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드라마+잡담

요즘 보는 드라마에 관한 한가한 잡담 : 2013. 12. 15

도희(dh) 2013. 12. 15. 05:45

# 원래의 계획은, '보보경심' 소설을 다 읽은 후 빠르면 2~3일, 늦으면 일주일에 걸쳐 드라마를 정주행 복습한 후, 12월 말까지 이 이야기가 주는 여운에 푹 빠져 허우적 거리며 지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재, 전혀 그러하지 못하는 중이기도 하다. 멍석을 깔아주니 제대로 놀지 못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해야할까? 소설을 읽는 내내 약희가 조금만 더 이기적이고 약았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었겠구나, 싶기도. 어찌되었든.. 소설을 다 읽은 후, 정확히는 '외전'을 읽은 후의 여운도 꽤나 오래 그리고 깊이 남았다. 4황자 애신각라 윤진이 평생을 함께한 깊은 외로움과 쓸쓸함에 대한 연민, 이라고 해야할까? 소설은 소설대로,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참 좋다. 마지막의 비극, 그 슬픔을 알기에 3주에 걸쳐 겨우 읽었고 (아마 반납기간이 없었다면 더 오래 걸렸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어쩌면 뜨문뜨문은 찾아 보지만 제대로 완주를 못하는 것을 알기에, 잊을만 하면 한번 더 봐야겠다는 막연함을 가지고 있다.

# 드라마 '상속자들'의 종영. 다시보기를 통해 챙겨보는 내내 '나는 대체 이 드라마를 왜 보고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지만 어찌되었든 다 봤다. 최영도란 캐릭터가 매력있게 다가왔으나 오로지 오로지 최영도를 보기 위해서, 라는 이유로 보지는 않았던 것도 같다. 아무튼,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괜찮은 드라마였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끝까지 다 보게 만드는 뭔가는 분명히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그게 내가 여전히 잘은 모르겠지만 마지막까지 '다시보기'를 통해서라도 다 챙겨본 이유가 아닐런지. 그리고..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내가 감수성 풍부한 10대 중후반의 나이에 이 드라마를 봤다면 지금과는 달랐을까...?

# 드라마 '예쁜 남자'를 재미나게 시청 중이다. 여전히 원작은 14권 까지만 봤다. 그래서 반전에 대해서 일정부분 알고있으나 그 반전에 어떤 사연이 숨어있는지는 아직 모르는 상황. 연출과 각색이 꽤나 괜찮은데다 캐릭터들도 매력적이고 배우들의 연기도 괜찮다, 라고 생각하며 보는 중인데 시청률은 나날이 하락 중이다. 그래도, 나만 재미나면 상관없다, 라는 마인드로 여전히 본방으로 즐겁게 시청 중이고 남은 8회차가 딱 지금처럼만 진행되길 바라는 중이기도 하다. 드라마 '예쁜 남자'는 성공을 향한 마테의 성장 과정을 다소 코믹하게 그려가는 와중에 교훈도 담겨있는, 드라마이다. 아, 그리고 오늘 15일, 1시 반 부터인가 두시간 스페셜로 방송될 예정이라고. 

# 드라마 '제왕의 딸, 수백향' 또한 재미나게 시청 중인데.. 이번 주 금요일 방송은 아직 보질 못했다. 설희가 본격적으로 악한 짓을 하기 시작한 듯 한데 .. 한동안은 밝고 코믹하게 진행이 되어 극의 바닥에 깔려있는 비극적인 분위기를 애써 잊었는데 다시 시작될 듯 하니 답답하면서도 기대가 된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일일드라마의 한계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극이 초반보다는 휘청거린다는 느낌이 조금 든다는 것. 하지만, 그게 그저 기우일 뿐이라고 말해주길 바라며 열심히 시청하지 않을런지. 

# 드라마 '기황후' 도 ... 재미나게 시청 중이다. 승냥이가 언제쯤 타환의 진심을 알아주고 받아줄까 .. 궁금하지만 당분간은 많이 힘들지 않을런지. 일단 그녀의 마음 속에는 왕유의 존재가 크게 자리잡고 있고, 어찌되었건 승냥의 아버지 죽음에 타환의 존재가 크게 자리하고 있으니 말이다. 동경에서 시작된 사랑인 왕유와 연민에서 시작될 사랑인 타환. 승냥의 마음이 최종적으로 머물게 될 곳은 어디일까...? 뭐, 내 마음은 타환으로 완전히 기울었지만...(;)

# 드라마 '오로라 공주'는 아주 가끔 보게되면 보는 중이다. 정말 웃기는 드라마이다.

# 드라마 '응답하라 1994'는 점점 재미가 덜해지는 중이지만 그래도 꼬박꼬박 챙겨보는 중이다. 다만, 그제, 금요일에 방송된 16회차는 본방으로 챙겨보지 못했고 재방도 중간부터 봤다는 것. 그리고, 이번주 응사가 좋았던 것은 응칠의 향수를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응칠의 아이들, 특히 윤제와 시원이를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현재 응사의 극 중 시간대가 1997년인데 그 즈음에 응칠에서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떠오르니 그리워지고 그러더라.
  응사에서 '별은 내 가슴에' 마지막회를 보는 나정엄마를 보며 저 날.. 시원이는 H.O.T 오빠들의 라디오 공개방송에 갔었고, 시원엄마는 김치전을 잔뜩한 후 '별은 내 가슴에' 마지막회를 봤었고, 윤제는 시원이 대신 '별은 내 가슴에' 마지막회를 녹화 했었고, 유정이는 시원이에게 윤제에게 고백한 사실을 말했으며, 윤제는 시원이에게 소원쿠폰을 쓰며 유정과 사귀지 말라고 말해달라고 했던. 그리고 윤제가 녹화를 잘못해서 토니오빠의 영상이 삭제되었던 것까지.. 일단, 소원쿠폰씬.. 사귀지 말라케라! 가 내겐 응칠 베스트 1위인지라. 이 씬에 낚여서 응칠을 볼 결심을 하기도 했고.
  그리고 베스트 2위인 '확인키스'가 응사에서 빙그레를 통해 재연되는 걸 보며 ... 또 그리워지고. 어쩐지, 이번 주 회차는 응칠이 추억팔이를 해보게 만들어주는 회차였다. 응칠이 복습 해야할까? 막 그리워진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현재까지 나는 응칠 >>> 응사, 인지라. 

# 문득 생각이나 나서 현재 미국 드라마 '엘리멘트리' 1시즌을 보는 중이다. 현재, 12회까지 봤는데 보면서 생각한 것은 OCN 방영 시절에 처음부터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는 이걸 봤구나, 였다. 당시, 12회차 까지는 그럭저럭 시간이 맞을 때마다 챙겨 봤는데 13회차 부터는 어째서인지 안봤던 것 같기도 하다. 이 드라마는 '셜록 홈즈'의 설정을 빌려온 미국 수사물, 이기에 원작의 팬이라면 큰 재미를 못느낄 것도 같지만 난 원작을 제대로 읽은 적은 없어서 그런지 (영드 셜록을 꽤 재미나게는 봤으나 열광할 정도는 아니기도 하고) 그럭저럭 볼만하다.
  현재까지 시청결과, 셜록 홈즈와 조안 왓슨이 서로를 통해 부족함을 채우고 발전 혹은 변화해 나가는 모습이 흥미롭다. "이게 그리워 질거에요. 그러니까... 이런 거 말고요. 이런 거요. 당신과 일하는 거. 내 생각에 당신이 하는 일은 놀라운 것 같아요."  라는 12회의 대사. 이 대사는 12회의 중반 개인 상담사를 만나고 온 왓슨이 홈즈에게 한 말임과 동시에, 후반 M사건이 일단락 된 후 홈즈가 왓슨에게 한 말이기도 하다. 결국, 1시즌의 절반까지 진행된 현재, 홈즈와 왓슨에게 있어서 서로의 존재는 과거의 상처에 갇혀 마음을 걸어잠근 채 고집스레 살아가는 자신의 곁을 내어주게 만들고 의지란 것도 하며 어떤 의미의 동반자가 되어가는 듯 싶었고. 아무튼, 볼만하다. 그리고 ... 이걸 다 보고나면 영드 '셜록' 복습이나 할까, 라는 생각도 드는 중이다. 1월 초에 시즌3 방영 기념 복습이라고 해야하나?
 
# 지난 주 일요일과 이번 주 목요일에 방송된 단막극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드라마 스페셜 '진진'은 어떤 여운을 남겨줬다. 기대만큼의 재미와 여운을 느꼈다고 해두자.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한번 더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중인데 선뜻 손이 안가서 미루는 중이다. 그리고, 드라마 페스티벌 '나엄마아빠할머니안나'는 ... 빛을 이용한 연출은 참 이뻤다.

# 이상. 끝. 

# 아.. 응사와 감수성에 대한 이야기를 추가하자면, 17회에서 나정이를 향한 쓰오빠의 프러포즈씬. 그 상황에서 이별 아니면 청혼일 것이고, 쓰오빠가 반지로 추정되는 것을 주머니에 넣은 것을 보며 프러포즈라는 것을 확신한 상황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그저 그 장면이 참 이쁘고 좋다, 라는 감정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함께 보던 동생은 예상을 하고 있었음에도 무척이나 설레여 어쩔 줄 몰라하는 걸 보며... 옅어져버린 내 감수성의 존재에 대해 새삼 확인하게 되었다. 쓸쓸하다. &.. 응사는 이제 낚시질 좀 그만했으면 싶다. 내가 응사를 전만큼 재미나게 보기는 커녕 어느정도 정을 떼어놓고 보는 건 그노무 낚시가 짜증나서인 것도 없잖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