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드라마+잡담

시청 드라마 : 2017년 11월

도희(dh) 2017. 12. 13. 02:08


어영부영하는 하는 사이에 어느덧 12월 중반입니다. 그다지 본 드라마도 없으니 스리슬쩍 지나갈까 생각도 했으나, 유일한 정기행사이고, 이마저도 없다면 내내 포스팅을 하지 않을 듯 하여 늦게나마 끄적이는 중입니다. 근황도 조금 말해보자면, 한동안 게임에 빠져서 퇴근 후 잠들 때까지 거기에 넋놓고 있었어요. 내내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면서도 계속 빠져서 지냈달까요. 그러다가 지난 일요일, 문득, 이러면 안된다 싶어서 내내 다른 것(...만화책 보기ㅋㅋ)에 집중을 했고, 어제, 아니 이제는 그제인가요. 지난 월요일에 과감하게 모두 삭제해버렸습니다. 그래서, 지금 살짝 금단증세가 오고 있어요. 뭘 해야하지... 싶어서 멍해진다고 할까요. ...물론, 할 일이 없진 않아요. 하기가 싫을 뿐.


11월에는 본 드라마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흥미가 생기는 드라마가 없기도 했고, 게임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도 같아요. 보려고 쟁여둔 드라마는 한가득인데 이걸 언제즈음 볼지도 미지수네요. 






당신이 잠든 사이에 : SBS / 2017.09.27 ~ 2017.11.16 /  총 32부작(중간광고 포함 16부작)


오랜 만에 꼬박꼬박 챙겨본 지상파 드라마입니다. 크게 재미있지는 않았으나 어쩌다보니 끝까지 챙겨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배우들은 이뻤고, 캐릭터들에게 애정도 있었고, 캐릭터들간의 케미도 좋았고, 씬 자체로만 보면 웃음이 지어지는 장면, 여운이 남는 장면, 이쁜 장면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게 다였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조화롭지 못한 채 붕 뜨며 이도 저도 아닌 밋밋함만을 남겼으니까요. 그건 마지막이 되며 더해졌고, 급기야 마지막회의 어쩌면 클라이막스인가 싶은 씬에서는 실소가 터지기도 했다지요.


흠. 아쉬움을 나열하자면 줄줄 나올 듯 하지만, 그냥 이정도로 마무리할래요. 그래도 잘 봤습니다. 배우들도 이뻤고, 몇몇 장면들은 이뻤고, 재미있는 부분들도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그리 오래 기억에 남지는 않을 듯 합니다. 사실, 벌써 어느정도 휘발이 되어버린 상황이기도 하구요. 




보더 - 속죄 : 일본TV아사히 / 2017.10.29 / 총 1부작


너무나 재미나게 시청했던 드라마 '보더'의 속편 제작 소식은 이미 들어 알고 있었음에도, 결국 잊어버렸고, 뒤늦게 떠올라 찾아서 봤습니다. 본편의 내용이 세세히 기억나지 않아서 복습 후 볼까 싶었으나,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전에 쓴 리뷰를 읽어보고, 그 당시의 감정을 되새기며 11월 초에 봤던 것 같네요. '보더' 9회의 충격적인 엔딩, 그 직후 벌어지는 사건들과 그 사건을 통해 주인공 이시카와가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이 나아갈 길을 찾게되는 그런 내용이 그려지게 됩니다. 


우연한 사고로 머리에 탄환이 박히며 영혼을 보게 형사 이시카와는, 영혼들 통해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고 그것을 합법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어둠에 발을 담그게 됩니다. 영혼과의 교류가 깊어질수록 어둠에 잠식당하게 되는 정의로운 형사 이시카와는, 어둠이 짙어질 수록 점점 메마르고 예민해지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유력한 용의자임에도 증거가 없어서 잡을 수 없는 절대 악과 마주한 이시카와는 충동적인 선택을 하게되고... 본편은 마무리가 됩니다. 이 드라마를 보며 가장 잘 한 일은, 마지막회 스포를 밟지 않은 것. 


그 사건 이후 내부감사를 받던 이시카와는 자신의 선택에 대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빛과 어둠, 그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그 혼돈 위에 서서 메말라가던 이시카와는 우연히 억울한 영혼을 만나게 되고, 그 영혼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잠시 혼돈의 갈림길에서 내려오게 됩니다. 그렇게 영혼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과정과 결과, 그리고 그를 구명해준 어둠의 동료들을 통해 그는 선택을 하게 되었고, 그 자신이 짊어진 혼돈의 굴레에서 벗어나, 그가 가야할 길을 찾게 됩니다. 


힘겹게 본편을 다 본 후, 그 충격에 멍해져있으면서 든 생각은 속편이 보고 싶으면서도 보고 싶지 않다, 였습니다. 그럼에도 속편이 나온다는 소식에 설레였고 시청했고, 괜찮은 매듭이었습니다. 앞으로의 이시카와는 어떨까, 궁금하면서도 딱 여기까지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미묘함 감정을 느끼기도 하면서요. 


메마르고 예민한 듯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드라마인데, 그 때문에 복습이 어렵기도 해요. 당시 한 편 한 편, 버거워하며 봤었거든요. 그리고, 이런 분위기는 메마르고 예민하면서도 온기와 정의를 가진 이시카와를 연기하는 오구리 슌의 연기 덕분에 더욱 살아나는 듯 합니다. 오구리 슌의 연기를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제가 본 중에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되니까요. 얼마 전 방한 당시 사진을 보니, 이 분도 입금 전후가 많이 차이나는 배우인가 싶기도 하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