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 뿌리깊은 나무 11회
시청자들의 시야에서 벗어나 움직이던 정기준이 드디어 정체를 드러내며 시청자의 시야 안에 들어와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리온=정기준이라는 것을 알 턱이 없는 임금은 자신의 그 계획을 위해 가리온과 만나 자신의 속 마음을 털어놓게되며 정기준을 더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을 뿐이었다. 정도전의 뜻을 이어받으려는 정기준으로서는 '삼봉만은 이해할 것이다' 라는 임금의 말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니 말이다.
어찌보면 임금과 밀본은 '백성을 위한 조선'이라는 같은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그 그림을 그리는 도구와 과정이 너무나 다르기에 서로 대립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일지도 모르겠고. 아마, 임금이 삼봉만은 자신을 이해할 것이란 그 말은, 백성을 위한 조선을 그리려던 삼봉이기에 백성을 위해 문자를 만드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그 것들을 이해해주고 뜻을 함께해줄 것이라 믿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그렇게 정기준과 임금은 각자의 뜻을 위해 움직였고, 그들의 행동에 대한 이해와 명분이 필요한 이들에게 몰렸고, 그들을 설득했다. 임금은 이해를 요구하는 그들에게 진심을 다해 설득할 수 있었으나, 정기준은 명분을 요구하는 그들에게 명분의 증거인 밀본지서를 보여줄 수 없어 여전히 궁지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싶었고.
문자창제의 마지막 열쇠, 시체해부
까탈스러운 평가단 성삼문과 박팽년이 반해버릴 정도로 임금의 문자는 훌륭하고 완벽했지만 정작 그 문자를 만든 임금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결함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결함을 해결하기 위해서 시체해부라는 초강수를 두고야 말았다. 그런 임금의 움직임은 그 동안의 임금을 알기에 임금이 무엇을하든 이해하고 함께하던 최측근들이 이번 행동만은 이해할 수 없다며 자신들을 이해시키기를 요구하며 임금은 벽에 부딪혔다. 그리고, 임금은 자신의 움직임, 그 뜻을 이해시키기위한 설득을 하게되었다.
처음 임금은 자신의 움직임을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래서 그들을 이해시키려 하기보다는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그들에게 서운해하고 실망했더랬다. 그러나, 소이는 그런 임금에게 그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라 간청했고 결국 임금은 입을 열었다. 설명하기 어려우나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움직여야했던 그 것에 대하여. 아마도 임금은 그들을 이해시키기위해 설명을 하고 그렇게 그들을 설득하며 현재 자신이 하고있는 일에 대해서, 그리고 그가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조선과 그 조선을 이루는 백성들에 대해서 다시금 되돌아보며 생각해보게 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실제로 세종대왕께서 한글창제를 위해서 시체해부를 했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 다만, 한글의 원리라고 해야하나, 그 것을 처음 알았을 때 궁금하긴 했었다. (국민학교 때였던 듯;) X-레이도 없던 시절에 그걸 어찌알고. 설마 그 시대에 시체를 해부하진 않았을 거 아냐, 등등. 그리고, 근래 세종대왕의 문자창제를 그린 드라마들은 세종대왕이 마지막에는 결국 시체해부를 통해서 문자를 완성했다고 말하고 있었다. 석규세종의 시체해부가 생각보다 수월해서 상대적으로 고난의 연속이었던 우리전하, 그러니까 상경세종이 떠올랐고 또 안쓰러웠다. 우리전하도 저렇게 좀 여유롭게 할 수 있었음 좀 좋아.. 등등.
그리고, 난 이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의 세종이 아련아련한 눈빛으로 뭔가를 말하면 '당신의 말이 다 옳습니다!'를 외치게 된다. 이 날도 '이게 잘못된 것이냐' 라는 대사에 '옳습니다!!!'라고 외치고 있었으니 말이다. 어쩌면 말이다, 정기준이 이도는 훌륭한 왕일지도 모르지만 그래서 더 위험하다 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일지도 모르겠다. 임금님 말은 다 맞는 말, 이라는 나같은 어리석은 백성때문에! (ㅋ)
밀본의 재건을 위해 필요한, 밀본지서
무려 24년이란 세월동안 밀본의 재건을 위해 칼을 갈아온 정기준은 드디어 때를 맞이했고 그 존재를 드러냈다. 그리고, 밀본이 모였다. 하지만, 밀본으로서 움직일 명분이 필요한 그들은 그들의 명분이 되어줄 '밀본지서'의 존재여부에 더 큰 관심을 갖게되었고 '밀본지서'를 분실한 정기준은 궁지에 몰리게 되었다. 명분없이 삼봉 정도전의 뜻을 함께하자고 그들을 이해시켜 설득할 수 없었던 것이다. 어쩌면 그 것이, 그의 한계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정기준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밀본의 원로 혜강은 나흘 후 밀본지서를 보여줘야만 그의 뜻에 따르겠노라 했다. 삼봉의 뜻은 알지만 자신들은 반역자가 되고싶지 않다며. 문득, '그자들은 정몽주를 죽이고 싶어해도 명분따위에 휘둘려 하지못했다. 더러운 물에 손을 담그려 하지 않았다' 라는 이방원의 말이 떠올랐다. 칼로서 설득하는 태종과 말로서 설득하는 세종과 명분으로서 설득하는 정기준(밀본).. 이라.
솔직히, 삼봉의 뜻이라는 정기준의 말이 틀리진 않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백성을 위한 조선을 위해 사대부의 나라를 꿈꿨고, 그렇게 왕권을 약화시킴으로서 왕에 휘둘리지 않는 나라 조선을 위해 왕을 견제하는 세력에 의해 조선의 평화가 지속되길 바라는 그런 마음이 아니었나, 싶으니까. 아마, 임금이 가리온에게 '삼봉이라면 이해해줄 것이다' 라고 말한 것도 이런 의미일 것이고. 백성을 위한다는 그 마음은 연결되어 있으니까.
그리고, 정기준의 말에 묘하게 설득당하던 나는 그의 우려가 틀리진 않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세종이후의 역사를 생각해보면 말이다. 세종의 치세를 완성시켜줄 수 없었던 후대 왕들의 안타까운 역사를 떠올려보면 참...; 그런데, 궁금하다. 정기준은 과연 고여서 썩은 물일까, 흘러가는 물일까. 에 대한. 그리고, 이 사람은 임금과의 대화를 통해 무엇을 보고 듣고 느껴서 마음에 담아왔을까, 라는.
또한, 임금의 문자창제를 알게된다면 가장 낮은 곳에서 살아 온 정기준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채윤의 떡밥을 덥썩 물 예정인, 정기준과 소이
한편, 갑작스레 나타나서 갑작스레 죽은 한 남자로 인해서 뭔가를 느낀 채윤은 조말생에 의해서 정도전의 호위무사가 자신의 스승 이방지였으며, 자신이 가지고있는 '밀본지서'를 이방지가 훔쳤다는 것까지 알아냈다. 그리고, 채윤은 그 '밀본지서'가 밀본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것이며 그러니 그 것을 미끼로 밀본을 잡을 수 있다는 것까지 머리를 굴리게되며 슬적 떱밥을 던졌다. 그리고, 현재 명분의 증거인 '밀본지서'가 상당히 필요한 정기준과 똘복을 그리워하는 소이가 그 떡밥을 덥썩 물 예정.
과연, 채윤의 작전은 성공할 것인지, 정기준은 '밀본지서'를 손에 넣게될 것인지, 소이와 채윤은 담이와 똘복으로서 감동의 재회를 할 수 있을 건인지는.... 오늘 밤 9시 55분인가? (ㅋ)
그리고-.
1) 성삼문-박팽년도 모르는 일을 궁녀 소이가 알리가 없다던 정기준. 그 것이 바로 함정! 난 그보다 정기준이 애써 소이는 아니라고 외면하는 듯 싶었다. 뭐랄까, 가리온으로서 소이에 대해 어느정도 알고있고, 소이의 아픔이 자신의 그 것과 닮아있기에 그녀 만은 다치게하고 싶지않은 그런 것은 아닐까, 라는. 일종의 연민같은?
2) 어느 밤, 우연스레 만난 소이와 채윤을 보는데 왤케 설레이고 아련한가 모르겠다. 그냥, 얘들의 사연을 알고있어서 그런지 둘이 한 공간에 있다거나, 그렇게 눈빛교환을 한다거나, 스친다거나, 그렇기만해도 아련아련거린다.
3) 임금은 문자창제와 더불어서 소이가 말을 할 수 있도록 연습시키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소이는 말을 한다는 것에 대한 의지가 없는 듯 싶었고. 아마도, 내가 말해서 뭐하나 혹은 말을 못한다는 것이 자신의 죗값을 치루는 것이라고 여기는 것일지도 모르기에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똘복의 흔적을 발견하며 의지를 보이기 시작하는 듯.
4) 그보다, 채윤이 겸사복 친구들은 이제 소이에 대한 모든 보고를 채윤이에게 하는 듯. 그냥 걸어가다가 우연히 스쳐가는 것만 봐도 바로 보고. 소이가 요주의 인물이긴하지만 뭔가 얘들이 알고저러나, 싶기도 하니 말이다. 채윤의 떡밥덕분에 소이가 위험에 처할 듯 싶은데... 및 임금이 드디어 밝히겠다니... 두근두근.
5) 그 나뭇가지 고수의 정체는 개파이인 듯 싶은데.... 그렇다면 개파이의 정체는 뭐란말인가! 아, 견적희가 놀란 이유도 개파이의 정체를 알고있기 때문이라고 공홈 인물소개에 추가; 정기준 정체가 밝혀지며 공홈 인물소개가 살짝 바뀌었구나.. 그랬구나...
6) 그 상황이 어쩌면- 스럽긴했지만 일단 모른 척 넘어갈래.
7) 그 한가놈이 그 한씨성을 가진 그 사람이 맞다면... 그래서 그는 그런 일을 한 것인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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