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아무말 대잔치

수다엔 의미가 없다 : 외도

도희(dh) 2016. 2. 25. 23:51


1. '랑야방'에 푹 빠져 지내던 요즘. 그러던 중 문득, 나 답지않게 너무 하나에 오래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살짝 외도가 하고 싶었고, 8부작 드라마를 복습할까, 라며 조금 생각을 했더랬다.그 후 이런저런 일로 인해 살짝 바빴다. 그 일로 인해 몸도 마음도 정신도 너덜너덜. 그걸 수습하는데 이틀정도 걸렸다. 지금도 생각하면 짜증함-. 도저히 '랑야방' 덕질할 마음도, 정신도 안들어서, 재작년 말에 사놓고 여직 읽지 않은 책을 꺼내서 읽기 시작했다. 재미있었다. 그러나 지금 첫번째 파트 뒤로 넘어가질 못한다. 이유는 2번에.


2. 요즘 나의 일상은 마국텔과 함께하는 중이다. 그날은 몸이 너무 힘들어서 초저녁에 졸다가 깼는데 '필리버스터'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진상필 의원님이 했던 그거??? 그걸 현실에서????? 라며 급 검색하게 되었고, 그 후, 마국텔은 나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분명 외도가 하고 싶었고 생각 끝에 책을 집어들었는데 결국 그 대상이 마국텔이 될 줄이야. 마국텔에 빠져서 아무것도 못하는 중이라는 것이 당혹스러움. 솔직히, 100% 온전히 집중하며 보지는 못한다. 나도 할 일이 있고, 잠도 자야하니까. 그냥 BGM으로 틀어놓고 귀에 들어오는 이야기가 있으면 집중하는 정도. 


3. 정치에 관심이 있는 것일지도,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냥 오락가락 한다. 재미가 있을 때는 온종일 뉴스를 틀어놓기도 하고, 기사도 찾아 읽지만. 너무 시끄럽고 짜증이 나면 관심을 딱 끊어버리는 그냥 평범한. 요근래는 '랑야방' 때문에 티비 자체를 전혀 안봐서 관심에서 살짝 멀어졌었다. 그냥 정치부분 기사 제목만 쭈욱 훑어보는 정도. 그런 와중에 타의로 뉴스를 보게되면 아직도 그게 통과가 안된건가, 여직 저걸로 싸우는거야, 라며 혀를 찼는데... 결국, 그 중 하나로 인해 지금 이 사단이 났다. 솔직히, 그런 법안이 있음은 알고 있었지만, 그 법안의 내용을 잘 몰라서 야당은 왜 저걸 저렇게 합의를 안해주는 걸까, 싶었는데... 요 며칠동안 마국텔을 보며 알게 되었다. 그 법안의 내용에 관해서.


4. 강제휴덕이 있을 예정임은 전부터 말했었고, 그 전에 21회까지 쓰려고 했으나 아무래도 무리일 것 같다. 시간적으로 약간의 여유가 남아있으나 그 사이에 예정된 할 일, 갑자기 몰아닥친 일들로 인해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어서 일단, 덕질은 일지정지. 적응이 되고 약간의 여유가 생기면 느긋하게 짬짬히 해보기로 하겠다. 덕질이 의무가 되고 숙제가 되면 어느순간 부담이 되며 처음의 순수한 열정과 애정은 어느새 사그라들게 되어있으니까. 이 드라마가 나에게 그런 존재가 되는 것이, 나는 싫다. 그러기엔 너무 소중하고, 너무 애정하니까! 그래서, 아무래도 1년 장기 프로젝트 될 듯한데 솔직히, 올해 내로 마무리할 수 있으면 다행일 것도 같다. 올해 이제 10달 남았음ㅋㅋ. ...봐서, 일단 복습완료한 14회까지는 올리도록 노력은 해 볼 예정. 노력은. 노력...은.


5. 참, 씁쓸하면서도 재미있으면서도 갑갑하면서도 희망이 보이는 그런 나날이다. 거대한 숲과 그 숲을 가리는 안개에 가려져 미처 보지 못했던 나무 한그루 한그루가 가진 매력을 알 수 있는 시간- 이기도 하고. 언론에 주로 나오던 국회의원 밖에 몰랐는데, 그 외 자신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이들을 알게된 시간이랄까. 현실에 진상필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거대한 숲과 희뿌연 안개에 시야가 가려져 편견에 사로잡힌 내가 현실의 진상필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스치기도 한다. 그들 또한 정치인으로서의 자신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무리 찾아도 못찾겠는데, 어셈작가 인터뷰였던 걸로 기억되는 말이 떠오른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국회의원도 많다던 의미를 가진 그 말. 최보가 규한에게 했던 말의 의미도, 이제서야 어렴풋이나마 알 수도 있을 것 같다. ...아, 나는 뭐가 되었든 일단 투표는 꼭 하자는 주의. 


6. 100% 집중해서 보지 못했으므로 속기록 받아서 볼 예정이다. 그냥 흘려보내기엔 아까운 이야기와 말들이 많아서. 근데, 긴 시간 쉼없이 잠시도 자리 못뜨고 그 자리에 서서 '의제에 맞는' 말을 쏟아내야 하는 의원들도 그렇지만, 그 말을 다 받아적어야 하는 속기사들 고생이 많으심...ㅠ. 말 천천히 하는 분들이면 다행인데, 엄청 빠르고 발음도 그닥인데 심지어 주절주절이면...ㅋㅋ. 아까 어느 의원은 부의장의 말에 의하면 말하는 속도가 엄청 빨라서 4시간동안 8시간 분량의 말을 쏟아내셨다고ㅋㅋㅋ.


7. 그나저나, 위에서도 말했듯이 첫날부터 이 방송을 봤고 되도록이면 내내 틀어놨는데, 시청자수와 채팅창 리젠을 보니 기분이 묘하면서도 즐겁다. 특히, 이 시간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드립력bbbbbㅋㅋㅋㅋㅋ


8. 아래는 은의원의 마무리 발언 중 일부. 


 미지 출처 : 국회의원 은수미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