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왕녀 자명고 20회 - 숨쉴 수 있는 행복, 그 것.

도희(dh) 2009. 5. 18. 22:00

드라마 왕녀 자명고 20회.

저 요즘 블로그와 슬럼프(!)인가봅니다. 아니, 블로그에 뭘 한다고 슬럼프? 할지도 모르겠지만, 드라마보고나서 블로그에 수다떠는데도 슬럼프라는 것이 있나봐요. 확실히 이건 제 고질병인 귀차니즘은 아닌데... 갱년기인가? (웃음) 자명고 수다떨려고 들어왔는데, 너무 멍해지네요...; 지금 아무 생각 없어요. ㅋㅋ

사실, 티가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왕녀 자명고 19회를 제가 그리 그닥 재미있게 안봤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20회에 대한 기대도 크지않았는지, '내조의 여왕'을 볼까말까~ 란 엉뚱한 고민을 어제 내내 해버렸습니다. 자명고 보기시작 한 이후로 그런 고민 처음이었어요. 음, 내조의 여왕 마지막주라서 그런건가???
그래도 역시, 왕녀자명고는 본방사수!!!

모든 것이 자명으로 통하는 듯한 느낌에 약간 거부감(!)마저 들던 왕녀 자명고 19회와 달리, 왕녀 자명고 20회는 약간 정돈된 느낌이었습니다. 아마, 조기종영설이 떠돌던 시점인 자명고 19회를 저도 왠지모르게 조급한 마음으로 바라봐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그래서인지 마음비우고 본 20회는, 뭐~ 나쁘지 않았습니다.

왕녀 자명고 20회에서 슬슬 호동왕자를 없애려는 비류나부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꼼작없이 죽었을 호동은 '자명'으로 인해서 일단 목숨줄은 붙혔고, 다시 자명으로 인해 살아날 듯 하더군요. 최리는 왕자실에게 꽁해있던 마음들을 풀어냈고, 동고비는 자명이 죽었다는 일품의 거짓말에 가슴아파하고, 라희는 태녀로서의 위엄과 자긍심 그리고, 호동과 모하소로 인해 자명에 대한 묘한 질투심을 느끼는 듯한 회였습니다.

그리고, 뉴OST도 나왔습니다.









1. 나, 당신 어머니한테 당신 꼭 살려서 데려갈거야. (자명)

나도 모르겠어... 왜 왔는지...
노비로서 온 건 아니에요. 친구로 왔어요.
숨 쉴수 있는 행복이 뭔지, 왕자님은 몰라요.
오래 전, 묘리언니라고, 나 대신 죽은 언니가 있었어요. 숨을 못쉬어서.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왕자님께 말해주고 싶었어요.
나, 당신 어머니한테 당신 꼭 살려서 데려갈거야. (자명)


왕자와 호위무사. 주인과 노비의 관계인 호동과 자명.
이 두 사람의 공통점은, 누구보다 지독한 인생의 쓴맛을 봤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말하지않아도 알아요~ 라는 듯이, 어떤 느낌으로 서로의 쓴맛을 느끼는 듯 하더군요.

삼궤구고두로 인해서 화가나서 딸랑 4명의 호위무사만 남기고 떠나간 고구려사신단...;
(혹시, 제작비 부족으로 엑스트라를 못써서 그런건... 죄송...;;; 농담입니다.)
호동은 자명을 포함한 총 다섯명의 호위무사들을 데리고 고구려로 돌아가던 길, 비류나부와 선비족의 연합작전(!)으로 기습을 당하게됩니다. 그로인해 그나마 없던 병사들마저도 때로 죽고, 호동왕자 시중드느라 조금바빠서 독만두도 한입만 먹었고 게다가 이러한 경우를 대비한 그 동안의 지옥훈련(!)으로 어느정도 독에 면역이 되어있을 듯한 자명과 독물에 목욕했으나 자명으로 인해서 급히 건져진 호동만 겨우 살아남았습니다.

어떻게든 호동을 살리려고 애쓰고 또 애쓰는 자명에게 호동은 '혼자 떠나라'라고 말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명은 살아남아야했고, 살아서 해야할 일들을 떠올리며 그런 호동을 두고선 그렇게 떠나려고 합니다. 그리고 결국, 자신도 모르게 호동의 곁으로 돌아오게 되더군요. 아하~ 운명인가요~?
뭐, 운명이라기보다는 어렴풋이 보일 듯 말 듯했던, 호동의 인생의 쓴맛을 자명은 조금은 정확히 보게된거죠.
자신을 죽이려는 엄마들에게서 살아남아야하는 자식들. 이라는 공통점. (둘다 생모는 아니네요.)
그리고 호동의 그 쓴맛을 함께 먹겠다던 자신의 약속이 마음 속 어디선가 기억해낸 것일테고.
그래서 돌아온 것이었을 듯 합니다. 더이상 주종관계가 아닌, 친구로서.

왕녀 자명고의 OST의 새로운 곡이 공개되었더군요. 백지영씨의 '사랑이 죄인가요'라던가? 하는 노랜데, 꽤나 애절합니다. 자명 테마곡이라고 하던데, 음악이 화면과 툭 튀지않고, 앞으로 전개될 호동과 자명의 안타까운 사랑의 복선처럼 느껴졌습니다. 툭 튀지는 않았지만, 그리 조화가 잘 이루어졌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튀지않고 무난했다 정도? 그래도 절절하긴 꽤나 절절하더군요.

숨 쉴 수 있는 행복.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던 자명.
살아남아야 했기에 살아가는 호동과 살아남기 위해서 살아가는 자명.

자명이 호동에게 당신 어머니이 짓이냐고 했을 때, 호동의 눈빛이 묘하게 흔들리면서 아니라고 하더군요.
뭐였을까....?
서로 칼을 겨누지만 누구보다 닮은 모자이기에 호동은 매설수가 이렇게 다른사람의 손을 빌려서 이런 식으로 자신을 죽일 리 없다는 확신이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라는 의미였던 건가?
'매설수 = 비류나부'라고 동일시하고 여긴다면, 그렇게 여길 수도 있을테니.
사소한 데, 목숨걸고 '뭐였을까~'하고 고민하고 있지만... 멍때리는 머릿 속에는 아무 것도 그려지지가 않습니다.

어찌되었든, 호동의 눈빛에서는 그럴지도, 라는 말이 나온 듯 느껴졌고, 자명은 호동을 살리겠다고 다짐합니다. 호동을 죽이려는 어머니에게 꼭 살려서 데려가겠노라고.

예고를 보니, 동굴 속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며 서로에게 더욱 끈끈한 유대감이랄까? 그런 것들이 생기는 듯 하더군요. 이 날의 하룻밤, 생과 사를 넘나드는 이 하룻밤으로 두 사람은 서로의 쓴맛을 가장 잘 아는 사이가 되는 건 아닐런지. 하아~ 예고보다가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다모', 그 다음은 '최강칠우'가 생각났습니다.
물론, 왕녀 자명고 21회를 보고나서 생각해야겠지만 - 예고만 보고 난 느낌입니다.

다모, 동굴씬... 진짜 엄청 진심으로 설레이고 아파하면서 봤었는데...;
그나저나 - 갑자기 다모가 보고싶어 지고있는 이 쌩뚱스러움은 또 뭐란말인가~;;;




2. 비류나부가 널 위해 존재하는 줄 아느냐? 매설수 니가 비류나부에 있는 거야. (송옥구)

비류나부가 널 위해 존재하는 줄 아느냐? 매설수 니가 비류나부에 있는 거야.
주제를 모르고 함부러 날뛰지 마라.
이 싸움이 어째서 너와 호동의 것이냐.
4만 비류나부와 5만 계류부의 싸움이고, 이 송옥구와 무휼의 싸움이야! (송옥구)


고구려 초기. 주종관계가 정확히 성립되지 않은 시기인가 싶었습니다.
힘센 자는 살아남고, 약하 자는 죽는. 머리에 먹물 든 놈들이 정치를 하며 체계를 잡아갈지라도 칼을 쥔 자가 세상을 만들어서 이끌어 나가는 시대. 힘이 권력이고, 힘이 있어야 살아남는 시대.
사실, 국사시간을 꽤나 좋아했고, 국사성적도 꽤나 좋았는데, 전혀 기억안나는 이 무지한 역사적 지식.
언제나처럼 역사와 허구 사이에서 무언가를 콕 찝어주는 감상을 기대하시는 분들은 다른 분들의 글을 읽으러 가시길 권하겠습니다.

무튼, 고구려 국내성에서도 신하가 왕 앞에서, 왕의 유일한 후계자인 왕자를, 하대하듯 낮게 비루한 왕자라며 조롱(?)하는 모습도 그렇고, 고구려 원후인 딸의 뺨을 때려가며 호되게 야단치는 아버지라니.
아직, 체계가 완전히 잡히지않았고, 고구려 국내성을 중심으로 나라가 돌아가는 것이 아닌, 각 부족에 의해서 나라가 유지되는 것을 한 눈에 보여주는 장면들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매설수와 호동의 싸움, 비류나부와 계류부의 싸움, 그리고 송옥구와 무휼의 싸움.
왕이 될 능력은 있었으되 왕이 될 수 없었던 이들과 왕이 되었으되 왕으로 대접받지 못하는 이들의 싸움.

자신의 방식대로 호동을 없애고싶었던 매설수는 , 송옥구의 날카로고 호된 교육으로 인해 비류나부의 뜻을 눈감아 주기로 합니다. 어짜피, 매설수의 손을 호동의 피에 담그지 않을 것이기에 매설수는 빠져나갈 수 있다는 송옥구.

매설수는, 어떻게하든 호동을 살릴 수 없기에, 이왕 시작한 것 깔끔하게 처리하길 주문하더군요.
하지만, 표정은 여전히 마음에 안들고 개운하지 않는다는 듯 했습니다.
뭐, 개운하면 매설수 속도 없는 거지만... 원비... 그 것도 고구려왕 무휼의 아이를 가진 원비의 뺨을 치고, 병을 깨트렸으니 말이죠. 매설수, 너의 아바지에게 꼭 복수해야한다~; (농담 반 진담 반)

이로서 매설수는 호동에게 진 목숨빚은 그대로 뭍어가는 건가요? 한 번은 구해주려 했으니, 된건가?





3. 더는 날 기만하지 말게. (모하소)

자실아우. 그대와 나 형님과 아우로 우리 주인을 30년 모셨네.
아우님이 청해현에 들어와 알게모르게 날 참 여러번 속였지.
아우님처럼 똑똑하진 않지만, 나도 바보는 아니니 알면서도 속아줬네.
우리 주인께서 사랑하는 사람인데, 시시비비를 가리면 우리 주인께서 얼마나 불편해 하실까.
거짓은, 거짓을 낳는 걸세. 자꾸 아우님이 날 속이는 것 같은 생각이 드네.
더는 날 기만하지 말게. 자명이 일, 아직도 나, 아우님을 다는 용서하지 못했네.
라희의 생모라해도, 아우님을 더는 봐주지는 않겠네. 내 말 흩어듣지 말게. (모하소)


왕자실은 가끔씩 모하소가 자신의 생각만큼 만만한 여자가 아님을 깨달으면서도, 모하소를 평가절하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번씩 당하기도 하죠. 가장 큰 건은 갓난쟁이 라희를 연못에 빠트린 것이 아니었나 싶네요.

왕자실이 라희와 탯줄로 연결되어, 라희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예지몽을 꿔가며 라희의 신변을 걱정한다면,
모하소또한 자명과 탯줄로 연결되어있을 것이기에, 죽었다고 증거까지 날아온 이 마당에도 '자명이 살아있을 것 같다'라는 희망을 절대 버리지 못합니다.

모하소는 여자의 예리한 직감으로, 왕자실이 무언가 자신을 속이고있음을 느끼고, 왕자실에게 경고하기에 이릅니다. 이 날의 이 경고는, 모하소가 그냥 왕자실에게 던진 말이 아닌, 진심이 담긴 경고같았습니다. 물론, 모하소는 결코 빗말도 헛말도 하지않고, 늘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고 진심담긴 말을 하는 여인이긴 하지만요.

왕자실은 언제나처럼 거짓말을 하고있고, 그 거짓말이 거짓을 낳으며, 언젠가는 모하소에게 그 거짓은 뽀록날 듯 합니다. 그리고, 모하소는 지나간 예전처럼 시시비비를 가리면 우리주인 얼마나 불편하실까, 하는 이유로 눈감고 넘어가기 보다는, 이 날 한 경고처럼 왕자실을 더는 봐주지않는, 모진 모하소가 되었으면 싶네요.
아마 그럴 것 같기도 합니다. 언제가 될지 모를 그 어느날 뽀록 날 그 거짓말은 '자명'일 테니 말이죠.
모하소의 생떼같은 자식, 자명.

차분하고 조용조용 '더 이상 날 기만하지 말게'라는 모하소의 말은, 언제나 날카로운 듯한 왕자실의 기를 제압하는데 무리없는 대단한 내공이 들어있는 무게감있는 말이었습니다. 왕자실... 움찔했습니다요`;





4. 반수전을 진심으로 용서하도록 노력하마. (모하소)

예전에 자명이랑 저, 물에 빠지면 자명이를 구하나고 했잖아요. 삭혀지지 않는 거에요, 그런 건.
자명이 대신, 제가 살아 죄송해요.  (라희)

네 언니 라희가 꽃까지 뿌리고 왔다는데, 엄만 어째서 자명이 니가 살아있는 것만 같으냐. (모하소)


최리를 왕자실에게 보낸 라희는, 모하소 엄마를 찾아오게 됩니다.
라희는 정말로 모하소 엄마를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듯 보이더군요.
여염집의 엄마와 딸과같은 대화. 어린 시절의 기억의 한자락 속에 있던 어떤 아이와의 만남을 이야기하고,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가는 남자의 이야기를 슬쩍 풀어보며 엄마의 반응을 살펴보는.

그러나 결코 여염집 엄마와 딸이 아닌 듯한 대화.
자신을 살리고자 모하소 엄마의 딸 자명의 죽음이 미안하고 또 미안한 라희.
자신의 생모때문에 가슴아플 모하소엄마의 마음을 풀어주고 다독여주고 싶은 라희.

하지만, 아침... 잠에서 깨서 가장처음 눈에 들어온 엄마가 자명의 유품을 바라보면 '니가 살아있을 것 같아'라는 모습을 본 라희는, 아무리 왕자실엄마보다도 더 많이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엄마이지만, 다가갈 수 없는, 침대 위의 자신과 테이블에 앉아서 자명을 그리워하는 딱 그 정도의 거리감으로 바라보게 된 듯 하더군요.
그 것은 라희와 모하소의 마음의 거리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자명과 라희가 물에빠지면 자명을 구하겠노라 하던 모하소. 라희는 그 오랜시간이 흘렀음에도 그날 받은 상처와 충격의 마음을 삭히지 못한 채 그렇게, 마음 한 귀퉁이에 두고 살아가는 듯 했습니다.

그렇게 라희는, 사랑하는 엄마를 두고 죽은 자명에게 미묘한 질투같은 감정을 갖게되는 듯 느껴졌습니다.





5. 호동이 마음에 드느냐? 호동이 마음에 들지 않느냐? (최리)

이 몸, 태녀가 아니라면 살아갈 아무 의미도 가치도 없습니다.
태녀라서 버겁기도 하지만,
태녀라서 그 어느 여인도 누리지못할 백성들의 사랑을 받고 그 안에서 행복하나이다.
고구려의 호동왕자든, 찬후의 큰 아들이든, 외삼촌이든, 그 누가 되었건
우리 낙랑국의 이익이 큰 쪽을 택해 혼인할 것이옵니다. (라희)

계집아이가 무슨 호위무사.
호동왕자가 그 아일 마음에 두고있는 거 아니냐? (모하소)


라희는 태녀의 자리에 무한한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아이입니다.
태녀의 자리가 무엇을 의미하고, 자신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 지조차도 잘 알고있는 아이.
그래서 아버지가 '호동이 마음에 드느냐'란 질문에도 한 여인으로서의 마음이 아닌, 한 나라의 태녀로서의 마음으로 여러 정치적 정황을 살피며 대답하는 아이. 라희는 태녀가 되지않았다면 살아갈 아무 의미도 가치도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마 마음으로는 '그렇다'라고 수줍게 대답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지.

모하소 엄마에게 뿌쿠와의 만남을 핑계로 조심스레 호동의 이야기까지 꺼낸 라희.
라희는 자명이 호동의 호위무사로 있는 것이 아무래도 마음에 콕 걸렸었나 봅니다.
그렇다고 그 마음을 어디에나 표현할 수도 없고, 눈치빠른 왕자실엄마한테 표현한다면 분명 되로 뭐라할 것이 뻔했기 때문일까... 은근슬쩍 모하소엄마에게 뿌쿠(자명)의 이야기에 뭍어서 호동을 말하는 라희는 '호동왕자가 그 아일 마음에 두고있는 건 아니냐'는 모하소 엄마의 말에 괜시리 뾰루퉁해져서 급히 이야기거리를 바꾼 듯 하더군요.

호동이 준 팔찌를 바라보다가 전날 밤, 모하소의 말을 떠올린 라희의 모습은, 자기 자신도 모르는 어떤 질투심을 느끼는 듯해 보였습니다.


너무나 사랑해 마지않는 모하소 엄마의 마음에 집을짓고 사는 죽은 자명과 마음이 흔들리고 있는 호동의 곁에 서있는 뿌쿠(자명). 라희는, 죽은 자명에게... 살아있는 뿌쿠에게... 둘이지만 한 사람인 그녀에게 묘한 질투심을 느끼게 되는 듯 했습니다. 그리 느껴졌습니다. 에휴.







5. 우리 같이 늙어가자. 모하소하고 나하고 그대 왕자실, 이리 벗하면서 같이 늙어가자. (최리)

왕이 되니 좋더구나.
낙랑국이 살쪄가고, 백성들이 칭송하고, 다 내가 잘 한것같아 자랑스럽더구나.
원래 내 자린 듯 싶더구나.
왕굉형님의 자리였지. 왕자실 그대가 뺏어 내게 준 것이지.
너를 벌줌으로서 왕굉형님에게 죄지은 마음을 벗고자 하였다.
내 치졸함을 용서해 주겠느냐?
우리, 라희에게 모든 걸 물리고 같이 늙어가자.
모하소하고 나하고 그대 왕자실, 이리 벗하면서 같이 늙어가자. (최리)


아아... 승리의 왕자실.
뒷방 늙은이로 평생을 살지않고, 왕의 권력을 함께 나누어 쓰려면 필요했던 '왕의 사랑'... 왕자실은 그 것을 드디어 얻게됩니다. 라희가 최리에게 왕자실의 처소에도 들러달라는 부탁을 하고, 그 것에 흔들리면서 고뇌하는 최리를 보면서... 드디어 떡밥을 물은게냐~? 하며 혼자 씁쓸한 미소를 지었드랬습니다. 허어~;

최리는, 근래들어 내내 미워하고 멀리하던 왕자실에게 드는 감정들로 인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태모의 자리까지 모하소에게 주며, 그 무엇도 왕자실이 손에 움켜쥐는 것이 없이 만들었던 최리는,
그래도 라희의 생모이고, (오해지만) 모양혜에게 함부로 대해지는 모습 등등을 보며 마음이 짠~ 했던 것 같더군요. 요즘 드라마를 보며 자주 웅얼거리는 말 중 하나인... 남자들이란~" 을 외치며 그런 최리를 바라봤습니다.

라희를 낳은 이후, 자명이 죽은 이후, 처음으로 최리의 다정한 말과 따뜻한 품에 안기게 되는 왕자실은, 너무나 가슴 저린 듯한 눈물을 보이지만... 저는, 저 눈물이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라는 삐딱선을 타며 바라봤습니다. 물론, 왕자실의 그 눈물이 100% 거짓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100% 진실이라고도 할 수 없을테니까요.

독한 약을 먹으며 월경을 끊어 무휼의 마음을 얻어 아기까지 복중에 잉태한 송설매수와 모하소에게 애걸하고 모양혜를 이용해 최리의 동정심을 자극해가며 결국은 최리에게 아내서 여자로서 안기게되는 왕자실.
승리의 여인들...
최리의 품에안긴 왕자실의 모습을 보며 그 옛날의 매설수가 떠올랐고, 왕자실을 안아주는 최리의 모습을 보며 그 옛날의 무휼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오랜 시간을 버려둔 아내를 겨우 가슴으로 안아주며 '벗'처럼 오손도손 지내자는 왕이란 이름의 자나, 그런 왕의 마음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향해 나아갈 왕후란 이름의 여자나. 허허허.

이제 왕자실은, 최리의 마음을 얻었으니 날개 달린 듯한 기분으로 자신의 계획들을 차근차근 실행해나가면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지않을까, 싶습니다.




6. 형수님은 저 안보고 싶으셨어요? (모양혜)

별 일 없었어요. 형수님 뵙고싶었던 것 빼구요. 형수님은 저 안보고 싶으셨어요?(왕홀)

이 놈아, 너 없으니까 세상 다 편해. 뒤치닥거리 안해줘도 되고. (모양혜)


어느새 아들같은 왕홀이 남자로 보이기 시작하는 모양혜와
그런 건 상상도 못한채 형수님처럼 엄마처럼 누이처럼 모양혜를 대하는 왕홀.

자신을 보고 반가워 달려나오다 넘어진 모양혜를 업어주고, 발맛사지도 해주며 이쁨을 떠는 왕홀이었습니다. 허허.

모양혜가 달려나오는 모습은, 초반 왕굉을 보고 반갑게 달려나와 폭~ 안기는 그 장면들이 떠오르면서, 혹시 폭~ 안기려나? 라는 작은 기대감을 가졌지만... 우르르 넘어지시더군요. 어케케.
모양혜는 여느 사내 부럽지않은 대단한 배포를 가진 여장부이지만, 기본적으로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을 좋아하는, 꽤나 귀여운 여인이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왕굉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으며 살아올 수 있는 만큼 사랑이 많은 여인.

부끄럽고 설레이는 마음을 숨기려고 괜히 시큰둥한 척, 버럭하는 모양혜의 모습이 17살 소녀같아서 귀엽더이다.



어, 홀이가 사다준 거라. 성의가 있지. 사내놈들이 옷 하나에 호들갑은! (모양혜)

그리고 자명과 같은 옷을 입게 된 모양혜.
왕홀이 가져온 선물을 바라보며 괜히 시큰둥히 '이게 모냐ㅡ.ㅡ"?"라고 했지만, 왕홀이 사준 그 개나리색 노오란 옷이 마음에 들었던가 봅니다. 양갈래로 머리땋고, 수줍게 부끄러워하다가 버럭하는 모양혜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습니다.



7. 용서하십시요, 마마. (왕홀)

원후마마, 형수님일로 영호장원 원후마마께 큰 은혜를 입었사온데, 그 은혜 갑을 길이 없사옵니다.
용서하십시요, 마마. (왕홀)


왕자실은 왕홀에게 자명을 없애라고 하지만, 왕홀은 그럴 수 없다며 크게 반발합니다.
그리 기예단에서 사는 것도 짠하고 안쓰러운데, 그래서 데려오고 싶었을텐데... 그런 아이를 죽이라는 왕자실의 모질고 독한 말에 발끈하게 된달까? 처소 밖에서까지 큰 소리로 싸우던 두 사람은 모하소로 인해 그 언쟁을 잠시 접게 됩니다. 모하소또한 뭔가 일이 생긴 것은 감으로 느꼈으나, 알지 못한 채 '호동'에 대한 왕홀의 생각만 듣게됩니다.

왕홀은, 자명을 바라보며 짠했던 것처럼... 모하소를 바라보며 죄송하고 송구스럽고 짠해지는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왕실측근이라면, 모하소를 조금만 아는 사람이라면... 그녀가 죽은 자명을 얼마나 애틋해하고 그리워하고 아파하는지 알테니 말이죠.

그래서, 죄송하다는 말, 용서해달라는 말을 하게됩니다.
괜히 애둘러서, 오래 전... 모하소가 영호장원에 베풀었던 은혜를 새삼스레 꺼내며, 용서해달라고.





8. 혹, 그때 삿갓배에 같이 타고있던 사내아이 소식은 모르느냐? (동고비)

니 이모다. 를 몇번이나 외쳤던지...;
동고비는 낙랑땅에서 자명이 죽었다는 소식에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안고 맙니다.
삿갓배에 태워져 죽은 것이 아니라 낙랑땅에서 죽었다니. 이 일로 모하소는 또다시 무언가를 알아보려 애쓸 듯 하군요. 모하소는 보기만큼 만만한 여인이 아니기에. 자명과 이어진 탯줄은 자꾸만 자명이 살아있다고 모하소에게 알려주고 있기에. 

어떤 커다란 운명의 중심에 서있는 자명이란 아이로 인해서 가려져있던 일품. 일품은 조금 당황했을 듯 합니다.
내내 '자명'의 일들만 이야기하고, 자명만 찾아다니던 사람들, 그리고 찾아내고 추적이 된다싶은 순간마다 자명을 죽이려던 사람들. 그 틈에서 '자명'을 지켜야한다는 굳은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었는데, 자신을 찾는 사람을 만났으니 말이죠. 아마, 처음이었을 것입니다.

물론, 그 남아가 자신이라는 걸 밝히지않고 서둘러 떠나버리는 일품과 그런 일품이 죽은언니 달개비의 아들인지도 모르고 또다시 눈 앞에서 보내게 되는 동고비.

벌써 밝혀지면 재미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왠지 ... 일품-동고비의 관계는 자명-모하소 보다 빨리 밝혀지길 바라는 마음이 자꾸만들고, 더 안타깝고 그렇습니다. 네네. 성인이 된 '모하소-자명'이 만나는 씬이 없어서 그럴지도 몰라요. 허헛.

주인을 지키다 죽은 언니 달개비의 유일한 아들이자 자신의 조카인 일품을 찾고픈 동고비와 자명을 지키느라 자신의 인생은 돌볼틈도 없는 일품. 두 이모조카가 언제쯤, 가족임을 알게될런지.
동고비의 가슴에는 자명이 이미 죽었다는 것에 하나, 일품의 행방을 아무도 모른다는 것에 두개. 그렇게 돌이 얹어져서 다리에 힘이 풀린 채, 그렇게 주저앉은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자명만큼이나, 아니 사실 어쩌면 그 이상으로 찾고싶었을 조카이기에.






일찍 쓰다가 다른 볼일 보다가 이제사 부랴부랴 썼습니다. 헉...;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