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꽃보다 남자 14회 - 잔디의 운명의 상대, 그리고 소울메이트.

도희(dh) 2009. 2. 20. 00:49

호오~ 벌써 꽃보다 남자가 14회까지 열심히 달려왔군요.
요즘따라 갑자기 게을러지는 탓과 다른 곳에 좀 더 애정을 두고 관리하다보니, 이 곳을 방치하는 기분이 드네요.
수목극과 주말극의 후기는 거의 나몰라라~ 하는 듯 하기도 하고.

이번 꽃보다 남자 14회는 감정선이 조금 튀는 부분이 없잖아 있긴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어느정도 마음에 드는 회였습니다. 롤러코스터타듯 빠른 전개로 휙휙 날아가주다가 잠시 쉬어가는 타임으로 (물론, 마카오 홍보때문이겠지만) 천천히 걸어가주는 듯한 이 느낌이 되려 더 마음에 들기도 하구요. 단지... 마카오 홍보영상들... 어뜨케..;;;

꽃보다 남자 14회는, 마카오 홍보영상과 2막에서 펼쳐질 새로운 이야기를 위한 서막이 열렸습니다. 과장하자면!!!!
그래서, 로코물임에도 이상하게 설레임이 없던 이 드라마에서 처음으로 눈물찔끔~ 두근거림 슬쩍~을 느낄 수 있기도 했고 말이죠.

오늘 감상은, 조금 다르게 넋두리로 써볼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다른 블로그에 엄청 열심히 기를 다 소진시켜놓고 와서... 지금 다시 꽃남 14회에 대한 이야기를 쓴다면 그 곳과 내용이 비슷해질 것 같아서 말이죠. 누가 알겠습니까만, 제가 싫어서 못하겠어요.
이렇게 같은 주제를 두세번 쓰면 안된다는 걸 다시금 깨닫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마 계속해서 그렇게 두집살림하 듯 쓸 것 같네요...ㅋ







이정이가 가을이에게 물었습니다.


준표가 정말 금잔디 일생에 단 한번 뿐인 사랑이 맞는 걸까?
그 영혼의 짝인지, 소울메이트인지가 맞는 걸까?  (이정)

소울메이트라는 것은 '영혼의 짝, 영혼의 동반자'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내용을 그린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를 보면서 그 '소울메이트'라는 것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었죠.
좀 다른 이야기지만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는 정말 좋은/괜찮은 영화였습니다. 추천!!!
그렇게 영화나 드라마 등등에서는 그 '소울메이트'란 존재를 '영혼의 짝 = 운명적 사랑'이라는 밑그림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그리고, 그 위에 색을 칠해서 이야기 속 남녀가 운명이었다고 만들어 주는 듯 하더군요.

그런데, 저에게 그 '영혼의 짝'이라는 것이 과연 '일생에 단 한번 뿐인 사랑'을 의미하는가라고 묻는다면 '글쎄요.' 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그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제 생각일 수도 있기에 '옳다/그르다'란 말은 할 수 없지만, 예전에 얻어들은 이야기를 통해서 내 머릿 속에 입력된 그 '영혼의 동반자' 즉, '소울메이트'라는 것은...
운명적인 사랑일 수도, 마음이 통하는 친구일 수도, 그리고 정말 지독한 그래서 영혼마저 떨어질 수 없는 악연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준표와 잔디가 운명의 상대. 일생에 단 한번 뿐인 사랑이 맞는 걸까?' 라는 이정의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라고 대답하고싶지만, '영혼의 짝인지 소울메이트가 맞는 걸까?'에 대해서는 '글쎄, 아닐지도...'라고 대답하고 싶네요.

영혼이 통하는 상대와 운명같은 사랑은 같을 수도 있지만, 전혀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되거든요.



어쩌면 정말로 세상엔 운명의 상대라는 게 존재하는 건지도 모른다.
처음 만남의 설레임이 무수한 절충의 과정을 거쳐 두 사람을 하나를 되게하고, 그렇게 운명의 상대는 정해지는 건지도 모른다.
(스타의 연인 20회 中 철수 나레이션)

그리고 준표와 잔디는,
영혼이 통하는 그런 동반자적인 느낌이라기 보다는 전혀다른 곳에서 - 만날 수 없는, 서로의 세계가 전혀다른 두 아이, 그리고 전혀 다른 생각과 상반된 색을 가진 두 아이가 만나 함께 나란히 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나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서로에게 물들어가며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해가는 과정.
결국에는 잔디의 말처럼, 서로 같은 곳에 서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되는 과정.
그 과정을 통해서 결국 하나가 되고, 그 과정의 끝에 '운명의 상대'라고 정해지는 것이 아닐까...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세상에는 설레임으로 시작한, 그래서 당시에는 운명이라고 여겨지는 수많은 만남이 있지만 그 것들이 모두 운명인 것은 아니듯이... 운명을 만들어나가는 그 과정에서 그 것들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진다면 준표와 잔디의 사랑. 그 것은 운명이 아니게 될지도... 라는 생각 하나.

'운명은 스스로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저 말을 100% 공감하지는 않지만, 옳은 말이라고 생각하긴 해요. 왜 공감못하느냐는... 너무 복잡해서 정리가 안되므로 PASS!!!
'꽃보다 남자'의 앞으로 남은 10회동안 발생할 고난을 준표와 잔디, 이 두아이는 어떻게해서든 헤쳐나가고 결국엔 '우리는 서로에게 운명의 상대였다'라고 외치는 날이 오겠죠.
그리고 이정의 저 질문에도 '그래'라고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고 말이죠.


물론, 결론이 해피엔딩이었던 원작을 생각하면 이 두 아이는 서로에게 '운명의 상대'가 맞는 것이겠죠.





잔디와 지후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던 가면 씬.


그에반해 지후와 잔디는, 준표와 잔디처럼 전혀다른 세계에 살지만 - 같은 색을 가진 아이들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잔디에게 있어 소울메이트.

즉, 영혼의 짝이란 것은 이 드라마에서는 '윤지후'란 존재라고 말해주고 싶어하는 듯 했습니다.

그 것은 뉴칼에서 잔디의 꿈에 나온 점쟁이의 말과도 일치하고 말이죠. 두명의 남자, 소울메이트와 남편.
남편이 준표라면 소울메이트는 지후였던 거겠죠.

잔디의 소울메이트인 지후는 다행이도 악연으로 이루어진 영혼의 동반자가 아닌,
그 마음을 헤아리고 살펴줄 수 있는, 영혼의 색이 비슷한 그래서 정말 영혼의 교감이 되는 듯한 그런 존재. 
그래서 그 것이 때론 사랑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때론 고마움으로 느껴지기도하고, 때론 그 존재와의 만남을 다행으로 여겨지기도 하는... 함께여서 따뜻한 존재.


그래서 두 사람이 서로가 서로에게 이끌리고, 서로를 향해 환하게 미소지을 수 있고, 남들이 알지못하는 마음을 들켜버리고, 그 마음을 다독거려 줄 수 있었던 것은... 서로의 영혼의 색이 비슷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그 것이 운명이고 사랑이 아니냐고 한다면, 뭐라 한마디로 단정지으며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 것들은 비슷하지만 또 다른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뉴칼에서 잔디가 지후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제발 행복해요. 그럴 꺼라고 말해주세요. 선배가 불행하면, 나도 불행하니까. 라고...
지금 지후가 잔디의 곁에서 잔디와 준표의 관계를 도와주는 것도 저 이유와 같은 맥락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잔디가 불행하면 자신도 불행하기에. 그 아이가 행복해야 내가 행복할 수 있다.
그렇기에 준표와 '운명의 상대'가 되기위해 과정을 겪고있는 잔디뒤에서, 그들의 후원자가 되고, 잔디가 그 운명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서 지치지않게, 상처받아 아프지않게, 그래서 울지않게 토닥여주는 것이 지후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 사랑을 방해해서 자신을 향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랑을 통해 행복해할 수 있도록. 그래서 스스로도 행복해질 수 있도록. 예전에, 서현과 지후의 사랑을 어떻게든 이루어지게 하고싶었던 잔디처럼.
그래서, 요즘은 왠지 슬프면서 따뜻해보이는 '잔디와 지후'의 모습이 더 이쁘게 보이고 그런가봅니다.

쓰다보니... 뭐랄까~ 내내 지후와 잔디의 행동에서 몇가지 품었던 의아함들이 풀리기 시작하네요.
넋두리 쓰다가 혼자 이해하고 있는 나는 뭐란말인가~;



'운명의 단 한사람 = 소울메이트'가 될 수도 있겠죠.
다만, 잔디에게 있어서 운명의 단 한사람과 소울메이트가 다르다는 것일 뿐.
그리고 그 두남자가 너무 잘났다는 것일 뿐. 그래서 잔디는 어장녀처럼 보이기도 하는 듯 합니다. 허허...;



이상입니다. 쌩뚱스럽게 여기까지 쓸께요. 마무리가 안돼요~;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듯한 이 찜찜함은 어찌할꼬~;







이정과 가을이 말하는 '소울메이트 = 일생에 단 한번 뿐인 사랑'이란 것은,
이 두사람의 인연과 이정의 이중적인 마음(운명적인 사랑을 믿지만, 믿지않으려고 하는 마음)을 끌어내기 위한 하나의 장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서 이정의 마음과 기타등등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를 하려고하면, 이야기가 산으로 가므로 그 이야기는 다음에 '소이정 첫사랑 에피소드'가 본격적으로 나오면 다시 꺼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 잊어먹게 노트에 끄적여 놔야겠네요..ㅋ)





1. 마카오 분량은 개인적으로는 어느정도 좋습니다. 뉴칼에선 안그랬는데, 한번 가보고싶달까?
2. 이정의 농구장씬~ 호오... 이정의 이중적인 마음을 읽을 수있었던 기회였어요.
3. 상처받은 이의 아픔과 상처준 이의 괴로움과 바라만 봐야하는 이의 슬픔.
이 세가지의 감정을 어느정도는 살려냈다고 생각되는 꽃보다 남자 14회이지만, 중간중간에 툭툭 튀어나오는 부분은 참...; 이해를 하자면 할 수는 있지만, 별 생각없이 보면 헛웃음이 허허~ 하고 날 뿐입니다.
4. 아~ 횡설수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