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천추태후 10~12회 - '송'을 사이에 두 엄마, 낳은 정 '수'와 기른 정 '부용'

도희(dh) 2009. 2. 9. 06:17

드라마 천추태후의  초반, 황보수의 초반 캐릭터는 앞만 바라보며 달려나가는 열혈궁주와 애절하고 절절한 '모성애'를 가진 엄마로 두 개의 얼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모성애 부분은 아들을 위해서라면 가문도 버릴각오를 할 정도의. 그리고 수와는 전혀 다른 카리스마를 가진 부용. 두 여왕의 카리스마 대결인가~? 하며 혼자 흐믓해하며 봤던 엔딩이었습니다. '여왕'이라기 보다는 '왕후'라고 해야할까요? 전대의 황후였던 수와 조금있으면 곧 왕후(황후)가 될 부용이었으니 말이죠.

그다지 쌓인 것이 없지만, 서로를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살아온 두 사람은 훗날에도 계속해서 음으로 양으로 대립하게 될 듯 합니다. 그 첫번째 라운드가 '송'의 엄마자리인 듯 하군요. 자칫잘못 보면 '전처'와 '후처'의 대결같이도 보이는 '낳은 정 vs 기른 정'








1. 낳은 정, 숭덕궁주 '황보 수'

아이를 낳자마자 이유도 모른채 오빠인 '치(성종)'에게 빼앗기고 쫒겨난 황보수. 그녀에게 아들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주어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렇게 보이더군요. 아마, 젖도 떼기 전에 생이별을 하고 1년에 한번도 제대로 볼 수 없는 아들이기에 그 절절함은 더해져 있는 듯 했습니다.
아들의 책봉식에도 가지 못한채, 그 또래의 아이만 보면 아들 생각에 마음이 아파오고,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조건으로 모든 것을 버리라는 말에 그녀는 몇날 몇일을 고민하고 또 고민합니다.



채시라씨의 모성애 절절한 연기는 뭐랄까 ... '진짜'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두 아이의 엄마인 그녀에게서 그런 연기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송을 눈 앞에 두고 보면서도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하는 모습이라던지~ 눈물 한방울에서도 아이에 대한 사랑에 대한 따뜻함이 뭍어난 것이라든지... 아이가 죽을까 전전긍긍해하는 모습이 너무 절절하게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아들 얼굴을 먼 발치에서라도 보고싶어서, 갑옷차림으로 쉼없이 달려가고, 보여달라고 소리소리 지르는 그녀.
아들을 지키기 위해서 몸을 불사지르고(?), 크게 다친 상처의 아픔조차 느끼지 못한채 아이의 생사에 울부짖는 수를 바라보며 훗날 송(개령군, 훗날 목종)을 폐하고 다른 아들을 왕위에 올리려는 음모를 꾸미는 비정한 엄마의 모습이 상상이 가질 않더군요. 일단, 먼 훗날의 이야기니 생각을 접고 봐야겠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치양과 사이에서 둔 아들을 왕으로 올리려고 어쩌구저쩌구 한다고 하더라구요...;




2. 기른 정, 연흥궁주 '부용'

천추태후 9회까지만 봤을 때는 뭐랄까, '성종(치)의 환심'을 사기위해 가식적으로 송을 대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정말 그래보였으니까. 그런데, 그녀에게 '송'은 자신의 딸 못지않은 아이였습니다. 어쩌면 더한.
물론 처음에는 '성종(치)'의 근심을 덜어주고, 환심을 사기위해 시작한 일이겠지만, 간난아기 때부터 키우다보니 이래저래 정도들고 마음이 많이 가게되었던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연흥궁(부용)에게 송은 비록 배아파 낳진않았지만, 가슴으로 낳은 아이. 그런 송이기에 그녀는 '수'의 존재가 늘 불편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비록 친 아들은 아니지만 친아들이라 여기며 키워온 송이 생모와의 만남 이후로 자꾸만 흔들리는/ 생모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자꾸 보며 연흥궁(부용)은 내심 마음 아파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그래서 어떻게든 송과 수를 떼어놓고 만나지 못하게하면, 언젠가는 잊게되겠지~ 하는 연흥궁은 송이 '생모를 만나 반나절만 함께 있으면 그녀의 모습에서 이런저런 실망을 하고 두번다시 생모를 그리워히자 않을 것'이라는 아버지인 '김원숭'의 말에 넘어가 송과 수를 만날 수 있게 해줍니다.

그 것이 가슴으로 낳은 아이, 송을 사지로 몰아넣는 것인지도 모른 채 말입니다.



송이 행방불명되자 연흥궁(부용)은 무척이나 당황하면서도 침착하게 아이를 찾기위해 대신들을 불러모읍니다. 고려시대는 조선시대와 달랐기에 이런 일들이 흔히 일어나는 듯 하더군요. (경종의 제 1황후도 후비간택 때 그랬었고...;)
무튼, 그냥 운만 띄우고 가만히 있던 연흥궁은 '송'의 안위보다는 별 쓰잘데기 없는 일에 왈가왈부하는 모습에 '버럭'하는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대신들을 꼬리내리게 했습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저는 황보수의 온몸으로 활활~ 뿜어내는 카리스마 보다는 부용(연흥궁)의 온화한 듯, 우아한 듯, 그러나 때에 따라서는 차가운 카리스마를 비춰주시는 더욱 좋더군요. 문정희씨. 너무 멋지고 아름다우신 듯.




3. 두 엄마의 사랑을 받는, 그러나 혼란스러워하는 개령군 '송'

생모는 자신을 버렸다라고 듣고자란 송은, 3년만에 너무나 짧은 순간 만난 엄마의 눈물섞인 그리움과 따뜻함을 보며 '어쩌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책봉식에서 슬쩍슬쩍 주위를 살피며 생모를 찾았죠.
그 장면을 보면서 '어떻해~ 엄마찾나봐~'하면서 제가 안절부절 못했습니다.
책봉식에 오지않은 생모에 대한 원망섞인 말을 하는 송. 그런 송을 성종(치)는 안쓰러워하며 진실을 말하려다가 입을 닫아버리더군요.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었지만, 모자를 갈라놓아야 하기에 자꾸만 진실을 덮어두고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물어보면 '제 어머니는 연흥궁주님이십니다'라고 하는 송.
말로는 그녀를 '어머니'처럼 여기려고 하지만, 언제나 마음 깊은 곳에서는 '생모'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지낸 듯 했습니다. 당연한 소리겠지만요.
늘 '생모따위 필요없어요'라는 뉘앙스의 말을 하며 뒤에서 몰래숨어 생모에 대한 그리움을 삭히는 송.
짧은 순간 만난 애정이 듬뿍담긴 그녀의 눈물을 기억하며 '왜 오지않으셨습니까'라고 혼자 울먹이는 송을 보며 안쓰럽고 안타깝고 그랬습니다. 

그렇게 수가 송을 찾으며 울부짖는 소리에 가슴아픈 듯 반응하고, 그녀가 돌아가는 뒷 모습을 몰래 지켜보면서도 그 모습을 들키자 연흥궁에게 미안해하는 송의 모습이 뭐랄까... 두려워하고, 미안해하면서도, 주눅들어있는 듯 해보였달까요? 그리고, 혼란스러워 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동안 모두가 말해온 진실, '생모가 너를 버리고 떠난 것이다'.
그 말을 믿고 자라온 송은 궁에서 살아가는 내내 주변의 모두가 따뜻하게 대해준다고 하더라도, 송에게는 낯선 이들이었나봅니다. 아마, 연흥궁이 주는 사랑 못지않게, 송을 은근히 경계하고 차갑게 대하는 이들도 많았겠죠. 
그렇게 어리디 어린 아이가 드넓은 궁에서 혼자 눈치를 보며 살아온 송은 아마 마음으로 그렇게 인식하고 있었겠죠. 나는 버림받은 아이다. 내가 말을 듣지않으면 또 다시 버림을 받을 것이다 그러니 나는 착한 아이여야한다. 라고. 그래서인지 이 아이는, 참 많이 주눅들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성종에게도, 연흥궁에게도. 낯가림도 심하고.
송은, 이래저래 강하고 활기찬(?) 엄마 수보다는 외로움을 광폭함으로 풀어냈던, 사실은 마음이 많이 여리던,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아픔을 마음에 꾹꾹 눌러담았던 아빠 경종의 마음을 많이 닮은 아이인 듯 보였습니다. 어린 송은 그렇게 보였습니다.

그렇게 연흥궁에게 사랑을 받아도 언제나 외롭던 송은 3년 만에 만난 생모의 따뜻한 품을 느끼고, 자신을 향한 칼끝을 막기위해 자신의 몸이 다치는 것 따위는 개의치않는 모습등등을 보며 '어쩌면 나는 버림받은 것이 아닐지도...'라는 생각을 자꾸만 하게되는 듯 했습니다. 뭐랄까. 그로인해서 혼란스러워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구요.
그리고, 자주 만나지 못했던 생모의 존재가 따뜻함을 알면서도 어색해서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하는 모습. 하지만, 그녀가 다친 곳이 생각나 걱정되지만 어떻게 표현해야할지를 몰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안쓰럽고 안타깝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훗날 송의 비가 될 선. 같은 궁에서 오누이처럼 지내는 이 두 아이는 이런저런 이유로 부부의 연을 맺게 되겠죠. 에고고~ 선이 자신의 엄마의 유언대로 자유롭게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쩔 수 없는 왕족의 운명인가요?







천추태후 13회 예고를 보니 '송'을 둘러싼 두 여인네의 치열한 싸움(?)이 예고되어있는 듯 한데, 저는 그보다도 이 사건에 대한 '성종'의 반응 및 대응이 궁금합니다. 수와 부용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자신몰래 송을 수와 만나게 해준 부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 등등. 영리한 부용(연흥궁)이 어찌저찌 잘 넘어가겠지만요.
무튼~ 수는 '부용(연흥궁)'을 송에게는 '위험인물'이라고 찍어놓고 대하는 듯 한데...; 준 것 없이 미운 여인네였던 연흥궁이 이제는 '위험인물'이니 경계하자~ 태세로 돌입할 듯.
연흥궁은 내가 곱게 키운 아이를 이제와 데려가다니~ 등등으로 경계할 듯 하고. 재미있네요..ㅋ

그나저나 수에게 '경종'은 할머니와 부처님보다 못한 존재...? 그렇게 애절하고 절절했는데...; 뭐~ 그랬습니다.
지금 '치양'과의 만남 등등도 있지만, '송을 향한 모성애'가 너무 강해서 그닥 신경을 잘 안쓰는 듯 합니다. 단지, '오~ 능력있네?' 이정도?
수와 치양이 어떻게 엮일지도 기대가 되더군요. 설에게 '우린 선왕의 비다'라며 재혼에 대해서 차갑게 끊어놓던 수가 새로운 사랑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스리슬적 받아들이는 건 아니겠죠?

'핏줄'등등에 얽매일 시대이긴하지만, 에덴의 동쪽 덕에 '핏줄' 노이로제에 걸렸는지~ 은근 듣기 거북하더군요.
핏줄발언...ㅋ 저 혼자 그랬겠지만요.

어째, 아역 이후로는 재미가 반감될까~ 걱정 했는데... 기대이상으로 재미있어서 기분좋게 보고있습니다. 간혹 '뭥미~'싶은 장면이 한두컷씩 들어있지만 넘어가 줄 정도니 됐습니다. 이러다가 최초로 대하사극을 다 챙겨보게 될 지도 모르겠네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