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찬란한 유산 9회 - 산산물물~ 착한 승미의 조용한 반란.

도희(dh) 2009. 5. 24. 18:02

드라마 찬란한 유산 9회.

드라마 찬란한 유산 9회가 방송 된, 2009년 05월 23일에는 무척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버렸습니다.
사실은, 아직도 거짓말 같아서 믿어지지가 않는 중이기도 해요.
드라마가 방송되는 내내 자막에 흐르는 그 소식에, 드라마를 보면서도 그 일이 자꾸만 떠올라서 마음이 착찹하고 안타깝고... 그렇더군요. 이 곳은, 그저 드라마보고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곳이니... 그 일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풀어내지는 않을 것이고, 그래도 이러이러한 기분으로 드라마를 봤다는 이야기를 하고싶어서, 넋두리를 흐리뭉퉁하게 남겨봅니다.

아, 그런데... 은성이가 민폐여주캐릭인가요?
그렇게 보일 수도 있는 아이를, 한효주씨가 적절히 조절하면서, 꽤 나쁘지않게 표현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저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너무 강한가? 하는 생각이 들던 글 하나를 읽었었습니다.

찬란한 유산 9회는,
승미의 조용한 반란과 어쩌면 나쁘지않은 녀석일지도~ 라는 마음을 서로에게 갖는듯한 환과 은성.
본점의 생활이 여전히 싫지만, 나쁘진않아..라는 듯한, 본점에 대한 거부감이 서서히 사라지는 듯한 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은성을 향한 준세의 마음은 점점 커지는데, 은성이 그어놓은 선은 점점 진해지는 듯 하고... 눈 앞의 산만 넘으면 된다는 생각에 영차영차 넘던 백성희는, 산넘어에 더 큰 산이 나타났다는 것에 당황하던 회였습니다.


아, 산산물물은 산넘어 산, 물건너 물이라는 말인데.. 너무 길어서 대충 줄여봤습니다. 허허.








1. 내가 착해? (승미)

착하지.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하고, 화도 안내고. 착하지. 몰랐냐? (환)

아니 알겠어. 오빠얼굴 보니까 내가 어떻게 해야될 지 알겠어. (승미)


승미란 아이는, 한마디로 '우유부단'하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또는 인간답다, 라는 생각이 드는 아이이기도 합니다. 인간이란, 상황에 따라서 마음이 변하고, 그 상황에 따라 변한 마음에게 자기합리화 시키며, 그렇게 내내 갈등하며 성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핑계로 온갖 일들을 벌이는 엄마가 밉고, 원망스러우면서도, 하지만 그 엄마 덕에 이리 편안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모순.

내내 승미는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은성이에겐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라는 마음으로.
순간적인 위기에는 자기 자신도 예상치 못한 능청스러운 거짓말로 모면해버리는 승미.
그러다가 자신이 살고있는 집, 그 아파트가 자신의 명의로 되어있다는 것에 경악하게 됩니다.
엄마가 뒷주머니를 찼을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이런 식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는 듯이.
그 날, 그렇게 모질게 쫒아낸 은성과 은우를 생각하자 승미는, 그 동안 마음 속에 쌓아놓았던 죄책감들이 모조리 떠오르면서 어쩌지 못한 채, 자신이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른채 그저 아파하고 힘들어만 하더군요.

그렇게, 승미는 환을 불러냅니다.
환에게 모든 진실을 말하고, 그 마음을 다 털어낼 수는 없지만,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안정되는 존재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더군요. 그렇게 환에게 둘러둘러 자신의 복잡한 심경을 드러낸 승미는, 자신더러 '착하다'라는 환에게 '오빠 얼굴 보니까 내가 어떻게 해야될 지 알겠다'라며 마음으로 부터 웃음짓게 됩니다. 뭔가 확실히 결심했다는 듯이.

사실, 그 말을 저는 약간 오해해서 들었었습니다.
엄마의 악행을 눈감아주고, 그렇게 자신도 살아가겠노라고.
환 앞에서만은 착한 모습으로 살아가야하기에, 그 모든 것을 모른 채하고 지금까지처럼 살겠노라고.

그런데, 아니더군요.

승미가 '어떻게 해야될 지 알겠다'라는 말은, 환의 말대로, 환이 아는 승미처럼, 그렇게 착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겠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차근차근 계획대로 일을 진행시키는 승미를 보며, 역시 백성희의 딸이구나, 라는 생각도 조금은 들었습니다. 이 아이는, 독해지려면 얼마든지 독해질 수 있지만, 자신이 독해지고 싶지 않기에 그러지 않는 것 뿐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런 아이가 무섭죠..;

은성에게 돌려줘야할 것들을 돌려주고, 마음 후련하게, 그렇게 살아가고 싶은 승미.
그런데, 승미는 그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그래야 드라마가 진행되는 것도 있지만, 일단.. 백성희는 그런 승미의 유약한 마음을 어떻게든 돌려놓을테니 말이죠. 화니를 핑계를 대든, 무엇을 핑계를 대든... 너를 위해서란 족쇄를 채워서, 승미가 스스로 마음을 독하게 먹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지 말지~;


승미란 캐릭터는, 내면이 꽤나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캐릭터인데, 그 것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은 듯 해서 안타깝긴 해요. 그러나~ 문채원씨, 초반에 비해서는 그럭저럭 괜찮게 보고있어서... 드라마 후반엔 훨씬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믿음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일단 이쁘니까 됐어요. ㅋㅋ

드라마에선 그냥 '쫌 이쁘네?' 정도였는데, 우연히 본 CF에서 너무 이쁘게 나와서 새삼 놀랐던 여배우~;
'어라, 김희선?'하고 보다가 '어라.. 문채원0.0?' 했다나 뭐라나~;






2. 우리가 엄마 아버지 때문에 만난 게 아니었다면, 잘 지낼 수 있었을까? (승미)

미안해, 은성아.
나, 지금까지 니 아버지 덕은 보면서 너한테 해준 건 아무것도 없어.
아마 앞으로도 없을거야. 내가 뭔가를 해도, 해주는 건 아닐테니까.
그치만, 니가 행복해지기는 바래. 은우두... 꼭 찾았으면 좋겠어.
우리가 엄마 아버지 때문에 만난 게 아니었다면, 잘 지낼 수 있었을까? (승미)


은우를 찾기 위해서, 은우의 최근 사진을 부탁한 은성과 그 것들을 전해주려는 승미.
승미는 은성을 향한 미안한 마음을 표현합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로, 내내 은성에게 상처를 주는 엄마를 알면서도, 내내 외면하고 모른 채 해야했던 것에 대한.

승미와 은성은, 재혼가정의 동갑내기 자매이지만, 그리 친한 사이는 아닌 듯 했습니다.
승미의 성격이 내성적이고 조용하면서, '은성'이란 존재에 대해서 불편함을 갖고 있는 듯 했거든요.
환또한 승미더러, 은성을 '너희 집 팥쥐'라고 표현하고 승미를 '콩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 승미는 은성을 꽤나 어렵게 여겼던 것도 있지않았을까, 싶기도 하더군요.
은우에게 살갑고 애틋해하는 마음을 보면, 승미는 은성에 대한 마음이 미움이나 그런 것은 아닌 듯 했습니다.
차라리 언니였으면 살갑게 '언니~'하며 애교 부렸을테고, 차라리 동생이었으면 다정하게 대해줬을지도 모를 승미는, 동갑내기 자매인 은성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 지를 몰랐던 것은 아닐런지...

(그런 것이라고 공홈에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해요...ㅎㅎ)

그리고 은성또한, 자신에게 거리를 두는 승미에게 다가가지 못한 채, 일정한 거리를 둔, 친구라고도 할 수 없고, 자매라고도 할 수 없는, 어중간한 사이로 지내고 있었던 듯 합니다.
그리고, 은성은 내내 미국 유학을 갔었기에 두 사람이 부딪힐 일도 그리 많지 않았고 말이죠.

승미는 은성에게 말합니다.

우리가 엄마 아버지 때문에 만난 게 아니었다면, 잘 지낼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런 승미의 말에 은성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않고 승미를 그저 바라만 보더군요.
아마, 그날따라 묘하게 자조적이면서도 슬퍼보이는 승미의 모습에 당황한 것도 있었을 것 같고,
은성또한 그런 생각을 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유승미'와 '고은성'으로만 만났다면, 어쩌면, 좋은 친구가 되었을지도 모를, 가짜 자매.

앞으로 자신이 뭔가를 해줘도, 그 것은 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승미.
승미는 마음 속으로, 아니 행동으로 벌써, 은성을 위해 무언가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승미는, '착한 승미'로서, 원래 은성의 것을 돌려주려는 것이라는 마음이기도 하겠죠.






3. 뒤에서 꼼수부리는 치사한 짓은 안한다잖아. (환)

치사하게 그딴 짓 안한다구.
경찰서까지 끌려갔다가 지고 들어와놓고, 한달도 못걸려 꼼수를 부리냐?
그럼 두달 버티던가. 두 달을 매장에서 버텼는데, 할머니가 안풀겠어?
그만해라, 뒤에서 꼼수부리는 치사한 짓은 안한다잖아. (환)

우리 손님들 무시하지마!
너희 할머니, 수십년간 고개숙이고 정성쏟아서 오게 만든 손님들이야.
할머니, 그 설렁탕 팔아서 너 키웠어. 그 돈으로 먹고 입고살았으면서 재수없게 굴지마. (은성)


환은 어딘가 달라지는 듯 보였습니다.
여전히 손님들에겐 불친절하고, 폼 잡느라 정신없고, 자존심 꼿꼿히 세우며 지내고 있지만...
돈이 무섭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되고, 자신의 실수로 선임인 '은성'이 책임을 무는 것을 보며 '조직'에 대해서도 조금 느끼는 것이 있는 듯 하더군요. '조직'하니, 그들이 사는 세상의 규호가, 조직은 참 편해~ 라며 깐죽거리던 것이 떠오릅니다. 쌩뚱맞죠~? 저.. 손규호 좋아했거든요..ㅋㅋ

무튼, 칠칠치 못한 행동을 하다가 화상을 입은 자신을 걱정해주는 본점 식구들에게, 약간 꿈틀거리는 듯한, 알지못하는 감정을 느끼는 듯한 화니. 치약으로 응급처치를 해주는 은성. 데인 상처를 보는 화니에게 '괜찮아요?'라며 약을 건네며, 모두들 걱정한다는 말을 전하고 나가는 부지점장을 바라보는 환의 시선이 ... 그러했습니다. '어라? 나를 걱정해준다고?' 라는 듯한, 그래서 되려 미안해지는 마음. 화니녀석은, 사랑은 많이 받고 자랐지만, 그 사랑의 표현이 물질이어서 그런지, 사람의 정에는 제법 약한 표정을 짓곤합니다. 은근히 정에 굶주린 녀석 같달까?

그렇게 언제나처럼 여전히 뻣뻣하지만, 마음의 변화는 조금씩 생기는 듯 하더군요.
그래서, 친구녀석이 동업하자는 제안을 해도, 뒤에서 그런 꼼수는 안써, 라며 단칼에 자르고
그렇게 싫다던 본점에서 한달이고 두달이고 버텨서 할머니의 화를 풀어주고, 모든 것을 돌려놓겠다는 환.

철안드는 화니엄마 영란씨와 동생 정이에 비해서...
원래 자존심도 쎄고, 그 동안의 생활에서 겪고 깨달은 바가 크긴 큰가보다, 싶습니다.

그나저나, 환이 마음 속의 상처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승미에게 묘한 뉘앙스로 '나는 그럴 자격없다'라던 환.
아버지 사고 때, 분명 무슨 일이 있는 듯 하단 말이죠. 뭐지? 뭐지?





4. 신경쓰이잖아. 돌아가신 아버지 얼굴을 나 때문에 못봤다는데. (환)

정말 엄마도 없는 거였어? 그럼 집나와서 연락 끊어졌다는 건 또 뭐야... (환)

찬란한 유산 9회에서의 이 두사람의 모습은 '어라? 생각보다 괜찮을지도?'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회였습니다.
물론, 보면서... '저건 악연이지, 악연!'하고 몇번 혀를 찼지만, 악연으로 인연만드는 것이 드라마니... 곧 인연이 될 듯. 뭐... 계속되는 악연도 인연의 일부분인건가?

너 때문에 아빠 마지막 얼굴도 못봤다, 라는 은성의 말이 자꾸만 마음에 남아 신경쓰이는 환과 신경쓰지 말라고 딱 잘라 말해버리는 은성. 회사에서고 집에서고 내내 부딪히며 악연으로 인연을 쌓고있는 두 사람.
이 것을 '미운정'이라고 한다죠?

은성은, 환으로 인해서 발목을 접지르게 되고, 환은 그 것이 미안하지만... 그 놈의 자존심이 뭔지 '미안하다'라는 말도 못한 채, 뒤에서 서성이는 듯 했습니다. 미안한데, 입으론 틱틱거린달까?
그러다가 준세 옆에서는, 자신과 함께할 때는 보기 힘든, 엄청시리 밝고 환하게 웃는 은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게 결국, 할머니의 무한지지(!!!) 아래, 준세도 못따라간 은성네 엄마 묘지를 환은 '운전기사'자격으로 따라가게 되더군요. 헉.. 이거이거... 할머니, 은근 두사람 지지라는 것도 계획에 포함된, 그런 전개가 되는 건가요? 그 것만은 아니길 간절히 바랬는데... 그럼, 꽤나 식상하단 느낌에, 아니길 바랬는데... 할머니의 은근한 미소가, 미운정 붙혀서 잘되면 좋고 ~ 안되면 할 수 없고~ 처럼 보였습니다. 승미를 이뻐라하면서, 환이 짝으론 눈여겨보지 않았었나 봅니다.

무튼, 절뚝절뚝 거리며 무거운 짐 끙끙거리며 들고 올라가는 은성에게 괜시리 미안했는지 어쨌는지, 자진해서 짐들고 따라가주고, 스스로 목발(?!)이 되어주는 환. 사실, 화니가 은성일 업어주길 바랬던 1人 이었습니다.
짐이 너무 많아서 업는 건 무리였던 걸까?

어찌되었든, 은성은 엄마 산소에 가는 길의 환의 모습을 보면서 '뭐, 생각보다 생각은 있는 녀석일지도'란 시선으로 바라보는 듯 하고, 환은 '뭐, 내 생각과 달리 나쁘지않은 녀석일지도...'라는 신경쓰임이 계속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무튼, 쨍알쨍알 틱틱 거리는 은성과 그런 은성 앞에서 찍소리도 못하는 환이라니... 두사람 노는 것, 너무 귀엽습니다..; 아,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예고에서 변신한 은성보고 '헉'거리는 환, 기대합니다.







5. 전요, 제 아내마음 존중할 거에요. (준세)

전요, 제 아내마음 존중할 거에요.
그 전에, 제가 평생 아끼고 존중할 수 있는 여자하고 결혼할 거구요. (준세)


은성은 또다시 준세에게 확실하게 선을 그어버립니다.
은성이 준세의 마음을 알고서 그렇게 선을 그어버리는 것인지, 천진난만하게 그냥 '오빠동생'하자고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사실, 그냥 보기에는 전자인데, 알고보면 후자라고 할 듯 해서 걱정이기도 합니다.

전자든 후자든, 준세의 입장에선 저런 은성의 행동이 꽤나 잔인한 것일 수도 있다는...
어떤 분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준세는 자신의 마음을 숨기는 것도 아니고, 말만 안했을 뿐, 은성을 향한 준세의 마음은 행동이나 표정에서 다 드러나는 듯 하단 말이죠. 은성또한 완전 둔팅이가 아니라면 어렴풋이라도 눈치챌 일이기도 한데, 뭐~ 드라마 여주들은 다른데는 빠릿해도, 자신의 애정관계에는 둔하니 어쩌겠나, 싶기도 합니다.

무튼, 어머니 기일장을 보는 날, 마트에서 데이트(!)를 하는 두 사람.
카트에 쏙 들어가고도 여유남는 은성을 바라보며... '진심, 부럽다'라는 마음을 가져버렸습니다.
전, 못들어가요. 카트 망가질지도~ (농담 반, 진담 반)

그런데, 원래 마트에서 저렇게 놀면 직원에게 혼나는 건 아닌가요? 저 장면이 부러워서 연인들이 마트에서 저러고 놀까봐 심히 걱정스럽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이건, 질투나서 끄적인 말들이고. (부러우면 지는거다!!!)
일단, 노는 모습이 너무너무 이뻤습니다. (쿨~ 한척!)
화니 앞에선 내내 땍땍거리고 인상 그은 얼굴만 하는 은성이, 준세 앞에선 진심으로 웃을 수 있다는 것도 좋았고.

하지만 거기까지.
은성은, 장을 함께보고 노는 것은 허락하면서도 엄마 산소에 함께 가겠노라는 준세에겐 '혼자가고 싶다'라며 또다시 선을 긋더군요. 그 모습은, 은성또한 준세의 마음을 알고있기에, 여기까지, 라고 말하는 듯 했달까?
준세가 '아빠가 보내준 선물같은 존재'이지만, 엄마 산소까지 함께 갈만한 사이는 아니지 않느냐.
혹은, 약속까지 물리면서 함께할 필요는 없다. 라는 ... 조금은 잔인한 선긋기랄까?

어찌되었든, 은성을 향한 준세의 마음은 점점 확고해지는 듯 했습니다.
은성이 은우를 찾은 후에 지방으로 내려가는 것을 막으려고 애써 끙끙대며 묘안을 짜내고,
정이의 일로 자신의 발을 묶어둔 아버지에게 진지하고 정확하게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모습이란.

어딘가 하나씩 상처를 담은 듯한 화니와 은성과 승미와 달리, 하늘에서 툭 떨어진 느낌의 엄친아같던 준세에겐, 엄친아스러운 상처가 있었습니다. 정략결혼으로 그리 다정하지 않았던 부모님을 보고 자라온 준세는, 꿈을 펼치고 싶었으나 아버지로 인해 날개꺽인 엄마의 모습에 많은 걸 느끼고 상처받았었나봐요.

준세는 아마, 그래서 은성을 더 좋아하는 건 아닐까?
외로워도 슬퍼도 안우는 캔디같은 은성의 꿋꿋함 뒤에, 꿈을 위해서 달려가려는 모습이 엄마를 연상시킨 건 아니었나 싶더군요. 일단, 지금은 꿈이고 뭐고, 은우찾아서 먹고살기 급급한 은성이지만.. 1회로 돌아가보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차려진 밥상에 그저 숟가락만 올리는 것이 싫어서, 자신이 배우고 싶은 걸 아버지 몰래 배우고서 돌아와선 당당하게 웃을 수 있는 은성이었으니 말이죠.

아마, 준세는 그때부터 은성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한 듯 합니다.
준세는, 정이같이 집안 재산믿고 된장녀로 사는 여자보다는, 자기 능력으로 꿈을 쟁취하는 여자가 이상형인 듯.






5. 산넘어 산, 물건너 물이라더니... (백성희)

산넘어 산, 물건너 물이라더니...
고평중, 우리를 위한답시고 당신이 한 짓이 이거야? 당신이 날 이렇게 만들었어.

엎질러진 물이야. 엎질러진 물, 깨끗히 닦아내는 수밖에 없어. 말끔히 닦고 잊어버려.
흔적없이 닦아내면, 아무 것도 느껴지지않아. (백성희)

화니 할머니가 은성과 화니에게 '미운정'이라도 들게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은성을 찾아, 다정한 척, 하는 백성희. 그리고 그녀는 그 곳에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은성이 그 집에 머무는 조건이, 은우를 찾기 위함이라는 것과 수십명의 사람을 풀어 지방을 뒤지기 시작할 것이라는 소식에 크게 당황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당황스런 마음을 숨기고자 내내 은성을 설득하는 백성희와 그런 그녀의 설득에 넘어갈 듯 말 듯, 결국은 넘어가지 않지만, 그녀의 걱정과 설득을 '진심'으로 믿으며, 새 어머니를 미워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라고 말하는 은성을 보며...
은성이처럼 사람한테 당한 거 없는 앤, 사람 속 켜켜히 들춰가며 사람 의심 못해.
라며, 언젠가 백성희가 승미에게 했던 말이 떠오르더군요.
백성희는, 말만하면 말 속에 뼈가 있는데, 그녀는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요?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시작한 악행이 드러날 위기에 놓인 그녀는, 그 악행을 덮기위해 또다른 계획을 세웁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은, 다시 채워놓을 수 없기에 아무도 모르게, 흔적없이 닦아내려고 하는 그녀.
이 산만 넘으면 모든 것이 끝이라고 열심히 넘어버린 산 뒤로, 또다른 산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은우를 버렸던 천사원은, 그녀가 아는 집인 듯 하더군요.
아마, 그녀가 자란 곳... 혹은 그런 인연이 있는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백성희의 과거 혹은 살아온 삶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곳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리고, 어떤 믿음이 있었기에 그녀는 은우를 그 곳에 버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더군요.
어찌되었든 수년을 아들로서 돌봐오 아이이고, 아무 곳에나 버리는 것보다는 믿음이 가는 곳에 맡긴다는 심정으로.
결과적으로 버렸다는 것 자체가 큰 죄악이긴 하지만 말이죠.

승미가 은성의 부탁으로 은우의 사진을 다 가져가버린 덕에, 은우의 사진없이 사람을 시켜 은우를 찾으려고 하지만, 은우를 찾진 못한 채 돌아온 백성희는...
사람의 눈과 귀와 입은 믿을 게 안된다며, 마지막 마무리를 깔끔하게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한탄을 하던 왕자실처럼, 백성희또한 은우가 그 천사원으로 들어서는 것을 정확히 확인하고 돌아오지 못한 것에 한탄하게 됩니다. 은우가 어디론가 사라져서 찾을 수 없다는 불안감. 그리고 혹시나 남아있을지 모를 아이에 대한 걱정 한 조각.

어찌되었든, 그녀는 결국 은우를 찾지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6. 은성아!!!

꽤나 두근거렸던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가는 은성과 은성아빠.
사실, 같은 목적지를 향하는 두 사람을 보며... 벌써 만나면 재미없어진단 말이지~ 라며, 스쳐가라고 중얼중얼 주문을 외워버린 1人. 은성이에겐 미안하지만, 벌써만나면 드라마는 뭔가 좀 김빠진 사이다같아 질 꺼란 말이죠.

어찌되었든, 은성을 향한 배려인지~ 미운정이라도 들게해서 둘좀 붙혀두고싶어하는 자그마한 소망인지는 모를 할머니 덕에 화니를 운전기사 및 짐꾼 및 목발(?)로 데리고 다니는 은성과 준세의 소개로 일한 후 번 돈으로 씻고 아내를 찾아 온 은성 아빠. 딸의 뒷모습을 닮은 아이를 그립게 바라보다가 '설마'하는 마음에 몸을 돌려 아내의 산소로 온 은성아빠는, 그 아이가 '은성'이었다는 걸 깨달았지만... 이미 늦어버렸습니다!!! 아마, 은성이 버스를 탔거나, 환이 없었다면 만났을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말밖엔 할 말이 없군요.
이제, 은성의 아빠는, 은성이 한국에 있다는 어떤 확신으로 또다시 딸을 찾아 헤메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은성이 그렇게나 붙히고 다닌 전단지를... 아빠는 본 적이 없는 게로군요.
뭐, 볼 뻔한 걸, 스쳐 지나가긴 했지만. 너무 못본다~;
이제 은우가 서울에 없다고 확신하는 은성이 전단지를 계속 뿌릴지도 모르겠고.



아직은 때가 아니지만, 때가되면 은우까지 다 찾아서 행복해지길.









* 오늘, 하늘은 비가 올 것 같이 흐리고, 공기는 무척 무거운 일요일 입니다. 몸도 무겁고.

*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