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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마음/소설

소설) 하이생소묵 / 구만 지음 : 후감상을 위한 선덕질의 과정

by 도희. 2015. 5. 4.

 

1> 이게 무슨 선덕질 후감상인가, 싶어지는 중이다. 정작 드라마는 첫 회만 봤건만, 이런 저런 정보를 검색하며 자료를 구했고 결국 원작 소설 번역본까지 찾아서 읽어버렸으니 말이다. 드라마는 제대로 보지도 않았는데 어쩐지 다 본 것만 같은 이 기분은 뭐란 말인가! (ㅋ) 소설은 국내에서 정식 출판이 되지 않은 관계로 팬분이 올려준 번역본을 찾아서 밤을 꼴깍 새어서 읽고 말았다.

 

(2022년 현재 정발됨. 종이책과 이북 둘 다 판매 중)

 

소설은 비교적 짧은 편이었는데 대충 한 권 분량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한 것은 '이 내용을 가지고 그렇게 긴 호흡으로 끌고 나간다는 말인가' 였다. 

 

 

내겐 없는 센스를 발휘하며 회당 캡쳐와 내용을 정리한 어느 블로그를 통해서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한 상황에서 보자면, 좀 더 드라마틱한 상황을 위해서 주변 인물을 투입&각색한 듯 싶었다. 그 예로 소설에서는 이미 마음의 정리를 끝내고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하는 서브 캐릭터들이 드라마에서는 꽤 긴 시간 두 사람의 주변을 맴돌며 갈등을 유발하게 되는 듯 싶으니 말이다. 게다가, 소설에서는 단역으로 출연하는 캐릭터들의 비중을 키움으로서 극 전개에 활기를 넣으려는 듯 했다. 지금보다는 어렸던 시절, 로맨스 소설 원작의 드라마를 재미나게 보게되면 항상 원작 소설을 찾아 읽게 되는데 그 때 느낀 드라마와 원작소설의 갭, 그 것을 비슷하게 느끼는 중이다. 

 

그래도 두 남녀의 캐릭터와 에피소드에는 큰 각색이 없이 그대로 그려주는 듯 했다. 두 사람의 성격, 어떻게 처음 만났고, 어떻게 사랑했고, 어떻게 헤어졌고, 어떻게 다시 만났고, 어떻게 다시 사랑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서로가 얼마나 사랑하고 함께하는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가, 에 대해서. 그 달달함과 아기자기함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2>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 로맨스 소설이었다. 전체적으로 잔잔하게 흐르면서 간간히 작은 파장이 일어나는 중, 그 파장들이 모이고 모여 크게 물결치는. 그렇게 설레이고 달달해서 가끔 미소를 짓게 만들어주는 그런 소설이었다. 잘 짜여진 소설이라기 보다는 잘 흘러가 감정에 스며드는 소설이었다. 극적인 상황, 그 갈등에 관해서 그들의 사랑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이 그저 흘러지나간 것에 기운이 살짝 빠지기는 했으나, 남주와 여주가 서로를 사랑하고 그렇게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에 절로 미소가 그어지는 그런 소설이었달까. 

 

3> 극 중간 중간 표현되는 그들의 일상과 삶 그리고 가치관에 대한 부분이 약간 이질적으로 느껴졌는데 그 것은 아무래도 문화적 혹은 정서적 차이가 아닌가, 싶었다. 외국의 소설을 읽을 때 마다 그러하듯이, 그 이질감은 '아, 이 나라는 이런가보구나'라며 그냥 그러려니 넘겼다. 

 

4> 밝고 순수하고 눈치없고 어리버리한 여주와 차갑고 이성적이며 똑똑하고 오만한 남주. 그런 완전체 남주가 어딘가 모자란 여주로 인해 허물어지고 여주에 한해서만 변화한다는 설정은 너무 흔하디 흔하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인 설정인가, 싶기도 하다. 여주의 그 티없는 밝음이 상처로 가득한 남주의 마음을 비추는 태양, 이 되어버리며 끝없이 사랑하게 된 것 같으니 말이다. 남주는 객관적으로 뭐 하나 뛰어난 구석이 없는 여주를 왜 좋아하는 질문에 좋아하니까 좋아하게 되어버린 사람, 이라고 했다.

 

...아무튼, 남주 캐릭터가 좀 멋있기는 했다. 대충 훑어보니 드라마 속 남주에 대해서도 반응이 좋아서 궁금하다. 사실, 첫 회에선 큰 매력을 못느낀 상황이라 멋짐을 연기할 정도로 연기력이 좋거나 캐릭터가 멋있으려나, 했는데 연기가 평타만 쳐도 캐릭터의 매력으로 엄청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 같은 느낌적 느낌ㅋㅋ ...이미, 소설 읽고, 뮤비 몇 편 보고, 스틸사진 좀 구하러 다니면서 ...마음은 기울고 있다. (쉬운녀자ㅋㅋㅋ)

 

5> 다만, 사랑하고 있어. 

 

정확한지는 모르겠으나 대충, 그는 부모가 자신에게 10년을 주었으니 여주와는 평생을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두 사람의 사이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장애물은 그 스스로 뭍어두는 것을 선택했다. 그렇게 집안의 악연으로 얽힌 여주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긴 시간을 기다려 결국 사랑을 하고, 함께 하는 지금 이 순간을 그 누구에게도 빼앗기고 싶지 않은, 그래서 잃어버린 시간을 채우기 위해 불완전한 미래의 행복을 담보로 과거로 돌아가는 상상따위 하고 싶지 않은, 여주의 머리카락 한 올 조차 그녀의 존재가 세상을 채우는 것이라 여기는, 남주의 심정은 이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것 같다. 

 

아, 그리고 삽화로 추정되는 일러스트가 정말 이쁘다. 이거 구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오랜 만에 컴퓨터 바탕화면도 파란색에서 벗어났고.

 

 

 

 

 

My Sunshine...

 

 

 

댓글2

  • 수야 2015.10.12 15:07

    소설 번역하신 분의 블로그를 통해 원작소설을 읽어봤어요.
    소설엔 응휘가 깔끔하게 정리되고 드라마엔 몇몇 조연의 쓸데없는 부풀림이 있었지만 큰 틀은 변화가 크지는 않는 듯.
    워낙 드라마의 허이천이 명불허전이라.... 드라마가 더 낫다는 데는 이견이 없을 듯 합니다.
    몇몇 장면에서 도출되는 섬세함은 또 소설에서 첨삭하면 되고...
    암튼, 원작자가 각색에 참여하다보니 큰 줄기는 변하지 않아서 그건 참 좋더이다. ^^
    답글

    • 도희. 2015.10.13 11:11 신고

      원작을 읽고 드라마를 보며 느끼는 부분은, 각색이 꽤 잘된 드라마라는 것이에요. 극의 큰 줄기와 하고자 하는 이야기, 그리고 남여 주인공의 캐릭터를 유지하면서, 오리지널 에피소드를 추가하는 것으로 감정선과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만드는 것 같았달까요. 다만, 원작에선 쿨남쿨녀인 응휘와 이메이가 너무 질척거린다는 것이 아쉽지만.. 32부작의 드라마를 이끌기위한 특단의 조치려니 생각 중이에요. 원작자가 각색에 참여했다는 이야기는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나는데, 그 덕분에 중심이 흔들리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