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추노 8회 - 지켜주고 보호받고 추격하고 거래하는, 그들의 동행.

도희(dh) 2010. 2. 3. 17:08

드라마 추노 8회.

지난 목요일에 본방은 보질 못했어요. 그때 초대공연 하나를 보고왔거든요. 그거 묵직한 주제를 담은 유쾌한 쇼 뮤지컬이었는데, 그 공연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에 올릴 예정에 없답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 재방으로 보긴했는데, 맥주마신 후에 좀 졸려서 겔겔거리며 본 탓에 내용은 가물가물, 부랴부랴 한번 더 훑어보고 감상쓰고 있답니다. 이래저래 흩어진 조각들이 한데 모이질 않아서 그런지 어떻게 감상을 써야할까, 및 처음보다 손가락이 덜 근질거려서 오늘은 가볍게 조잘거리고 갈게요. 라고하지만 과연...?

추노 8회는, 서로 인연이 없을 것 같았지만 어느 샌가 인연이 되어버린, 그리고 전혀 어울릴 것 같지않은 이들의 동행이 그려진 회였던 것 같네요.





1. 대길패거리, 설화를 받아들이다.

대길네 패거리가 자신을 버린 것으로 알아버린 설화는 말과 기타등등의 모든 것을 홀랑 팔아서 밥사먹고 술사먹고 고기를 사먹었다고 해요. 뭐, 그것 뿐인가요? '남자들이란 다 똑같아'를 외치며 돈을 뿌리고 다니기까지 했었답니다. 그로인해서 열받은 장군이 언니는 설화를 죽일기세이고, 왕손이는 기생집에 팔아먹어야 한다고 날뛰더라구요. 뭐, 대길이 언니는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 라고 선을 그으며 그녀를 자신들의 패거리에서 떼어놓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듯 싶었어요.

그래도, 인연이란 것이 그런 것인지 ... 돈 벌려고 이래저래 몹쓸짓(?)하던 중 난감한 상황에 처해진 설화를 발견한 대길이는, 그녀를 못본 채 돌아서질 못했어요. 아무래도, 오라버니를 외치며 손을 뻗는 그녀에게서 청나라 군사에게 끌려가며 자신에게 살려달라 손뻗던 혜원이를 봐버려서, 그리고 아닌 척하지만, 정주기가 어렵지 정주고난 후면 속정이 깊어서 이래저래 맘 약해지는 성격을 지녀서인지, 또 아니면 속없는 소리하며 큰소리 뻥뻥치는 그녀 속에 숨겨진 깊은 외로움을 알아버려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대길이는 설화를 구해주고 그녀를 자신의 패거리로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그리고, 장군이 언니와 왕손이 설득하고 받아들이게 한 것은 그녀의 몫.




2. 그녀를 지켜주고 픈 태하, 그에게 보호받는 혜원.

...다시는 인연을 맺지않으리라 다짐했고,
작은 연이라도 맺어진다면 끝까지 지키리라 마음먹었습니다. (태하)

저를... 지켜주고 싶단 말인가요? (혜원)


아무래도 태하랑 혜원이는 이대로 쭈욱 함께 동행하게 될 듯 해요. 그가 자신이 갈 길에 걸리적거리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끝가지 그녀를 놓지않는 것은, 그녀를 지켜주고 싶어서, 라고 하더군요. 뭐랄까 ... 의미는 조금 다를 수도 있지만, 대길이가 설화를 통해서 혜원을 떠올리며 그녀를 구해준 그 감정이 떠오르기도 하더라구요. 자신을 쫓는 자가 대길인지 모르고, 자신이 쫓는 이가 언년인지 모르는 두 사람의 마음에 들어 선 작은 인연 하나가 점점 그 자리를 크게 차지하는 듯 하달까? 특히, 혜원의 경우에는 더더욱 그래지는 것 같았어요. 어찌되었든 그녀는 그가 죽은 줄로만 알고있으니 말입니다.

태하가 혜원이의 몸의 흉터를 통해서 숨겨진 진실을 깨달았지만 모른 체 하는 것인지, 아니면 '여자인데 몸에 꽤 흉한 흉터가 있군' 정도로만 생각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 혜원은 얼떨결에 태하의 문신을 보게되었어요. 그로인해 그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예고를 보니 이래저래 잘 해결되어서 계속 동행하게 되는 듯 합니다.



3.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들의 동행

철웅과 천지호, 두 사람이 함께하는 씬은 전혀 어울림이 없어보이는데 묘하게 재밌고 어울려서 즐거워요. 철웅을 통해서 한몫 단단히 챙기려는 천지호와 천지호 패거리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철웅의 검은 속내를 알고있고, 그래서 그 끝이 그리 '우린 꽤나 즐거웠어요'로 마무리가 되지 않을 것을 알기에 그 불안감을 감추려고 순간순간의 그 즐거움을 더 길게 잡고있는 것도 같아요.

서로 자신이 속해있는 세계의 규율대로 서로를 대하려는 이들의 나름 팽팽한 신경전의 끝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예고의 한 씬으로 인해서 우리 천지호 언니가 그 사실을 알게되면 어찌 행동할런지 궁금해지고 있어요.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지금은 자신들의 물주여서 살살기지만 자신들의 세상의 규율을 함부로 깨는 그들에게 그리 호락호락 당하고만 살진 않을 듯 하거든요. 


4. 이대길의 존재를 알아버린 혜원오라비, 큰놈이

양반 행세하며 아주 잘 살고있는 큰놈이는 혜원이와 더불어서 대길의 현재를 모르고 있었던 듯 해요. 그리고, 혜원을 추격하던 백호를 통해서 그 존재를 알고 불안에 떠는 듯 하더라구요. 아무래도 백호는 자신이 모시는 주인이 도망노비란 사실은 모르고 있나봐요. 뭔가 무사로서의 명예와 자존심같은 것이 세보이는, 그리고 혜원을 쫓는 최사과가 양반을 제물로 샀다는 것을 비웃으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렴풋이 느꼈는데 큰놈이와의 대화에서 '이 녀석은 아무것도 모르는군'하고 확실히 알게 되어버린 듯 했거든요.

아무튼, 이대길이란 이름에 너무 과민반응하는 큰놈이와 그런 그의 반응이 이상타 싶으면서도 동생을 귀이 여기는 오라비라는 것을 알기에 그러려니 넘기게 되는 듯 하더군요. 백호를 통해서 대길이가 큰놈이를 잡게된다는 이야기는 공홈에서 들은 것 같고, 예상치못한 스포로 살짝 난감해진 상태랍니다...;

 

5. 제주도, 그 끝과 시작의 장소.

이제 주요 인물 몇몇은 제주도로 모이게 되었습니다. 대길이가 그 곳에 가는지는 모르지만, 철웅이랑 태하가 그 곳에 가는 건 확실하고, 그 곳에서 지내는 어느 중요인물과 또 다른 어느 인물의 행보로 인해서 극의 중요한 한 부분이 그려질 듯 하더라구요. 그리고 정체를 알듯 모를듯한 그 모임도 뭔가 큰 축이 되어가는 듯 하고 말이죠. (거기 우두머리 같은 인간, 낯이 익은데 누구지?)
 
이번 일의 마지막, 그 끝을 위해서 제주도로 달려가는 황철웅. 이번 일의 처음, 그 시작을 위해서 제주도로 달려가는 송태하. 이 두사람이 제주도에서 무슨 일을 어찌 벌릴지는 모르겠지만~ 제주도가 중요하긴 중요한 듯 해요. 그리고 어느 사람에겐 시작이고, 어느 사람에겐 끝이되는 그 일이 어떤 방향으로 달려가게 될지, 그 파장이 어디까지 튀게될런지도 궁금하고 말이죠.



6. 기타등등~;

+ 천지호 언니의 감. 그가 대길이를 제외하면 대단한 추노꾼인 건 확실하다 싶기도 했답니다. 그나저나, 천지호 언니 1200냥 뜯어낼 생각으로 룰루랄라 하는 걸 보면서 '대길이는 오천냥' 이러고 중얼중얼 거렸답니다.

+ 추워져서 그런지 하복은 벗어던지고 동복을 입고 다니는 그들. 으음, 좀 아쉽군요.. (뭐가?)

+ 7회에서 뿌옇게 처리되어 논란이 되었던 그 장면, 재방에선 그냥 고대로 잘 보여주더랍니다.

+ 혜원이는 돌멩이를 그렇게 포기하는 건가? 라며 좀 안타깝기도 했어요. 그 돌멩이를 잃어버림으로서 그녀 홀로 잡고있던 그 연을 이젠 놓아주기로 한 듯 보이기도 했거든요. 왠지 참...;

+ 7회 보다가 생각난 건데, 그러고보면 좌의정은 자신이 아들이 없다는 것을 가지고 참 여러사람 마음을 헤집어놓는 듯 해요. 그 것을 담보로 충성을 받는 듯 하달까...? 하여간..!!!

+ 왕손이 왠지 ... 좀심쎄고 정많고 맘여린 언니야들 때문에 나이 젤 어린데다가 언니야들 보다 실력이 부족한 니가 고생이 많다, 싶었다나 뭐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