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꽃보다 남자 17회 - 본격 사각관계의 시작..?! / 나름 베스트로 살펴보기.

도희(dh) 2009. 3. 6. 22:17

꽃보다 남자 17회에서는, 긴가민가~ 설마설마 싶었던 사각관계로 은근슬쩍 들어서 주셨습니다. 허..허허.
언제나처럼 본방은 멍하니 보다가 감상쓸 때가 되어서야 정신차리는 저로선 - 꽃보다 남자 17회도 나름 재미있게 봤습니다. 봤습니다만... 막상 쓰려고하니 막막해지네요. 허허. 허.

이번, 꽃보다 남자 17회는 여차저차해서 준표는 재경과 공식적으로 연인관계가 되고, 잔디는 그런 준표에 대해서 '이젠 정말 끝'이라고 마음을 다잡으면서도 눈 앞에서 보이는 그들의 애정행각(키스)에 마음이 철렁거리듯 아파합니다. 지후는 그런 잔디를 내내 안타깝게 바라보고 말이죠. 준표는 준표대로 마음에 없는 일을 하려니 틱틱거리는 듯 하고~ 이래저래 간만에 심장을 찌르르하게 만드는 사람을 만나서 행복해하는 재경이가 안타깝게 보이더군요.

그래서, 얼마 전부터 내내 든 생각인데~ 이미 원작따위 개나 줘버린 이 상황에서 에피소드만 비스므리할 뿐, 이미 캐릭터들은 산을 넘어 강을 건너는 이 시점에서 굳이 결말을 원작따라 갈 필요가 있냐는 말이죠. 그냥, 지후랑 잔디랑 연결시키고, 준표랑 재경이랑 결혼하라고 하면... 안될까? 하고 혼자 생각 중입니다. 


꽃보다 남자는 뭐랄까... 후반으로 갈수록 아이들의 감정을 집어내기가 꽤나 힘겨워지고 있습니다.
뭐랄까... 아이들이 이쁘니까~ 그냥 보기는 보겠습니다만, 뭐랄까...아이들의 감정을 따라서 드라마를 바라보려고 하면 하면 뭔가 툭툭 끊기는 느낌이 들곤하더군요. 그래서 이번 17회는, 나름다로 베스트 3로 넘겨보기로 했습니다. 





* 나름대로 좋았습니다~ *


1. 첫사랑 은재를 그리워하는 이정의 의자씬.

 은재야... 나 좀, 다시 찾아주면 안돼...? 언제나 날 찾은 건, 너였잖아. (이정)

드라마 방영 전부터 무척이나 기대하던 '소지로 에피소드'가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만, 원작과는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가는 듯 합니다. 차은재의 이미지도 제가 원작에서 봤던 '사라'의 느낌과는 무척 다르고 말이죠.(연기도...;)

자신의 작업실에서 다른 여자와 노닥거리는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그런 아버지의 비아냥섞인 말들로 인해서 마음이 괴로운 이정. 어딘가 모르게 차가운 그가, 그의 유일한 안식처였던 '은재'를 그리워하는 장면은... 뭔가 짠~ 하게 다가오더군요.
어린 시절부터 '죽겠다'는 말을 입에달고 다니는 어머니 덕에 늘 마음이 불안정했던 이정의 유일한 안식처가 은재였고, 여전히 그런 은재의 따뜻함이 절실하지만, 이젠 혼자서 그 괴로움을 다 삭혀야하는 이정의 현재를 보여주는 듯 했다고 해야하나? 그랬습니다.

꽃보다 남자 17회에서는, 왜 첫사랑이 이정의 곁을 떠나야했는가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이정과 은재' 두 사람 모두 상대를 그리워한다는 듯한 뉘앙스와 이정이 왜 '당주'가 되어야했는지에 대한 짧은 언급만 한 상태입니다. 형아도 잠시 출현. 형아는... 아, 저는 그 배우를 그닥스러워했기에.. 딱히 할 말은 없네요.
언제는 안그랬겠습니까만, 후반이 되면서 더더욱 편집이며 뭐며 들쑥날쑥한 상태인 꽃보다 남자!!!  제발 이 에피소드 만큼은 안드로메다로 보내지 말았으면 싶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들쑥날쑥한 에피로 갈 것이었으면, 차라리 '번외'로 찍어서 한회에 몰아서 방영하는 것도 나름 신선하고 좋았을텐데 싶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이 씬이 가장 좋았던 이유는, 상대역의 대단한 연기력 덕분에 감정잡기 어려웠을텐데도 불구하고 너무나 열연을 해준 범군과 '소이정의 마음'을 그려내는 연출자체가 무척 예쁘면서 아련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라고 해두겠습니다.



2. 지후의 잔디 손등 키스 씬. / 준표의 지켜보고있다~;;;

꽃보다 남자 16회에서 나올 줄 알고 내내 기다렸으나, 꽃남 17회로 밀려버린 비운의... 손등키스 씬.
좀 쌩뚱맞게 쓰러져서 '과로와 영양실조'라는 좀 식상한 병명의 잔디를 지후가 안쓰럽게 바라보며, 예전 잔디가 서현으로 인해 힘겨워할 때 자신을 위로해준 기억과 함께, 그녀에 대한 마음을 잠들어있는 잔디의 손등키스로 표현하는.. 그런 씬이었습니다. 꽤나 설레이는 씬이었음에도, 헉 소리나는 '준표의 지켜보고있다'가 나타나는 덕에 2위로 하락!!!

뭐, 이유가 뭐라고해도 이 장면은 무척 설레이면서도 두근두근했던 씬이기도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잔디-지후'가 붙어있는 씬은 대부분 좋아라하는 것도 있고 말이죠^^;


일단, 이로서 준표는 마카오 공항에서 지후가 했던 '나도 더이상 참지않겠다'란 말이 빗말이 아님을 깨달으면서 - 이런저런 생각과 울분 끝에 재경과의 연애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허허. 허...;
쉬운남자, 구준표!!!




3. 준표와 재경의 키스를 본 후 넋이 나가버린 잔디와 그런 잔디를 바라보는 지후.

이 씬은 뭐랄까... 이 잔디와 지후, 이 두 아이가 만들어내는 특유의 느낌이 좋았습니다.
잔디와 지후가 함께하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그런 느낌.
준표와 재경의 키스를 보고 반쯤 넋이 나가서 멍때리는 잔디와 그런 잔디를 걱정스레 바라보는 지후.
OST가 바뀌면서, 이 부분에 깔린 음악이 궁삘~ 이 나더군요. 그래서 이 두아이가 함께할 때 만들어내는 특유의 몽환적인 느낌은 확실히 돋보였는데... 궁을 보는듯한 이 느낌은 또 뭐란말인가..; 아이러니~*



4. 그외.. 순위 밖...?

그 외에도 좋았던 장면들은, '잔디-지후의 알콩달콩 청소씬'과 '준표-재경 키스씬 뒤에 지켜보고있는 잔디-지후'가 있었습니다.

'잔디-지후'의 청소씬은, 위에서도 내내 말해왔던 두 아이가 만들어내는 특유의 분위기와 거기에 한층 업그레이드 된 듯한 풋풋함과 달콤함이 녹아들어있어서 너무 이뻤던 씬이구요~ (OST2의 경쾌함도 한 몫했습죠.)

'키스씬 뒤에 지켜보고 있다'는... 지나친 스포들을 밟아버린 덕에 신선함이 툭~ 떨어져버려서 조금 아쉽게 지나친 장면이기도 합니다. 만약, 스포를 안밟았다면 나는 또 어찌봤을까~? 싶기도 하지만요.
게다가, 너무 익숙한 상황이잖아요? 상처받지 않도록 잔디의 얼굴을 감싸버리는 지후의 행동은, 춘향의 얼굴을 감싸안던 변사장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때... 엄청 두근거리면서 꺄~ 거렸던 기억과 함께^^
단지, 저 키스씬에서... 너와 함께있지만, 내 마음은 너에게 없다라는 듯한 '생기없는 눈동자로 눈뜨고 키스하는 준표의 표정'에서 '호오'거려지긴 하더군요. 그 순간의 준표의 감정이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나름 괜찮게 기억에 남는 씬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 장면이 좋게 기억에 남는 것은 ... 준표 덕인가? 지후가 멋졌는데도 말이지...;;





* 할 말이 없습니다 ~*

※ 술따르듯 술술 흘러가는 이정아빠의 대사...;

할말 없습니다 씬은, 이 드라마의 이미지를 위해서 한개만 찾으리라 결심하고 찾고 또 찾았습니다.
찾고자한다면 너무 많아서 지칠 듯 하고, 저 외에도 많은 분들이 지적을 해주실테니 말이죠 (하아~)
사실, 햅틱 PPL씬에 가장 그닥스럽고 정말 싫었지만~ 우빈군이 유일하게 출연한 씬이기에... 눈물을 머금고 지나치기로 했습니다. 프린스 송을 왜 이렇게 홀대하는지... 작가에게 슬쩍 물어보고 싶네요..;;;

이 씬은 뭐랄까... 심장이 딱딱하게 굳어버린 듯한 이정의 현실을 정확히 짚어주는 듯한 - 잘만 만들었다면 꽤나 멋드러진 장면이자, 명장면으로 기억에 남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정아버님의 술술흐르는 듯한 명연기(반어법) 덕분에 제대로 말아잡수셨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합니다. 허허. 캐스팅만은 끝내주던 이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캐스팅 실력도 점점 밑천이 드러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했고말이죠.

어찌되었든, 이정은 아버지와 꽤나 비슷한 성향을 가진 아이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비슷한 성향으로 인해서 아버지와 비슷한 길을 걸을 수도 있는 아이이기도 하고 말이죠.
평생 단 한사람만을 사랑하지만, 그 사랑과 헤어짐으로서 사는 것이 너무나 지루한 아버지와 - 아직 사연은 안나왔지만, 떠나가버린 첫사랑으로 인해 심장이 딱딱하게 굳어져버린 이정. 그래서 이정은 아버지를 증오하면서도, 그의 말을 부정하지도 못한채 그렇게 괴로워하는건 아닌가 싶더군요. 그리고, 플러스 알파로 '가출한 형아'의 이야기도 있는 듯 하고 말이죠. 이정의 이야기를 뭔가 복잡하게 이어놓은 듯한 느낌이 들긴하지만, 어찌저찌 잘 풀어나가겠죠?
정말... 이럴 거였으면 정말로 번외 에피소드로 한회정도 할당해주고 말지... 왜 이렇게 쌩뚱스런 편집으로 툭툭 끊어가는건가~ 싶습니다.






꽃보다 남자 OST2가 나왔습니다. 현재 공개된 곡은 3곡이라는데, 저는 드라마 속에서 공개된 노래만 들어봐서 잘 모르겠네요. 그냥 상큼해서 좋은 마음 반, 왜 지금 나왔느냐는 마음 반, 현재의 다운된 드라마의 분위기와 맞지않아란 마음 반. 그렇습니다. '잔디-지후'의 야외씬과 '손등키스씬'에 나온 음악은... 나름 좋았지만, 어딘가 궁삘이 나는 음악이어서 뭔가 좋으면서 신선도가 떨어지고 씁쓸했고. 청소씬에서 나온 SS501의 노래는 유쾌발랄상큼달콤했는데~ 요즘 스리슬쩍 쳐진 분위기의 꽃남과 과연 잘 맞아떨어지는가...가 궁금하고.. 무튼 그렇습니다. 이 음악들이 1막에 풀어졌더라면, 드라마가 꽤나 달달하게 나아가는데 한 몫을 했을 듯 한데... 지나간 버스에게 손 흔들어봤자 돌아오지 않듯...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말렵니다. 아, SS501노래의 마지막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이 현중군이라더군요. ㅋㅋ . 좋아서요...;

금잔디 역의 구혜선씨의 사고로 인한 결방을 땜빵하기 위한 '엉성하디 엉성한 스폐셜' 이후로, 청률이가 소폭 하락했더군요. 허허. 저또한, 그 스폐셜 이후로는 관심도가 소폭 하락한 건 사실이니 말이죠. 이번 스폐셜은 현중군의 특유의 엉뚱한 입담 외에는 그닥 건질거리가 없었던 스폐셜이었죠. 차라리, 애들을 준표집이나 지후집에 방목하듯 풀어놓고 토크주제 적힌카드 서너개 던져주고, 주제에 맞는 에피소드들을 털어놓으라고 했으면 좀 더 즐겁고 흐믓하게 볼 수 있지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들더군요. 흐음.

게다가 뒤로 밀린 방영 분들 덕에 1회 연장 한다고 하더군요. 이럴 줄 알았죠..;;;
본방 직후에 감상썼다면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봤을지도 모르겠는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단점들이 눈에띄니 나름 까칠버젼으로 감상을 남기는 듯 합니다...허허.
꽃보다 남자18회는 긍정버젼으로 쓰기위해서, 본방직후에 글을 남기도록 노력... 만 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