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인연만들기 31회, 그리고 최종회.
드디어 종영을 해버렸습니다. 이 드라마의 전작 말미에 이 드라마의 광고를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쩌구 저쩌구하며 잠시 먼산도 보고...; 뭐 ... 솔직히 저는 큰 아쉬움없이 가볍게 읽은 로맨스 소설 한권을 겨우 다 읽은 후 기지개켜며 '끝났다~' 하는 그런 기분이랍니다. 아무튼, 저에겐 나름의 우여곡절이 있었음에도 마지막까지 리뷰를 쓰게되는 군요.
인연만들기 31회, 그 최종회는 '그리하여 모두모두 너무너무 행복했답니다' 로 마무리가 지어졌습니다.
1. 비가오나 눈이오나 바람이 부나 함께하는, 상은-여준
첫 만남부터 삐그덕거리며 으르릉 거리던 두 아이는, 으르렁 티격태격거리다가 정이 들어버렸고, 이제는 비가오나 눈이오나 바람이부나 항상 그 모든 것을 함께해주고 있었어요. 서로의 어깨가 되어주고 기둥이 되어주면서 말이죠. 갑작스레 나타난 생모의 존재에 혼란스러운 그녀를 내내 다독여주고, 그런 생모에게 마음을 열기가 두려운지 머뭇대던 그녀는 생모의 병을 계기로 닫혀있던 생모에게로의 마음을 완전히 열게되어버렸어요. 그리고, 그는 그녀가 마음의 문을 완전히 열때까지 그 옆에서 내내 다독여주고 지켜주고 있었고 말이죠.
솔직히 말해서 저는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한 '깨달음' 그로인한 '극적화해를 위한 열쇠'라는 것을 크게 좋아하지 않아요. 물론, 때때로는 그런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한 극적화해가 엄청난 감동의 물결로 다가오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저에게 그런 경우는 정말 드물다는 거죠.
특히, 그 것이 그저 '화해를 위한 열쇠' 정도로만 보이면 뭔가 장난치는 기분이 들더라구요. '사람의 생명'을 담보로 한 '화해를 위한 열쇠' 외엔 갈등을 해소할 방법이 없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것도 같고. 아무튼, 극적결말을 위한 장치였지만 ... 이 드라마의 마지막 장치는 크게 감동으로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되려, 이렇게 해결되는 건가, 라면서 살짝 피식 웃음까지 지어졌으니 말이죠.
아무튼, 상은생모의 등장으로 큰 갈등이 없어보이던 아이들의 관계에 마지막 장애물이 만들어졌고, 핏줄지상주의를 넘은 믿음으로 이어진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어느정도 그려줬어요. 그리고 그 갈등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생모의 병을 등장시켜서, 두 아이의 사랑이 얼마나 견고하고 서로에게 얼마나 필요한가를 그려줌과 동시에 그들을 반대하는 여준모가 머뭇대며 약간 열듯말듯한 그 마음을 완전히 열어주고, 상은의 마음마저 열어주는 등등 ... 갈등을 해결하기엔 조금의 시간이 더 필요할 듯한 문제들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답니다.
그렇게, 처음부터 자신들의 의지만 있으면 언제라도 이루어질 두 아이는, 자신들의 의지로 결혼을 하고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의 가족을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었어요. 5대독자 귀하디 귀한 여준이는 상은으로 인해서 찬밥신세가 되었고, 상은은 시부모님의 사랑과 남편의 사랑을 듬뿍받으면서 날이면 날마다 얼굴에 웃음 꽃이 가득하게 되었거든요. 그리고, 어찌나 사이가 좋은지~ 결혼 3개월만에 벌써 아이를 갖게되었고 말이죠. 그리고 극은 이 즈음에서 마무리가 되었답니다. 이 아이들이 얼마나 더 알콩달콩 살아갈까, 라는 것은 시청자들의 상상에 맡기는 거죠, 뭐.
아무튼, 현수네는 만복할아버지의 병으로 인해서 급결혼승낙으로 분주하던데~ 여준네는 상은생모의 병으로 인해서 얼어렁뚱땅 결혼을 하게 되었네요.
2. 아이로 다시 이어져버린, 윤희-해성
그다지 제가 원치않는 결말로 이루어진 윤희 - 해성.
처음부터 이렇게 결론을 짓기로 하고나서 시작된 이야기려니 싶으면서도, 주말 8시 대의 가족드라마의 한계, 미혼모는 다른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이라는 편견이 가득찬 한국사회의 한계가 아닌가 ... 라는 생각에 약간 씁쓸하기도 해요. 윤희의 선택은 사랑이라기 보다는 '아이만을 위한 엄마'의 선택처럼 보였거든요.
아무튼, 이래저래 윤희의 선택이 잘못된 것이 아니게 하기위해서 해성과 해성부의 개과천선은 좀 뜬금없지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시집살이는 안할 거 아니에요...; 그리고 어찌되었든 이제 윤희는 미혼모라는 손가락질도 당하지않을테고, 진주는 사생아라는 상처도 받지않을 것이고, 그 두 모녀를 감싸줄 든든한 울타리가 생기게된 것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뭐... 남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는 것이고, 윤희가 선택하고 그게 옳다고 여기고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게 옳은 거겠죠. 이 커플에 관해서는 이래저래 삐딱하게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은만큼 별로 말안하고 입다물고 있고싶기도 하답니다. 그래서 그냥 입다물기로 했어요.
3. 연애는 뜬금없이~ 결혼은 급작스럽게, 혜림-세원
제가 은근 지지했지만, 너무 급속도로 가까워져서 좀 당혹스러운 커플이에요. 호기심에 다가가서 한번 연애나 해보자고 해놓고선 바로 결혼으로 달려든다는 것 자체가 좀 뜬금없었거든요. 물론, 너무 좋다면야 바로 결혼할 수도 있다지만 ... 얘들은 그런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거든요. 시청자들 안보는데서 연애하고 시청자들 앞에선 그냥 퉁퉁거리며 대화하는 건가? 라는 생각도 약간 들었답니다. 뭐, 만나면 바로 결혼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리 결혼이 급해? 라는 생각도 들고. 특히, 혜림이는 뭐가 아쉬워서 그리 결혼에 목매는 건가.. 라는 의문도 들고 말입니다. (돈..ㅡ.ㅡ?)
혜림부모의 반대에 부딪히면서도 끝까지 맞서 싸우는 두 사람이, 언제 그렇게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맞서는 열혈한 사랑을 하게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 세원이 데릴사위가 된다는 조건 하에 혜림과 세원의 결혼은 승낙받게 되었답니다. 혜림부는 돈이면 만사 OK인 사람인지라 세원이 약간 탐나긴했지만, 돈만큼이나 귀한 딸 시집살이 시킬까봐 반대한 것 같은데 ... 세원이 데릴사위 된다면야 크게 반대할 건덕지가 없는 듯 했달까...?
아무튼, 관심에서 결혼으로 넘어가는 단계가 너무 급작스러워서 좀 얼렁뚱땅 마무리가 된 듯 해요. 이루어질 것이었으면 진작에 연결고리를 만들 것이지, 라는 생각도 약간 들고.
4. 온달이 교육시키는 평강이처럼, 효은-철호
어머나 세상에... 철호가 여준네 병원 원장님의 아들이었다고 해요. 역시, 가족극으로 포장한 로맨스 드라마라서 그런지 남자 주인공에게 뭔가 플러스가 될만한 요인을 주긴 주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사실 여준이나 세원이나 해성이에 비해서 철호가 좀 꿀리는 감이 없잖아 있었잖아요...(철호 미안)
효은이가 자기 언니따라 미국에 간다는 이야기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는지 어쨌는지, 철호는 효은이를 자신의 곁에 잡아두기 위해서 '결혼'을 하자고 졸라대기 시작하더라구요. 뭐, 귀엽게 봐줄만하긴 하지만 ... 참으로 철이 없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효은이의 마음은 정확히 그려지진 않았는데, 그리 싫지는 않은 듯 해요. 싫지는 않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 아이가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무구한 아이가 아닌지라 온달이 키우는 평강이의 심정으로 철호에게 당근과 채찍으로 다스리고 있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해요. 게다가 효은이가 벌써부터 한 남자에게 잡혀서 그 자유로운 영혼을 구속시킬 필요도 없을 듯 하고 말이죠. 아무튼, 이 커플의 이야기도 어느정도 나와주길 바랬는데 ... 이래저래 스리슬쩍, 잘 될 것 같다, 라는 뉘앙스만 남기면서 마무리가 되었답니다.
5. 그렇게 모두모두 행복했답니다.
+ 여준모는 역시 마음은 여린 사람이었어요. 제 자식이 귀하디 귀해서 모진말을 하기도 했지만 ... 아마, 상은의 가족발언으로 인해서 마음이 사르르 녹기 시작했고, 상은이가 진짜 자신의 가족이 되자 완전히 마음을 열고 귀하디 귀하게 여겨주는 듯 했거든요. 여준모도 여자이고 며느리인지라, 자신의 며느리인 상은과 딸인 윤희가 자신처럼 고되지않길 바라는 그 마음이 따뜻하게 다가오더라구요.
딸은 딸, 며느리는 며느리가 아니라 .. 딸과 며느리를 똑같이 대하는 모습이 '저런 시에미가 또 있을까' 싶기도 했어요. 라곤 하지만 주변에 그런 시에미를 가진 사람들이 몇몇 계심. 세대가 달라지니 시에미들의 가치관도 조금씩 바뀌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그나저나 상은 시에미는 동시간 대의 수삼 시에미와는 완전 다름!!!
딸은 딸, 며느리는 며느리가 아니라 .. 딸과 며느리를 똑같이 대하는 모습이 '저런 시에미가 또 있을까' 싶기도 했어요. 라곤 하지만 주변에 그런 시에미를 가진 사람들이 몇몇 계심. 세대가 달라지니 시에미들의 가치관도 조금씩 바뀌는 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죠. 그나저나 상은 시에미는 동시간 대의 수삼 시에미와는 완전 다름!!!
+ 해성-세원 부는 죽다 살아나자 완전 새사람이 되어서 제 자식들 결혼에 두발벗고 나서기 시작하더라구요. 뭐, 좀 뜬금없긴하지만, 두 집안에서 그다지 흠이 없다면 없는 그 아들들을 반대하는 이유가 자신 때문이니 당연하가, 싶기도 하고.
+ 규한이는 그렇게 그냥 살아가고 있었어요. 언젠가 윤희보다 훨 멋지고 아름다운 여인이 규한이 옆에 나타나길. 아니면 ... 혼자사시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 드라마의 결혼남녀들은 너무 깨소금을 볶으셔서 가끔 짜증이 날지도..;;; (내 주변의 결혼남녀들은 결혼은 현실이다를 외쳐주셔서 크게 부럽지도 짜증나지도 그에관한 환상도 없답니다.)
+ 커플은 많았는데 그 분배가 고르지 못해서 마지막에 뭔가 급히 매듭을 짓는 듯한 느낌이들어서 좀 아쉽긴 아쉽네요. 초반부터 어느정도 예상하고 분배를 했으면 좋았을껄, 싶기도 하고 말입니다. 뭐, 이래봤자 지나간 버스가 돌아오진 않겠지만요.
+ 소제목은, 포스터에 있던 문구 그냥 가져다 쓴 거에요.
+ 소제목은, 포스터에 있던 문구 그냥 가져다 쓴 거에요.
+ 뭐... 이거 오랫만에 하는 말이고, 이미 종영 일주일이 훌쩍 넘어서 보실 분이 얼마나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애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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