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바람의 나라 14회 - 도진의 마음을 살짝 들춰보다.

도희(dh) 2008. 10. 26. 06:12


이번 바람의 나라 14회에서 보여준 도진은, 어느정도 눈치챘던 반전과 고개를 갸웃거려질만큼의 심경의 변화를 일으킵니다. 9, 10회에서 '바람의 도진'이란 소제목을 만들어줄만큼 주인공인 '무휼'을 주변인으로 만들면서까지 구축하려고했던 도진의 캐릭터를 어느 정도 완성시켰다고도 할 수 있는 회였습니다. 물론, 100% 시청자에게 친절하지는 않게요.
도진은 무휼과 '운명의 라이벌'인 캐릭터인데, 쌩뚱맞게 '얘는 무휼의 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는 배경을 설명해주며 시청자들이 도진을 미워하지만은 않게 만들어주기도 했습니다.
음, 해신의 '염문'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고싶어하는 작가들의 공이 느껴졌었습니다.


└미래(?)의 도진, 카리스마가 철철 넘쳐흐르십니다.

도진은 무휼과 다르지만 아주 비슷한 운명을 가지고 있는 인물입니다.
무휼이 '하늘의 계시'로 왕자의 자리를 빼앗기고 동굴속에서 벽화공으로 키워지며 자신의 신분을 모르고 삶을 살아오는동안 도진은 왕족이었음에도 '역모죄'로 인해 가문이 망하고 우여곡절끝에 살아남아 흑영양성소에서 언제죽을지모를 '흑영'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가 아무리 공을 세워도 대소왕은 '역적의 아들'이란 이유로 그의 술잔을 채워주지않았고(술잔을 채워주지않음은 인정하지않음을 뜻하는 것 같았어요), 인정받기위해서 더욱 노력하라는 말을 듣게됩니다.
그렇기에 그는, 모든 면에서 우수하면서도 외롭고 차가운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뼛속까지 차가운 인물은 아니었어요. 탁록의 딸인 사랑하는 '연'에게는 누구보다 자상한 오라버니였고, 각자의 운명에 의해 흘러흘러 만나게된 무휼에게는 '형제같은' 친구이기도 했으니까요. 무휼에겐 목숨을 걸고서라도 찾야하는 목걸이를 선뜻 내줄정도로 서로가 믿고 의지하는 친구..

그런데, 바람의 나라 14회에서 도진이 그 우정을 베어내고 더이상은 따뜻한 속내를 드러내지않게될 징조를 보이게됩니다.


└연과의 대화를 떠올리며 무언가 결심을 굳히는 도진.

무휼이 고구려로 왔다는 소식에 그의 신상에 문제가없게 도우려던 도진은, 세류공주와의 만남으로 조금  미심쩍음 마음을 갖게되고, 연을 만나면서 혼란스러워합니다.
연은 무휼이 '부여로 돌아갔다. 이제는, 고구려사람으로 부여로 돌아갔고 자신의 원수를 갚아주겠다'라고 했다며 도진에게 말하게됩니다. 그런 연의 말을 듣던 도진은, 내심 당혹스러워합니다.
아마, 연의 원수는 어쩌면 '도진'자신도 포함되기에 당혹스러웠다고 처음엔 해석했는데 그 것이 아니었어요.


└도진과 출장가는 자는 다 죽는다 / 예외 ; 무휼 & 마로 & 연

마침, 배극이 '유리왕'의 도발에 흥분해 있는 틈을 타 '출장'을 보내달라고합니다. 고민하던 배극은 허락했고 도진은 자신의 일행들을 죽이고서는 어디론가 가게됩니다. 아무래도, 이제부터 도진이 출장갈 때 함께가면 안될 것 같네요.
같이가는 자들마다 저렇게 다 죽여버리니 어디 무서워서 함께 행동하겠어요^^?


└도진임을 모르는 무휼과 무휼임을 아는 도진은 서로에게 처음 칼을 겨눈다

그렇게 도진이 향한 곳은 '부여성'이었습니다. 도진은 대소왕이 습격당한 사실을 알고 복면을 쓰고 나타나 무휼일행과 맞서게됩니다. 이로서 이 두사람은 처음으로 서로에게 칼을 겨누게 되는군요.
무휼은 모르는 채로, 도진은 이제 무휼을 적으로 돌리고서...
사실, 도진은 이미 모든 것을 알고있었다는 듯이 무휼과 칼을 겨누면서도 한치의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아니, 알고있었기에 그리 열심히 부여성까지 달려왔고 복면을 쓰고 그들을 대한 것이겠죠.
아마, 도진의 마음에 이미 무휼이 적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르겠군요.
너무나 갑자기... 힌트라고는 연이가 전해준 '무휼최근소식'에 당황하는 도진정도?
그렇게 대결하지만, 서로 비긴 것으로 하고 싶네요. 무휼이 예의 그 잔머리를 굴려서 이들을 덫(!)에 빠트리고 도망치거든요.


└잠자는 부여궁의 사슴을 만나러 온 도진...

그리고 도진이 찾아간 곳은 혼수상태에 빠진 대소왕의 침소였습니다.
부여를 버리고 떠난 것 같은 도진이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이었어요. (뭐, 대충 짐작한 반전이었습니다.)
도진은 대소왕에게 꼭 일어나야한다며 과거를 회상하게됩니다.


└폐하만이 제 모든 고통의 기억을 지워주실 수 있습니다. 깨어나셔야합니다.

사구에 의해 신나라로 떠나기 전, 대소왕과 독대를 했던 도진은 대소왕에게 비밀스런 명령을 받게됩니다.
그것은 '고구려인'이 되라는 것이었어요. 세작이 아닌, 뼛속까지 고구려인이 되어 대소왕이 원하는 것을 해주면 '왕'의 자리까지 내어주겠다는 어마어마한 약조였죠. 도진은 그 것을 거부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도진에겐 지워지지않을 낙인이 찍혀있습니다. '역모죄인의 자식'이라는 그 낙인을 드디어 지워버릴 수 있는 기회였던 거죠. 그는 대소왕에게 인정받기위해서, 그의 술잔을 채우기위해서 자신을 거둬키워준, 사랑하는 연이의 아버지이기도 한  '탁록'마저도 죽일정도로 절실했습니다. 그런데, 도진의 낙인을 유일하게 지워줄 수 있는 대소왕이 무휼에 의해 기약없는 잠에 빠져든 것이었습니다. 도진은 또다시 대소왕에게 맹세하게됩니다. '대소왕을 이렇게 만든 자를 응징'하겠다는 약속을요. 이로서 도진은, 더이상 '무휼의 친구'가 아닌 '무휼의 적'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무휼은 뜨거운 피와 심장이 없다는 뜻을 가진 이름의 소유자입니다. 그는, 왕이되어 소중한 이들을 하나씩 잃게될 때마다 그의 이름처럼 뜨거운 피와 심장이 조금씩 사라져서 결국엔 모든 걸 잃은 '왕'이 되겠죠.
도진도 그런 운명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찍힌 낙인을 지워버리고, 그에게 손가락질하는 세상에서  떳떳해지기위해, 그로인한 고통의 기억을 지워내기 위해, 그는 그에게 있는 따뜻한 마음을 하나 둘 지워내고, 자신이 이루고자하는 것에 걸림돌이 된다면 그 무엇이라도 - 친구라도 베어내는 차가운 사람이 되어가는 거죠. 그리고, 그가 갖고자했던 것들을 무휼에게 하나 둘 빼앗기며 심장이 딱딱하게 굳어버리지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그는 연을 사랑해지만 연의 마음을 가질 수 없고, 부여의 왕이 되고자하지만 무휼로 인해 부여는 멸망하겠죠... 그렇게 하나 둘 빼앗기며 도진의 심장은 굳어갈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둘은 다르지만, 비슷한 운명을 타고난 것입니다. 게다가, 한 여자 '연'을 사랑하게 되는 것도 같습니다.
태어나자마자 버림받고, 다시 왕자가 되고, 태자가 되고, 왕이 되는 무휼과
역모죄로 인해 역적의 자식이란 낙인이 찍혀 살아가다가, 대소왕의 약속 - '왕위'를 물려주겠다는 그 약속에 자신의 낙인을 지워내기위해 왕이 되려는 도진(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는 왕이 되고싶을 것 같네요.)
그야말로 '운명의 라이벌'이군요.


└두번째 포옹하는 무휼과 연,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도진

모든 임무를 마치고 다시 고구려로 돌아온 도진은 마음이 무거웠던 것 같았습니다. 맹세했지만, 아직까지 그의 마음이 딱딱하게 차가워지지는 않았기 때문이겠죠.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자 연이를 찾게됩니다.(연이가 어딨는지 당연스레 알던 도진은, 아마 출장다녀오는 길에 연일 봤겠죠....? 그렇겠죠?) 그렇게 마음을 쉬기위해 찾아간 곳에서 무휼과 연이 포옹하고있는 모습을 보게됩니다.
뭐, 서브남의 비애 혹은 꼭 이럴 때 보더라~ 란 느낌이 들긴했지만... 이제 도진은 '대소왕을 해친 무휼 대한 복수'외에 연이의 마음을 갖게될 그에대한 '질투심'도 함께하게 되겠다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충격받은 ... 도진...?

도진에 대한 설명은 비교적 자세한 듯 했지만, 언뜻 '갑자기'란 느낌이 들정도로 툭 튀어나오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9회와 10회가 도진의 캐릭터의 밑바탕을 그렸다면 11회부터서 13회까지는 아주 간간히 그의 존재를 확인시켜주다가 14회에서 완성된 것 같습니다. 친절해보였지만, 100% 친절하지 못했던 도진의 심경변화.
다음주 15회 부터는 '무휼의 출생의 비밀과 국내성 입성기'가 나올테니 도진의 비중은 더 줄어들지 않을까합니다.
14회까지 다져놓은 캐릭터로 15회부터는 '미워할 수 없는 서브남'이 되어 돌아오길 바랍니다.


└나 살아생전에 M/V 중.../꽃그림은 김진쌤 작품이라고합니다^^

마지막으로 도진이 충격받은 모습으로 바람의 나라 14회가 마무리되고, 바로 박완규의 '나 살아생전에'와 도진M/V가 깔리게됩니다.
'나 살아생전에'는 도진의 테마곡인데, 개인적으로 바람의 나라 OST 중에 정말 좋아하는 곡이거든요.
휘성의 '살아서도 죽어서도'도 괜찮지만, '나 살아생전에'가 더 좋다고 생각하는 1人입니다.
뮤비에는 도진이 연을 바라보는 장면과 무휼과의 우정도 간간히 그려지는, 여태껏 바람의 나라 속의 도진을 총정리해주는 뮤비였습니다. 꾸준히 그려졌지만 확실히 새겨지지못한 연에 대한 도진의 애정과 무휼과의 우정...
그리고, 이제 더이상 이런 도진은 만날 수가 없을 것같네요.
이제 도진은, 무휼의 '적'으로서 그의 모습을 드러낼테니까요.

점점 변화하게 될 도진이 어떻게 성장할지가 궁금합니다.






* 저의 미흡한 글솜씨로, 도진에 대한 설명이 많~이 부족합니다.
└머리 속의 생각이 글로 표현되지않는 이 미흡한 글솜씨... 100% 제 생각만 주절거린거에요^^
└14회에서 본 도진을 끄적이다가 이야기가 산으로 간 듯 합니다... 제가...이야기를 산으로 잘 보내요...ㅡ.ㅡ;

* 박완규의 '나 살아생전에'버젼 M/V는 공식홈에서 흘러나오는 중입니다.
└전, 이 뮤비를 보고 한동안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도진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뮤비였어요.
└양치기 시에미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려요^^;;;

* 박건형씨는 '댄서의 순정'때만 잠시 좋아했던 배우였습니다. 현재, 뮤지컬도 함께 하시는 중이시라죠. 햄릿!!!

* 그의 머리가 총 3단계까지 진행되었는데, 2단계도 나름 좋았는데 3단계 샤기컷이 젤로 괜찮은 것 같습니다.

* 도진에 대해 깊이 생각안하다가, 글을 쓰면서 너무 빠져들어버렸습니다. 지금 낸 결론에 내심 당황하고 있는 중입니다.
└내 결론은, 무휼과 도진은 잃어버리는 운명. 잃으면 잃을 수록 마음이 비어버리는 운명을 지녔군요.... 아, 슬프다.
└아닐 수도 있구요....^^;;;
└드라마의 끝을봐야 이 캐릭터를 100% 이해할 수 있겠죠?