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드라마 아이언맨 16회) 세동이가 진짜로 원하는 거는 뭘까...

도희(dh) 2014. 11. 7. 03:17

 

#. 이별

 

태희의 상황을 알게되며 도저히 그녀를 혼자 둘 수 없게된 홍빈은 세동에게, 태희가.. 태희는.. 태희를.. 이 세마디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고 세동은 그의 마음을 헤아려 그의 뜻대로 해준다. 사실, 홍빈에게 있어서 태희의 존재가 단순히 X여친이 아닌, 홍빈의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함께한, 그가 살아온 인생의 일부라고 여겼기에 그의 그런 마음과 행동을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었다. 

 

아니었지만, 그런 홍빈의 마음까지 온전히 알아듣고 이해해주며 그의 뜻을 받아들이며, 그렇게 나도 아프다고, 힘들다고, 싫다고, 나도 혼자라고, 니가 필요하다고, 말 한마디 못한 채 그를 위해 먼저 손을 놓아준 후, 홀로 그 모든 슬픔과 아픔과 상처를 그저 삭히기만 하는 세동이가 내 마음에 더 깊이 들어와버렸기에, 그런 홍빈에게 어쩐지 서운했다. 

 

 

 

 

#. 사슬

 

너무나 쿨한 이별. 그래서 그들이 이별했다는 사실조차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홍빈과 세동의 이별은, 깔끔하고 담백했다. 보통의 남녀가 할 수 없는 이별. 결국, 세동은 주장원에게 했던 자신의 말을 지켜내지 못했다. 고스란히 남아있는 감정을 끌어안은 채 홍빈과 이별한 세동은, 그 이별의 아픔에 온전히 젖어들지도 못한 채, 여전히 홍빈을 사랑하는 태희, 라는 사슬에 묶여 휘둘리고 있었다.

 

그리고, 태희는 여자였다. 그녀는 여전히 꽤 괜찮은 캐릭터이지만 처음 느꼈던 멋진 여자, 쿨한 언니, 의 느낌은 점점 흐릿해졌고, 한 남자를 마음 깊이 오래도록 사랑하는 여자, 그 남자의 곁에 있는 다른 여자가 너무 착하고 괜찮아서 더 질투가 나고, 마지막까지 남자의 곁에 있을 수 없음을 알기에 그녀를 인정하면서도, 그녀에게 굳이 그와의 사랑의 약속을 언급함으로서, 그녀의 어깨에 자신의 그림자를 짊어지게 만드는. 한 남자를 사랑하기에 질투를 하는 여자, 였다.

 

굳이 세동에게 미라크별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태희를 보며... 모든 사랑의 약속은 진실하지만 사랑이 끝난 다음까지 영원하겠다는 그 약속을 지킬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약속의 유효기간은 사랑이 끝나기 전까지 일 뿐이다.라는 말을 그녀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홍빈이 부디, 새로운 사랑을 찾은 여름이 엄마와 같은 마음을 갖길 바랄 뿐이다. (#연애의 발견)

 

 

 

#. 마음

 

 

세동이는 홍빈이가 너무 좋아서 어떨 땐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막 쩔쩔맨다고 한다. 이 좋아하는 마음을 어떻게 간수해야할지 몰라서 막 쩔쩔맨다고 한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 같은 거로는 도저히 말할 수가 없다고 한다. 그런 세동이, 홍빈의 손을 놓아줬다. 처음으로 심장이 콩캉콩캉거리는 사람을 만났으면서, 더이상 그 사람에게 다가가지 못한 채, 마음껏 소리내어 울지도 못한 채, 그저 그립고도 아픈 마음을 그저 부여잡고 있을 뿐이다.

 

그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니까, 그 여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니까, 그 사람들의 마음이 다치지 않길 바라는 세동은 자신의 마음이 너덜너덜해지는 것도 모른 채, 그렇게 그저 참아내고 있다. 옥상에서 홍빈과 헤어지는 순간, 그런 홍빈의 마음따위 나는 모른다고, 나도 아프다고, 나도 힘들다고, 나도 혼자라고, 나도 니가 필요하다고, 욕심을 냈다면 어땠을까... 습관처럼 찾아온 홍빈에게 사실은 니가 너무 그리웠다고, 그래서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홀로남은 어두운 방에서 소리내어 엉엉 울기라도 했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언제나,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던 세동은, 타인의 마음이 우선시 되는 순간, 자신의 감정에 무뎌지는 듯 했다. 아니, 그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는 듯 했다.

 

그래서, 언제나 솔직한 세동의 감정을 들어왔고 그 마음을 느껴왔던 홍빈은, 태희에 얽매인 자신의 상황이 결국 세동의 마음을 협박하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언제나 자신을 받아주고 토닥여주고 위로해주던 세동이니까, 라며 자신을 이해해주고 먼저 손을 놓아주는 세동의 행동을 당연하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건가, 라는 생각도 든다. 세동의 상처까지 들여다보기에 홍빈은, 자신이 처한 상황, 그 속에서 겪는 혼란으로 인해 마음에 여유가 없는 이유도 있을지도 모른다, 라고 믿고싶다.

 

그런 세동을 쭉 지켜보던 승환이 세동에게 물었다. 

 

세동아, 니가 원하는 건 없어? 

다른 사람 말고 손세동이 원하는 건, 그런 건 없어?

 

 

 

&..

 

1> 한 회 결방의 여파가 크다. 후속작 방영일이 확정된 이 마당에 도대체 왜 결방을 했는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최종적으로 몇회로 종영을 하겠다는 건지도 모르겠다. 부디, 예정된 19회로 마무리하길 간절히 바래본다. 그냥 문득 든 생각은, 간보려고 한 회 결방시켰다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건 아닌가, 싶다. 

 

2> 윤여사의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일단, 태희는 자신에게 폭력을 사주한 사람이 주장원이라 알고있는 듯 한데, 그렇다면 윤여사가 태희의 입을 막아야만 하는 건 뭘까? 윤여사의 회상을 보면, 너덜너덜해진 상태에서 절박하게 구조요청을 하는 태희에게 손을 내민 것이 윤여사인가, 싶어지기도 한다. 어미로서의 동질감, 으로 인해 생긴, 그 순간의 동정심으로. 그리고, 그 순간의 선택이 결국 윤여사의 발목을 채우는 족쇄가 되는 것도 같다.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저지른 일들로 인해 결국, 홍빈이 윤여사의 정체를 알게되니 말이다. 뭐, 이런 전개가 아니라면 할 수 없고.

 

3> 내가 간과했던 것은, 여전히 홍빈을 사랑하는 태희의 감정이었다. 태희 에피소드는 끝이 보이는 듯 한데 어떻게 마무리를 지을지, 그 후 홍빈과 세동의 관계는 어떻게 될지, 세동이는 자신의 상처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 남은 3회차에서 잘 마무리가 되길 바란다. 음... 18회 종영은 진심 안된다. 태희 이야기가 너무 길어진 덕분에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한가득이다;

 

4> 후반부 에피소드가 홍빈의 상태, 그로인한 갈등, 뭐 그런 이야기로 채워나갈 줄 알았지....태희로 인해 이렇게까지 질퍽거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 좋은게 좋은거다, 라며 좋게 좋게 시청 중이기는 하지만 태희의 재등장조차 상상을 못했고 말도 안된다고 여겼던지라. 휴... 사실, 16회는 뭔가 집중이 잘 안됐다. 뭔가, 17회까지 봐야될 것만 같은. 그런데, 결방으로 인해서 17회는 다음 주.... 휴우우...

 

5> 주장원과 만남이 두려워 피하는 태희를 보며, 이 것이 태희와 세동의 차이점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태희는 과거의 끔찍한 사건의 주범이 주장원이라 여기기에 더더욱 피하는 것도 있지만, 홍빈에게 하는 말을 들어보면 그녀는 언제나 주장원 앞에서는 주눅이 들었다는 것 같으니 말이다. 반면, 세동은 주장원과의 만남에서 주눅들기는 커녕 자신의 뜻을 당당하게 밝힘으로서 결국은 주장원에게 사과비스므리한 것까지 받아내는 패기가 있는 아이였다. 그런데, 주장원은 왜 태희를 만나고자 한 것일까? 홍빈의 뜻대로 세동에게 주었던 것을 태희에게도 주고자 한 것은 아닐까...? 홍빈은 아버지에게 다짜고짜 따져들기 전에, 왜 태희를 만나고자 하는지, 그 뜻을 물었어야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렇게 화내면서 말고.

 

6> 언제나 홍빈이 최우선인 고비서가 정말로 여자에 홀려 이틀간 잠적한 것일까? 뜬금없어서 웃기기는 했지만, 이번 회차에서 꽤나 크게 차지한 고비서 실종 에피소드가 너무 별거 아닌 것처럼 넘어가서 의심이 든다. 그게 거짓말이라면, 고비서는 무엇을 숨기기위해 그런 거짓말을 한 것일까...? 그리고, 본의 아니게 홍빈의 진심을 알게된 고비서의 표정과 그런 고비서를 바라보는 홍빈의 표정, 웃겼다ㅋㅋ

 

7> 그나저나, 세동이는 작은집에 대출을 해줬단다. 부디 그러지 않길 바랬지만, 세동이는 그럴 것 같았다. 

 

8> 세동과의 이별 후, 그리움으로 인해 칼이 돋던 과거의 홍빈과 달리, 지금 홍빈에게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중이다. 아마도, 현재의 상황으로 인해 감정이 흩어져있는 것도 있을 것이고, 이별인 듯 그러나 이별이 아닌 듯해서 아직 실감이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습관처럼 찾아가 만나기도 하고, 남발되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그 무엇으로 만나게 되는 중이니 말이다. 아직은 온전히 잃어버리지 못한 상황... 세동이가 정말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떠나고 나서야, 다시금, 그리움에 칼이 돋게 되려나.. 라는 뭐 그런저런 이런저런 이러쿵 저러쿵.. 의미없는 생각들...

 

9> 누구 한 사람의 선택에 의해 다른 사람이 영향을 받는, 누군가의 그림자에 갇혀버리는 전개는 원하지 않는다. 각자가 타인이 아닌 스스로의 마음과 마주한 뒤 자기 자신이 원하는, 스스로를 위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 그리고, 그 선택으로 인해 극이 전개되고, 캐릭터들이 앞으로 한발자국 나아가길 바라는 중이다. 태희가 떠나는 이유, 홍빈과 세동이 다시 마주하는 이유, 그 모든 것이 누구 한 사람의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닌, 스스로의 선택으로 인해 결국은 그리 되었다, 라는. 음, 뭐라는겐지.

 

10> 솔직히, 16회는 내가 뭘 봤는지 모르겠었어서 뭘 써야할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쓰다보니 말은 또다시 길어지고. 그 와중에, 태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갈 수록 왜 세동이의 감정이 더 마음에 다가오는지는 잘 모르겠다. 태희의 사연이 깊어질 수록, 세동이의 상처가 마음 깊숙히 스며들고 새겨진다. 그리고, 홍빈이가 처음으로 약간.. 원망스러웠다. 그러고보면, 홍빈을 연기하는 배우 이동욱씨에게 이런 감정을 전에도 느꼈던 것 같다. 그 것은 난로. 물론, 그때는 은재 짝사랑 모드이긴 했지만, 은재 닥빙모드라서 은재 마음 몰라주는 빡무 굉장히 원망스러웠더랬다. 아연맨 하기 전부터 드는 생각이었는데, 난로 복습할까...? (...)

 

11> 뭔가, 할 말이 없는 듯, 있는 거 같아서, 내내 뭔가를 썼다 지우기를 50여분. 뭐, 생각나면 추가하기로 하고, 여기까지. 사실, 좀 쓰게 하고싶은 이야기도 있는 것 같은데, 이런 부분은 드라마 종영 후에도 마음에 계속 남으면 생각해보기로. 잊으면 할 수 없고. 근데, 나 기억력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님...;; 그나저나, 17회 예고는 왜 안주는게냐... 촬영분이 없는 것도 아니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