닌 핑계로 전혀 그러하질 못하다가 ... 지금 문득, 자려는 순간, 짧게라도, 말이 아니게 나오더라도, 좀 끄적여 보자며, 방금 끈 놋북을 굳이 다시 켜서 이러고 있습니다.


2. 짤 선택의 이유. 놋북에 뭔가 그럴싸한 짤이 없다. 그리고, 그걸 찾으러 다니기 귀찮다. 뭐 이런 이유입니다. 또 하나는 드디어 복주 딥디가 나온다고 하네요. 28일. 애정은 이미 식을대로 식어버렸고, 그래서 이걸 취소 해, 말아, 라며 상당시간 고민을 거듭했으나, 결국은 제 두 손에 받아들게 되었네요. 다시 보게 된다면, 분명, 저는 다시, 좋아하고 말테니까요.


3. 부가세 신고 기간입니다. 넋놓고 있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졌어요. 내일까지 정리해서 제출해야하는데 지금까지 멍하니 있다가 토욜 오후부터 슬슬 시작했는데, 매출란에 0하나 더 붙여서 일욜 오후까지 패닉상태에 있다가 - 세금이 폭탄으로 나와서 - 뒤늦게 정신차리고 확인해보고 나의 한심함에 한참을 웃었답니다. 7월부터 일반과세로 전환이 되어버린 덕분에 6월에도 부가세를 신고하게 되었어요. 올해부터 간편장부를 사용하려고 했으나, 내내 미루다가 어제, 그러니까 일욜 오후가 되어서야 정회원으로 가입하고, 대강 정리를 해놓은 상황입니다. 뭐, 정말 간단하고 간편해요. 이런게 간단한데 진작에 할껄,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지난 장부 정리도 비교적 간편한데, 이유는 자동등록 기능이 있거든요. 그래서 거래내역 체크하며 확인작업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거래내역이 제일 많은 카드내역이 안불러와져서.. .노가다 예약입니다ㅠ. 아무튼, 25일까지 제출해야하는데, 오늘이 24일이네요. 일요일에 각잡고 하루종일 했다면 거의 끝났을텐데, 일요일은 끝났습니다. 일하는 짬짬히 정리해야겠어요. 라고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겠고, 다 쉬었고, 다 잤구나, 싶습니다.


4. 그래서 일요일에 무얼 했냐면, 책을 읽었다지요. 것도 제대로 정독했음 좋았을텐데, 대강대강 훑어가며 흐름만 파악하며 한권 뚝닥. 그리고 다시 읽고 있습니다. 이거 진짜 안좋은 습관인데, 뭐 그렇게 되네요. 부가세-종소세 관련 책을 샀는데... 이래저래 사길 잘한 것 같아요. 인터넷 검색하면 대강 나오는 내용이고 어느정도 숙지했지만, 책으로 읽고 줄긋고 체크해두는 것이 뭔가 더 머리에 쏙쏙 들어오고 이해가 된다고 해야할까요. 그 책을 사면서 소설책 몇 권을 샀어요. 정가주고 두권, 중고로 네권. 일단, 중고로 산 거 두 권 훑어보기 끝났어요. 토욜에 읽은건 묘사가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들어서 읽으면서 몽글몽글한 마음이 들었는데, 후반부에서 실소를 했습니다. 제가 뜬금없이 나오는 천재설정을 못견뎌해서 말이죠ㅋㅋ. 그 설정의 의미는 대강 알겠고, 정독하면 더 와닿을까 싶기도 하지만은, ... 어쨌든 그 설정이 마이너스 요소가 되어버렸어요.


5. 일요일에 읽은 책은, 몇해 전에 우연히 읽고 좋아했던 로설의 작가분의 다른 작품. 중고로 나왔길래 겸사겸사 샀습니다. 초반에 정독하다가, 휙휙 넘기며 읽으며 다 읽고, 휙휙거린 지점부터 다시 읽다가, 뒤늦게 내가 그 앞부분도 안읽은 것을 깨닫고 앞으로, 앞으로, 왔답니다. 이 습관 진짜 안좋아요. 요즘 자주 이러거든요. 책 뿐만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도 이렇게 보는 편이에요. 그래서 감동 뭐 그런 요소가 감소되고 감흥이 줄어들지만,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건 또 좋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내가 생각보다 삼생에 빠져들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6. 보던 드라마가 죄다 종영했습니다. 엽녀도 갔고, 수트너도 갔지요. 그리고 현재까지 마음이 끌리는 신작 드라마가 없어요. 월화 드라마는 애초에 안봤고, 수목드라마는 조금씩 간보기를 했는데 미묘합니다. 오늘 월화극 하나 첫방하는데, 본방으로는 못볼 것 같고 (일도 늦게 마칠 것 같고, 위에서 말했듯 부가세 신고를 위한 장부정리를 해야합니다.) 반응 괜찮으면 생각해보려구요.


7. 그렇다고 해서, 보는 드라마가 없다는 건 아닙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삼생삼세 십리도화'를 시청 중이거든요. 그런데, 이 드라마도 어느덧 종영을 앞두고 있습니다. 시간 참 빨라요. 야화군 팔 하나 짤렸고ㅠㅠ 천천은 야화군에 대한 마음을 각성했고, 싸부는 곧 깨어날 예정이라지요. 야화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듯 하지만, 역시나 저는 예상대로, 야화한테 꽂혀서 팔랑거려지지도 않아요. '야화군은 역시 울리는 것이 제맛!' 이라며 보는 저이기는 합니다만, 뭔가, 일반적인 반응과 달리 덤덤하게 지켜보는 편인지라 종종 괴리감이 들기도 하네요. 마치, '하이생소묵'을 보던 당시 허이천의 인기의 이유를 머리로는 알겠으나, 내게 확 와닿지는 않던, 그 당시의 기분이랄까요. ...사실, 드라마에 푹 빠져서 보는 타입은 아니고, 한 발자국 떨어져서 제 3자로서 보는 타입이라, 극 속에, 그리고 캐릭터에, 크게 몰입하는 타입이 아니라 그런 것도 있는 듯 합니다. 나이가 들며 감성이 메마른 것도 있을테구요. 그래도 가끔, 반해버리는 캐릭터들은 있어요. 구동백씨라거나, 호구라거나, 지오슨배라거나 카제하야라거나... 또 있을텐데, 기억이 잘 안남. 닥빙해서 마음 아리게 본 캐릭터는 라희. ...호구가 그나마 최근이고 다들 좀 오래된 편인 것도 같네요. 당시엔 지금보다 감성이 풍부했을지도?


8. 그런 와중에 살짝 꽂혀서 보는 중드가 생겼는데요, [외과풍운]이라는 의드입니다. 하다하다 중국 의드를 보냐, 싶기는 하지만 그렇게 되었어요. 십리도화 끝나고 클립영상 기다리면서 채널 틀어놓다가 예고를 보게되었고, 랑야방 작진들 작품이라니, 한 번 보야야 하지 않겠는가, 싶어서 말이죠. 랑야방 작진들의 전작들은 안봤어요. 안끌려서ㅋㅋ 아무튼, 여기서 린각주가 남주 좡수. 한자어로 읽으면 장서, 라는 것 같네요. 아무튼 좡수. 그리고 여주는 천시. 성이 뭔지 기억이 갑자기 안나요. 루천시던가? 아무튼, 좡수는 아직 좀 어딘가 모르게 느끼한데 점점 캐릭이 좋아진다고 하고 설정이 괜찮은 듯 해서 궁금한 캐릭터에요. 여주는 우리나라 가수 겸 배우 닮았는데, 보면서 순간순간 놀라는 중이랍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외모라서 남주랑 너무 나이차가 나는 것 같았는데, 설정이 11년차 의사라고 해서 ... 비슷한가 싶기도 한데, 어릴 때 설정이 내가 생각한게 맞다면 극 중 6~10살 가량 차이나는 것도 같네요. 그렇게 보면 비줠상 차이가 대강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아무튼, ...중드 특유의 뜸금포 엔딩으로 인해 감질맛나게 시청 중입니다. 현대극인 주제에 44부작이에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 4회라는 것이죠. 하이생소묵은 주 1회 방송으로 봤는데요, 뭘........;;


9. 중드 현대극은 '하이생소묵'에 이어 두번째인 것 같네요. 장르물로는 처음인 것 같고. 물론, 대드까지 합하면 좀 되지만. 이 드라마에 대해 좀 조잘거리고 싶으니, 조만간 바쁜거 좀 가시고, 정신 좀 챙기게 되면 조잘거려 보겠습니다. 이 드라마 이야기 할 곳이 없어서 끝나면 혼자 주절주절거리며 멍때리곤 하거든요. 그러다 자는데... 아, 주절거리는 걸 여기에 글로 쓰는 방법도 있겠군요. 가볍게. 예전엔 그런짓, 그러니까 드라마 하나 보고 의식의 흐름대로 주절거리고 다음 날 이게 뭐지, 하는 뭐 그런 짓. 그런 짓도 잘했는데, 요즘은 그냥 멍--- 하니 있습니다.


10. 지난 주, 이젠 지지난 주인가요. 오랜 만에 서점엘 다녀왔습니다. 이 지역에도 대형서점이 있구나, 라며. 돗대기? 도때기? 시장 같았습니다. 서점 안에서 영업하는 것도 보고. 생각보다 크지도 않고. 하하. 다신 안가려구요. 그래도 이 책 저 책 끄적대며 보는 재미가 있어서 좋았습니다. 작가에 대한 인간적인 호기심과 제목에 대한 끌림으로 사볼까 하는 책이 있었는대 대강 읽어보고, 이 작가에 대한 인간적인 호기심과 별개로 책은 나랑 안맞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기도 했다지요. 다음에 서점에 가게 된다면 옆 지역으로 가야겠어요. 지하철 + 버스라는 장벽이 있어서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요. 아님, 서울로 갈까. 겸사겸사. 근데... 서울까지 가려면... 진짜 멀미남ㅠ


11. 이웃님이 보내주신 소설집의, 이웃님의 소설을 드디어 다 읽었고, 감상을 남기고자 했으나, 그런 사정으로 여직 미뤄두고 있어요. 감상 까먹을까봐 노트에 대략이나마 적어놨지요. 이제 책 읽고나면 이러려고.... 라고 하는데... 지금 훑어본 책들에 대한 감상은 또 안적고 있다지요. 훑어본 것은 제대로 읽은 것이 아니니까, 라며. 독서노트 만들었는데, 얼마나 쓸지는 모르겠습니다. 


12. 부가세 관련 장부정리에 대해 힘들다는 뉘앙스를 풍겼으나, 전 이런 작업 하는 걸 나름 재미있어 하는 편이에요. 뭔가에 집중하는 것. 뭔가 내가 열심히 한다는 기분이 드는 일. 결과로 나타나는 그 무엇. 오랜 만에 무언가에 집중하는 재미가 있네요. 뭐가 뭔지는 모르지만 뭔가 공부하고 있다는 기분도 재미있고. 책을 읽는 재미, 드라마를 보는 재미, 이 것이 점점 덜 재미있어지는 요즘인지라, 다른 곳에 눈을 돌려봐야지 싶기도 합니다. 일단, 배우고 싶은 건 좀 많은데, 그 중 우선순위에 있는 두 가지. 거기서 무얼 먼저 할지. 뭐가 나를 재미있게 해줄지는 모르겠습니다. 모르겠는데, 내가 그걸 재미있게 할 정도로 정신적, 체력적, 으로 괜찮을지가 더 걱정이네요. 요즘, 바쁘고 덥고 그래서 힘들고, 의 반복인지라.


13. 제 주변도 오랜 만에 제 취향대로 널부러져 있습니다. 늘 널부러진 방이기는 한데, 침대 위에 널부러진 이런 것들이 괜히 기분이 좋네요. 발치에는 놋북, 머리 맡에는 소설책 몇 권과, 일 관련 책들과 포스트잇과 볼펜들이 널부러져 있는 이런 것. 뭔가 오랜 만이라 재미있네요. 요즘은 왠일인지 전혀 이렇게 침대 위에 무언갈 널부러 놓고 지내질 못했달까요. .... 사실, 책꽂이가 만석이라 자리 찾기 전까지는 당분간 이래야 할 것도 같아요. 비울 수 있는 칸이 문득 눈에 들어왔네요. 언젠가는 저 칸을 비우고 이 책들을 꽂자, 라고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14. 월요일이네요. 일찍 일어나야 하니 일찍 자야하는데, 게다가 8시부터 졸렸는데, 얼른 자야겠어요. 이번 주도 무사히, 잘 지나가길 바라며. 우리 냥이들은 널부러져서 자네요. 한 마리는 창틀에, 한 마리는 박스 안에서. 


15. 의식의 흐름대로, 의미 없는 수다의 끝. 다음엔 정신줄을 좀 챙겨서 돌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