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그들이 사는 세상 1회 - 그들의 사는 첫번째 세상 [적]

도희(dh) 2008. 10. 28. 03:44


그들의 사는 첫번째 세상이 펼쳐졌다.
그 첫번째 세상은 '적'이라는 소제목으로 시작해서 '준영'의 나즈막한 나레이션으로 극을 이끌었다.

이날 방송은 당일방송테잎의 손상으로 급히 재촬영하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담당PD인 지오는 다급하게 SOS를 치고, 준영또한 남자친구와의 파티를 준비하다가 급히 촬영현장으로 달려간다.
지오는 '6시까지'라는 시간을 정해주며 간단히 찍으라고 말하고, 준영은 완벽히 찍으려고하며 지오와 다른 선배들의 의견을 무시한다. 무사히 촬영은 마쳤지만, 스턴트맨이 사고나고 - 드라마는 3개의 테잎으로 시간차 방송을 하게되자 지오는 급기야 시말서까지 쓰게된다. 또한 준영은 또다시 남자친구와 헤어지게되고, 지오의 드라마 프로듀서에서 빠지라는 통보를 받게되지만,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겠다며 지오에게 되묻는다. ->대충 이런 내용의 1회 방송.



1. 숨가쁘게 돌아가는 드라마 내보내기

└당일 촬영으로 인해 생방송으로 방송 내보내는 급박한 상황!!!

드라마 제작현장 속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이니만큼, 첫 스타트부터 숨가쁘게 돌아가는 드라마 촬영현장을 그려냈다. 당일 방송되어야하는 드라마 ' 그 여름의 사랑'의 촬영테잎이 훼손되면서 '방송당일촬영'의 숨가쁜 현장과 편집장면 그리고 방송에 송출한는 장면까지 그려냈다.
방송 중간중간 방송되기 몇시간 전이라는 시계까지 떠서 보는내내 숨막히게하는 연출까지, 긴장감이 팽배하게 돌았다.

요즘, 방송되는 드라마 중에는 거의 대부분이 '생방송 촬영'이 진행되는 것을 교묘하게 돌려 말해주는 느낌과 그들이 그 방송 하나에 얼마나 숨차게 뛰어나가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러다 방송사고나면 '끝장'이겠구나... 생각했다.

음, 방송되는 드라마의 편집이 끝나지않아 방송 중간중간 다음 테잎을 넘기는 장면은 그 전의 방송드라마 '온에어'에서도 한번정도 나온 장면이라 약간 익숙한 장면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들이 사는 세상'이 더 긴박했다. 찍어와서 편집실에서 편집해서 음악에 자막넣고 두두두 달려가서 세이브하는 장면... 그 긴박함에 스릴이 넘쳤다.
그런데, 가끔 신문기사에서도 그렇게 방송된 드라마가 무엇이다라고 나온적이있었는데 -  그래서인지 낯설지만, 익숙한 느낌이드는 장면 중 하나.
( 모 인기드라마였는데, 시청률은 10%대이고 작품성과 인기를 인정받은 작품. 마지막회가 실시간 방송이었다는 소리에 살짝 충격을 받았는데, 마지막회만 제대로 봤던 나는.. 정말 감동받고 펑펑 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2. 직장 내의 연애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지않을까?란 작은 기대감

└지오가 어깨빌려달래서 준영이 빌려준 장면 / 때론 동료이며, 때론 적인 두사람.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은 방송국 드라마이지만, 연애이야기가 녹아있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드라마는 '직장에서 연애가 섞이면 드라마가 산으로 가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최근의 '외과의사 봉달희'를 생각하면 요즘은 일과 사랑을 동시에 잘 표현하는 드라마가 속속 생기고있어 좋아지고있다.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또한 방송국에서 연애하는 드라마가 아니라, 방송일을 하는 사람들의 삶 속에 연애가 녹아들어간 드라마가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이 평범하게 연애하듯, 지오와 준영또한 각각의 다른 연애를 하고있다.
준영과 지오는 오래 전 사귀던 사이였지만 그들의 말로는 6개월만에 헤어졌다. 그 이유는 지오가 유부녀(?)와 바람이나서 준영이 쿨하게 이별해주었다고 하지만, 지오는 그런 준영보고 '쉽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지오는 여전히 그 여인과 사귀는 중인 듯하다.

준영은 의사인 남자친구가 있지만, 그와는 4번을 사귀고 3번을 이별했으며, 현재 4번째 진짜 이별을 하게되었다.
그리고, 그 이별에 무척 아파하고있었다. 그가 다시 연락해주길 기다리며...

그리고, 지오는 현재 애인이 있는 듯 하지만 - 여전히 준영에게 마음이 있는 듯하다.
그녀의 행동이 귀여운 듯 피식 웃어보이기도 하고, 그녀와의 통화에 피곤함에도 전혀 그렇지않은 듯 내색하지않으며 슬핏 그의 마음을 엿보게해준다. (물론, 티져의 '우리 다시 사귈래?' 이 대사를 내내 기다리기도 했다...)



3. 아직은 준영 중심으로 지오까지 살짝, 그러나 그 주변인의 성격도 은근히 드러나던 회

└민철, 윤영, 수경, 김군, 규호, 해진

보다가 문득, '이거이거 준영이 지오밖에 안보이잖아.'라고 생각하던 것도 잠시...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살짝 깨달았다. 첫회는 준영을 중심으로 지오가 아주약간의 비중이 있을 뿐 - 일단은 성격이 은근히 드러나는 주변인물로 나왔다.
준영이는 자기주장을 어떻게든 끌고나갈만큼 고집이 세고 그만큼 실력도 있다.
하지만, 준영은 지오의 말로는 '생각이 없고 쉬운'아이다. 
무리한 촬영으로 스턴트맨이 사고가 났지만, 열심히 일 한 것이 왜 잘못인지도 모를 정도로 생각이 없다. 나쁘게는 이기적이고 배려심이 부족한 성격이고, 약간 좋게는 깨달음이 늦은 사람일 수 도 있다. 그래서 뒤늦게야 겨우 깨닫게된다.
그리고, 한 사랑이 끝나면 다음 사랑으로 쉽게 넘어간다고 한다. 준영의 말로는 '쿨'했다고 한다. 내 생각에, 그녀는 그리 쉬워보이진않는다. 3번 이별하고 4번 사귀고, 다시 4번째 이별하는 그와의 인연을 끊지못해 아파하는 그녀를 보면... 그녀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지오는 자상하고 배려를 잘하는 성격인 듯 하다. 차갑게 화내지만 뒤돌아서서 금방 풀릴정도로 너그럽기도 하다.
자기사람을 챙기고, 자기사람이 남에게 나쁜대접 받는 것도 싫어한다. 그리고, 겉으론 차가워도 속은 따뜻한 사람이다
하지만, 자기 잘못을 모르는 이 -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이에겐 나름 엄격하기도???
아, 규호를 싫어하는 듯... 했다. 준영이 규호의 말에 한번정도 대꾸했다면 지오는... 규호의 말을 모두 무시!!! 했었다.

규호는 깐죽깐죽~ 지오와 준영의 속을 뒤집을만한 말을 교묘하게 잘한다. 하지만, 그 것이 의도된 것이라기보다는 그의 본래 성격인 것 같다. 지나치게 이기적인, 본인을 위한 인물. 이번 회는 그냥 '깐죽'거리는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 앞에 나타난 엉뚱한 연기자 지망생소녀에게 어떻게 대응할지가 궁금하다.

나머지 인물들은, 행동과 대사로 대충 - 아~ 저사람은 약간 저런 성격인 듯 하구나... 란 느낌이 살짝 들었다.
차갑고 한성격해보이는 민철, 똑소리나게 바른말하는 김군, 실수투성이 철수, 왠지 폭탄같은 수경,
도도해보이면서 화끈해보이는 윤영, 뭔가 혼자 고민많아보이는 준기, 우유부단한듯 하면서 할말 다하는 현섭.
앞으로 회가 지날 수록 그 세상 속의 인물들이 더 드러나지않을까 한다.



4. 미사여구로 장식되지않은, 상황에 맞는 좋은 대사들과 멋진 화면

└무리한 촬영으로 사고가나는 장면과 준기의 환자가 수술 중 사망하는 장면


드라마 '온에어'에서 이경민PD가 작가인 서영은에게 했던 그런 말이 있었잖는가... "탄탄한 대본? 상황? 여튼 그 것이 잘만들어지만 '밥먹자'만으로도 명대사가 된다." 뭐... 그런 의미의 대사... 정확히는 기억안나는데, 그런 비슷한 말이 기억난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왠지 그런 느낌이 들었다.
티나게 이쁘게 미사여구로 꾸미지않은 대사가 드라마의 상황과 맞물려 왠지 좋고 맛깔나게 들렸다.
그리고, 화면이 예뻤다. 예쁘고 때론 멋있었다.
아, 준영의 애인인 준기가 수술하는 장면과 준영의 스턴트맨의 사고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듯한 장면은 완전, 스릴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의학드라마와 방송드라마를 동시에 보는 느낌이었다.
시계가 뚝뚝뚝 떨어지면서...
첫 회가 '화제'가 될만큼 화려하진 않았지만, 소소한 사람냄새가 나는 이 느낌이 좋아서 앞으로도 쭈욱~ 애정하는 드라마가 되지않을까한다.
그리고, 작가님가 PD님을 생각하면 - 절대로 드라마가 산으로 가지도 않을 것이란 믿음도 함께!!!



5. 준영의 나직한 나레이션이 돋보이다

아마, 매 회의 주인공들이 나레이션을 하지않을까... 란 생각 반. 아니면 앞부분만 잠시? 란 생각 반.
2회에선 지오의 나레이션이 깔릴 것 같다.
매회 소제목을 넣게되는데 1회는 '적'이었다. 준영이 지오를 돕기위해 촬영현장으로 달려가며 나지막히 읆조리던 그녀의 나레이션은 사람이 사는 세상에 늘 있는, 겪게되는 일들, 그리고 그 사람들과 생각을 말해줬다.
때론 나의 동지이던 사람이 때론 나의 적이되는 사람이 사는 세상...
조용히 그녀의 읊조림을 듣다가, 아 - 그래, 나도 가끔은 그래... 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극의 상황과 인물의 감정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그녀의 읊조림이 마음에 닿는 느낌이었다.
이런 느낌이 무척 좋았다. 드라마내내 이런 읊조림과 함께할 수 있었으면...

지금 내 옆의 동지가 한순간에 적이되는 순간이 있다.
적이 분명한 적일때 그 것은 결코 위험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동지인지 적인지 분간이 안될 때 얘기는 심각해진다.
서로가 의도하지 않았어도 그런 순간이 올 때, 과연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될까?
그걸 알 수 있다면 우린, 이미 프로다.

그리고 그 적은 언제든 다시 동지가 될 수 있다. 그건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때, 기대는 금물이다.
그리고 진짜 중요한 건 지금 그 상대가 적이다, 동지다 쉽게 단정짓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한번 쯤은 진지하게 상대가 아닌 자신에게 물어볼 일이다.
나는 누구의 적이었던 적은 없던지...




* 솔직히, 기대이상이다. 이런 느낌의 드라마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이렇게만 가다오!!!
* 감상은 늘 어렵다. 특히, 드라마감상은 진짜 어렵다. 잘 안써봐서 그런 것도 있지만... 어떻게 쓸 것인지를 쓰는내내 고민 또 고민...
* 바람의 나라처럼 줄거리와 함께 그 장면에대한 감상을 쓸 것인지 전체적인 느낌을 쓸 것인지는 여전히 고민.
* 공연리뷰 쓰는 것처럼, 따로따로 대충 떼어내서 써봤는데 - 점점 익숙해지는대로 갈 생각이다.
* 방송 평에서, 욕이 많이나온다는 말이있는데 - 별 거부감이 없었던 나는...???
└욕을 일상화하는 성격도 아니고, 되도록 욕을 안하려고 노력하는데... 가끔 욕이 욕인지 모르고 쓸 때는 있다.
└뒤늦게 평듣고... 아, 욕이 나왔구나... 생각했다.
* 송혜교씨는 캐릭터에 자신을 녹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 안에 캐릭터를 녹이는 스타일이란 느낌도 살짝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