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제빵왕 김탁구 11회) 본격적인 이야기를 위한 과거의 고리.

도희(dh) 2010. 7. 15. 20:43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11회.

7. 8. 9. 10은 어디다 날려먹고 11회 감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7회와 8회는 뜨문뜨문봤고~ 9회와 10회는 지인 집에서 코멘트달면서 보니라 그리 초집중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 드라마는 4회정도 흘려본다고 내용파악이 안되는 드라마는 또 아닌지라 열심히 봤답니다. 사실은 11회도 나중에 볼까, 하다가 9시 57분되니 바로 TV를 틀어버렸다나 뭐라나-! 사실, 날려버린 4회분량 감상대신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써보려고했는데 그게 언제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시죠? 저 양치기라는 것-!

날려먹은 간략한 감상을 쓰자면, 탁구는 왤케 귀여우며 마준이 목소리는 왤케 가는겨-? 정도...;
그럼, 과거의 연장선에서 본 이야기로 가기위한 통로쯤 되던 제빵왕 김탁구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1. 과거를 품고 미래로 나아가는, 탁구

12년이란 세월동안 오로지 제 엄마를 찾기위해서 치열하게 살아온 탁구. 어린 아이 혼자 거대한 세상 속에 버려졌기에, 세상이 얼마나 지독한지 알았을 이 아이는, 자신과 제 엄마를 그리만든 이들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찬 사나운 눈을 가지게 되었어요.  그 원망이 커지면 커질 수록  과거의 해맑던 자신을 봉인한 채 살아갔을테고 말이죠.  뒤를 바라보며 앞을 달려가지만 , 뒤에 있는 것을 외면했던 이 아이는,  팔봉빵집에 발을 들이고  그 곳의 사람들과 인연을 맺는 순간,  내내 봉인해둔 자신을 다시 되찾아가는 듯 하더라구요.  그리고 서서히,  항상 바라보지만 외면해버렸던 과거를 현실로 끌어들이며 비로서 '김탁구' 자신을 되찾아버린 듯 하달까?

간절히 바라면 뭐든지 이루어진다, 며 엄마는 어딘가 살아있을 것이다, 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려는 탁구는... 미순을 통해 엄마를 떠올리며 엄마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차츰 기억해내고 깨달아가는 듯 했어요. 그래서 이제 지난 12년의 세월동안 엄마를 찾기위해 세상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던 자신이 아닌, 마음 속에 있는 엄마를 위해서 '김탁구'를 만들어가며 살아가려는 듯한 의지가 보이기도 하더라구요. 
 


미순이에게서 잊고있었던 엄마를 깨달았다면, 유경이에게서는 가장 행복했던 그 시절을 떠올렸을 탁구. 탁구에게 미순이 잊고지내 온 과거를 봉인해제 시키는 존재라면, 유경은 과거와 현재의 연결고리이자 거울처럼 보였거든요.

가장 행복하고 즐거웠던 순간과 힘겨운 순간을 함께한 존재. 누구도 모르는 어린 김탁구를 아는 존재. 그렇기에 탁구는 유경에게 스르르 풀려버린 것이 아닐런지. 물론, 어린 시절에도 유경이를 좋아했지만-! 어쩌면 탁구는 유경을 통해서 행복했던 과거의 자신을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탁구에게 유경은 따스한 햇살이 아닌, 어두운 밤길을 비춰주는 달빛. 그리고 구름에 가려져 보이지않을 때는 탁구 스스로가 바람이되어 그 구름을 치워서 빛나게 해줘야하는 존재. 의지하고 싶으면서도 지켜줘야하는 존재가 아닐런지. 그렇기에 유경을 위해 마준의 무리한 조건을 받아들이고 그렇게 그녀를 지켜주려는 듯 했어요.

팔봉빵집에 다시 발을 들이게 한 것도, 본격적으로 빵을 만들려는 의지를 불태우는 계기를 만든 것도 모두 유경이지만 유경이 아니었더라도 탁구의 길은 이 것이었을 거에요.  유경이 아니었다면 조금 더 오랜시간을 빙 둘러서 현재에 서 있었겠지만;




2. 과거의 덫에걸려 차가운 현실을 깨달아버린, 유경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스스로의 기지로 그 곳에서 탈출했던 아이.  그렇게 자신을 옳아매던 현실에서 탈출해서 현재의 자신을 만든 것처럼,  자신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그렇기에 세상을 바꾸고 싶었을 유경은,  그렇게 세상과 부딪히고 싸우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었어요. 하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며 유경을 무너뜨리고 말더군요. 그렇게 유경을 무너뜨린 존재들은 모두 거성가의 서인숙과 서인숙의 자녀들이었구요.

자림의 초대로 탁구를 만나고자 찾은 파티장에서의 굴욕과 서인숙의 무시와 냉대.  친구라고 믿었던 자림의 배신과 겁쟁이라고 생각하며 무시하던 마준의 뒷배경으로 감옥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현실. 무엇이든 돈과 권력이 있으면 된다는 현실을 뼛속시리게 깨달아버린 유경은, 그 형사의 말대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닌 자신을 세상에 맞추는 그런 사람이 되어가려는 듯 했어요.

앞으로 예고된 2년의 시간. 그 2년후의 유경은 세상과 부딪히고 싸우는 유경이 아닌, 세상에 맞춰서 자신을 그려내는 유경이 될 듯 했어요. 어쩌면 그 것이 세상을 향한 유경의 복수, 일지도 모르겠구요.

유경의 학생운동, 이란 것은 그 시대의 현실을 방영하는 것이 아닌 유경의 변화를 위한 하나의 열쇠정도로 인용된 듯 하네요. 뭔가 좀 자세히 그려질 것이란 기대는 사실 없었지만요-. 왜 저런 걸 해서 저리 고생이야, 라는 어느 분의 말에 '저런 이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 아니겠어요?' 라고 되물었던 지난 주.



햇살에 반짝이던 유경과 탁구. 이 순간이 유경에겐 가장 행복하고 따스한 순간으로 오래 기억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이 순간을 가슴에 품고 살아갈 유경. 어쩌면 이 순간을 되찾기위해 살아가며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그러나, 한 조각이라도 행복한 기억이 있다는 것 자체가 어떤 삶이라도 유경이 살아갈 가치가 있는, 어쩌면 마준보다는 행복한 존재란 의미가 아닐런지.

유경에게 탁구는 저 순간의 따스하게 반짝거리던 햇살, 이 아닐까 싶어요.




3. 과거와 현재의 공존으로 인한 자격지심, 마준.

이 아이가 탁구와 12년 만에 재회했을 때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느날 갑자기 팔봉빵집으로 뛰어든 지저분하고 거친 녀석이 탁구란 사실, 그리고 제대로 배우지도 못하고 거리에서 생활했다는 탁구의 지난 12년의 세월의 작은 조각을 발견했을 때의 마준의 눈빛은 순간이지만 흔들리는 듯 했거든요. 그렇게 애타게 그리워하던 제 어미를 잃고 거성가를 떠난 이 아이를 어쩌면 아주 약간은 동정했을지도 몰라요. 미안해했을지도 모르죠.

그러나, 그런 탁구에 대한 미안함과 동정심은, 자신이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것을 아무것도 하지않은 채 자연스레 가져가는 것을 바라보며 소리없이 사라져버린 듯 하더라구요. 그 것이 탁구에 대한 열등감이 되어 마준을 점점 걷잡을 수 없는 늪으로 빠지게 하는 듯도 하구요. 물론, 탁구가 아무것도 하지않은 것은 아니겠죠. 마준의 시선에서 그렇게 보일 수는 있겠지만 탁구는 탁구만의 재능을 보이고 있는 중이었으니까요. 사실 지난 12년의 세월도 허투로만 보낸 것도 아니었고.

아무튼,  마준은 답지않게 어설픈 장난질로 인해서 팔봉빵집에서 있어야하는 시간이 2년이나 연장되고,  그 열등감을 뛰어넘기위한 제안으로 자신을 점점 더 비참하게 만들어가고 있으니 말이죠.  특히, 탁구와 유경이 마준 앞에서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키스하는 순간 '마준이는 병풍이로구나-' 라고 혼자 중얼중얼.



지독한 진실을 알고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 속에서 만난 어여쁜 소녀는,  그 어여쁜 눈으로 똑바로 마을 바라보며 겨우겨우 꽁꽁 감싸서 가슴 깊은 곳에 숨겨둔 그 것을 단번에 알아보고 일깨워줬어요.  겁쟁이에다가 탁구에 대한 열등감으로 똘똘 뭉쳐있던 어린 마준의 진실.  그런 강렬함이 12년의 세월동안 신유경이란 아이를 기억하게했고, 변함없는 관계로 다시 마주하게 되었어요. 변함없는 관계지만 그들을 둘러싸고있는 공기가 다르고, 그 것으로 인해서 마준과 유경의 관계는 그대로 이어지면서 표면상으로는 변화하는 듯 싶더라구요..

유경에게 탁구가 따스한 햇살이라면,  마준에게 탁구는 강렬한 태양이 아닐까, 싶었어요. 
눈이 부셔서 쳐다볼 수 조차 없고,  기껏 용기내어 마주하면 마주할 수록 비참하게 타들어가고 녹아내리게 만드는.  그래서 마준은  그 태양을 피하기위해 그림자를 만들려고 무던히도 애를 쓸 것만 같아요.  그러면 그럴수록 더 녹아내려 버리는 듯 하지만.

그런데, 자림이 구하려고 구회장과 서여사는 그리 땀뻘뻘 흘리며 난리부르스를 쳤는데, 주동자격인 유경을 너무 쉽게 구출해낸 한실장의 능력은 대체 어느정도-?




4. 탁구의 본성을 깨워주는, 미순.

이름 양미순. 탁구모친 김미순과 같은 이름. 그래서 탁구가 미순의 이름을 듣고 '니가 왜 미순이냐' 라며 버럭질을 하기도 했었죠.  그리고 미순은 탁구에게 엄마를 떠올리게하는 존재,  가 아닌가 싶더라구요.  의외의 곳에서 말이죠. 사나이의 주먹에 대한 이야기라거나 목막힐까봐 물을 챙겨주는 모습이라거나. 그래서 탁구가 미순에게 자신의 맹세를 눈으로 확인시켜주려고 했던 것은 아닐런지. 엄마를 떠올리게하는 미순에게 다짐을 하고싶어하는 듯 하달까? 잘 정리는 안되지만 현재 탁구-유경-마준의 삼각관계에서 마지막엔 미순이 탁구를 쟁취하리라 믿는 이유도 이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미순이 어리지만 당차고 사람보는 눈이 있어서 그런 건지, 사람의 껍데기 속의 알멩이를 바라보는 감과 눈이 있는 듯 하더라구요. 주방을 엉망으로 만든 것이 마준이란 것을 눈치챈 것 같고, 겉과 달리 탁구의 속이 꽉 찼다는 것도 잘 아는 듯 하고.




5. 새로운 반격의 예고-???

1회에 나왔던 보건소 선생님이 이분 맞죠? 아닌가-??? 긴가민가.
이 분이 거성가의 주치의로 등장하고,  서인숙에게  '살인자'  라 적힌 메모지가 전달되며 서인숙을 놀라게 하는 것을 보니 또다른 반격이 기다리고 있는 듯 해요,  인숙에게.  이쯤에서 탁구모친 납치의 주범인 구회장의 속내가  새삼 궁금해지고 있어요. 서여사와 한실장이 죄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12년간 생이별시킨 주범은 구회장이란 것이 내내 마음에 걸린달까나? 그래서 탁구가 구회장에 대한 좋은 추억을 이야기할 때는...  저기 있잖아 탁구야 나랑 얘기좀..., 이라고 말걸고 싶기도 하고 그래요.

아무튼, 한 남자의 성공스토리, 로만 생각하다가 뻔하지만 생각지못한 요소들이 들이다가쳐서 홀로 허허웃음지으며 보고있답니다. 약간의 두근거림도 함께-!




6. 끝으로...

+ 서인숙에게 온 편지 속의 한자, 살인자, 라는 글귀였다는 걸 방금 알았음요. 그래요, 저는 제 이름 한자로 아는 것도 힘들었다구요-ㅋㅋ (자랑이다;)

+ 예고가 없다니...!!!

+ 탁구 너무 귀여워요-!!! 성인되믄 마준이에게 낚일 줄 알았는데 저는 왠지 탁구가 더 귀엽귀엽. 마준이 목소리가 의외로 가늘어서 당황했더랍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이분 공연 한번 봤는데 절대 기억이 안납니다.  솔직히 그 충격적인 씬의 엉덩이도 잘 생각이 안나, 라고 해아하나? (나 뭐래니...ㅡ.ㅡ;)

+ 아, 청률이 너무 높아요. 리뷰도 많고. 그러니 나는 리뷰안써도 상관은 없겠구나, 싶기도하고. 암튼, 인기가 많아서 좋은데 왠지 모르게 참 의외. 작년까진 은근 마이너성향이라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이상하게 보는 드라마마다 나름 인기가 있어서 이건 이것대로 좀 놀라워라~?

+ 감사합니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